캐주얼 베이컨시 세트 - 전2권
조앤 K. 롤링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조앤 K. 롤링의 신작. 해리포터에 이은 그녀의 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해리포터를 뛰어넘는 역작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조앤 K. 롤링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해리포터가 떠오르게 되는데 해리포터를 뛰어넘는 그 누가 나타나는 것일까? 라는 가슴 설레이는 떨림과 호기심으로 5년만의 신작을 마주하게 되었다.

해리포터가 어린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집필했다면 이번 캐주얼 베이컨시라는 작품은 어른을 위한 소설이라고 한다. 이미 해리포터만으로도 그녀의 이야기에 푹 매료됐는데 이제는 해리포터와 함께 성장한 독자들을 위한 이야기라니. 대체 어떤 내용일까 부터 시작해서 제목부터 그 궁금증은 증폭되어 빠르게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캐주얼 베이컨시는 임시 공석이란 의미라고 한다. 평범하고 조용한 마을의 자치의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그 직위에 공석으로 남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무언가의 부재는 작은 마을을 급작스럽게 변화시키고 그 안에서는 수많은 이해관계에 얽힘에 따라 갈등의 폭풍이 휘몰아친다. 단 한 사람의 부재가 이토록 많은 것들을 드러내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빠져 있을 즈음, 하나의 부재가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던 혹은 우리 주변에 산재되어 있었으나 그 간 드러내거나 관심 갖지 않은 것들에 봇물처럼 쏟아져 나와 넘쳐흐르고 있었다.

해리포터가 판타지의 세상에서 마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면 가상의 마을인 패그포트는 어디선가에서 봄직한 이야기를 가지고 도드라지진 않지만 차분하면서도 세심하게 그녀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마법보다는 신비롭거다 환상적이지는 않지만 그 안에는 너무나 닮은 우리의 현재가 패그포트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씁쓸하면서도 그래서 더욱 집중해서 그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빈부격차, 세대 간 혹은 가족안의 갈등, 마약, 성범죄 등이 없는 평화로운 패크포트를 되려 기대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눈을 감아버린다고 우리의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녀의 새롭고도 어딘가 닮아있는, 끊이지 않는 어두움 굴레의 속박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우리는 어떻게 이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할지. 누군가 대신 해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손으로 풀어야 하는 것이기에, 그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를 맞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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