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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옛집
최범석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그 흔한 화분 하나를 키워도 얼마나 많은 손이 가는지 키워본 사람은 안다.
하물며 흙을 직접 일구어 꽃과 나무를 키우는 일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수고를 알 수 있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친숙한 장면들이 곳곳에서 나왔다. 시골에서는 늘상 일어나는 일들이다.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런 판을 벌일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을거다.
그래서 많이 부러웠다.
고향이라면 많은 사람들은 지방, 시골, 농촌 이런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방학 때 할아버지 댁에 갔다 왔다고 하면 삽살개 뛰어다니고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린 시골이 연상되는 것처럼. 하지만 요즘은 시골도 심란하다. 하루종일 달리는 차들 때문에 시끄럽고 중국집 배달 오토바이가 질주를 하고 있다.
서울같은 도심이 고향인 사람들은 고향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이책의 무대가 되는 집, 학소도는 서울 도심 속에 있다. 아마도 집주인이 학창시절을 외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서울보다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을 그리워했기 때문에 다시 되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랐더라면 결코 다시 찾지 않았을거다. 못하겠지.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집은 오래 전에 새롭게 지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시절 자라던 고향집의 기억 조각이 조금씩 떠올랐다.
마당이 있는 집을 여전히 꿈꾸고 있지만 도심에서 마당있는 집은 꿈속 희망일 뿐, 현실은 아파트 몇동 몇호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