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사고 03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이런 말의 상당수는 후향확증편향이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17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Wien체제를 떠올렸다. 하지만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까지 보고 나서 내 이전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1987년 6월 항쟁이라는 ‘시민혁명’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었다고 생각했고, 17대 대통령 선거는 일시적인 반동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사회는 15대, 16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오히려 일시적이며, 지속적으로 가던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었다.

 

방향을 꺾을 수 있을까? 18대 대통령 선거를 보고 임계점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라는 책이다. 나의 이런 판단에 확신을 더하게 하는 사건이 세월호 사고다. 사고의 발생 배경부터 사고 처리 과정에서 보여 준 모습은 사회의 방향을 튼다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는 생각하게 만든다.

 

* 세월호 사고 01 http://blog.aladin.co.kr/maripkahn/7009661

* 세월호 사고 02 http://blog.aladin.co.kr/maripkahn/7010900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응급체계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전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S 그룹의 총수의 응급 진료를 보면 알 수 있다. 단지 그럴 필요가 없을 뿐이다.

 

대학생 시절, 친구가 내게 약간 ‘패배주의자’적인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한동안 돌이켜 보면 친구의 말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세상은 엉망이지 않다고. 다시 생각을 바꿨다. (생각보다 더하지는 않을지언정,) 세상은 생각만큼 엉망이라고.

 

내 주위에 새누리당 지지자는 요즘 분위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추측하건대, 여당의 2014 6 4 지방선거 패배를 염두에 두는 것 같다.) 그러나 나의 의견은, 이글의 결론은 2014년 지방 선거에서 ‘여당은 생각보다 선전할 것 같다.’ 왜냐하면 구조화되었으니까. (서울 시장의 비중이 크나 서울 시장이 뽑힌 것을 과도하게 계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대한민국 스케치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161071

* 경향만평 140516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artid=201405152227082&code=3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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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5-19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할꺼라 예상하고 잇습니다.
젊은 사람들 일수록 이젠 돌릴수 없다. 다 끝났다, 이놈의 나라 돈만 있음 떠나고 말지.
이런 생각들이 팽배한것 같아요.
그러니 굳이 투표에 참여도 하지 않을 것이고,
솔직히 새누리당이나 새정치 연합이나 다를것도 없으니까요.
대국민 담화 뭐라고 할지 참 기대만발입니다....

마립간 2014-05-19 12:02   좋아요 0 | URL
이런 선거 결과를 예상하는 자체가 우울합니다. 딱히 제가 생각하는 정상으로 돌릴만한 가능성조차도 떠오르는 것도 없고.

마녀고양이 2014-05-1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이 승리한다 아니다의 문제로 귀결짓기가 참으로 힘든게,
야당이 제 구실을 해준다면 제대로 선거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야당도 여당이나 별다른 게 없으니, 선거하기 싫겠죠. 그게 꼭 새누리당의 지지층이 두터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경기도에 사는데,
이번 경기도 지사 선거를 보면 아주 짜증납니다. 여당스러운 야당 후보와, 야당스러운 여당 후보.
머..... 오십보 백보이긴 합니다만.

마립간 2014-05-19 13:50   좋아요 0 | URL
여당스러운 야당후보와 야당스러운 여당후보는 득표를 위한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걱정했던 것은 온 국민이 (위계질서에 순응하는) 보수화가 되어 굳이 변화를 필요없다고 생각하거나 - 이 의견이 맞다면 새누리당 지지층은 생각보다 두터운 것이고. 어쩌면 야당 후보도 '세월호 사고 01'에서 제가 언급한 법 위에 있는 사람들인지도 모르죠.

대개 야당의 승리는 바람으로 이뤄지는데, 이번 사건조차 그 역할을 못한다면 희망이 없지 않을까... 최선이 없다면 차선으로, 최악을 피하는 차악으로 어느 선거에서든지 할 수 있는 것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적으로 만족스러울 만한 후보는 항상 없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이번에 여당이 선거에서 선전한다면 정말 답이 없는 나라죠. 이번에 박근혜가 천주교 미사에 참석했더군요.
그리고 때맞춰 대주교가 내탓이다, 내탓이다, 내탓이다 라는 메시지를 전파했고 말입니다.
이 정치쇼는 뻔하죠. 남 탓하지 마라. 내가 못나서 세월호 사건이 터졌으니 남 욕하지 말고 나나 잘하자.
이 메시지를 그대로 적용하면 박근혜 욕할 거 하나 없다. 너나 잘하라, 라는 메시지가 아닙니까.

마립간 2014-05-20 07:42   좋아요 0 | URL
위 글은 저의 우울한 선거 결과 예상에 불과합니다. 저는 정보의 수집보다는 사고의 추론에 의존하니 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가족이 이런 말을 했던군요. 강남의 학교였다면 결과가 조금 달랐을 것이라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석후 행동 선택에 있어서는 ; 보다 보수적인 행동, 그러니까 나만 살면된다라거나, 돈, 권력이 있는 놈이 장땡이다.라는 행동기준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을 교정하기 보다 패배자가 내탓을 운운하면 복종하는 시스템을 우리 국민이 (미개한지는 모르겠지만 자의든, 타의든) 지지하고 있죠.

여울 2014-05-20 12:14   좋아요 0 | URL
추모제를 참석하고 지인들과 향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성과 자성, 성찰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들은 너무 낙관적인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내가 식구를 다챙겨야 돼라는가, 내탓이다, 어쩔 수없는 것 아니냐는 행동으로 번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견들이 있더군요.

60대, 70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젊은이들의 삶의 이력이 조금 더 합리적인 것을 추구한다면, 삶의 경험에 익숙한 장년층세대는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가요. 확신에 찬 행동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 것인지? 높으신 양반들은 뭐를 하든지 해쳐먹고 있는데 대통령만 불쌍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드러내지 못하는 이면이 있는 것 같아 더 불안합니다.

나라의 한 걸음보다 그들이 말하는 다른 이견을 짓눌러야 나라가 잘 된다는 사명감까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리적인 이성보다는 추론에 가까운 확증을 갖고 빨갱이, 데모...종북...자신의 신념을 사실에 비춰 생각해보지 않는 비합리가 정작 더 큰 반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존재근거를 향수와 무의식에 기대는 것은 아닐까?

정치인도 없고 정치도 없는 상황에서 너무 우울합니다. 하소연도 하지 못해 자식의 안위가 걱정돼 거리로 나선 앵그리맘의 마음도 찢어집니다. 선거가 한판 경기로 전락해 오히려 더 환멸을 더 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투표인증샷이 아니라 제발 이런 나라만들어달라는 한마디씩 인증샷을 하는 편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시장에게 구청장에게 구의원에게 이 동네 사고나지 않게 일하다 다치지 않게 .먹을거리, .... ... 선거는 내편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지 않나요? 차이도 없는 인물이 대단한 일을 해주지 못한다는 것도 다 알지 않나요? 생명의 대의에 자기 감정을 숨기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똘똘 뭉칠 거라는 우려가 더 현실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라 주장하는 분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맞죠. 야당이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똑같이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하는 것이 맞죠. 선거 한판에 모든 것이 결판날 것 같은 이들에게 ...눈물과 아픔...종북이 아니라 이땅에 당신같은 사람들 노년이 정말 걱정되어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득할 수 있을까요?

그냥 푸념이네요. 마립간님 주위의 새누리당 지지자분들 이야기 더 듣고 싶네요. 논리가 아니더라도 감정적이거나 감각적인 것이 더 정확하겠죠. 보다 보수적인 행동기준을 가져오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선거기간을 통해 그런 부분이 그림자처럼 일상에 드리워진다는 것은 더 암담합니다. 선거를 통해 정치가 더 정치다워지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우울합니다.

마립간 2014-05-20 14:12   좋아요 0 | URL
제가 속한 사회가 워낙 새누리당 지지자가 많은 사회라, 어느 한 사람의 의견보다 그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위계 질서가 있는 사회를 지지합니다. 그 중에 일부는 법 위에 군림하는 것까지 인정합니다. 그리고 법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되려 하죠. (그래서 이 위계 체제를 평등하게 바꾸려는 시도를 싫어합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과 공감도 못하고 공감할 필요성도 못 느끼죠. 직접적인 자신의 이익에 반할 때만 위계 질서에 반해 적극적 반대를 합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노예제도가 없어진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저는 '도덕의 정치'에 읽은 좌/우 개념을 기본 가치관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http://blog.aladin.co.kr/weekly/7014861
나이 많은 분들의 생각은 weekly 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문제는 젊은이조차 보수화가 되었다는 것이죠. 정치인과 정치가 없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우파적 정치만이 있고, 이것으로 사회 현상이 잘 설명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진행하여 파국을 맞을 것이냐, 임계점을 넘지 않는 선에서 불평등, 불공정, 불의를 한동안 지속시킬 것이냐만 문제로 남았다고 봅니다.

저도 넋두리입니다.

여울 2014-05-2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eekly님 올린 글은 미리 보았습니다. 성향의 차이를 지적하더군요.(합리적인 절차를 밟아나가는 일처리에 상대적으로 편안해 하는 성향과 그것을 답답하게 여기는 성향의 차이) 정진석후보와 안희정후보가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비해 박근혜대통령과 친분을 통해서라도 복철사업을 관철 해내겠다는 비교에 대한 분석이 인상깊었습니다.

님이 말하신 위계를 중시한다는 말을 권위, 조지 레이코프가 말한 엄격함이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말씀하시니 폴리티컬 마인드가 생각이 나더군요.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중심과 감정에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민주적인 아버지가 얼마든지 아이를 편안하고 자유롭게 키운다. 왜 민주적이어야 좋은가라고 논쟁하지 않고 그 바탕으로 키우면 시키는대로만 하지 않고 또래들과 더 열린마음으로 일들을 잘해결해나간다. 민주적인 가장으로서도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가정보다 느리지만 멋진 가정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주장하고 말하고, 그것이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위계와 합리성을 답답하게 여기는 성향에서 보면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권력과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보수세력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그림들이 나오지 않으면 절대 역치를 넘어서기 힘든 것은 아닌가 싶네요.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조금이라도 잘 하길 바란다면. 레이코프의 논지를 쫓아가 안전에 선방도 날리지 못하면서 ... ...위계질서나 권위를 존중하고 직접적인 해결 성향을 갖는 분들을 안고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임계점도 넘지 않고 좀더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방향은 정녕 없는 것일까요? 답글 고맙습니다.

마립간 2014-05-21 11:00   좋아요 0 | URL
언어는 제가 정의했지만, 남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는 사회적인 도구입니다만,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각자의 임의대로 사용하기도 하지요.

저는 제 지식에 기반한 '보수'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주류(이자 보수) 언론이 사용하는 '보수'의 의미를 다르게 생각합니다. 제 지식에 기반한 보수가 '조지 레이코프'가 이야가한 '엄격함'이라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보수는 '이기적인 수구주의'에 가깝습니다. (비수구주의는 뭉뚱그려 '좌빨종북'이 되는 것이죠.) 실례로 '김구' 선생님은 제 가치관으로는 우파(보수)이나 사회적으로 좌파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여울마당 님께서 질문하신 것에 대한 저의 답변은 위계질서를 중시한다는 것(수구)는 엄격함(보수)와 다르다입니다.

노년층에서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것은 국가의 정치적 위계질서를 지지함으로써 가정 내의 위계질서를 통해 기득권을 인정받으려는 감정이 다분이 숨어있다고 봅니다.

야당이 할 수 있는 일 ; 야당이 지향하는 바(야당이 진보를 지향하는지조차 의심스럽지만)가 현실화가 되려면, 약간의 환경적 요인, 운이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회가 오기 전까지는 기본의 가치관을 견지하는 것이죠. 만약 현 사회가 임계점을 넘었다면 야당이 지향하는 바가 자체가 이상입니다. 파국이후에 새로운 사회가 되었을 때, 밑거름이 되는 것이 전부이죠. (제 사견입니다.)

마립간 2014-06-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7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