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러브테마 내맘대로 좋은 책

비록, 쪼꼬레트 주고 사탕 받을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사랑 이야기는 늘 두근두근이라는 것!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테마, 사랑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책들만 꼽아본다.  

지치지도 않고 추천하는 '시간 여행자의 아내' 

며칠 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영화를 보면서도 이 책이 생각났다.  벤자민은 늙은 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몸을 갖고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없었다. 이 책의 시간 능력자 헨리는 시도 때도 없이 과거와 미래를 오고 가는 자신의 몸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살지만, 늘 불안을 줄 수밖에 없었고 서러운 이별을 해야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이 비극적인 사랑 얘기라고 지레 단정할 필요 없다. 지극히 아름답고 행복한, 마음이 따스해지는 결말을 볼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말이다... 빨리 영화 개봉하고 책 다시 내란 말이다!(울컥!) 

 

파울로 코엘료의 명성이 예전같지 않지만, 여전히 내겐 추억이 서린 이름이다. 얼마 전 한꺼번에 책을 옴팡지게 처분해야 했는데, 그때도 차마 아까워서 정리하지 못한 파울로 코엘료의 책.  

저 문학적인 제목도 마음에 들고, 표지의 색깔 톤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사랑스럽다.  

개인적인 경험과 트라우마로 인해, 이 책에서 당당히 사랑을 거머쥔 남자 주인공에 홀딱 반했다. 때로 인간은, 신이 베풀어주는, 혹은 요구하는 '사랑'을 제멋대로 해석해서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데, 신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넓은 분이라고, 이 책을 보면서 나는 굳게 믿었다. 그러니까 나도, 이젠 트라우마 따윈 버려버리자구......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내가 참 순진했지...란 생각을 했다. 저 11분이 뭘 뜻하는지 안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지하철에서 읽을 때 너무 놀라서 중간에 내려버렸던 웃긴 이야기. 심호흡이 필요했다나 뭐라나.  

파울로 코엘료의 문장이 맛있었고, 누구라도 당당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갖게 했던 책이다. 물론, 마리아가 창녀이긴 했어도 지나치게 예쁘고 매력적이긴 했지만.  

러브와 에로틱 사이의 긴장감을 잘 버무려준 매력적인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이 책에서 베로니카가 정말로 죽었다고 잘못 결말을 알고 읽기 시작해서 뒷통수 맞았던 (역시나) 웃긴 기억.  

아무 이유 없이도 죽으려고 결심했던 그 여자. 삶이 가벼워서도 아니고, 죽음을 희화화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있는 그대로 수긍이 갔다면, 그건 역시 작가의 힘이지 싶다.  

이거, 영화로 만들어졌던 것 같은데... 김태희 동생 이완이 일본에서 찍지 않았던가? 

기억이 가물가물....(영화는 별로 안 궁금하다.ㅡ.ㅡ;;;)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적절히 픽션으로 조합시킨 작품. 붉은 바탕에 하얀 배꽃이 인상적인 표지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인 포로들. 한 조선인 여자를 사랑했던 일본인 필부.  

양반의 아내가 아닌 무지랭이 농군의 아내를 택한 유이화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도모유키'보다 더 애잔하게 감동을 주었더랬다.  

작가님은 역사 소설 속의 사랑 이야기에 유독 관심이 많은 듯하다.  

보지 못했지만 '능소화'도 그런 맥락일 테니까. 

난 이렇게 문장이 매력적인 소설이 좋다.  

김훈 이후 짧은 문장에 마음을 빼앗겼달까.  

얽히고 설킨 관계의 사람들이 갖고 있던 저 나름대로의 사랑 이야기.  

그 중 금지된 사랑에 더욱 마음이 쓰이더라.  

달을 먹다- 표현도 근사하다.  

 

 
추리 소설 속 사랑 이야기라니, 낯설고도 신선하며 자극적이다.  

살인 사건과 그것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한 남자의 지독한 헌신과 사랑 이야기. 

그 과정이 옳지 않고, 그 동기도 무조건 찬성해줄 수 없는데, 

그럼에도 욕할 수 없었던 그 남자의 이야기.  

일본에선 벌써 개봉해서 상영종료인데, 우리나라 개봉은 언제 하려나??? 

 


가슴 두근두근, 뒷내용 궁금궁금, 상콤한 이야기 한 판! 

잘못 보내진 이메일 한 통 때문에 벌어진 어느 총각과 어느 유부녀의 이메일 사랑.  

그들은 결국 오프라인에서 만나졌을까.  

만나는 게 마땅한 것일까.  

누구를 응원할지 각자 생각해 보자. 

이 책의 뒷내용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려도 되고 기대도 된다. 

 
내가 읽은 샨 샤의 첫 번째 책.  제목은 평이하지만 또 매력적이다.  

올곧이 상상에만 맡겨야 했던 진행인데, 어색하지 않고 모자라지 않고 넘치지도 않던,  

그러면서 동시에 신비로웠던 알렉산더와 그의 여인 이야기.  

내가 반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문체'였다.  

그건 샨 샤의 힘이기도 했지만 번역의 승리이기도 했다.  

 


이 책은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고, 전쟁 이야기이기도 하고, 재난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성장 소설이기도 한, 복합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사랑이 깔려 있다. 

가족 간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 연민 등등 

'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렇게 젊은 작가가 이렇게 깊이있는 이야기를 다 해주고...  

작가의 다른 작품을 얼른 번역해 달라, 달라, 달라!  

 


역사 소설이라기보다, 한 여자의 인생 여정과 그 여자를 지독히 사랑했던, 그래서 너무도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몇 남자들의 이야기.  

풍금이 있던 자리를 읽으면서 너무 우울해져 지치게 만들었던, 그래서 선뜻 손을 들 수 없었던 신경숙 이름 석자에 대한 느낌을 변화시켜 준 책.  

자매품, '엄마를 부탁해'도 같이 추천한다.  

엄마가 보여준 사랑이 이보다 더 절절할 순 없겠지만, 읽고 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 후유증이 있다.   


 
지극히 클래식한 느낌의 이 표지.  

작품 속 느낌도 이와 비슷하다. 

분주한 마음으로 읽으면, 또 빨리 읽어 내려가면 그 묘미를 다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조용한 창가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가사 없는 노래를 들으며 차분히 다가가면 좋을 책.  

주의할 점 : 조금 설레고, 조금 우울해질 수도 있다.   

 

자살을 하려던 어느 여교수가, 젊은 사형수와 알게 되면서 서로가 갖게 된 사랑과 연민, 그리고 상처의 회복. 영화보다는 책을 더 추천한다. 워낙 유명하지만.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너무도 좋았던 감정으로 읽었는데, 애석하게도 내용이 잘 생각이 안 난다. 몇몇 씬과 아스라한 분위기만 기억날 뿐. 그래서 할 말이 별로 없다.  
판타지가 제대로 살아있는 틴에이저를 위한 사랑 이야기 트와일라잇. 일단, 난 영화가 더 좋았지만, 2부 3부를 더 보면 달라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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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3-05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에,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작가의 다른작품을 번역해 달라,달라,달라! 2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에 엄청나게 미친듯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1人 (광년이라 불러주세요!)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산도르 마라이도 좋아하시는구나. 역시 마노아님은 책을 많이 읽으셔요. 후후. 파울로 코엘료는 안좋아하는 작가들 중 한명인데 저 위에 제목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는 제목이 멋지네요. 음...두권 읽고 확 끊은 작가인데....저 책은 한번 읽어 볼까요? ( '')

마노아 2009-03-05 17:35   좋아요 0 | URL
모데라토 칸타빌레, 제가 다락방님 홈에다가 댓글도 남겼어요. ^^ㅎㅎㅎ
오늘 영화 리뷰 천점을 보더니, 울 언니가 문자로 다락방이 누구냐는 거예요.
나의 그녀 다락방이라고 설명했어요. 저 며칠 전에 다락방님이 꿈에도 나왔지 뭐예요. ㅎㅎㅎ

다락방 2009-03-05 17:4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저도 누가 말해줘서 제가 천점인거 알았어요.
홈에 올렸던거 ttb 로 연동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거 하다가 말다가 하다가 말다가 했는데...홈에 있는거 다 할려면 꽤 노력이 필요할 듯 해서 이만 멈출까 하고 있어요. 이거 나름 꽤 귀찮은 작업 -_-


저 마노아님의 꿈에 나와서 뭐하든가요? 혹시 두손으로 삼겹살 쥐고 먹지 않던가요? 하하하하

마노아 2009-03-05 17:56   좋아요 0 | URL
계속해요~ 귀찮아도 무려 1등은 30만원이고 3등만 해도 10만원인데 약간의 노동은 필수죠. ^^
다락방님 꿈 얘기가 이틀 전까진 기억에 났는데 제가 오늘 밤을 새었더니 기억이 홀랑 날아갔어요ㅠ.ㅠ
그렇지만 삼겹살은 아니었을 거예요. ㅋㅋㅋ

새초롬너구리 2009-03-0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옷, 정말 이 페이퍼 좋아요. 전 사랑이, 정확하게는 남녀간의 사랑이 일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주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베로니타, 트와일라잇, 용의자 X를 제외하곤 다 안읽어봤어요. 파울로 코엘료 (이름을 못외워서 위로 가서 또 봤네요)의 [연금술사]는 너무 빤한 결론이라서 (물론 조금 감동먹은 부분이 없지는 않다고 했지만) 좀 그랬어요. 그런거있죠. 아까 테스트 결과에 제가 좋아할 만한 소설로 [어린왕자]가 나와서..그건 너무 많이 읽어서, 너무 잘 알아서 이제 질린다고..그런것처럼 '역시 사랑으로 모든 것이 극복되리'이런 결론은 시큰둥해요. 이런 제가 님이 추천해주시는 다른 작품은 읽어도 될까요????

새벽세시..얘기는 여러 믿을 만한 분들이 많이 말씀하시고 좋아하시네요. 음, 전 인터넷으로 사람을 만나서 사귄다는 것은 영 반대인데 말이죠.

마노아 2009-03-05 20:53   좋아요 0 | URL
염두에 둬야 할 게 굉장히 많군요. 구하기 힘든 '시간 여행자의 아내'랑 아까 결과에서 추천 도서로 나왔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추천해요. 사랑으로 모든 걸 극복한다는 건 환상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으로 사람을 만나 사귀는 것, 함정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웹상에서 아주 기분 좋았던 분을 오프에서 만났는데 단번에 깨졌거든요.
그런데 저 책 속의 두 주인공은 좀 응원해 주고 싶어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만나라고요. ^^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저도 참 좋았습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3권을 읽었고 아마 네권은 읽지 않을 것 같은 작가입니다.
샨 샤의 책은 서양사람들이 보는 동양의 모습을 이용했을까봐(동양 신비, 야만) 다소 망설여졌는데, 읽어보고 싶네요.

마노아 2009-03-05 20:54   좋아요 0 | URL
저도 한때 파울로 시리즈를 많이많이 읽다가, 악마와 미스 프랭 이후로는 뜸해요. 작년에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긴 했네요. 샨 샤의 책은 내요은 별거 없어요. 그런데 저는 그 말투가 아주 맘에 들었어요. 번역자 분이 누구인지 확인해 보고 와야겠네요. ^^

프레이야 2009-03-05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벽 세시, 열정, 유언, 우행시.^^
근데 얼마전 문득 세벽 네시였던가?, 혼자 이러며 갸우뚱했어요.
세시든 네시든 북풍이 불어들어오는 건 마찬가지인가봐요, 제겐.

마노아 2009-03-05 20:55   좋아요 0 | URL
오늘 새벽 다섯 시 반까지 깨어 있었는데 북풍이 발가락에 새어들던걸요..^^;;;;
혜경님껜 따스한 서풍을 불어드리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9-03-0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여행자의 아내 - 전에 나올때 잠시 보고싶다 생각했는데 도서관 갈때마다 없어서 잊어버리고 있던 책이네요.
다음엔 안 잊고 봐야지... ^^

마노아 2009-03-06 00:52   좋아요 0 | URL
아주 바람직한 도서관이에요! 제가 다 애정이 생기네요. ^^

무스탕 2009-03-06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을먹다,세벽세시,리진,우행시.. 요것만 읽었네요. 트와일라잇은 영화로.. ^^
이 페이퍼 보고 읽고싶은 책 리스트가 또 늘었어요.
도대체 이렇게 팔랑귀랄까 팔랑눈이랄까 보이는대로 다 보관했다간 알라딘 자체를 개인 보관함으로 사용할수밖에 없는데..;;
11분이랑 씨끄럽고 가까운이 제일 궁금하네요. 전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꽤 지루하게-_- 읽어서 솔직히 제쳐둔 작가였거든요.

마노아 2009-03-06 12:35   좋아요 0 | URL
코엘료를 사랑해 주는 분을 만나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ㅎㅎㅎ
엄청나게 시끄럽고~ 이 책을 더 추천해요. 먹먹했거든요. ^^

순오기 2009-03-07 11:33   좋아요 0 | URL
연금술사보다는 11분이 훨~ 나아요, 그쵸? 마노아님~ ^^

마노아 2009-03-07 12:30   좋아요 0 | URL
넵, 그렇습니다. ^^

Kitty 2009-03-0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확실히 소설을 안읽는 인간이기는 하군요. 읽은게 없다는;;;;;;;;;;;;; 민망해라;;;
그래도 이리 이쁘게 추천해주시니 몇 개 담아갑니다~~~

마노아 2009-03-08 10:54   좋아요 0 | URL
저도 읽은 소설이 많지 않아서 늘 같은 데서 우려먹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