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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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든 읽고 나면 뿌듯한 기분이 든다. 두꺼운 고전을 읽고 나면 성취감이 일반 책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영국에 가본적도 없고, 공부한 적도 없기 때문에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막연하게 동경했고, 민주주의의 메카여서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세련 되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후 추측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영국에는 신분제도가 존재했고 현재도 여전히 존재 한다. 계급은 왕족-귀족(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상류층(기사 등)-중산층(기술자, 농민, 상공인, 전문직 종사자)-하류층(노동자계층)으로 구성된다.

 

영국은 왕실문화가 있다. 이것은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넷부인이 왜 딸들을 명문가에 시집 보내려고 하는 이유를 몰랐는데, 영국 문화를 알고 보니 그 이유가 여기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신분을 상승하려는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인 재산 때문인 줄 알았는데, 내막을 살펴보니 재산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그 외의 이유도 많았다.

 

첫째 신분 별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다고 한다. 때문에 상대와 대화를 하다 보면 교육수준이나 교양 정도 심지어 출신계급까지 파악이 가능 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이란 용어를 사용할 때 하류층은 Toilet, 중산층은 washing room, rest room, 상류층은 loo, lavatory라고 사용한다고 하니 어떤 용어를 쓰는지에 따라 계급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하류계층은 공립학교의 무상교육을 받지만, 상류층은 엄청난 학비를 내는 사립 명문학교 이튼스쿨(헨리6세가 설립)에 다닌다. 공립이냐 사립이냐에 따라 계급이 갈리는 것이다.

셋째 상류층은 어렸을 때부터 라틴어와 그리스어, 그리고 고급 교양교육을 받아 아예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이것이 소위 음서제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이 고위층 자제들이 군대를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서 자발적으로 입대하여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 한다고 한다.

넷째 영국의 대학 진학률은 고등학교 졸업생 기준의 5% 이므로 상류층 이외의 사람들은 대학 진학이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무분별하게 모든 이들이 대학을 가는 것 보다 합리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소위 명문대에 입학 할 수준인 사람들만 대학에 진학했으면 사회적 비용이 많이 줄 것 같은데……

 

이외에 술집에도 중산층은 2 bar에서 하류층은 지하와 1 pub에서 마시고, 2층 버스도 1층은 중산층, 2층은 하류층이 탄다고 하고, 스포츠도 상류층은 마장마술이나 polo를 한다고 한다.

카스트 제도가 존재하는 인도를 미개한 나라로 평가 했는데, 계급이 존재하는 것이 문명이나 미개냐를 따지기는 적절하지 않은 모양이다. 지도자들을 욕하고, 비판해도 알고 보니, 우리나라는 인도나 영국에 비해 계급구조가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신분 상승이 좀더 자유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만과 편견은 피츠 윌리엄 다아시의 행동을 오만으로 보았던 엘리자베스는 그것이 편견이었음을 인지하고 결혼한다는 내용이다.

하트퍼드셔에 살고 있는 베넷 부부에게는 제인, 엘리자베스, 메리, 캐서린, 리디아 다섯 딸이 있는데, 큰딸 제인은 성격이 착하고 얼굴도 예쁘지만, 내성적인 성격이고,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성격은 와일드 하고, 상당한 지식도 있으며, 얼굴도 못난 편은 아니고, 불의에 참지 못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다. 셋째 딸 메리는 외모는 별로지만, 지식과 교양은 있는데 이것은 과시용이어서 실속이 없다. 넷째 딸 캐서린(키티)는 어머니 베넷 부인과 비슷한 성격으로 약간 백치미가 있으며,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막내딸 리디아는 아직 어려 철이 없지만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버리는 과감한 성격이다.

아버지 베넷는 중산층 정도의 재산을 소유하고, 신사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둘째 딸 리지를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 어머니 베넷 부인은 약간 어리석고 허풍 기가 있고, 그녀의 목적은 신분 높은 사람에게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다. 변호사 아버지와 남동생 가드너, 여동생 필립스 부인이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안나 까레니나의 첫 시작과 비슷하게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라는 독백 식으로 시작된다.

부유하고 인물 좋고, 성격까지 좋은 빙리 총각이 네더필드 파크에 들어 오자, 딸들의 결혼에 혈안이 되어 있는 베넷부인의 노력으로 사교가 이루어져, 큰딸 제인과 빙리가 사랑에 빠지고, 둘째 딸 엘리자베스와 다이시와의 인연을 암시한다.

무도회장에서 만난 다아시의 오만을 경험한 베넷 가족은 그를 배척하는데, 다아시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주장이 확실한 엘리자베스를 마음에 두게 된다. 하지만 다아시의 집사 아들이었던 위컴 중위의 중상모략으로 리지는 다아시를 더욱 경멸하게 된다.

빼어난 인물 때문에 누구에게나 인정 받았던 위컴이 막냇동생 리디아를 꿰어 베넷가를 궁지에 몰아 넣자, 아무도 모르게 외삼촌내외와 협의 하여 사건을 좋은 쪽으로 마무리 한다. 뒤 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다이시를 신뢰하게 되어 결혼에 성공하며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위에서 언급했던 신분제도이다. 두 번째는 재산 상속에 대한 부분이다. 베넷 가의 재산이 다섯 딸들에게는 상속 권한이 없으며, 장조카인 콜린스에게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근친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베넷 부인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콜린스와 엘리자베스를 결혼시켜려 하고, 그게 무산되자 메리까지 연결하려고 한 것이다. 물론 캐서린 부인이 조카인 다이시와 자신의 딸과 혼인을 시키려 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엘리자베스와 다이시이고, 그 다음은 제인과 빙리, 그 다음은 외삼촌인 가드너 부부 정도 이고, 불편한 결혼은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로트 루카스와 콜린스와 결합이고, 결혼의 가장 좋지 않은 커플은 리디아와 위컴부부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름이 제인 오스틴인데, 첫째 딸 이름 제인을 이름에서 따왔고, 둘째 딸 엘리자베스의 성격이 작가의 성격과 비슷한 것 같다.

이 책의 특징은 러시아 소설같이 등장인물도 많지 않고, 이름도 어렵지 않고, 문체도 상당히 부드러워 책 넘김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결혼이라는 쉽지 않는 주제를 가십거리 삼았지만, 당시 시대상이 그대로 들어가 있고, 그 당시 사람들의 수준이나 행동이 엄청나게 발달한 지금과 별단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엘리자베스 같은 사람은 현대 사회에서도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소심, 우유부단과는 동떨어진 똑똑하고 딱 부러진 그러한 사람이 동서고금, 남녀노소 상관없이 각광받는다.

제목만으로는 철학적인 사상이 들어 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아니어서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읽고 나서는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전 고전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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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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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으로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3년 전부터 무조건 읽기 시작했다. 학창시절 읽었던 책도 있고, 전혀 생소한 고전도 있다. 그 당시 고전을 읽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성인이 되어 읽으니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이런 감동 때문인 듯 하다. 그런데 죄와 벌을 읽고 난 후 고전에서 얻는 색다른 감동뿐만이 아니라 좀 더 심오한 생각들이 마구 떠올랐다. 고전이 현재까지 여전히 사랑 받는 이유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이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 여전히 사랑 받는 이유는 비슷하다고 본다.

 

다빈치 코드라는 소설은 다빈치의 작품을 기호학으로 풀어 쓴 픽션으로 기독교와 갈등을 보이고 있지만, 다빈치의 작품을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재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빈치 코드의 사실여부를 떠나, 작품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해석하면 될 듯 하다.

기왕 다빈치라는 사람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에 대해 좀더 알아보려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는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천재였으며, 회화, 건축, 철학, , 작곡, 운동, 물리학, 수학, 해부학, 악기 제작 및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었으며, 키도 194cm로 훤칠하고 잘생기기 까지 했다고 한다. 부럽다.

다빈치 그림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 첫째. 스푸토마 기법이라고 하여 안개와 같이 색을 미묘하게 변화시켜 색 사이의 윤곽을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없도록 자연스럽게 옮아가는 명암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명암법을 사용했을 때 독특한 분위기에 온화하고 친밀한 느낌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모나리자의 묘한 미소가 이 기법으로 그려진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 특징은 공기원근법을 사용하여 공간감을 표현했다공기원근법은 먼 곳의 대상이 고유의 색채를 잃어버리고 푸른 색조로 변하면서 희미하게 보이는 것으로, 색채로 풍경의 원근감을 표시한다. 모나리자의 뒷배경이 하나가 아니고 두 개이며, 눈 높이가 달라져 시점의 변화나 사람들에게 착시를 주어 깊은 공간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세 번째 특징은 수학자 파치올리의 신성비례가 들어가 작품에 황금비율의 신비가 들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으나, 죄와 벌 리뷰를 쓰다가, 삼천포로 빠진 것 같다. ㅋㅋ

 

이와 같이 죄와 벌도 모나리자 그림과 마찬가지로 독자의 시점에 따라 얼마든지 재 해석이 가능하다.

사실 죄의 벌의 줄거리 자체만은 현대인들이 흥미로워 하거나 쇼킹한 소재는 아니다.

법을 공부하다 돈 때문에 휴학한 라스콜리니코프는 절대 악이라고 생각한 고리대금업자를 살해하고 갑자기 등장한 그녀의 여동생까지 살해한다. 하지만 죄책감과 망상으로 정신 착란을 일으키며 정신이 왔다 갔다 한다. 이에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 두냐 그리고 마르멜라도프의 딸 소냐와 그의 가족, 친구 라주미힌과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주인공은 자수하고 시베리아 감옥으로 가서 죄값을 치른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가 크나 큰 감동을 주거나, 엄청난 교훈을 남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숨겨진 작가의 의도나 시사점을 찾아 가는 것이 쏠쏠한 재미다. 고전을 읽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해설에도 나와 있지만, 죄와 벌은 주정뱅이라는 단편소설과 참회라는 소설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작품이며,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작가가 뻬쩨르부르그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첫째 본인이 거주한 경험 때문이고, 둘째 가난한 뒷골목에서 볼 수 있는 값싼 선술집과 창녀, 주정뱅이와 거리의 악사, 가난한 수공업자와 상인, 고리대금업자 등이 범죄를 싹트게 하고, 그 모습이 인간의 정신세계와 닮아 있기 때문이란다. , 공간적인 배경은 주인공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사건의 사회적인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라스꼴리니꼬프는 철학적 사고를 하는 지성을 가진 몽상가에, 자존심과 자의식이 강한 젊은이에, 주변을 도울 줄 아는 휴머니스트에, 사랑을 갈망하는 낭만주의자이며 개성이 강한 인물이다. 주인공의 이름 라스꼴은 러시아 정교회의 개혁에 반발하여 분열되어 나온 구교도을 일컫는 말로 분열된 사람이란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소냐는 소피야라는 라틴어이며 지혜를 뜻하고, 성삼위 일체와 세계에 대한 우주적인 사랑을 내포한 존재로, 자기희생이라는 기독교적인 정신을 실천하다. 라스꼴리니꼬프가 유로지비로 부르는대목이 나오는데, 이는 중세 러시아 정교적인 전통에서 세상 속에서는 바보스러우나, 영적으로는 가장 지혜로운 하느님의 사람이란 뜻이다.

소냐의 매개체 역할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여동생 두냐를 소냐와 비슷한 역할을 분담시키며, 루쥔과 스비드가일로프 등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라스꼴리니꼬프가 고리대금업자 자매를 살해했다고 소냐에게 고백하자, 소냐는 대지에 입을 맞추라고 한다. 그 이유는 창조자와 창조물의 성스러운 결합을 믿고 중재적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라주미힌은 어근인 라주움으로 이성을 뜻하기 때문에, 건전하고 상식적인 판단과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지닌 인물로 생생한 삶의 지혜를 따라 살아가는 인물이다또한 인간의 본성을 외면한 이론은 죽은 이론이라고 비판하며, 수학적인 계산으로 사회와 인류를 조직할 수 없으며, 오랜 역사가 되풀이 되면서 성취되고, 인간성 없이 진행되는 기계적인 개조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다채로운 삶을 살게 내버려 두라고 주장한다.

마르멜라도프는 직장을 팽개치고 알코올 중독자로 사는 것은 가족과 자신을 파멸시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실을 두어, 논리와 이성에 의해 지배될 수 없는 인간 본성의 모순을 표현하였다.

뽀르피리는 생명존중사상과 죄는 벌을 통해 정화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의도를 대변해주고 있다

레베쟈뜨나꼬프는 사회에 내재하는 부조리와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회를 급진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인간의 모든 범죄는 환경에서 기인한다고 하며, 환경만 개선해 주면 범죄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사악한 천사의 역을, 소냐는 천사의 역을, 라스꼴리나꼬프는 천사와 악마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역을, 마르멜라도프는 나약한 인간의 역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주인공의 살인 동기 또한 모호하다. 살해하고 돈을 훔쳐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살해 후 정신착란을 일으키긴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백해무익한 이에 불과한 노파를 살해한 것뿐이라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비범인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노파를 살해했다는 형이상학적인 변명을 하지만 곧, 노파의 살해는 자신의 살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생각이란 생각을 하면 할수록 꼬리를 물고 늘어지듯, 이 작품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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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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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이란 고전은 읽지 않았어도 대략의 줄거리는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고전이다. 스토리를 안다고 해서 이 책을 안다고 볼 수는 없다. 동창이지만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그 친구를 잘 알지 못하듯, 스토리 전개만 가지고 이 책의 깊이를 가름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대학교 휴학 중인 라스꼴리니꼬프는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 아버지 유품과 동생과의 추억이 담긴 물품들을 차례로 전당포에 맡기고 급전을 사용하다 알게 된, 구두쇠에 인색한 전당포 주인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악의 화신으로 간주하고 살해한다. 그녀를 살해 한 후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찰라 그녀의 동생 리자베따 이바노브나가 등장하자 그녀도 살해하고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 도망을 친다.

라스콜리니코프의 목적은 남의 피를 빨아 먹는 악귀(노파를 백해무익한 사람으로 봄) 같은 전당포 주인의 돈을 빼앗아 훌륭하고 선한 사람(주인공 본인)의 학비로 충당하려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 때문인지 타이밍이 적절치 못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전당포에 있던 돈은 한 푼도 가져오지 못하고, 허접한 물건 몇 개만 들고 나오는 데 그친다. 훔친 물건 또한 사용조차 하지 못한 채,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하여 몸과 마음에 큰 병을 얻는다.

노파를 살해한 것이 악을 제거 했다고 생각할 만큼 당당했는데, 경찰서에서 정신을 잃을 것을 보면 상당한 죄의식을 느끼며, 정당성을 확신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당포 노파를 악마로 묘사한 본문이다. ‘예순 살쯤 되어 보이는 작달막하고 말라 빠진 노파의 눈은 날카롭고 사악해 보였으며, 코는 작고 뾰족했고, 숱이 적고 하얗게 센 머리털에는 기름이 잔뜩 발라져 있었다. 닭의 발목같이 삐죽하고 긴 목에는 면으로 된 걸레조각 같은 것을 감고, 너덜너덜해진 누런 털 조끼를 어깨에 걸치고, 쉴새 없이 기침을 해대며, 가릉거렸다.’

 

아버지의 연금으로 3식구 살기가 빠듯한데, 대학생인 본인에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는데, 여동생 두냐가 오빠를 위한 희생으로 사랑도 없는 뾰뜨르 뻬뜨로비치 루쥔과 혼인을 한다고 하자, 이를 반대하면 더욱 힘들어 한다.

우연하게 9등 문관 출신의 마르멜라도프를 술집에서 만나 그의 딸 소냐와의 관계를 암시한다. 소냐의 희생으로 가족의 생계가 유지되지만, 그녀의 희생과 고뇌를 높이 평가 하며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마르멜라도프는 동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 내지는 가장의 삶을 조명했다.  ‘직장이 있으면 중산층에 속하는데 퇴직과 동시에 극빈층으로 전락하는 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등장시켰다.’

 

자신의 살인에 대한 죄를 소냐라는 절대자를 통해 용서받고 싶었던 심리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가 아는 절대자도 가난과 고통을 감내하고 희생과 사랑을 베풀어 결국 부활한다. 부활이 단순하게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간의 죄를 씻기 위해 죽었지만, 인간의 죄와 죄의 결과인 죽음을 이겨냈다는 의미이다. 결국 절대자 스스로가 생명과 죽음의 주인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많은 독자들이 첫 번째 살인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면서, 두 번째 살인에 대해서는 이해 할 수 없다고들 한다. 첫 번째 살인은 계획된 살인이고 두 번째 살인은 우발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라스꼴리니꼬프의 입장이 되어 보았다. 알료나를 살해한 것은 악을 처단한 응징 자로 정당성을 부여 받은 신의 사자라고 착각 했으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양심은 정당한 살인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동생까지 살해했을 것이다. 리자베따의 살인으로 악을 제거하는 정당성 마저 사라져버린 것이다. 내면과 현실을 오가며 상당히 혼돈스러웠기 때문에 큰 병까지 얻었을 것이다.

 

도스또예프스끼는 노파를 서구적 합리주의나 천민자본주의로 보았기 때문에 그를 처단하려 하였고, 라스꼴리니꼬프를 통해 단절된 사회 속에서 미성숙된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한 것 같다.

 

재미로 러시아의 이름과 화폐단위를 알아 보았다.

러시아 사람들의 이름은 너무 길다. 구성은 이름 + + 부칭이다. 주인공 풀 네임이 라스꼴리니꼬프 로지온 로마노비치인데, 이름은 라스꼴리니꼬프이고, 성은 로지온이고, 아버지의 이름 로바노비치이다. 부칭의 이름에 여자는 오브나나 예브나를 붙이고, 남자는 오비치는 예비치를 붙인다. 그러므로 주인공 이름을 우리나라 식으로 해석하면, ‘로지온 성씨를 가진 로반의 아들 라스꼴리니꼬프임을 알 수 있다.

부르기는 어렵겠지만, 상당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시골 어르신에게 인사를 하면, 커가는 아이들을 잘 모르므로 아버님 성함을 묻곤 하는데 러시아에선 전혀 물어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저자는 표도르 성을 가진 미하일씨의 아들 도스또예프스끼이다.  

 

주인공이 35루블을 받아 옷을 사고 나머지를 모두 소냐 아버지 장례비로 준 장면이 있다. 이 화폐가치가 지금으로 얼마나 되는지 유추해 보자. 정확한 건 아니고 대략적임.

100코페이카가 1루블이다. 현재 가치로 하면 1루블은 15.55원에 불과 하지만 1800년대 가치로 환산해 보면 상당한 돈이다.

러시아 1코페이카와 조선시대 1푼의 가치가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쌀 값을 기준으로 환산해 보았다. 1코페이카나 1푼은 그 당시 가치로 약 700원 정도가 된다.

그러므로 35루불은 35 * 15.55 * 700 = 380,975원이다. 조선시대의 쌀 두 가마니 값이다. 상당히 큰 금액임을 알 수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제 맛이 나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고전도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느낌이다. 1번을 읽으면 맹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우려진 맛이 나지만 2, 3번 거듭할수록 더 깊은 맛이 난다. 왜 많은 사람들이 고전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지 조금은 알 것 같다하권아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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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나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움베르토 에코.토머스 A. 세벅 엮음, 김주환.한은경 옮김 / 이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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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이론이란 책 이후 3일 동안에 거쳐 20여 시간 동안 매우 힘들게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철학이나 수학 등 분석과 이해가 가능해야 하고, 여기에 기호학과 연역법, 귀납법, 가추법 등의 용어를 알아야 하고, 셜록홈스나 아서코넌 도일, 찰스 샌더스 퍼스, 왓슨 등과 같은 인물들을 공부한 후 읽으면 좀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공부도 할 겸 발췌해 보았다.

 

기호학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호(글자, 도형, 숫자, 그림, 음악, 연극, 문학, 건축 등)와 그것을 지배하는 법칙, 기호와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관계를 규명하고 해석하는 일련의 학문을 말한다. 기호학의 전통은 철학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서양에서는 그리스 스토아학파나 신학자, 인문주의자들이 계승을 하였고, 동양에서는 중국 역의 체계가 기호학을 계승한 것으로 본다.

인간은 문자를 포함한 상징과 도상(그림), 지표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은 그것을 읽으며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기호는 기표와 기의 그리고 기호 자체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면, 사랑하는 마음이 기의이고, 장미꽃은 마음을 전달하는 수단이 기표이다. 기의가 기표와 결합하여 사랑을 표현하는 기호를 만들었다. 받은 사람은 선물한 사람의 의도를 해석하는데 이것을 의미작용이라 한다. 의미작용이 주는 쪽 받는 쪽에서 동일하게 일어 나면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 커뮤니케이션이다. 기호란 단일한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의성이 띨 수도 있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그러나 기호학의 목표는 기표와 기의 간의 불일치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호작용을 분석하고 기호작용에 대해 어떻게 올바른 해석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해하려고 할수록 점점 어려워 진다.

 

演繹法 이미 증명된 하나 또는 둘 이상의 명제를 전제로 새로운 명제를 결론으로 이끌어 내는 추리 방법을 말한다. 엄격한 논리적 규칙에 의존하며, 전제가 결론을 확립해 주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 전제가 참이 되면, 전제와 결론 사이의 필연관계는 논리적 형식과 규칙의 타당성에 근거해 성립한다. 전제에 없었던 새로운 사실적 지식의 확장을 가져다 주지는 못하며, 이미 전제 속에 포함되어 있는 정보를 명확하고 새롭게 도출해 낼 뿐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오래 되었으며 널리 사용되고 있다. 법칙(이론) - 모든 사람은 죽는다. 참인 명제 -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명제는 참이다.)

이처럼 어떤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있지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낼 수는 없다. 연역법은 플라톤의 사유방식 이며, 이성적 추론과 반성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중시했으며,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사유를 통해 세상과 인간을 파악하려고 한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사유함으로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고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歸納法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원리로부터 그러한 사례들이 포함되는 좀 더 확장된 일반적 명제를 이끌어 내는 것을 귀납이라 하고, 귀납적 추리의 방법과 정차를 논리적으로 체계화 한 것을 귀납법이라 한다. 귀납적 추리 방법에는 여론조사를 통한 표본으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 통계적 추리, 사물이나 사태의 유사성을 근거하여 어떤 결론을 이끌어 내는 유비적인 추리, 과거에 일에 근거해 미래를 예측하기도 하고, 현재의 사실들을 근거로 과거의 사실들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귀납은 주어난 사실이나 현상들을 근거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사고 방식이다. 하지만 연역과는 달리 사실적 지식을 확장해 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전제가 결론의 필연성을 논리적으로 확립해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대문에 일반적 명제 내지는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귀납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 방식이며, 좀 더 현실을 토대로 인간의 지식습득과정을 설명하고, 그 근거로 순수한 이성적 사고 뿐 아니라 현상과 관련된 경험으로도 이루어 진다는 것으로 진정한 지식은 신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경험을 통해 생성되는 것이라 하였다.

사례1 – 기린1은 키가 크다, 사례2 – 기린 2는 키가 크다, 사례3 – 기린 3은 키가 크다. 법칙(이론) 기린은 키가 크다. 라는 법칙을 찾아 낼 수 있지만, 귀납법 역시 경험하지 못한 사례에 대해서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낼 수가 없다.

가추법 기존의 연력법과 귀납법과는 다르게,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단서가 되는 것들을 수집하여 현상을 제일 잘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도출해 내는 사유 방식 으로 셜록홈스와 퍼스가 이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연역법과 귀납법은 기존의 정보를 활용하는 측면이 강한 반면, 가추법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현상을 관찰하고, 현상의 원인이 되는 가설을 설정하고, 그 가설을 검증함으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방안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연역법이나 귀납법에도 가설 설정과 검증의 과정이 있지만,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추법은 가설 설정은 현상의 관찰을 통해 새롭고 창의적이게 가설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셜록홈스 - 아서코난 도일의 주홍색의 연구 처음 등장한 , 60 편의 추리소설에서 명탐정으 활약한 가상인물이다. 그의 친구 왓슨 박사에 의하면, 홈스는 문학, 철학, 천문학에 관한 지식은 전무하지만, 식물학(독물), 화학, 해부학, 통속문학에는 해박한 지식을 가졌으며, 실험이나 사건이 나면 지칠 모르고, 아무리 힘든 사건이라도 단념하지 않고 해결하며, 우울증에 걸려 코카인을 복용하지만 왓슨의 도움으로 끊었다고 한다. 홈즈의 모델은 도일의 은사인 박사였다고 한다.

아서코난 도일은 에든버러에서 출생하여, 에든버러대학을 졸업한 개업의로 일하던 셜록홈스가 등장한 주홍색 연구라는 소설을 썼고, 것이 히트를 치자, 의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으며, 영국 정부에게 기사 작위까지 받고,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H. 왓슨은 아서코난 도일의 추리소설 셜록홈스의 등장인물로, 셜록홈스의 친구이자, 전기 작사, 의사이자 조수로 활약하며 홈스를 도와 많은 사건을 해결 한다.

퍼스는 미국의 철학자 이자 논리학자로 소쉬르와 함께 현대 기호학의 선구자로,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이름난 수학자 부친으로부터 영재 교육을 받은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 하며, 형이상학 클럽을 결성하여 플래그머티즘이라는 독자적인 사상을 전개했으나 괴팍 하고 강인한 성격 탓에 이혼 , 좋은 직업을 얻지 못하고 측량기사로 묻힌 불우한 일생을 보낸다. 하지만 유고를 정리하여 논문집 6권을 간행한 퍼스의 사상이 주목 받기 시작 했으며, ‘현재는 미국에서 살았던 가장 재능이 많고 가장 심원하며 가장 독창 적인 철학자 평가 받고 있다고 한다. 그의 철학의 기반은 데카르트적인 직관주의를 부정하고 인간의 사고가 기호 활동에 매개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기호주의를 구상 했다. 본문에서 퍼스는 몇 마디 대화로 범인을 검거 하는데, 그것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관찰력의 범위 안에서 가설을 따라 추측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고 하였다. 모든 동물들은 감각적으로 위험 등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듯, 인간에게는 감각적으로 추론하는 본능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한글로 쓰여진 글임에도 쉽게 위해 되지 않는다. 내가 내린 결론은 연역법에 의한 추리 방법은 틀릴 수 없고, 귀납법에 의한 추리 방법은 거의 맞고, 가추법에 의한 추리 방법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추법이 연역법이나 귀납법보다 뛰어난 것은 새로운 가설을 새워 새로운 것을 발견해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범죄수사나 과학적 발견, 의료 진단, 기상예측, 빅데이터 분석 등이 모두 가추법에 해당한다.

홈스는 가추법 이외에도 작고 사소한 것들을 열쇠 삼아 문제를 해결했으며, 이것은 프로이트, 모렐리가 사용했던 징후학(기호학)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소설에서 옮겨온 본문은 흥미로운데, 이를 검증하기 위한 수식과 기호는 문과출신의 뇌를 뒤 흔들어 놓는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책을 읽고 리뷰를 썼건만, 본문에서 거론된 용어 정도만 정리되었고, 이해는 다 하지 못했다. 나중에 시간 내어 천천히 다시 읽어 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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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빔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4
신현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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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만능주의가 가져온 폐해로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인한 공통체 해체와 도덕성 결여 등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외모지상주의가 대두되면서 물질만능주의와 비슷한 내면보다는 외모를 중요시 하는 인간의 존엄성 상실 등의 폐단이 야기되고 있다.

과거에는 치료 목적의 성형이 많았는데 갈수록 치료목적보다는 미용목적이 주를 이루고, 연예인이나 여자 등 특정 계층에서만 하던 성형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 방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로버트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에 인간을 설득하는 6가지 법칙이 소개 되어 있다. 그 중 외모지상주의와 관계 있는 법칙은 호감의 법칙이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실수를 하면 용서가 되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은 그 실수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렇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외모차별주의가 사회 현상으로 일반화 되어 지고 있다.

 

대중매체가 여과 없이 개인에게 전달되면서 일반화의 오류가 발생되고 있는데, 매체가 가져온 부작용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성형수술에 대한 광고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다. 휴대폰, 인터넷, 병원, 버스, 지하철, 신문, 잡지 등 온통 성형 광고다.

둘째 쉽게 접하는 매체를 통해 연예인의 비 정상적인 외모를 선망한다. 연예인들을 보면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는다. 외모가 예쁜 것은 인정한다고 치더라도 늙지 않는 것은 상당히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시청자들은 그것이 의술의 힘이라는 것을 알기에 성형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 지는 게 아닌가 싶다.

셋째 기업들은 이윤 창출을 위해 외모가 뛰어난 연예인을 모델로 과대광고를 하면, 소비자들은 그것을 소비하게 된다. 그것을 소비한다고 연예인처럼 될 리 만무하건만 일관성 있게 구입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대중매체는 허상에 가까우므로 시청자들은 좀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외국 청소년의 경우 자신의 매력을 물어보면 자신 있게 말하는 반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없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매력적인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아 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획일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개성을 찾는 길인데 우리는 그 주위만 빙빙 돌고 있는 느낌이다.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비교해야 하는데, 아이돌과 비교를 하니 당연 자신의 숨겨진 매력을 못 찾을 수 밖에 ……

3, 1 자녀를 두고 있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화장이나 성형에 아직까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친구들 대부분은 화장을 한다고 한다. 어른이 봤을 땐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이 훨씬 더 예뻐 보이는데 아이들은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국제 미용성형수술협회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브라질, 미국, 멕시코, 독일, 콜롬비아 순이 성형수술 횟수의 순위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뺀 통계이고, 인구대비 성형수술 율은 단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 한다.

겨울이면 강남 일대 성형외과들은 청소년과 대학생, 취준생, 직장인들로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다른 전공자나 레지던트 인턴을 고용하여 대리 수술이 자행된다고 한다대리수술이 위험한 이유는 부작용과 의료사고 때문이다. 본문에서도 섀도 닥터가 리샤의 양악수술을 하다 잘못되어 죽는 대목이 나온다. 섀도닥터가 아니라 실력이 뛰어난 의사라도 하루에 5건 이상의 수술을 하다보면 피로도와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잘못되면 원상태로 되 돌릴 순 없고, 재수술 하는 수 밖에 없다.

 

왜 이렇게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감에도 성형수술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결혼이나 취업, 면접, 연애 등 사회 생활에서 외모가 가장 우선순위이다 보니 딜레마인 건 사실이다. 혐오감을 줄 정도의 얼굴이라면 성형을 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주인공 혜규처럼 개성 있는 얼굴이라면 성형수술 대신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는 편이 본인에게도 사회에도 큰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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