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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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든 읽고 나면 뿌듯한 기분이 든다. 두꺼운 고전을 읽고 나면 성취감이 일반 책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영국에 가본적도 없고, 공부한 적도 없기 때문에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막연하게 동경했고, 민주주의의 메카여서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세련 되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후 추측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영국에는 신분제도가 존재했고 현재도 여전히 존재 한다. 계급은 왕족-귀족(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상류층(기사 등)-중산층(기술자, 농민, 상공인, 전문직 종사자)-하류층(노동자계층)으로 구성된다.

 

영국은 왕실문화가 있다. 이것은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넷부인이 왜 딸들을 명문가에 시집 보내려고 하는 이유를 몰랐는데, 영국 문화를 알고 보니 그 이유가 여기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신분을 상승하려는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인 재산 때문인 줄 알았는데, 내막을 살펴보니 재산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그 외의 이유도 많았다.

 

첫째 신분 별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다고 한다. 때문에 상대와 대화를 하다 보면 교육수준이나 교양 정도 심지어 출신계급까지 파악이 가능 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이란 용어를 사용할 때 하류층은 Toilet, 중산층은 washing room, rest room, 상류층은 loo, lavatory라고 사용한다고 하니 어떤 용어를 쓰는지에 따라 계급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하류계층은 공립학교의 무상교육을 받지만, 상류층은 엄청난 학비를 내는 사립 명문학교 이튼스쿨(헨리6세가 설립)에 다닌다. 공립이냐 사립이냐에 따라 계급이 갈리는 것이다.

셋째 상류층은 어렸을 때부터 라틴어와 그리스어, 그리고 고급 교양교육을 받아 아예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이것이 소위 음서제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이 고위층 자제들이 군대를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서 자발적으로 입대하여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 한다고 한다.

넷째 영국의 대학 진학률은 고등학교 졸업생 기준의 5% 이므로 상류층 이외의 사람들은 대학 진학이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무분별하게 모든 이들이 대학을 가는 것 보다 합리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소위 명문대에 입학 할 수준인 사람들만 대학에 진학했으면 사회적 비용이 많이 줄 것 같은데……

 

이외에 술집에도 중산층은 2 bar에서 하류층은 지하와 1 pub에서 마시고, 2층 버스도 1층은 중산층, 2층은 하류층이 탄다고 하고, 스포츠도 상류층은 마장마술이나 polo를 한다고 한다.

카스트 제도가 존재하는 인도를 미개한 나라로 평가 했는데, 계급이 존재하는 것이 문명이나 미개냐를 따지기는 적절하지 않은 모양이다. 지도자들을 욕하고, 비판해도 알고 보니, 우리나라는 인도나 영국에 비해 계급구조가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신분 상승이 좀더 자유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만과 편견은 피츠 윌리엄 다아시의 행동을 오만으로 보았던 엘리자베스는 그것이 편견이었음을 인지하고 결혼한다는 내용이다.

하트퍼드셔에 살고 있는 베넷 부부에게는 제인, 엘리자베스, 메리, 캐서린, 리디아 다섯 딸이 있는데, 큰딸 제인은 성격이 착하고 얼굴도 예쁘지만, 내성적인 성격이고,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성격은 와일드 하고, 상당한 지식도 있으며, 얼굴도 못난 편은 아니고, 불의에 참지 못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다. 셋째 딸 메리는 외모는 별로지만, 지식과 교양은 있는데 이것은 과시용이어서 실속이 없다. 넷째 딸 캐서린(키티)는 어머니 베넷 부인과 비슷한 성격으로 약간 백치미가 있으며,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막내딸 리디아는 아직 어려 철이 없지만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버리는 과감한 성격이다.

아버지 베넷는 중산층 정도의 재산을 소유하고, 신사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둘째 딸 리지를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 어머니 베넷 부인은 약간 어리석고 허풍 기가 있고, 그녀의 목적은 신분 높은 사람에게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다. 변호사 아버지와 남동생 가드너, 여동생 필립스 부인이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안나 까레니나의 첫 시작과 비슷하게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라는 독백 식으로 시작된다.

부유하고 인물 좋고, 성격까지 좋은 빙리 총각이 네더필드 파크에 들어 오자, 딸들의 결혼에 혈안이 되어 있는 베넷부인의 노력으로 사교가 이루어져, 큰딸 제인과 빙리가 사랑에 빠지고, 둘째 딸 엘리자베스와 다이시와의 인연을 암시한다.

무도회장에서 만난 다아시의 오만을 경험한 베넷 가족은 그를 배척하는데, 다아시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주장이 확실한 엘리자베스를 마음에 두게 된다. 하지만 다아시의 집사 아들이었던 위컴 중위의 중상모략으로 리지는 다아시를 더욱 경멸하게 된다.

빼어난 인물 때문에 누구에게나 인정 받았던 위컴이 막냇동생 리디아를 꿰어 베넷가를 궁지에 몰아 넣자, 아무도 모르게 외삼촌내외와 협의 하여 사건을 좋은 쪽으로 마무리 한다. 뒤 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다이시를 신뢰하게 되어 결혼에 성공하며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위에서 언급했던 신분제도이다. 두 번째는 재산 상속에 대한 부분이다. 베넷 가의 재산이 다섯 딸들에게는 상속 권한이 없으며, 장조카인 콜린스에게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근친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베넷 부인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콜린스와 엘리자베스를 결혼시켜려 하고, 그게 무산되자 메리까지 연결하려고 한 것이다. 물론 캐서린 부인이 조카인 다이시와 자신의 딸과 혼인을 시키려 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엘리자베스와 다이시이고, 그 다음은 제인과 빙리, 그 다음은 외삼촌인 가드너 부부 정도 이고, 불편한 결혼은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로트 루카스와 콜린스와 결합이고, 결혼의 가장 좋지 않은 커플은 리디아와 위컴부부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름이 제인 오스틴인데, 첫째 딸 이름 제인을 이름에서 따왔고, 둘째 딸 엘리자베스의 성격이 작가의 성격과 비슷한 것 같다.

이 책의 특징은 러시아 소설같이 등장인물도 많지 않고, 이름도 어렵지 않고, 문체도 상당히 부드러워 책 넘김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결혼이라는 쉽지 않는 주제를 가십거리 삼았지만, 당시 시대상이 그대로 들어가 있고, 그 당시 사람들의 수준이나 행동이 엄청나게 발달한 지금과 별단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엘리자베스 같은 사람은 현대 사회에서도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소심, 우유부단과는 동떨어진 똑똑하고 딱 부러진 그러한 사람이 동서고금, 남녀노소 상관없이 각광받는다.

제목만으로는 철학적인 사상이 들어 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아니어서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읽고 나서는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전 고전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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