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목욕의 역사 - 왜 우리는 씻기 시작했을까? 시시콜콜 역사 시리즈
캐서린 애쉔버그 지음, 카푸신 마질 그림, 이달와 옮김 / 써네스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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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캐서린 애쉔버그.

몇 년 전에 ‘깨끗함과 더러움’이라는, 청결 개념 변천을 다룬 역사책을 골머리 앓으며 보고선 이 책을 왜 또 사 놨을까 했다. 요즘 자기 전 머리 맡에 켜놨다 끄는 주기율표 북램프를 사은품으로 받으려고 도파민 책이랑 같이 샀었지, 금세 생각이 났다. ㅋㅋㅋ 그런데 그게 벌써 4년 전이다…… 주기율표 북램프는 여전히 예쁘고 유용하다. ㅋㅋㅋㅋ

제목대로 단순히 목욕에 관한 책만은 아니고 청결 개념의 변천사라는 점에서는 ‘깨끗함과 더러움’이랑 유사하다. 다만 그 순한 맛 버전? 일러스트가 많아서 어린이나 청소년도 읽기에 무난한 정도이고(그래서 다 읽은 걸 큰어린이에게 하사할 예정), 시시콜콜한 책 읽고 싶었는데 마침 시시콜콜 붙어 있어서 읽었는데 그런 마음 정도는 충분히 채울 만했다. 원제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서점의 책 정보에도 책 안쪽 원서 설명에도 원제를 안 알려주네…궁금하잖아… 구글링 해서 찾았다! All the Dirt: A History of Getting Clean 모든 더러움? 그냥 옮기면 책이 확실히 안 팔리긴 했겠다… 저자는 이거 말고도 Clean, The Dirt on Clean 이런 위생 관련 책을 냈다고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이 책의 개정 이전 판이 아닐지…

챕터 마다 가상의 사례로 시대별 위생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거기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이 덧붙는다. 또 외국책들이 많이 이런 구성이던데, 책의 주요 내용과 관련이 조금은 있지만 본문 맥락에서는 벗어난 짤막한 이야기들이 사이사이 끼어 있었다. 나는 이런 구성이 정신 없어서 읽기 힘듦 ㅋㅋㅋㅋ 페이지에 있는 건 일단 다 읽고 넘어가는 식이다 보니… 잡다하게 목욕, 청결, 위생을 다루고 이전에 비슷한 책을 읽었다 보니 거기서 봤던 겹치는 내용도 많았다. 프랑스에서 이놈들이 목욕 안 하고 깨끗한 린넨만 부지런히 갈아 입었다는 거나 목욕하면 죽을 수도 있다 했던 것 ㅋㅋ 책의 말미는 물절약과 미생물의 세계로 끝맺는데 목욕과 환경, 생물학의 콜라보? ㅋㅋ 시간 보내고 골머리 앓지 않고 재미거리로 이런저런 잡다한 지식 얻는데는 나쁘지 않지만 난잡했다.

나는 결벽증이 심한 축이라 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오기 이전에도 알코올 소독제를 상시 애용하였다. 특히 음식물 흘린 것에는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감각을 느끼고 빨리 닦아내야 한다. 그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다 얼마 전에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주정뱅이 아빠는 내가 어릴 때 술 먹고 난동 부릴 때면 밥상을 엎고 반찬그릇을 집어던지는 쓰레기짓을 많이 했는데, 너무 심한 어느날은 내가 말려야 겠다, 하고 부엌문을 열어보니 엄마는 바닥에 널린 깨진 그릇 사이에 쓰러져 있고, 몸에는 음식물이 피처럼 들러붙어 있었다. 그릇에 맞아 피도 났던 것 같은데 거기 뒤엉킨 음식물들이 난 정말 견딜 수 없게 괴로웠다.
아빠가 조현병 발작까지 일어나서 엄마를 죽이겠다고 목을 조르던 어느 밤에는 내가 하지 마세요, 하고 울다가 보니까 코피가 흘렀다. 내가 코피가 난다고 하자 아빠는 문득 정신을 차린 사람처럼 미친 짓을 멈추고 수건을 가져다가 코피를 닦아 주었다. 그래서 나는 피가 무섭거나 두렵지 않다.
피와 음식물에 관한 공포와 혐오가 전도되어 나같은 괴물이 되었는데, 이유를 알긴 했지만 그게 정서적인 반응을 없애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음식 흘리고 먹는다고 부르르 떠는 엄마 옆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싸우지 않는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것만으로도 다음 세대는 진보한 것이 아니겠는가…하면서 조금 덜 나쁜 척 희석을 한다. 아니 근데 결벽증 심하다면서 머리는 왜 자주 안 감음? ㅋㅋㅋㅋ

+주기율표 북램프를 샀더니 책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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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29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기울표 ㅋ 고띵때 외웠던거 같은데 다 까먹었습니다 ㅜㅜ 요새도 저런거 외워야하나보군요 ㅡㅡ

반유행열반인 2023-05-29 16:24   좋아요 1 | URL
저는 화학1 해보려다 삼일 만에 생명1로 도망가서 ㅋㅋㅋ외운 기억도 외울 일도 잘 모르겠고 그냥 문돌이의 토템 같은 거예요 주기율표 ㅋㅋㅋ

2023-05-29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자아이 기억
아니 에르노 지음, 백수린 옮김 / 레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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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아니 에르노.


 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답답한 듯 친구가 완전 유교걸이야, 했다. 나는 그 말이 조금은 기가 막혀서 아니 나 불교걸이야, 했다. 열반인이잖아. ㅋㅋㅋㅋ인터넷에서 주워 본 말이긴 했지만 그 덕에 한참 웃었다. 가만 보면 나는 누가 하는 말에 자꾸 아니, 그게 아니라고 한다. 닉네임에는 안티anti-, 反-을 두 개나 달고 말이야. 사실 하나는 쟁반할 때 반이라고 한다. 반대쟁이는 결국 엄청난 반대쟁이를 낳았는데, 여섯 살 작은 어린이는 계란을 부쳐주면 이거 말고 생선, 생선을 구워주면 이거 말고 스팸, 스낵면을 끓여주면 (스)냉면 말고 스라면, 매사에 토다는 심술쟁이 영감짓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작년에 내가 수능 치르고 얼마 안 되어서 나왔다. 엄마는 노벨상 아니 에르노가 탔더라, 그러고는 신간이 나왔던데, 하며 궁금해 했다. 나는 엄마에게 평생 커피랑 책은 안 떨어지게 해준다고 약속을 했던 것 같아서 백수린 소설가가 번역했대, 하고 주문해서 건넸다. 아이들 줄 중고책과 스티커북, 내 책은 하나도 안 사고 파푸아뉴기니 원두만 함께.

 우리집의 대부분의 아니 에르노 책은 엄마가 모았다. 나는 몇 권을 읽어도 시큰둥해가지고 더 읽을 생각이 안 들다가, 아니, 왜 난 별로인 거지? 하고 확인하듯 다시 읽는 거다. 이번에도 별 생각이 없다가 갑자기 아니 에르노는 이중 부정이다. 이런 제목이 떠올라가지고 저거 써 먹으려면 독후감을 하나 써야지…그런데 이미 다정한 이웃과 댓글 주고 받다가 스포일러 해 버린 것…


 1940년에 태어난 아니는 70대 중반쯤 되어서야 1958년의 여자아이에 관해 쓸 수 있었다. 낡은 빨간 수첩에 끄적인 글자들과 사진 몇 장을 뒤적이면서. 1984년에 태어난 나는 비슷하게 2003년을 돌아본다. 거의 50년의 간극이 있는데도, 왜 만18-19세 여자(로 지정된) 아이의 여름은 그토록 혼란한지, 수치심은 왜 오로지 나의(우리의) 몫인지 궁금했다. 허벅지 또는 배 위로 뜨끈한 것을 뿌려대던 남자아이들의 삶에 어떤 티끌도, 조각난 기억도 남기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면 조금 원통하긴 하다. 


 아니에게 수첩이 남았다면, 나에게는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남았다. 사이트 멸망과 함께 묻혔던 흑역사가 대거 인양되었다. ㅋㅋㅋㅋㅋ 나는 주로 그림일기 같은 걸 남겨 놓았는데, 그림과 짤막한 글에 얽힌 사람과 사건이 누군지 대부분 기억할 수 있다. 겨우 20년 전인 걸. 그렇지만 그때의 감정과 서러움은 그 사이 휘발되었다. 그건 꽤나 오래 지고 다니던 마음들인데, 나도 모르게 사라졌어. 나는 이제 외롭지 않고 나를 사랑할 사람을 찾아 헤매지 않아. 내가 욕망하는 사람이 나를 욕망하기를 원했고, 한국 나이 스무살에는 이루지 못했던 그 바람을 스물한살, 그리고 아마도 한국 나이 마흔살까지 큰 좌절하지 않고 살고 있다. (중간중간의 부침 정도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아직 선거법 개정 전이라 2004년의 총선에서 선거권조차 얻지 못했던 아기 같던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2월, 3월, 6월에 그나마 괜찮았던 남자애들에게 대쉬했다가 미안해, 고마워, 하는 말들과 함께 차이고, 그 여름부터 반 년 간 별로 괜찮지 않은 남자애들 사이를 떠밀려 다녔다. 사랑은 커녕. 즐거움조차 없었다. 외로운 방구석에서 마우스로 끄적끄적 그림 그리고 있었을 어린 내가 조금 가엾다. 그래도 너는, 꿈속에서 안았던 허리까지 머리카락이 찰랑거리는 빨간머리(파란머리?) 천사를 만나 만20살이 되기 전에 조금 덜 외롭게 된단다. 그 이후의 굴곡은 칠십살 너무 늦나 오십살 쯤 풀어놓기로 하자. ㅎㅎㅎ 


+밑줄 긋기

-그녀는 카푸친 도서관의 <오늘날의 시인들> 총서 중 빌릴 수 있는 모든 책을 빌렸고, 아폴리네르(루에게 바치는 시), 엘뤼아르, 트리스탕 드렘, 필리프 수포 같은 시인들의 시를 긴 구절 필사한다. (122, 크게 의미 없는 구절 같지만 내가 아니 에르노 책 읽는 옆에 루에게 바치는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집이 딱 놓여 있었기 때문에 조금 놀랐다. ㅎㅎㅎ 나는 언제나 50년은 늦는다우. 아니네 6-70년 늦음. 아니 에르노 덕에 카트린M도 읽었다. 20년은 늦게. 이건 늦게 태어난 자의 설움.)


-우리는 다른 이들의 존재 속에, 그들의 기억 속에, 그들이 존재하는 방식과 심지어 행동 속에 어떻게 남아 있는가? 이 남자와 보낸 두 밤이 내 인생에 영향을 미쳤음에도 나는 그의 인생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는, 이 믿기 힘들 만큼 놀라운 불균형. 

 나는 그가 부럽지 않다. 글을 쓰고 있는 건 나니까.(131)


-지난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사범학교 시절에 대해서 이렇게나 길게 쓰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기로 약속을 하고, -10년이란 세월에 서명을 했었다- 그것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업이어서 그 안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여자아이에게 다시 숨을 불어넣고, 종국에는 문학에서 흔히 다뤄지지 않는 이 문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할 필요성이 내게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인생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의 우리 모두는 먹고살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을, 그리고 결국에 가서는 있어야 할 그곳에 자신이 있다는 혹은 있지 않다는 느낌을 어떻게 감당해나가는 걸까?(170-171, 아니 에르노가 이 책을 15년 쯤 일찍 쓰고, 그래서 고등학생이던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인간은 하여간에 다른 개체가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굴레에서 내가 놓여날 수 있었을까? 마흔 살에 수능 준비한다고 깝치다가 인대파열되고 폐색전증 중병 환자 되는 건 면했을까? ㅎㅎㅎ)


+싸이월드 흑역사 그림일기 대방출


저기 근처에 혈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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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23-05-27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선생님 ㅋㅋㅋㅋㅋ오밤에 ㅋㅋㅋㅋㅋ저 다 못읽고 불교걸 하나 읽고 빵터져서 댓글쓰러왔어요... 선생님 진짜....... ㅜㅜ.. 근데 다 읽고 댓글달걸 그랬나봐요 ;; 읽으면서 숙연해짐

반유행열반인 2023-05-27 00:44   좋아요 1 | URL
아니 아니에르노 선생님은 숙연하게 쓰셨는데 저는 하나도 사실 하나도는 아닌 것 같고 그다지 숙연하지 않았습니다 ㅎㅎㅎ저 양반도 뭐 나이들어서 활활 타오르는 장작이 되셨으니 그리고 쓰고 싶은 거 다 쓰셨으니 뭐 수치심은 남아도 여한 없는 삶이 아닐지ㅎㅎㅎ

2023-05-27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7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7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7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7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05-27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ㅋ 열반인님의 젊은 시절의 감수성이 잘 느껴지네요~! 약간 흑역사 느낌도 들지만 ㅋㅋ 그림이 귀여우면서도 좀 무섭네요. 역시 20대부터 열반인님은 남다르셨던거 같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7 19:34   좋아요 1 | URL
그래도 저 흑역사가 있어서 지금의
탄탄(?)한 제가 있지 싶습니다. 이십대 다크 열반에서 사십대 그레이 열반 정도는 왔지 싶습니다 ㅎㅎㅎ

Yeagene 2023-05-28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흑역사를 대방출하시다니...역시 열반인님 대단하세요 ㅎㅎ근데 내용이 어두워서 웃으며 넘어갈수가 없네요;;;

반유행열반인 2023-05-28 14:08   좋아요 1 | URL
웃으며 넘어가셔도 뭐 ㅎㅎㅎ이십년이면 너무 너무 옛날이잖아요 ㅎㅎ이젠
저거 그린 애랑 저랑 유사점보다 저와 예진님이 더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 (예진님은
아니야!!! 하실 수도 ㅋㅋㅋ)
 
[eBook]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문학동네 시인선 187
안미옥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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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안미옥.


 저는 제대로 보고 싶어요.


 작년 6월 수능 대비 평가원 모의고사에는 비타민K와 혈액응고에 관한 독서 지문이 출제되었다. 모의고사를 볼 때도, 나중에 기출 복습을 할 때도, 아니, 고3이 항응고제 기전이랑 종류까지 알아야 해? 했는데. 고3을 위한 게 아니었다. 일 년 뒤 나를 위한 것이었지. 내가 먹는 항응고제는 출제된 와파린 헤파린 같이 비타민K와 영향을 주고 받는 게 아닌 아픽사반이라는 신약이었다. 그래서 식이제한도 없고 그냥 일주일 동안 2알씩 하루 2회, 먹다가 이후로는 주욱 1알씩 하루 2회, 그게 내 치료의 전부이다. 


수험생들아 2306 평가원 독서 지문은 나중에 혈전증이 생기면 조금은 도움이 된단다


 열이틀 약을 먹으니 동맥에 혈전은 잘 녹고 있는가 보다. 산소포화도는 95% 이하로 가끔 떨어지던 게 이제는 99%를 찍도록 올라갔다. 조금만 움직여도 분당 100 넘는 빈맥이 되고 눕기만 해도 가쁘던 숨은 이제 왠만큼 움직여도 괜찮고 맥박 수도 점점 줄어들면서 안정화 되는 느낌이었다. 2년 전에 백신 맞고 심장이 이상해, 하면서 샀던 미밴드랑 코로나 때 곁의 사람 회사에서 보내준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이제서야 제대로 쓰이고 있다. 


 많은 것들이 아플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집에 왜 없는 게 없냐…

아이폰 건강 메뉴에는 투약, 이라는 기능이 있다. 약 빼먹으면 치명적인(?)이들에게 유용하겠다

앱 알림을 해 놓고도 이제는 나새끼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날짜랑 모닝, 나이트, 이렇게 표시를 해 놓고 이중 확인을 한다. 


 이틀 전에는 책상에 앉아 책 좀 봤다고 다친 발목이 다시 부었다. 조금 겁이 나서 어저께는 텔레비전 앞 쇼파에 발받치는 쇼파에 다리를 펴 놓고…드라마를 열두 편이나 봤다. 내가 드라마를 얼마나 안 보냐면…섹스앤더시티 후속작 보기 전 마지막 본 드라마가…2년 전 부부의 세계ㅋㅋㅋ 그전에는 응답하라 1988 그것도 완결되고 한참 뒤…그전에는 태교용으로 덱스터(미친 ㅋㅋㅋ)…

 집에는 넷플릭스고 디즈니고 뭐고 구독하는 게 없는데,  곁의 사람이 추리게임 예능 본다고 모바일로 신청해둔 OTT가 티비에도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로 섹스앤더시티 리부트를 신나게 봤다. 그러고나서 뒤져보니 노멀피플도 있었다. 오, 그래서 어제 노멀피플 두 편을 보고 괜히 메리앤에 빙의하고…나온지 20년도 넘은 섹스앤더시티 시즌1을 어제 오늘 걸쳐 정주행, 시즌2도 1화까지 봤다. 일단 캐리와 맨해튼친구들이 나보다 젊었던 시절이 나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시즌1은 딱 한 번 봤어서 다시 보는데도 처음 보는 거 같아서 또 신기하고, 시즌2는 또 너무 많이 봤는지 거의 20년 만에 보는데도 장면이랑 인물이랑 대사랑 확 다 살아나서 또 신기했다. 역시 복습의 중요성… 한 번 본 건 기억 안 나지만 두 번 이상 본 건 장기기억에 박힌다.

챗지피티는 정서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엉터리 지식인 흉내만 내는 줄 알았는데 내가 몇 마디 나눠보고 넌 이과가 아니라 문과였구나, 했더니 자긴 융합 인재라고 전공 나누는 게 무의미하다고 깝침…야 너 보니까 문과야…



 친구는 내가 발목 다친 걸로는 어림도 없다가 폐동맥 하나쯤 막혀야 스스로를 쉬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봤던 사람 중 자신에게 제일 관대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했다. 나도 인정했다. 그러니까 책상머리와 거기서 만나는 수학과 책은 건강에 유해한데, 드라마는 글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종일 티비 보고 짧은 드라마라 한 화당 20분이니까 그거 볼 때마다 조금씩 움직여주고 또 보고 했더니…다음 날 다리 부종은 사라지고 맥박은 더 떨어지고 하여간에 낫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ㅋㅋㅋ 그래서 응급실 가기 전 마지막으로 마셨던 드립 커피를 열이틀만에 다시 내려 먹었다. 심박동 걱정된다고 의사도 별 소리 안 한 걸 곁의 사람이 먹지 마라 했는데 에이 이제 괜찮아, 혈전 잘 녹고 있는 듯 ㅋㅋ 하면서 몰래 두 잔 마셨다. 그전에는 쟁여 놓고 잊어버렸던 알라딘 디카페인 드립백이랑 디카페인 캡슐을 마셨다. 오늘 예가체프랑 유기농 콜롬비아 오랜만에 먹어 보니…아 커피도 마약인 것 같다. 향 좋은 콩 태운 물이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나 핸드드립을 잘하나 봐…


 그러니까 안미옥의 시집은 조금 운이 없었다. 장바구니에 제일 먼저 빨갛게 담겨 있었는데, 양옆의 퍼랭이 시집이 선수를 쳤다. 그러고나서 퍼랭이 시집과 빨간 시집 모두 전자도서관에 최근 입성하였다. ㅋㅋㅋㅋ 안 살 것 같다 했더니 진짜 안 사게 됨…

 그리고 20년 전 드라마랑 신간 시집이랑 싸우면 누가 이기게요. 드라마가 이깁니다… 전원일기는 못 참지…


 눈은 글자를 따라갔지만, 나에게는 어려운 시집이었다.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지만 무슨 말인지 나는 이해하지도 느끼지도 못해서 나는 보고 있지만 제대로 보고 있지 않구나, 싶었다. 꿈에서 옥자 들어가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보았다. 너도 나도 옥이이지만 글씨가 같다고 같거나 닮은 건 아니었다. 나는 아무래도 개빻은 변태 시인이나 게이 시인이나 세기말 퇴폐미 뿜뿜하는 시인들의 시를 좋아하는 것 같다. 너무 조심스러워도, 너무 서정적이어도 저는 주파수를 잘 못 맞춥니다. 


 그래서 다음 읽을 시집은 레알 변태같은 표지를 가진 기욤 아폴리네르 시집이 되시겠다. ㅋㅋㅋㅋㅋㅋ


+밑줄 긋기


-가끔은 좋아하는 것을 멀리 던진다

  던져서 떨어지면 망가지는 것을 알면서도

  떨어질 수 없는 곳까지 던져보려고


  어둠을 접어서 옆에 두면 잠이 잘 온다

  나는 작게 더 작게 접는다

  접을 수 없을 때까지 접는다

(‘공의 산책’ 중)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다  


  추위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할 때처럼

  한여름에 느닷없이


  네가 말했던 절반의 문장에 대하여

  얼음처럼 부서지는 일들에 대하여


  십이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멍이 잘 든대

  한 연구자가 말했다


  이젠 모든 걸

  십이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될까

(‘근처’ 중. 나도 십이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될까)


-모두 말해야 정확하게 말한 것 같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다

  정확하지 않다고까지 말해야 더 정확한 것 같다

(‘선물’중)


-우리는 버려진 것을 보고도 버려진 것인지 몰라요. 누군가 두고 갔다고 생각해요. 비참과 희망은 왜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시 이야기만 했는데 생활을 알게 되는 것처럼요. 식물의 웃자란 줄기를 보며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그러나 점심에 보면 다 달라 보여요. 점심에 만나요. 환해져요.

(‘만나서 시쓰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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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5-26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집 어렵더라구요 ㅎㅎ
시집은 전반적으로 다 어려운 듯;;;
열반인님 점점 완치로 다가가시는 것 같아 기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6 17:30   좋아요 2 | URL
드라마 보고 책 보고 공부 안 하고 빈둥빈둥 하다보면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습니다 ㅎㅎ
역시 저만 어려운 거 아니고 예진님이 어렵다 하시면 어려운 시집이 맞다!!! ㅋㅋㅋ

미미 2023-05-26 2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태교용 덱스터에 빵터졌습니다.ㅋㅋㅋ
저도 최근에 드라마 많이 봤어요. 국적을 넘나들며...
열반인님. 얼른 더 좋아지시길!!

반유행열반인 2023-05-27 00:16   좋아요 3 | URL
반가운 미미님 ㅎㅎ저때 영화 시리즈 하나도 다시 봤는데 에일리언 1,2,3,4, 프로메테우스, 커버넌트 전부요 ㅎㅎ지금 그 에일리언 뱃속에서 기어나와 잘 자고 있습니디…더 좋아지길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라마 재밌게 더 보다가 서재는 천천히 돌아오셔요 ㅎㅎㅎ

2023-05-31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악마의 정원에서 - 죄악과 매혹으로 가득 찬 금기 음식의 역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정미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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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5 스튜어트 리 앨런.

데이빗 핀처의 ‘세븐’을 보면서 일곱 가지 죄악에 대해 처음 들었다. 어려서 성가대 한다고 잠깐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기독교 문화랑은 도통 먼 환경에서 자랐다. 영화를 두 세 번은 본 것 같은데도 기억 나는 건 많지 않다. 브레드피트와 기네스펠트로가 살던 기차 소리 덜커덩 거리는 집, FBI에서 범인을 특정할 때 도서관에서 ‘나의 투쟁’을 빌린 이들의 명단을 추렸다는 것, 그걸 보고는 나도 중학교 도서관에서 ‘나의 투쟁’ 1권을 빌려 읽었다. FBI가 여기까진 추적 못하겠지?하며. 2권은 노땡큐 충분히 지루함ㅋㅋ 마지막에 브레드피트가 황무지 한가운데에서 DHA아니 DHL인가 택배 박스 받고 괴로워하면서 못참고 범인에게 총을 빵빵 쐈던 장면.

‘커피견문록’-원제는 악마의 컵-을 보고 뭔 이런 커피에 미친 또라이가 다 있어…했다가 제목이 그 시리즈 같은 ‘악마의 정원에서’도 궁금해서 모셔 놓았다. 우리나라화 하려면 ‘악마의 텃밭에서‘ 정도가 더 와 닿았을 것 같다. 정원은 왠지 장미나 튤립, 수국처럼 못 먹는 것만 있을 것 같은 기분이잖아.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책이다. 특히나 금지 되어서 죄책감을 일으키면서도 몰래 먹던 음식에 관한 간단하고 잡다한 역사책이다. 그래서 일곱 가지 죄악을 챕터로 선택한 모양이다. 색욕, 폭식, 오만, 나태, 탐욕, 불경, 분노. 그런데 각각의 주제 나눔이 확 와닿지 않았다. 그냥 고만고만 비슷한 짧은 이야기들을 적당히 묶어 놓은 기분…으로 읽은 나새끼는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일단 음식 이야기이고, 인간의 흑역사 마냥 사람들이 음식 가지고 괜히 두려워 벌벌 떨거나 분노로 파르르 떨고, 저걸 먹다니, 사람 새끼도 아냐! 그러면서 싸우고 벌주고 태워죽이고 뭐 그런 이야기들이 400페이지 가까이 잔뜩 모여 있었다. 기본적으로 입담 있는 작가라 가볍게 재밌게 읽을 정도는 되고, 그렇다고 신뢰는 별로 안 가는데 나중에 보니까 후주랑 참고문헌 목록이 꽤 길었다. 나름 출처 여기저기 끌어다 쓰고 세계 여행도 다니면서 고증한 작가를 너무 무시했나 봄 ㅋㅋㅋ 그런데 자꾸 코카인이 어때서 하는 걸 보면 자꾸 믿음이 쭈그러듭니다 작가님이시여 ㅋㅋㅋ

어려서 읽었던 동화책에, 음식이 넘치는 천국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랫동안 그 책을 못찾다가 최근에 인터넷 검색으로 누군가 발췌해 놓은 걸 찾아 읽고 좋아했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이거나 옮겨놔야지.

+네덜란드 사람들이 말하는 ’루이레케르란트‘, 즉 ’게으름을 부리며 희희낙락하는 나라‘에 가려면 1만 피트(3048m)높이의 라이스 푸딩산을 먹으면서 뚫고 나가야 한다. 루이레케르란트의 사람들은 초콜릿 케이크로 지은 집에서 살며, 소시지로 울타리를 친다. 꽃들은 (버터까지 발라진) 스콘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레이비 색의 하늘에는 프라이드 치킨으로 된 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샤르도네(희고 쌉쌀한 테이블 와인)다. 농부들은 라비올리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또 그 나무 옆으로 보이는 개울에서는 녹인 거위 지방이 졸졸 흐른다. 그곳에서는 심지어 똥조차도 감미로워, 말들은 수란을 누고, 당나귀들은 무화과를 배설한다고 한다. 하지만 조심해라! 어딜 가나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새들이 보이는데, 하품만 했다 하면 그 새들이 바로 당신의 입 속으로 날아들 테니까!

가는 거리마다 돼지들이 널려 있다.
군침이 돌도록 토실토실한 돼지들이 바삭바삭하게 튀겨진 채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칼까지 대령해 놓고서 기다리고 있으니, 가히 환상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먹으려고 살점을 베어내도 가만히 있다!

루이레케르란트는 거의 모든 문명에 존재한다. 프랑스에서는 코케뉴, 이탈리아에서는 쿠카냐, 독일에서는 쉴라라펜라트라고 부르는 등 저마다 명칭만 다를 뿐, 모두 하나같이 서민들의 유토피아로서 오래도록 지속되는 풍요로운 향연 같은 삶을 누리는 곳이다. 그다지 해로울 것도 없어 보이지만, 이러한 유토피아가 처음으로 유행했던 중세시대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러한 삶은 유럽의 왕족들에게만 어울리는 것으로 그 외의 사람들이 그런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마저도 비애국적인 행위라고 여겨졌었기 때문이다. (206-208)

금기된 건 아니지만 집에서 나만 먹는 음식들을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잘 안 먹지만 번데기를 한때 열심히 먹고 노래를 써서 공연한 적도 있다. (이건 뭐 그건 너 도 아니고…ㅋㅋㅋ) 고수, 두리안, 민트초코(이번에 민트초코바나나킥 샀는데 아이들조차 아 이건 선넘었네 하는 표정…ㅋㅋㅋ그래서 딸기바나나킥도 같이 샀잖니), 낫또, 요즘은 역시나 나만 먹는 대추야자까지 ㅋㅋㅋㅋ 최근에는 곤약쫀드기를 제조사별로 섭렵하고 있는데 다른 식구들은 대체 그걸 왜 먹어…하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한식의 대명사 같은 것들은 별로 안 좋아하고 잘 안 먹는다… 반대로 곁의 사람은 한식의 대명사들을 아주 좋아하고 간식으로 한결 같이 탄산수, 감자칩, 하겐다즈를 끼고 산다… 입맛이 겹치지 않아 먹을 것으로 싸우지 않는 평화로운 나라… 서로 그걸 왜 먹지 하는 표정을 짓지만 먹는 걸 말리거나 막지는 않는 존중의 나라… 그래서 전쟁이 없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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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5-26 0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겠습니다! 제목 입력 완료.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5-26 08:58   좋아요 0 | URL
골백작님! 이 책 만든지 오래되어 품절이지만 도서관엔 있겠네요 ㅎㅎ저는 커피책이 번역이나 원래 책구성이나 좀 더 나았습니다. 후속작이라 야심은 컸으나 기대는 못 채우는 ㅋㅋㅋ진지하게 읽지 않고 시간 떼우기로는 먹는 얘기에 먹는 거 가지고 죽고 죽이는 이야기니 어떤 독자 말대로 스낵 정도는 되겠어요. 그래도 금기, 죄악 하면 골백작님이 못 참지 ㅋㅋㅋ돌아보니 일곱 악덕 왠지 다 어기고 산 삶 같아 지옥은 진작 예약되어 있네요 ㅋㅋㅋ

Yeagene 2023-05-28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마의 텃밭에서 ㅎㅎㅎ 아 열반인님 센스 짱입니다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28 14:10   좋아요 1 | URL
텃밭 하니까 악마가 되게 구수한 느낌이 되었네요 ㅎㅎㅎ에덴의 정원 반대로 한 건가 본데 텃밭 하니 뭔 신과 함께 염라봉 키우는 혓바닥도 생각납니다ㅎㅎㅎ
 
어덜트 파크
오영진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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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1 오영진.


gpt 널리 알려지고 모두들 이런저런  물어보며 난리일 때는그게 뭔데 관심 없음 이러고 시큰둥했다그러다가 호들갑이 조금 가라앉고 나면 슬쩍 들어가 보는 것이다ㅋㅋㅋㅋ 처음에는 영어로만 되는  알고 (아닌가 처음에는 영어로만 되었나?) 번역기 돌려 집중해서 공부하는  물어 보았다그리고  물어볼  없어서 냅둠… 나중에 한글로 물어봐도 어느 정도 답한다는  보고 수능 수학 공부하는 질문하니 원론적이고 판에 박혔지만 맞는 말을 차곡차곡 정리해 보여주었다.(개념-문풀-반복-실전모의고사 연습-학원이나 과외의 도움을 받자 이런 순으로 ㅋㅋㅋ퇴원하고 나서는 폐색전증 환자가 주의할 점을 물었더니 역시나 기본적인 것들을 간결하게 정리하고심각한 질환이니  의사와 상의하라는 말을 덧붙이는 정도였다

오류사항도 있었다임플라논과 폐색전증의 상관관계하고 물으니 임플라논을 혈전 치료제라고 안내하는 것이었다아니라고혈전 환자가 그거 하면  된다고… 아니라고 하니까 정정합니다하면서  약과 질병에 대해 각각 일반적인 정보를 줄줄 읊고그래서  아무말잔치 하기도 하는 구나했다

챗지피티랑 의학 정보에 관해 토론을 주고 받는다는 의사 선생님 글을 보고 쟤랑 대화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지이름도 챗이 들어가잖아아무래도 뭔가 모르는  물어보면 지식 정보 위주로 정리해주니까 그랬던  같다대화는 어느 정도 정서 반응을 주고 받는 일이니까ㅎㅎ ㅋㅋ 맞아맞아 어쩔이런 거를  쳐주면 왠지 채팅 느낌이    같아…  


 기대 없이 어째서 이것이  책꽂이에 꽂혀 있나 싶은 만화책  권을 폈다표지색이랑 앞표지 그림이 뭐야하고 보는  미뤄두게 하는 책이었다제목만 보고  야하고 가볍고 짧은 단편 모음인  알았는데 전혀아니었다갑자기  10 전에 나온 한국만화판 블레이드 러너를 보게  줄은 기대하지  했다의외로 좋았다.  


속표지에는 만화가가 직접 그림까지 첨부한 사인을 000님에게  주었는데…000  그런 책을 중고시장에 내놓으셨나요… 관심 가던 책을 중고로 샀다가 빡쳐서 읽지도 않고 징벌적 판매로 각각 990원씩에 내놓은 적은 있습니다만…(내가  책도 사인본이었어ㅋㅋㅋ뭔가 사인본 작가증정본을 중고로 받으면 만감이 교차한다

사인본 받았던 000님…잘 지내나요? ㅋㅋㅋㅋ


만화  배터리 회사 다니는 아저씨는 동창들직장동료들 하는  보고 환멸을 느낀다우연히 목포에 놀러갔다가 어덜트파크라는 곳에 가는데거기에는 대화형 로봇이 손님들과 맞장구 쳐주고 있고 로봇에 자기 회사 배터리 쓰니까 관심  가지다가 대화  로봇이  직장동료를 아는  보고 놀란다로봇은 뭔가 수수께끼 같은 말을  직장동료에게 전해달라고 하는데

그냥 시시콜콜한 만화인  알았는데 이런 이야기라니하고 무릎 치는 부분이 있었다.(  무릎 치면  돼 혈전 떨어져말풍선 식자도 인쇄활자 아니고 작가가 손글씨로 깨알같이 적어 놓았는데 이게 꽤나 개성있다 글씨   하는 자부심 느껴짐 ㅋㅋㅋㅋ


예전에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그게  나쁠까 이미 죽었는데 남은 세상에 유용하면 좋지 않나하다가 책을 보면서 문제가  부분도 생각했던  같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기억나지 않아ㅋㅋㅋ 만화에서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매매하는 회생이 어려워 보이는 사람의 장기를 다른 목적으로 넘기는 사례도 나오는데물론 현실과 다르게 완전 뇌사자도 아닌 식물인간을 불법으로 처리하는 만화다운 장면이긴 하지만  생각해  일이 많았다병원 입원하면서 존엄사 타령을 했지만건강할 때는 연명치료 동의  하고 장기기증 의사 밝힌 사람도 막상 의사 표현할  없어진 때에는 죽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는 … 


 30 여성의 뇌를 기증 받아 엄마 로봇 만들겠다는 로봇 회사 아이디어도  구시대적이 되긴 했다나이와 성별만 특정한다고 모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건만ㅋㅋㅋ 불과 10 사이로 비혼 비출산의 시대가 본격화 되었단다… 인구 줄어드는 나라는 노동공백 메우려면 정말 이민자 아니면 로봇이겠다… 다음 10년도 궁금하구나다이나믹 코리아… 위아더월드… 윌킵온파이팅틸디엔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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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5-22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기보다 꽤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있는 만화같습니다.작가님 글씨에 자부심이 느껴지네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22 19:26   좋아요 2 | URL
표지만 보고 쌈마이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만화였습니다 ㅎㅎㅎ나온지 오래 되었어도 아직 유효한 질문들도 있구요.

2023-05-25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5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