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목욕의 역사 - 왜 우리는 씻기 시작했을까? 시시콜콜 역사 시리즈
캐서린 애쉔버그 지음, 카푸신 마질 그림, 이달와 옮김 / 써네스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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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캐서린 애쉔버그.

몇 년 전에 ‘깨끗함과 더러움’이라는, 청결 개념 변천을 다룬 역사책을 골머리 앓으며 보고선 이 책을 왜 또 사 놨을까 했다. 요즘 자기 전 머리 맡에 켜놨다 끄는 주기율표 북램프를 사은품으로 받으려고 도파민 책이랑 같이 샀었지, 금세 생각이 났다. ㅋㅋㅋ 그런데 그게 벌써 4년 전이다…… 주기율표 북램프는 여전히 예쁘고 유용하다. ㅋㅋㅋㅋ

제목대로 단순히 목욕에 관한 책만은 아니고 청결 개념의 변천사라는 점에서는 ‘깨끗함과 더러움’이랑 유사하다. 다만 그 순한 맛 버전? 일러스트가 많아서 어린이나 청소년도 읽기에 무난한 정도이고(그래서 다 읽은 걸 큰어린이에게 하사할 예정), 시시콜콜한 책 읽고 싶었는데 마침 시시콜콜 붙어 있어서 읽었는데 그런 마음 정도는 충분히 채울 만했다. 원제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서점의 책 정보에도 책 안쪽 원서 설명에도 원제를 안 알려주네…궁금하잖아… 구글링 해서 찾았다! All the Dirt: A History of Getting Clean 모든 더러움? 그냥 옮기면 책이 확실히 안 팔리긴 했겠다… 저자는 이거 말고도 Clean, The Dirt on Clean 이런 위생 관련 책을 냈다고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이 책의 개정 이전 판이 아닐지…

챕터 마다 가상의 사례로 시대별 위생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거기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이 덧붙는다. 또 외국책들이 많이 이런 구성이던데, 책의 주요 내용과 관련이 조금은 있지만 본문 맥락에서는 벗어난 짤막한 이야기들이 사이사이 끼어 있었다. 나는 이런 구성이 정신 없어서 읽기 힘듦 ㅋㅋㅋㅋ 페이지에 있는 건 일단 다 읽고 넘어가는 식이다 보니… 잡다하게 목욕, 청결, 위생을 다루고 이전에 비슷한 책을 읽었다 보니 거기서 봤던 겹치는 내용도 많았다. 프랑스에서 이놈들이 목욕 안 하고 깨끗한 린넨만 부지런히 갈아 입었다는 거나 목욕하면 죽을 수도 있다 했던 것 ㅋㅋ 책의 말미는 물절약과 미생물의 세계로 끝맺는데 목욕과 환경, 생물학의 콜라보? ㅋㅋ 시간 보내고 골머리 앓지 않고 재미거리로 이런저런 잡다한 지식 얻는데는 나쁘지 않지만 난잡했다.

나는 결벽증이 심한 축이라 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오기 이전에도 알코올 소독제를 상시 애용하였다. 특히 음식물 흘린 것에는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감각을 느끼고 빨리 닦아내야 한다. 그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다 얼마 전에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주정뱅이 아빠는 내가 어릴 때 술 먹고 난동 부릴 때면 밥상을 엎고 반찬그릇을 집어던지는 쓰레기짓을 많이 했는데, 너무 심한 어느날은 내가 말려야 겠다, 하고 부엌문을 열어보니 엄마는 바닥에 널린 깨진 그릇 사이에 쓰러져 있고, 몸에는 음식물이 피처럼 들러붙어 있었다. 그릇에 맞아 피도 났던 것 같은데 거기 뒤엉킨 음식물들이 난 정말 견딜 수 없게 괴로웠다.
아빠가 조현병 발작까지 일어나서 엄마를 죽이겠다고 목을 조르던 어느 밤에는 내가 하지 마세요, 하고 울다가 보니까 코피가 흘렀다. 내가 코피가 난다고 하자 아빠는 문득 정신을 차린 사람처럼 미친 짓을 멈추고 수건을 가져다가 코피를 닦아 주었다. 그래서 나는 피가 무섭거나 두렵지 않다.
피와 음식물에 관한 공포와 혐오가 전도되어 나같은 괴물이 되었는데, 이유를 알긴 했지만 그게 정서적인 반응을 없애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음식 흘리고 먹는다고 부르르 떠는 엄마 옆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싸우지 않는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것만으로도 다음 세대는 진보한 것이 아니겠는가…하면서 조금 덜 나쁜 척 희석을 한다. 아니 근데 결벽증 심하다면서 머리는 왜 자주 안 감음? ㅋㅋㅋㅋ

+주기율표 북램프를 샀더니 책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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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29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기울표 ㅋ 고띵때 외웠던거 같은데 다 까먹었습니다 ㅜㅜ 요새도 저런거 외워야하나보군요 ㅡㅡ

반유행열반인 2023-05-29 16:24   좋아요 1 | URL
저는 화학1 해보려다 삼일 만에 생명1로 도망가서 ㅋㅋㅋ외운 기억도 외울 일도 잘 모르겠고 그냥 문돌이의 토템 같은 거예요 주기율표 ㅋㅋㅋ

2023-05-29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16: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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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17: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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