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총총
사쿠라기 시노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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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구함은 그 사람의 입을 통해 듣는 것보다 오롯이 타자의 관점으로 관찰할 때 더 증폭되는 것이 아닐까.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지하루는 이야기 중 한 번도 화자로 등장하지 않는다. 총 9개의 단편 같은 이야기 속에서 엑스트라 혹은 잠깐 지나가는 사람으로 매회 등장할 뿐이다. 소설 속에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해야 할 정도로 잠깐씩 등장하지만 이 소설은 엄연히 지하루의 기구한 삶에 대한 이야기다. 말로 나열해보려 하면 기구하다 못해 통속적인 막장 드라마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이야기를 만약 지하루의 입을 빌려 서술하기 시작했다면 어쩌면 기구한 운명을 살았던 한 여자의 팔자타령 정도로 치부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설은 신선하게도 지하루의 인생을 스쳐갔던 사람들이 화자가 되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9개의 이야기는 결국 지하루가 지나온 인생을 이야기하는 연작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단편처럼 느껴진다. 지하루를 매듭 삼아 그녀를 스쳐간 다양한 사람들의 기구한 이야기가 함께 엮여있는 식이다. 이런 퍼즐 같은 구성이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다. 지하루의 엄마 사키코의 시선으로 시작해 지하루의 딸 야야코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이 이야기는 장장 40여 년을 아우른다.

지하루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어울리지 않게 불균형할 정도로 큰 가슴을 가졌다. 그런 신체적 조건은 아름다움과 별개로 여러 남자들에게 성욕의 대상이 된다. 태생적으로 순종적인 성격에 약간 맹해 보이는 인상은 남자들이 다가서기 쉬운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중학생 시절 학교 체육 선생님에게 성추행을 당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시절에 아이를 임신해 중절수술을 받기도 한다. 그렇게 서서히 지하루의 힘들고 고단한 삶이 시작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인생이 왜 저렇게까지 되나 싶어서 답답하기도,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지하루는 마치 감정이 없는 양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재밌는 건 지하루의 엄마 사키코의 삶이다. 자기를 사랑해줄 남자를 찾기 위해서 딸도 무참히 버리고 배신했던 그녀는 늘그막이 진짜로 그 소원을 이뤘다. 비록 가슴이 썩어들어가는 병에 걸려 손도 못써보고 죽게 생겼지만 자신을 위해 같이 죽어줄 수 있는 남자가 실제로 생겼으니 말이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밤 사키코가 세상을 떠나고 그 옆에 누워 함께 죽음을 준비하는 남자의 모습이라니, 인생이란 묘하다.

한편 지하루는 평생에 걸쳐 결국 모든 걸 잃은 것처럼 보인다. 교통사고로 그나마 멀쩡하던 신체마저도 모조리 망가지게 되니 말이다. 다리가 절단되고 얼굴엔 온통 상처, 거기다 정기적으로 이마와 볼에서 교통사고 때 얼굴에 박혔던 유리 파편이 튀어나온다. 지하루는 그걸 또 소중하게 약병에 조약돌 모으듯이 간직하고 말이다. 그 어떤 불행도 오롯이 받아들이는 지하루의 태도는 이쯤 되면 불쌍한 것이 아니라 대단케 느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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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은 다음에 다시 지하루의 대사만 되짚어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작가의 시선은 세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지하루를 선택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가운데서도 '골똘히 생각하는 눈빛,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어른들을 관찰하는 눈빛'을 가진 명민한 열세 살 소녀의 삶을 오래도록 응시했을 것이다. 그녀가 필요 최소한의 온당한 말을 하고 온당한 비명을 지르는데도 평범한 이웃인 우리가 그것을 어떤 이유로 어떻게 뒤틀고 일그러뜨렸는지를.

<별이 총총,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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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루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다양한 타인의 시선을 빌려와 이야기를 이끌어간 것은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타인의 이기적인 눈에 비친 지하루, 지하루를 성적으로 대하는 음흉한 남자들의 시선을 노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지하루의 삶은 한층 더 기구해 보인다. 사람이 저렇게도 살 수가 있나 싶어진다. 하지만 그건 타인의 시선으로 본 지하루의 모습일 뿐이다. 지하루 자신이 스스로를 긍정한다면 그녀는 어떻게든 살아나갈 것이다. 일그러져도, 아파도, 인생은 계속되니까.

책을 다 읽고 나면 코가 시리도록 추운 겨울날, 눈물 콧물 짜며 펑펑 울고 난 다음 맑아진 눈으로 별이 총총 떠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기구하고 기구한 지하루의 일생은 '슬프지만 이 또한 인생'이라며 가만히 등을 도닥여주는 것 같다.

사쿠라기 시노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작가다. 생소한 작가라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읽기 시작한 책에 푹 빠져버렸다. 통속적으로 보일 수도, 다소 노골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소재를 신선한 구성을 통해 잘 살려낸 것 같아 읽는 동안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9개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으면서 그 자체로서 완성 미와 여운이 있고, 이야기 속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어있던 지하루가 책을 다 읽고 나면 3D 입체가 되어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사쿠라기 시노의 다른 작품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얘기!

애정 작가 목록에 살짝궁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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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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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심리가 궁금했다. 방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결국 소설은 드러나지 않는 마음을 겉으로 끄집어내어 텍스트로 볼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내 속에는 어떤 것이 숨어있을까. 궁금하다.

E. L. 닥터로는 이렇게 말했다.
˝소설 쓰기는 한밤중에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당신은 오로지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만큼만 볼 수 있지만, 그런 방법으로 여행지까지다다를 수 있다.˝
당신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필요 없다. 목적지나 도중에지나치게 될 모든 광경을 다 볼 필요도 없다. 당신은 눈앞에 펼쳐진 오직60센티미터에서 90센티미터의 광경만 보아야 한다. 이것은 글쓰기나인생에 관해 내가 지금까지 들어 본 최고의 조언임에 틀림없다.

나는 그 비슷한 일이 마음의 근육에도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심리적인 상처 주변에서 근육이 단단히 뭉치는 것이다. 즉, 유년 시절의상처나 성인기에 겪은 상실감이나 실망감들, 아니면 그 두 가지 모두에서비롯된 굴욕감 같은 것들이 주위의 근육을 긴장시키는 것이다. 그 상처가다시 똑같은 자리를 공격당하지 않도록, 낯선 물질이 거기에 닿지 못하도록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덕분에 그 상처들은 치료될 기회를 놓쳐 버린다.
완벽주의는 우리의 근육이 단단하게 뭉치는 것과 같은 원리를 가졌다.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거기에 그런 상처나 근육 경직이 있는지도 알지못하지만, 둘 다 우리를 구속하는 건 사실이다. 그것들은 우리가 계속해서꼼꼼하고 근심스러운 태도로 움직이고 글을 쓰도록 만든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쓸 수 없을 때, 이것을 떠올린다. 내가 죽어 가고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기. 실제로 우리 모두가 죽음이라는 종착역을 향해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죽어 가는 사람처럼 사는 것은 우리에게 진정한현존을 경험할 기회를 준다. 시한부 인생에게 살아 있는 시간이란 그자체로 너무나 충만하다. 아이들에게 하루하루가 흥미진진하듯이 말이다.
그들에게는 하루가 짧다. 그래서 비참하게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며,
돌파구를 찾으려고 애쓰는 대신에,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좋아, 음..... 한번 보자. 내일 죽는다 이거지. 그럼 오늘 내가 뭘 해야할까?˝

나는 작가들이 빙판을 뚫고 수면 밑으로 떨어지길 원한다. 그곳에서 삶은너무나 시리고 혼란스럽고 차마 똑바로 마주보기 어려울 정도로 험난할것이다. 나는 작가들이 그 구멍 속으로 몸을 던지기를 원한다. 평소 우리가온갖 소도구로 가득 채우려 애쓰는 구멍 말이다. 구멍과 그 주변의공간이야말로,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응시하거나 삶의 미스터리를 엿볼수 있는 기회를 포함해서, 온갖 종류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위대한 작가들은 내면의 차갑고 어두운 공간에 대해, 얼어붙은 호수아래의 물에 관해, 숨어 있거나 위장한 구멍에 관해 쓰려고 계속 분투한다.
이런 구멍이나 구덩이에 그들이 비추는 조명 덕분에 우리는 덤불이나가시나무들을 베어 버리거나 밟으며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드러나지 않은 것을 드러내기 위해 쓴다. 만약 성 안에 출입이 금지된 문이 하나 있다면, 당신은 악착같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미 살고 있는 방에서 그저 가구들의 배치만 이리저리옮겨 놓으며 살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닫힌 문 하나는 계속 닫아 놓고지내려 한다. 그러나 작가의 의무는 그 문 뒤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를살펴보고, 그 음침하고 발설할 수 없는 것을 대면한 다음,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단순한 말이 아니라, 가능한 한 리듬과 블루스를 섞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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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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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시점은 어쩌면 개인주의자가 되기로 작정한 때부터가 아닌가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이기주의자는 되지 말되, 나 자신의 행복을 가장 먼저 생각하자. 더 이상 남의 이목을 신경 쓰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말자. 싫은 인간관계에 굳이 얽매이지 말자. 몇 가지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깔끔한 정리를 하고 나자 신기하게도 행복감이 커졌다. 가끔 내가 너무 세상을 좁게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라고 하면 그리 못할 것 같긴 하다.

그러던 차에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의 제목은 그것만으로도 나에게 안도감과 위로를 주었다.

"나는 개인주의자다!" 이 얼마나 용기 있으면서도 솔직한 선언인가.

나도 이제 당당하게 선언하겠다. 나는 행복한 개인주의자라고!

서은국 교수에 따르면 심리학계의 연구결과 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특성은 개인주의고, 북미나 유럽 국가들의 행복감이 높은 이유는 높은 소득보다 개인주의적 문화 때문이라고 본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들이 모여 있는 스칸디나비아 행복의 원동력은 넘치는 자유, 타인에 대한 신뢰, 그리고 다양한 재능과 관심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이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인종 문제가 심각하며 선진국 중 강력 범죄율이 가장 높은 미국도 15위로 늘 행복지수 상위권이다. 집단주의로 인한 압력에 짓눌리지 않고 각자 제 잘난 맛에 사는, 서로 그걸 존중해주는 개인주의 문화의 강력함이다. 집단주의 문화권으로 분류되는 동아시아 경제 우등생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개인주의자 선언 p.56

우리나라는 특히나 남들과의 비교우위를 통해 행복감을 충전시키는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SKY 캐슬'에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기득권을 오랫동안 지키기 위해 아이들의 교육에 아주아주 발 벗고 나서는 대한민국 1%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의 행복 기준은 사회의 기득권을 자식에 물려주고 오래오래 이어가는 것이다. 그들만의 카르텔을 만들고 누구도 넘어오지 못하게 안간힘을 쓰며, 심지어 같은 목표를 가진 SKY 캐슬 이웃끼리도 서로 협동하는 척, 견제하고 경쟁한다. 태어날 때부터 서울대 의대를 가야 하는 것으로 정해져 태어난 아이들은 자기들의 자유의지가 끼어들 틈이 없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덕에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살긴 하겠지만, 과연 평생을 경쟁하며 다른 사람들을 누르고 올라가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 인생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지. 금수저로 태어나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도구인 집단이 거꾸로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버리는 순간, 집단이라는 리바이어던은 바다괴물로 돌아가 개인을 삼킨다. 집단 내에서의 서열, 타인과의 비교가 행복의 기준인 사회에서는 개인은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예가 되어야 비로소 행복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사다리 위로 한 칸이라도 더 올라가려고 아등바등 매달려 있다가 때가 되면 무덤으로 떨어질 뿐이다. 행복의 주어가 잘못 쓰여있는 사회의 비극이다.

개인주의자 선언 p.22


남들은 어떻든 나는 높은 자리에 올라가거나 변호사 사무실 개업하여 재벌 회장들 변호하며 큰돈 버는 일에 별 관심이 없다. 대단한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체질이 소시민적이다. 야심도 없고 남들에게 별 관심이 없고, 주변에서 큰 기대를 받는 건 부담스럽고, 싫은 일은 하고 싶지 않고 호감 가지 않는 사람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 내 일을 간섭 없이 내 방식으로 창의적으로 해내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내가 매력을 느끼는 소수의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심지어 가끔은 가족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나만의 시간을 갖길 원한다.

p.59

자신만의 확고한 삶의 원칙을 가지고 사는 것은 중요하다. 책을 읽다 저자 문유석 판사가 말하는 자신의 성향이 나와 매우 비슷해서 좀 놀랐다. 책의 추천사에서 손석희 앵커도 문 판사가 자신의 성향과 매우 비슷해서 경이로움까지 느꼈다고 하는데, 어쩌면 이런 성향이 그리 독특한 성향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모두들 마음속에는 주변과 상관없이 내 마음대로 소소하고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사는지도. 하지만 남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가 지대한 관심사인 우리나라에서 그 관심에 초연해지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이 책에서 개인주의에 대해서만 주야장천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들이 모인 집합이 사회이니만큼 사회문제에 관해서도 폭넓은 생각을 전한다. 직업이 판사라서 그런지 모든 문제에 대해 따뜻하지만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어 읽는 동안 흥미로웠다.

우리 사회는 사실은 제대로 된 이념이 부재한 곳인데도 이념 코스프레 중인 상황은 아닐까. 그러다 보니 원자력발전소 건설, 한미 FTA 체결 등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다층적 갈등 구조의 문제를 진영 논리로 단순화해서 선악 구도로 몰고 가기도 하고 반대로 이념과 무관한 일상적인 문제에도 이념의 꼬리표를 붙이기도 한다. (중략) 우리 사회의 많고 많은 문제 중 어느 하나를 얘기하면 그 문제 자체가 아니라 그 문제를 제기하는 저의부터 의심한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보수냐, 우리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진보냐고 묻는 사회에서 문제 자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고 생각한 것이온데....

개인주의자 선언 p. 208

나도 예전부터 궁금했던 사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모든 사회문제에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을 붙여 편을 나누고 물고 뜯고 싸우는 것인지. 현재 우리나라 정당의 정책을 보면 진보와 보수의 정책에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두 정당 모두 자본주의와 복지주의가 혼재된 정책을 펼치고 있어 만약 모르는 사람에게 정당 이름을 가리고 어느 쪽에서 내건 정책인지 맞춰보라고 하면 전혀 모를 정도라고 한다. 본질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하는지부터 정해야 하는 이런 분위기가 걱정스럽다.


마지막으로 의외의 사실에 가장 놀라고 흥미로웠던 이야기가 있다.

저자가 미국 하버드에 연수 갔을 당시 친지의 안내로 흑인들이 모여사는 할렘가에 갔던 얘기에 관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지역에 주유소가 딱 하나 있는데, 갤런당 2달러 33센트를 받더라는 점이다. 이렇게 비싼 곳은 미국 와서 처음 봤다. 하버드 로스쿨 근처 주유소는 2달러 9센트를 받고 있었다. 백인 중산층 거주 지역 주유소보다 이곳의 기름값이 훨씬 비싼 이유가 무엇일까? 친지의 설명은 슈퍼마켓의 경우와 마찬가지라는 거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물었다. 주유소에 온다는 것은 폐차 직전일지언정 차가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싼 주유소를 찾아가면 될 것 아니냐? 대답은, 이들은 가격을 비교해 싼 곳을 찾아가는 등의 생각도 별로 안 한다는 거다.

요지경 세상이다. 뉴저지에 근사한 식민지풍 저택을 짓고 숲도 소유하고 있는 어느 교민은 반짝 세일 정보를 주시하다가 단돈 299불에 7박 8일 카리브해 크루즈를 다녀왔다고 자랑하고, 나만 해도 책 하나 살 때도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최저가를 찾고 마일리지다 쿠폰이나 써가면서 호들갑을 떨고, 식료품도 보스턴 시내를 다 뒤져서 제일 저렴한 체인인 마켓배스킷까지 15분을 운전해 장을 보러 다니는데, 컴퓨터도 인터넷도 차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푼이라도 더 아끼고 벌어보려는 악착같은 의지조차도 없는 이들은 시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받는 하나밖에 없는 작은 가게에서 술, 담배, 싸구려 과자를 사서는 하염없이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새삼스럽지도 않은 세상의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집창촌 아가씨들에게 싸구려 화장품이나 옷을 팔러 다니는 아주머니들은 떼어온 물건 값의 열 배 스무 배를 받아내고, 그녀들이 가는 미용실에서는 동네 일반 손님한테 받는 값보다 훨씬 비싼 값을 그녀들에게 받는다. 경제학적으로는 최적화된 가격차별화 정책이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은 시장이니까.

p. 223~224

이런 분위기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간 교포들이 흑인들이 사는 동네에서 슈퍼마켓 같은 걸 운영해서 꽤 쏠쏠한 수익을 내며 자수성가한다고 한다. 어려우니까 더 아껴 쓰겠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아껴 쓸 의지조차 없어 백인 중산층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오히려 백인 중산층은 어떻게든 돈을 아껴 적은 돈으로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생각해보니 내 경우도 비슷한 것 같다. 20대 땐 지금보다 훨씬 수익도 적고 어려웠지만 돈은 오히려 더 펑펑 쓰고 다녔다. 어차피 몇 푼 아껴봤자 별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지금은 그때보다 수익이 훨씬 나아졌지만, 오히려 씀씀이가 많이 검소해졌다. 물론 지르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모든 쿠폰과 할인을 총동원해 가장 적절한 시기를 골라 과감히 지르기도 하지만 말이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다.


하루에 몇 챕터씩 읽다 보니 완독하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개인주의에 관한 가벼운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꽤나 묵직한 이야기와 사회에 대한 그의 신선하고 객관적인 시선들도 다양하게 담겨있어 신선한 채소가 가득 들어있는 건강한 맛의 비빔밥 한 그릇 맛있게 뚝딱 비워낸 느낌이다.

밥을 먹어 묵직하지만 신선한 채소가 많았기에 속이 부대끼지 않는 그런 느낌!

문유석 판사에 이어 나도 선언한다!

합리적이지만 이기적이지 않고,

객관적이지만 차갑지는 않은 시선을 가진,

똑똑한 개인주의자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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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2019-01-16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새 새로나온 쾌락독서도 재밌던걸요.

다림냥 2019-01-17 20:3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책도 재밌다고 하더라고용! 저도 곧 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

카알벨루치 2019-02-01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림냥님 명절연휴 잘 보내세요☕️

다림냥 2019-02-02 12: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님도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울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8
루이스 캐럴 지음, 김민지 그림, 정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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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키티와 하얀 고양이 스노드롭과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앨리스는 항상 거울 속 세계가 궁금했어요. 앨리스가 있는 이곳과 분명 똑같이 생겼지만 저곳은 분명 방향만 반대인 가짜 세계 같았거든요. 그렇게 거울 앞에서 서서 유심히 그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던 앨리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져요. 거울 앞에 뿌연 안개가 생기면서 점점 거울 속으로 빠져들어간 거죠. 맞아요. 앨리스는 정말로 거울 나라에 들어간 거예요.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히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는 그 거울나라에 말이죠.



7살 앨리스가 거울나라 속에서 펼치는 모험이 궁금하지 않아요? 거울 나라는 모든 게 제멋대로예요. 마치 꿈 속 처럼요. 장면이 휙휙 바뀌고,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전혀 앞뒤가 안 맞죠. 하지만 원래 꿈꿀 때 그렇잖아요. 장면이 아무리 휙휙 바뀌거나 내가 하늘을 날아다녀도 하나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앨리스는 거울 속 세계를 마구 휘젓고 다닌답니다. 거울나라에 있는 거대한 체스판에서 여덟 칸을 옮겨가면 앨리스도 여왕이 될 수 있다고 붉은 여왕이 알려줬거든요. 그때부터 앨리스의 신나는 모험이 시작된다고요.

앨리스가 거울나라에서 만난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험프티 덤프티에요. 달걀모양으로 생긴 얼굴과 몸이 너무 웃기고 귀엽지 않나요? 앨리스가 목도리와 허리띠를 구별하지 못하자 살짝 삐치는 모습도 우습고 말이지요. 그리고 험프티 덤프티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그분들 주셨어. 생일이 아닌 날 선물로 주신 거지."

"제 말은요, 생일이 아닌 날 선물이 뭐죠?"

"그야 당연히 생일이 아닌 날 주는 선물이지."

앨리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난 생일 선물이 제일 좋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

험프티 덤프티가 외쳤다.

"일 년이 총 며칠이지?"

"365일이요."

앨리스가 말했다.

"그중에 생일은 며칠이지?"

"하루요."

"365일에서 하루를 빼면 며칠이 남지?"

"당연히 364일이죠."

험프티 덤프티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종이 위에 계산한 걸 봐야 알겠어."

앨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웃으면서 수첩을 꺼내서 직접 숫자를 적어 계산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 p140~ 141



그러네요. 생일은 일 년에 단 하루, 생일이 아닌 날은 364일이나 돼요. 일 년에 한번 돌아오는 특별한 날보다 생일 아닌 평범한 날들이 압도적으로 많은걸요. 험프티 덤프티는 계산은 잘 못하지만 어떤 날들이 더 소중한지 잘 알고 있는 거 같죠?

인디고 고전 시리즈는 오랫동안 살아남은 고전 동화에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덧붙여 훨씬 재밌고 아름다운 동화책을 만들어냈어요. 이야기는 꿈속처럼 말도 안 되고 정신없지만 아름다운 일러스트만큼은 자꾸자꾸 펼쳐보고 싶을 만큼 예쁘다고요.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이야기들은 뭘 뜻하는지 생각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즐겨야 할 듯해요. 찾아보니 루이스 캐럴은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그중에 특히 앨리스 리들이라는 아이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그 이름을 따서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냈다고 해요. 아이들이 좋아하다 보니 계속해서 생각나는 대로 막 갖다 붙인 거죠. 그래서 루이스 캐럴의 문학은 난센스 문학이라고 하네요. 애초에 말 안 되는 이야기들이 천지잖아요? 그렇게 지어낸 이야기들이 이렇게 오랫동안이나 사랑받았다는 사실이 더 대단하죠.

지금 그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나라로 앨리스랑 같이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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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4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5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쿄의 디테일 - 고객의 감각을 깨우는 아주 작은 차이에 대하여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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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우리나라에는 둘 다 통에 들어있는 껌을 판다. 하지만 일본의 껌 통에는 들어있고, 우리나라 껌 통에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껌을 싸서 버리는 종이다. 종이로 포장해서 파는 납작한 껌과 달리 통에 낱개로 들어있는 껌은 씹다가 버리고 싶을 때 싸서 버릴 종이가 없으면 정말 낭패다. 길 가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껌을 밟았을 때의 그 더러운 기분을 안다면 대충 바닥에 훅 하고 뱉어버릴 생각만큼은 제발하지 말자.

그깟 껌 통의 껌종이 몇 장이 뭐가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껌종이 따위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배려한다는 것 자체에서 살짝 충격이 온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디테일이란 아마도 그런 것일 것이다.

도쿄 디테일은 저자가 일본 도쿄를 여행하면서 느낀 일본 특유의 디테일한 문화에 대해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해 담은 책이다. 도쿄에 다녀온 감성을 나열해 놓은 단순한 에세이나 여행기가 아닌, 머릿속에서 별사탕이 톡톡 터지는 느낌의 마케팅 #인사이트 가 담긴 책이다. #일본 문화를 단순히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느낀 것을 메모하고 그것들을 통해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고 있다. 재밌는 건 저자가 처음부터 책 내용을 기획하고 #도쿄로 떠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휴식차 갔던 여행이었는데 도쿄 일정 막바지에 갑자기 프로젝트화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는 저자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돌아다니며 느낀 감상과 아이디어들이 톡톡 거리며 살아있다. 바로 메모의 힘일 것이다.


책 마지막 부분을 보면 여행 중에 갑작스럽게 퍼블릭 측에서 SNS를 통해 도쿄 여행기의 프로젝트화 제안을 받게 되지만, 그 자리에서 이미 준비됐다는 듯이 바로 전체적인 책의 콘셉트와 목차, 대략적인 내용까지 술술 읊어될 수 있었던 걸로 보아 그는 이미 여러 면에서 준비가 되어있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책 내용이 도쿄에서 본 다양한 디테일에 대한 찬양인 만큼 책의 구성도 꽤 꼼꼼하게 신경 쓴 것 같다. 일단 책 겉모습부터가 누드 제본으로 되어있어 책을 360도로 쫙 펴서 볼 수 있게 만들었고, 앞부분엔 일반적인 목차 외에도 필요한 부분을 따로 찾아서 보기 쉽도록 콘텐츠 종류에 따라 분류를 따로 하고 있다. 책 뒷부분엔 저자가 이동한 경로를 일정과 함께 지도에 꼼꼼하게 표시해주거나, 마케터나 기획자,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각각의 책 속 문장을 따로 정리해서 수록해 뒀다. 그만큼 "이 책도 디테일에 엄청나게 신경 썼다고요" 하며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문구덕후 답게 초반에 나오는 문구점 탐방에서 온 마음을 빼앗기며 봤다. 언젠가 도쿄에 가면 꼭 방문해보리라 마음먹은 #이토야 문구점이다. 1층부터 12층까지 없는 것이 없고 층마다 다른 테마로 꾸며진 다양한 인테리어까지, 이쯤 되면 문구점이 아니라 백화점 수준 아닐는지. 아마 이곳에서만 하루 종일이라도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그중 요즘 유행하는 일명 떡메라 불리는 접착식 메모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좋았다. 운동이나 영화, 책등 자신이 원하는 주제에 따라 원하는 메모지를 사서 기록할 수 있다.


개인의 취향이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하나의 상품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제품 구성은 대부분 모듈화가 진행될 것이며, 개인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듈을 조립하여 완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제품을 스스로 만드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도쿄의 디테일> p.80~81



이미 각 분야의 #모듈화, #커스터마이징 은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 바로 #와이어드 호텔의 #커스터마이징 가이드북에 관한 이야기다.


호텔 투숙객들은 체크인 후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1마일 가이드북이라는 벽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호텔을 중심으로 1마일, 약 4km 내에 위치한 가볼 만한 장소들을 1페이지 단위로 정리하며 벽에 걸어두었습니다. 벽을 살펴보며 내가 관심 있는 곳, 가보고 싶은 곳의 페이지를 뺀 뒤 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을 수 있죠. 이렇게 만들어진 가이드북을 보며 호텔 주변을 탐색해볼 수 있는데요. 아마 '1마일 가이드북'이라고 이름 붙인 까닭도 걸어 다니면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한정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쿄의 디테일> 82~83



천편일률적인 가이드북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곳만 한 페이지씩 모아서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든다. 이거 참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사업기획에 접목해볼 수 있을만한 아이디어가 툭툭 튀어나와서 머릿속이 즐거운 책이다. 무엇보다 작가의 이런 여행이 부럽다. 마냥 휴식하고 놀고 돌아온 여행이 아니라, 여행하며 느꼈던 다양한 감성과 아이디어가 새로운 콘텐츠로 다시 태어나 책이 되는 것. 이런 걸 보고 진정한 1타 2 피라고 하지.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지 못한 디테일로 머릿속을 반짝반짝하게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이런 1타 2피의 여행이 가능할까 궁금하다면,

읽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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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20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구덕후! 저두저두~ㅎ

다림냥 2018-12-20 23:15   좋아요 1 | URL
ㅋㅋ 카알벨루치님도 문구덕후시군요~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문구덕후일 가능성도 높은거 같아요~ ㅋ
저도 문구류 넘넘 좋아한답니다 ㅋㅋ

카알벨루치 2018-12-20 23:16   좋아요 1 | URL
나중에 펜자랑 좀 해주시죠? ㅎㅎ

다림냥 2018-12-20 23:18   좋아요 1 | URL
대단한 덕후님들만큼은 아니지만 꽤 두둑하게 가지고 있습죠ㅋㅋ
담에 자랑 좀 해야겠네요 ㅋㅋ

카알벨루치 2018-12-20 23:59   좋아요 1 | URL
기대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