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너무 오글거리게 솔직한 편지를 써버렸다. 휴우, 이런 편지는 혼자만 보는게 상책이지. 속이 좀 후련해졌으니 이제 선생님이 원하는 긍정적인 편지를 다시 써서 제출해야지. 근데 엇, 왜 프린트한 편지가 왜 코너 머피 손에 있는거야.. 안돼! 안돼!! 돌려줘!!! 코너 머피가 내 편지를 들고 가버렸다. 망했다! 완전 망했다! 코너 머피가 사람들에게 내가 이런 웃기는 편지를 썼다고 떠벌리겠지? 난 세상에서 제일 쪽팔리는 상황을 겪게 될거야. 생각만해도 죽고싶다.
다음날 학교에 갔는데 이상하게 코너 머피가 학교에 안왔네. 무슨 일일까. 그래도 아직 아이들에게 내 편지를 공개하진 않은 것 같군. 다행이면서도 마음 한켠이 불안하다. 그런데 수업 시간 중 갑자기 나를 교무실로 부르는 방송이 나온다. 이게 무슨 일이지. 드디어 일이 터진건가. 교무실에서 만난 낯선 아저씨, 아주머니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듣는다.
'뭐? 코너 머피가 어제 죽었다고?'
일단 내 오글거리는 편지가 세상에 공개될 일은 없겠군, 다행이다. 근데 뭐라구요? 코너 머피가 저한테 유서를 남겼다고요? 그럴리가. 저기요. 그 쪽지는 음, 제가 저한테 쓴... 편지라고 말을... 못했다. 평소 마약 중독에 나보다 더한 외톨이인 코너 머피와 내가 친구일리가. 근데 내 부러진 팔깁스에 어제 그 녀석이 남긴 사인이 남아있다. 이건 그러니까, 그냥 우연이라고요. 우린 친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