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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막대 파란 상자 ㅣ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폴란드의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은 독특하다. 책의 내용으로도 많은 것을 생가하게 해주지만 찬찬히 그림을 살펴보면 그녀만의 철학이 담겨 있는듯 하다. 그림도 독특해서 책의 그림만 보아도 이 책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거기다 이 책 <파란막대 파란상자>는 구성까지 독특해서 눈길이 간다. 앞뒤가 없이 어느쪽을 먼저 보아도 되는 재미난 책으로 가운데 부분에서는 두 이야기가 만난다.
한 표지에는 기다란 막대를 든 소녀가 또 다른 표지에는 기다란 상자를 든 소년이 앉아 있는데, 난 여자라고 소녀쪽을 먼저 펼쳤지만, 우리 아이는 남자아이라 그런지 소년쪽을 먼저 펴서 읽었다.^^
어떤 나라에 사는 클라라라는 여자아이는 아홉살 생일에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파란색 막대를 선물 받습니다. 선물을 건네주신 엄마는 이 막대는 집안에 대대로 여자아이들에게 전해오는 것이라며, 바로 전 주인이었던 언니부터 엄마, 할머니, 할머니의 할머니까지 거슬러 올라가지요. 그 막대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함께 건네진 두툼한 공책에는 막대의 주인이었던 사람들이 막대를 사용한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막대와 함께 재미난 여행을 한 클라라는 공책을 덮으며 감탄하는 눈으로 막대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다짐하지요. "다음 사람에게 물려주기 전에, 나도 이 공책에 멋진 이야기를 적어 놓을테야."라고 말입니다. 재미난 기록과 함께 대대로 전해지는 선물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이쯤되면 집안의 가보가 되야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리고 독특한건 이 책이 중간에 이렇게 만납니다. 막대와 상자가 그려진 저 장은 비치는 종이로 되어 있어서 그림을 겹쳐 놓았을때 재미난 모습을 볼 수가 있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파란 막대가 어떤 상자에 딱 맞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다시 책을 뒤집어 소년의 표지를 펼칩니다.
어떤 나라에 사는 에릭이라는 남자아이는 아홉살 생일에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파란색 상자를 선물 받습니다. 선물을 건네주신 아빠는 이 상자는 집안에 대대로 남자아이들에게 전해오는 것이라며, 바로 전 주인이었던 형부터, 아빠,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요. 그 상자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함께 건네진 두툼한 공책에는 상자의 주인이었던 사람들이 상자를 사용한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상자와 함께 재미난 여행을 한 에릭은 공책을 덮으며 감탄하는 눈으로 상자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다짐하지요. "다음 사람에게 물려주기 전에, 나도 이 공책에 멋진 이야기를 적어 놓을테야."라고 말입니다.
클라라와 마찮가지로 에릭의 선물도 대대로 이어지는 보물이었네요.^^
역시나 책의 중간에서 두 이야기가 만나지요.
그런데 여러분은 파란 상자에 어떤 막대가 딱 맞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참으로 독특하고 멋진 책이 아닙니까? 모두가 같은 나이인 아홉살의 생일에 똑같은 선물을 받았지만 각자마다 그 쓰임새를 다양하게 얘기해 주고있지요. 책을 읽다보면 '어머!! 이렇게도 사용해 볼 수 있네.'라는 생각이 든답니다. 어쩌면 나는 이 막대로, 또는 이 상자로 무엇을 해 볼 수 있을까 하는 무한 상상에 빠져볼 수 도 있지요. 대대로 전해지는 선물을 통해 아이들은 먼저 살아간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공감대를 형성해 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지금도 왜 여자아이에게는 막대를 선물하고 남자아이에게는 상자를 선물했는지 정말 궁금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