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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1 만화 상상력 사전 3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수박 그림 / 별천지(열린책들) / 2010년 8월
구판절판


우리에게 <개미>,<신> 등의 작품으로 너무나 유명하게 알려져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원작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만화로 펴낸 책이다. 원작은 베르베르가 열네살 때부터 자신이 상상하는 것, 자신의 흥미를 끄는 새로운 사실 등을 기록해온 노트에서 시작되었으며, 35년이 지난 지금도 그 노트의 기록이 계속되고 있다니 앞으로 출간될 책도 기대해 볼만 하겠다.

이 책은 프랑스의 만화를 번역한 책이 아니라 한국에서 기획하여 만들어진 한국만화라는데 눈길이 간다. 글로만 되어 있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재미난 그림과 함께 원작자인 베르베르와 만화가 본인까지 책속에 등장하여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이끌어 가고 있다. 그래서 딱딱한 지식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인간, 동물, 자연, 과학 등 여러방면에 대해 다른 방법으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처럼 가나다순(약간 비껴간 제목도 있지만)으로 97개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마음 내키는데로 어느쪽을 펼쳐보아도 흥미로울것 같다.

베르베르의 개미에 대한 사랑은 이 책의 여러곳에 개미를 등장 시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중 아르헨티나 개미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나 동종간의 연대성을 이야기하며 쿠바혁명을 이끈 체게바라 개미를 등장 시킨다. 체게바라가 아르헨티나 사람이었다는 것으로 인간이 가지는 성격을 개미에게서도 찾는 재미난 발상이 숨겨져 있다.

언어가 발전해 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들이 대뇌신피질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휘의 발전으로 인해 파란 하늘의 색을 보고 너무도 다양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기도 한다. 아마도 이 책이 프랑스 원작만화의 번역본이었다면 이런 맛깔스런 말들을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도시의 구역배치에도 재미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것을 알았다. 파리의 경우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부는것으로 부자구역과 빈민구역의 배치를 했다니 조금은 비겁해 보이기도 한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에서는 빈민구역을 중심에 두고 부자지역을 변두리에 두어 경찰들에게 유리한 배치를 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1990년 프랑스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 두려움의 원천 열가지는 흥미롭기도 하다. 뱀, 현기증, 거미, 쥐, 말벌, 지하주차장, 불, 피, 어둠, 군중 이라는데 우리의 현실과 조금 비껴가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렵다고 느끼는 것은 마찮가지인듯 싶다.

냉동실에 갇힌 선원의 이야기는 다른데서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그림과 함께 다시보니 사실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섭씨 19도였단 컨테이너 안에서 냉동실이었다는 생각만으로도 사람이 극한의 공포를 느끼며 얼어죽울 수 있다니... 생각의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여 발전의 계기로 삼으라는 마지막 말은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노인과 갓난아이의 죽음에 대해서도 대륙별로 생각의 차이가 크다. 아프리카에서는 노인은 많은 경험을 쌓아 부족민에게 도움을 주지만, 갓난아이는 세상의 경험이 없어 자기의 죽음조차 의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노인의 죽음을 슬퍼한다고 한다. 반면에 유럽에서는 갓난아이가 살았다면 나중에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었을거라며 아기의 죽음을 안타까워 한다고 한다. 어느것이 옳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노인의 살아온 삶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된다.

<승리>라는 제목의 이 부분은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는 부분이다. 승리 뒤에는 언제나 허망함이 찾아오고, 패배 뒤에는 언제나 새로운 열정이 솟아나면서 위안이 찾아온다. 패배를 경험해 본 사람만이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진리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이겨낼 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좋은 음식과 영양의 섭취로 지금보다 체격조건이 좋아지게 될 것이다. 멀리볼 필요가 없기에 근시도 심해지고, 교통의 발달로 혼혈이 일상화 되며, 의술의 발달로 오래 살게 된단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이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심리적 경향으로 나이를 한참 많이 먹은 자식이 어리광을 부리는 것은 언제까지 용납하며 살아야하는 건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외모는 남녀 구별이 어려워 질 수도 있으며, 인기인은 여자같고 아이같은 요소를 두루 갖춘 사람이 될 것이라니 조금 섬찟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는 아직 옛날 사람인지라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다운 모습을 갖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사람은 풀 수 있지만 어떤 컴퓨터도 풀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에 놀랬다. 정말 한참동안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니 여러분도 풀어보시길~~ <세 딸아이의 나이를 곱하면 36이고, 세 딸아이의 나이를 더하면 13이고, 맏이는 금발입니다.>라는 조건으로 해답을 생각해야 한다.ㅎㅎㅎ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은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새로운 생각에 빠져들기에 충분한 책이다.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바로 책을 보아야 할 것이다.

*** 옥의 티 - 소인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p.113 아래쪽 그림의 "그 극단은 대한한 성공을~~"에서 대한한->대단한 이 되는게 맞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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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9-02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만화책은 이렇게 생겼군요.

같은하늘 2010-09-07 23:38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은 원작을 보셨나요?
그림이 재미나서 볼만해요.^^

순오기 2010-09-02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들이 보기에 좋을 거 같아요. 이거 하나 사볼까~

같은하늘 2010-09-07 23:38   좋아요 0 | URL
청소년들에게 생각거리도 많이주고 괜찮은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0-09-0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르베르가 매우 싫어졌지만,
이 책은 꽤나 잼나보이는데여? 특히 청소년들이 좋아할거 같아요..

같은하늘 2010-09-07 23:39   좋아요 0 | URL
음... 베르베르가 왜 싫어졌을까요?
그래도 이 책은 재미나게 읽힐듯 싶은데...^^
 
<똘레랑스 포로젝트 1권, 2권, 8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모두를 위한 인권 선언문 - 인권 똘레랑스 프로젝트 8
안드레이 우사체프 지음, 이경아 옮김, 타티야나 코르메르 그림 / 꼬마이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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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 프로젝트 1015'라는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은 러시아 UNESCO(유네스코)의 지원으로 제작된 책이라고 한다. 나와 다르고 낯선 것,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알려 주고, 깨우쳐 주어 문화의 다양함을 알 수 있도록 여러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 중 여덟번째 책인 <모두를 위한 인권선언문>은 러시아의 유명한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안드레이 우사체프'의 작품으로 우리네 현실과 닮은 짤막한 이야기를 통해 모든 사람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 소개를 보면 '똘레랑스 프로젝트 1015'시리즈가 총 4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주인공 키릴과 다우트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고 했는데 이 책은 주인공이 키릴이 아니라 작은이다. 하지만 내가 본 시리즈 세권중에서 이야기의 전개방식이나 그림을 통한 전달이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인권에 대한 설명이라면 조금 딱딱한 설명이 될 수 있는데 동화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인권에 대한 주요 내용을 초록색 상자안에 적어주고 그림으로 다시한번 설명해주어 조금 어린 친구들도 쉽게 접할 수 있을것 같다.

정원가꾸는 일을 하는 작은이는 큰사람들 때문에 슬픔을 안고산다. 작은이가 정성껏 가꾸는 작은 정원을 코끼리만한 발로 밟고 지날때 마다 소리치며 항의를 하지만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서재에서 발견한 <모두를 위한 인권선언문>이라는 책을 본후 사람들에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알리고 모두가 평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난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가치와 권리가 있다. 누구나 지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서로 형제자매처럼 지내야 한다."-p.12-  는 첫번째 피켓으로 시작된 작은이의 작은노력이 성공하면서 서서히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가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며 책장을 넘겨갔다. 전개되는 이야기를 볼 수록 작은이는 힘없는 사람들을 대변해주는 듯 하고 부패한 시장, 경찰, 군인, 공무원 등은 권력을 대변하여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권력앞에 큰 목소리로 맞서 싸워감으로 작은이가 많은 사람들의 권리를 찾아가는게 당연한데도 흐뭇하게 느껴지는 것은 현실에서도 보았던 많은 불평등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는 작은이를 칭찬하는 친구들의 말에 "그렇지 않아요.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변한 것이 별로 없어요. 무슨 권리가 있는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그 권리를 싸워서 손에 넣는 것도 중오해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너무 커서 천 년이 지나도 나는 바꿀 수 없을 거예요." -p.90- 라며 한숨을 쉬는 작은이... 지금도 이 커다란 땅덩어리 곳곳에서는 불공정한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힘이 없어서 가진게 없어서 상실감을 느끼게 했던 수 많은 사건들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아이들이 어른이 된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더 인간적이고 평등한 세상이기를 바라는게 욕심이 아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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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8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똘레랑스 포로젝트 1권, 2권, 8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내 가족과 다른 가족들 - 가족 똘레랑스 프로젝트 2
베라 티멘칙 지음, 이경아 옮김, 스베틀라나 필립포바 그림 / 꼬마이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똘레랑스 프로젝트 1015'라는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은 러시아 UNESCO(유네스코)의 지원으로 제작된 책이라고 한다. 나와 다르고 낯선 것,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알려 주고, 깨우쳐 주어 문화의 다양함을 알 수 있도록 여러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 중 두번째 책인 <내 가족과 다른 가족들>이라는 책은 인류학자인 '제라 티멘칙'의 작품으로 공통점이 전혀 없는 두 가족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재미나게 풀어가고 있다.

새학년이 시작되는 날 주인공 키릴의 반에 다우트라는 아이가 전학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모가 이혼하여 엄마와 단둘이 사는 키릴과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고모, 누나, 두 명의 남동생까지 아홉명의 대가족이 함께 사는 다우트네 가족...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자란 키릴과 타우트가 처음부터 서로를 받아들이는건 쉬운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키릴은 이혼한 아빠가 새가정을 꾸려 아내와 전남편의 아이인 알랴, 이복동생까지 있는가 하면, 엄마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 쌍둥이 여동생을 낳아 동복동생까지도 있다. 참으로 복잡한 키릴의 가족관계는 우리나라의 보통사람들이 보았을때 완전 콩가루 집안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와 비슷한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란 다우트도 키릴의 아빠가 새가족들과 함께 엄마를 찾아와 식사를 하는 모습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개방적인 가족형태에서 자란 키릴이 연기학교에 가고싶은 레일라를 간호학교에 보내기로하는 다우트가족의 결정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두 소년은 서로의 다른 모습을 배척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끈끈한 우정을 쌓아간다.

이 책을 읽는 나도 사실 "이럴수도 있구나!"하면서 색안경을 쓰고 보았던 사실들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책의 마지막에 다우트의 엄마인 파티마가 한 말이 다시 새겨진다. "당신은 아버님을 잘 모르세요. 현명한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법이라고요." -p.86-  현재 우리나라도 너무나 다양해진 가족의 형태로 다문화 가정이나 재혼가정이 늘고 있다. 내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때 만날 배우자가 색다른 형태의 가족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때 나는 좀더 유연한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중간중간에 삽입된 과거와 현대의 가족의 차이, 지참금, 근친결혼, 계약 결혼, 유전병 등의 정보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흐트리는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있는데 각장의 끝부분에 넣는게 더욱 깔끔한 편집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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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장난>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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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아파트단지의 뒤에는 고등학교가 있다. 그 옆에는 중학교가 있고 또 그 옆에는 우리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가 있다. 내가 여기서 계속 살게 된다면 우리아이는 그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옆의 중학교에 들어가고 그 옆의 고등학교에 다니게 될 텐데, 그 중,고등학교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더럭 겁이 날 때가 많다. 아직은 너무나 순진한 초등1학년인 우리아이가 저렇게 험하게 말하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아이들처럼 커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겨서다. 우리아이는 아닐 거라고 마음을 다독여 보지만 부모가 모르는 어떤 상황에서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아이는 소심한 성격 탓에 남자보다는 여자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아서 내심 그러다 왕따를 당하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한 적도 있다. 왕따라는 문제가 너무나 공공연하게 나타나 있고 거기다 사이버테러까지 가세해 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를 뉴스에서 종종 보기도 한다. 문학이 세태를 반영하듯 요즘은 그런 내용을 주제로 하는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 마음이 씁쓸하기도 하다. <못된 장난>이라는 제목의 이 책도 사이버 스토킹을 당한 열네 살 소녀가 죽음의 문턱에서 극적으로 살아나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며 펼치고 있는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스페트라나는 우크라이나에서 독일로 이주해온 이주민이다. 자신을 위해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해온 스페트라나는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학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가공육상점에서 일하는 엄마와 화물 일을 하시는 아빠에게 그런 딸은 크나큰 자랑거리였지만, 그것이 스페트라나가 병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김나지움의 학생들은 처음부터 자신들과는 다른 스페트라나를 친구로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스페트라나가 우크라이나 이주민인데다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니지만 공부는 잘해서 선생님들의 사랑과 칭찬을 독차지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거기다 자신들은 가정불화로 인하여 기숙학교에 버려졌다 생각하는데 스페트라나는 학교가 끝나면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간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언어로 시작한 폭력은 눈짓으로 행동으로 이어지다 결국은 핸드폰 문자폭력과 사이버폭력까지 이르게 된다. 똑똑하고 씩씩한 소녀 스페트라나가 처음에는 그런 친구들을 이겨 나가는 듯 보였지만 결국은 조금씩 조금씩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엄마가 속상해 할까봐 얘기하지 않고 혼자가 감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속이 상했다.

내가 스페트라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스페트라나의 엄마였다면 어떻게 했을까?하며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그도 저도 아니라면 선생님께라도 도움을 청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했을지 모르지만 이 정도의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은 장난이 아니라 범죄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런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쪽이 무거웠다. 가해자인 김나지움의 학생들도 그들만의 아픔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이 맑고 고운 마음으로 커갈 수 있도록 가정과 사회에서 좀 더 관심을 갖고 도와준다면 이런 일이 줄어 들 수 있을까? 아이들과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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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12-2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을 함께 어울려가며 키우지 않아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건 아닐까 싶어요.
왕따 정말 무서워요.

같은하늘 2009-12-22 01:29   좋아요 0 | URL
정말 이런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ㅜㅜ
그런데 이런일이 있기에 책으로 나오는것이니 씁쓸하지요.

^^ 2009-12-28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소나무집님 아이들과 어울리며 키우지 않아 왕따가 생기는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잘못된선입관입니다
왕따이유로 내세우는 것이 내향적이거나 얼굴이 못생겼다 얼굴이 예쁘거나 나댄다
공부를 잘하거나 못한다 집이잘살거나 못산다인데
사람은 누구나 융이론으로 내향적(I)이거나 나댄다(외향의 속된표현E)가 있으며 외모는 주관적인 잣대이며
타고난 외모를 어찌할수 없으며 집안 형편은 그런부모를 만난운명이지 어찌할수 없는것입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적용될수 있는 잣대 입니다
구체적으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학교에서 대부분의 연예인 및운동선수들은 자신들과 맞지 않는다고 사이버상에서 왕따를 당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위의핑계를 적용하면 이유가 만들어집니다실제사례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대회에서 우승하자 사람들은 김연아의 실수장면만 모아 사이버이지메를 가한바있습니다 이것을 김연아잘못으로 볼수없죠 그러므로 피해학생에게 책임을 묻는선입관은사라져야합니다
 
<10대, 세상을 설득하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10대, 세상을 설득하라 - 가슴속 열정과 의지로 세계를 사로잡는 기술
이정숙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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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에는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말을 잘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통과해야 할 여러 중요한 시험에서는 물론이고, 학원이나 집에서도 말을 잘해야만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5쪽)로 시작하는 책을 보고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말에 고마웠지만, 앞으로 통과해야할 시험을 위해서 또 다른 것도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에 씁쓸했다.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보다 유재석이나 강호동처럼 외모보다는 말을 잘해서 성공한 연예인의 얘기에도 공감이 간다. 하지만 말을 잘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말하는 방법까지도 가르쳐야 한다니 부모는 물론이고 아이들도 만능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이 버겁기도 하다.

우리나라 옛 부터 전해오는 속담들을 보면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 <혀 아래 도끼 들었다.>, <죽마고우도 말 한마디에 갈라진다.> 등 말수를 줄이고 조심해서 하라는 교훈의 내용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화하여 꼭 필요한 말을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국내 최고의 대화 전문가인 저자는 말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과시험 대신 구술시험만으로 사람을 뽑을 만큼 말하기 실력을 중요하게 여겼으니, 이는 아는 것이 아무리 많아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면 실력 발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말을 잘하면 관계에서 생기는 오해를 없애고,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긍정적인 자신감을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나눠 줄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 늘 가까이 지내고 싶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니 말을 잘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세 단락으로 나누어진 이 책은 첫 번째 단락에서는 ‘말하는 법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제목아래 말하는 법을 익혀야 하는 이유와 세상을 설득한 21세기 멘토들의 실제 얘기를 소개하고 있다. 솔직함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버락 오바마, 간결한 말로 메시지를 전하는 윈스턴 처칠, 듣는 지혜를 갖은 오프라 윈프리, 강인함으로 대중에게 신뢰를 심어준 힐러리 로댐 클린턴, 유머와 재미를 잃지 않는 설득의 대가 리처드 브랜슨, 어눌하지만 주관이 분명한 안철수, 꼭 필요한 말만 하는 강인선 기자의 이야기 등에서 그들만의 말하기 기술과 설득력을 배울 수 있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귀가 아닌 가슴을 향해 말하라‘라는 제목 아래 말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평소에 제대로 된 방법을 익히고 훈련을 하라고 말한다. 먼저 다가가 말걸기, 말할 기회가 생겼을 경우 절대 놓치지 않고 말하기, 말 할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 두기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이 중에 자기가 한 말을 녹음해서 들어보기는 특이하지만 효과가 아주 좋은 방법일거라 생각된다. 또한 말 할 때는 상대방을 염두해 두어야 하며 남의 말을 중간에 자르지 않고 잘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게 강조한다. 세 번째 단락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하기의 핵심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첫인상을 좋게 남기는 방법, 문자 보내기, 발표, 질문하기, 대답하기, 토론 등의 구체적인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에 대해 알려준다.

처음 책을 펼칠 때는 말하기까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씁쓸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읽어보니 배울 점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이 책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여 스스로에게 적절한 방법을 찾아 일상생활에서 늘 활용하는 노력을 하다보면 훌륭한 말하기 방법을 터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옥의 티 - p.26   열번째줄   친구들 모습을  -> 친구들 모습을  

                      p.107   여덟번째줄   용기를 내서 말야 합니다. -> 용기를 내서 말해야 합니다. 
                      p.128   첫째줄   하지 말는 말이 아니라 -> 하지 말는 말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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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2-1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가 유난히 많은 책이었는데 귀찮아서 거론을 안했어요.^^

같은하늘 2009-12-15 11:47   좋아요 0 | URL
저도 읽다가 옆에 연필이 있을때 표시해둔것만 적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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