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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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뇌과학에서는 삶의 이유를 묻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삶은 내가 산 것이 아니라 내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무의미한 질문을 갖고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우리의 삶을 그저 코미디로 생각하는 것입니다."-180쪽


한 번 읽고 나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두 어번을 더 읽고 나서야 써도 제대로 쓸까 말까 하겠다. 


사람의 생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생각 좀 하고 살라고 할 때, 그 생각을 생각해 본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로봇과 3D 프린팅,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는 인간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일들을 하고 있으며 이 시대가 가져올 세상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인간이 기계의 의해 지배 당하는 세상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인간은 인간으로서 지금의 존재처럼 몇 십 년이 지난 후에도 그대로 일까. 인간의 뇌를 기계에 연결하여 사는 세상이 온다면 그것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본 사이보그 시대가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이러한 시대를 만들어가는 인간의 뇌는 어디까지 확장될까. 철학자들의 인간탐구에서부터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 인공지능 시대, 우리 미래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그러한 시대를 앞둔 지금 사실 혼란스럽다.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사람인 것은, 기계와 다른 것은 정이 아닌가. 이 정이라는 것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마저 기계가, 로봇이 해낸다면...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김대식은 뇌과학과 철학을 오고 가며 어려운 이야기들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낸다. 영화와 과학을 연결 져 풀어내는 뇌 이야기도 좋다.


이 번에 쓴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은 인간의 뇌와 인간 존재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해석,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우리가 접근하지 못한 부분을 속속 들이 파헤쳤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살펴보고 인간과 인간관계 속에서 뇌의 모습을 관찰, 분석한 이야기들을 내놓는다. 저자는 이렇게 예술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통해 뇌는 어떻게 작동하며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뇌 이야기를 전개한다. 여전히 학계에서나 다른 학문 분야에서 충돌하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흥미롭다. 


많은 문제들 속에서 답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선택한다. 그러한 선택을 하는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뇌는 어떻게 그러한 선택을 하도록 하는가? 


"즉 선택이란 단 하나의 논리이고 선형적인 인간관계가 아니라 우리도 모르게 우리 행동을 좌우하는 수많은 요소들 예컨대 유전적인 요소, 철학적 근거, 학교에서 배운 것, 부모님이나 선생님 말씀, 단짝 친구가 하는 행동, TV에서 나왔던 얘기 따위가 가득 들어찬 풍경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풍경 위에 공을 하나 굴리면 그 공은 또르르 굴러가 다른 것들과 섞입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 요소들과 복잡하고 임의적인 상호 작용을 한끝에 선택은 이루어집니다." -122쪽


이 책을 읽다 보면 오늘 나의 모습, 나의 존재에 대해서 의심을 해보게 되고 생각을 다시 던져보게 된다.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좀 더 갖게 될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류를 위한 답은 무엇일까? 죽지 않는 삶은 또한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그건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죽지 않는 인간이란? 이 책 4강 '뇌와 여행-나는 영원한 존재인가'에서 영원히 살 수 있는가 묻고 답한다. 많은 부분이 흥미를 주지만 특히 이 부분이 눈길을 끈다. 관심 갖고 있던 부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결정적 시기에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생각해본다. 


사람에게는 적어도 두세 번의 결정적 시기가 있을 것 같다는 주장을 소개한다. 언어의 결정적 시기와 더불어 사회성의 결정적 시기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성격과 사회성을 좌우하는 영역인 전두엽이 완성되는 것이 17~18세 사이에 끝이 난다는 것. 


이때 좀 더 이러한 것들을 알았다면 나는 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해본다. 지금과 별 차이가 없었을까 하고. 이 결정적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격려하고 이끌어준다면 어떨까.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표와 그림,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담을 인상적인 그림들을 소개하며 독자를 뇌과학의 세계로 이끈다. 5강은 이 책의 소스가 되어준 강의에 참가한 사람들의 질문과 강사의 답으로 채워졌다.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연구에 대한 동향들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인간의 선택과 결정을 좌우하는 뇌의 의미를 찾아보고,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 뇌의 영역에서 답을 찾아본 저자의 연구는 새로운 삶의 시선을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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