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난 후
어둠이 밀려오며 자욱한 안개가 깔려내린다.
분위기 잡아보기에 십상인 날이다.
빌딩 숲 사이로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안개의 유희가 시야 가늠을 훼방놓지만
창밖의 풍경만큼은 너무나 평화롭고 포근하다.
마음 속 풍경만을 믿고 밖으로 나가면
겨울의 찬바람이 고스란히 드러난 피부에 해꼬지 하겠지만
그래도 모처럼 느끼는
평화롭고 포근한 느낌만은 방해받고 싶지 않다.
가끔은 사람 마음도
겉과 속이 창문안팎의 풍경과 느낌처럼 다를 때가 있다.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 갑자기 서글퍼질 것 같아
지금 바라보고 있는 창밖의 포근한 느낌만을
마음에 새긴다.
오늘 같은 분위기라면
남산타워의 회전 전망대가 좋을까?
막걸리에 파전안주가 제격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