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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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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의 새로운 동화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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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마네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24
질 네레 지음, 엄미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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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앉아 무언가에 홀린듯 무관심한듯 바라보는 흰 드레스를 입은 소녀는 마네에게 유일하게 영감을 불러 일으켜준 여인인 베르트 모리조를 모델로 그린 그림이다. 검은 색 배경을 바탕으로 고고히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그녀를 처음 봤을 때는 못생겼구나하는 인상을 받았고 얼굴의 느낌이 왠지 억센 듯하여 내 타입은 아니군하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다시 바라보니 마네에게 단순히 유희의 대상이었던 다른 여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동등한 지성인으로서의 여인, 동지로서의 여인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여성적인 아름다움만을 바랐던 내 요구가 조금 부끄럽기까지 했다. 아름다움과 고혹적인 미는 다른 여인들의 초상화를 보면 됐고 베르트 모리조에게서만은 무언가 같은 것을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동지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려냈던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마네의 작품을 보면서 대가들도 당시의 대가들의 작품을 모작하거나 차용하여 자신을 발전시켜 나갔구나하는 단순한 진리를 놀라움으로 바라보게 된다. 특히나 마네의 작품중 유명한 '풀밭위의 점심'을 한낱 음화가 아닌 명화로 바라볼 수 있게 된게 이 책이 주는 참된 즐거움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몇 권씩 사서 대가들의 솜씨를 바라보고 싶고 명화를 바라보는 안목도 높여가고 싶은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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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9
크리스토프 하인리히 지음, 김주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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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켄출판사의 베이직 아트 시리즈를 번역한 마로니에북스의 번역서들은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책이었다. 게다가 2권을 구입하면 1권을 끼워주는 이벤트는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구입을 하도록 만들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고 그러한 욕구를 최고 상태로 승화시킨 결과물이 음악과 미술, 연극 등 예술작품이고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눈과 귀를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이야말로 요즘과 같이 척박한 삶을 살찌우는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명화를 바라보고 싶었고 기왕이면 화가와 화풍의 설명을 듣고 싶었다.

모네가 마네와 다른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보게 되었고 현대 인상주의 화풍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모네만의 색을 담은 풍경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풍경의 순간적인 인상을 담기위한 모네의 몸부림이 그림에서 느껴지는듯 했다.

이 책을 읽기전이었다면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그림에 돈을 지불한다라고 놀려댔던 당시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보았을 내 눈에 이른 아침 안개속에 아련히 자리 잡은 마을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고 옛날 시골에서 열린 수련회에 참석하여 바라보았던 새벽 안개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비록 모네가 바라본 풍경에 대한 인상과 내가 바라보았던, 그리고 여전히 바라보고 있는 주변 풍경의 느낌이 다르더라도 그런 주변 풍경속에서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고 그림속에 비춰진 화가의 눈을 통해 표현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의 구입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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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민족적 이상을 쫓아 가망없는 전쟁도 불사하는 대통령, 현재의 국민들을 위한 실리를 쫓아 매국도 서슴치않는 국무총리. 강우석 감독은 보수적 민족주의를 표방한 듯한 냉소적인 시각을 통해 양극단에서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현 정치 상황을 비꼬는 값비싼 마당극을 한 판 벌여 놓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스크린에서는 비장한 대사들이 배우들의 치닫는 감정속에 터져나왔고 그 때마다 관객들의 실소가 흘러나왔다. 우리 모두가 억지스럽고 과장된 상황속에서 한 숨 섞인 실소를 연발하는 가운데 오직 극중 인물들과 감독만이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자뭇 진지하고 굿굿하게 낯 간지러운 대사들을 연신 내어뱉는 가운데 초반내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의 성공이 드디어 감독의 영민함을 끄집어 내려 자기만족적인 실패작을 만들어내고만 것인가하는 생각이 영화 내내 지속되었다.
하지만 종반에 이르러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마지막 대사들을 들으면서 어쩌면 감독은 정리되지 못한 역사의 되새김만 하고 있는 현 정부와 실리를 표방하며 외세에 의존적이다 못해 종속적이 되어 버린 일부 정치 세력 모두를 억지 웃음판으로 내몰아내는 센스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영화는 북한과 한국, 일본, 미국을 등장시키지만 일본을 향한 두가지 역사적 시선을 갖고 있는 두 세력의 갈등만을 내세울뿐 어떠한 배경도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에는 시민들도 없고, 외국의 반응도 없다. 오로지 일본 앞에 비통한 역사적 피해 의식을 벗어나고자하는 국수주의와 주권마저 내동댕이 치며 현실적 국익에 목매는 뻔뻔한 실리주의만이 넘쳐날뿐이다.
우리를 파멸시키는 적은 북도 아니고 일본도 아닌 우리들간의 엇갈린 시각과 그에 따른 분열이라는 것을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감독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분열 원인으로 해방이후로 아직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친일 청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영화는 국왕이 스스로 만들어낸 위조 국새를 통해 합방이후의 역사는 외곡된 역사(위조 국세를 통해 이뤄진 합방이후의 일제를 통한 여러 조치들)임을 상징하고 잃어버린 진짜 국새를 찾아(내가 생각할 때는 친일 청산이 아닌가 한다.) 역사를 바로잡음으로써 민족의 통합(경의선 철도 개통)과 발전의 토대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인 반대에 부딪칠 수 밖에 없는데 민족적인 이상 때문에 일본이 포함된 강대국의 이해속에 얽힌 현실을 외면하여 자칫 국제적 고립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또한 잊지 않는다. 사실 친일 청산이 어려운 점은 일본이 아니라 현재 기득권층의 상당 세력이 친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인 것이 현실이고 그들의 주장은 곧 국무총리의 현실에 기반을 둔 괴변으로 대변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감독은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공상을 통해 잃어버린 국새를 찾음으로 우리의 식민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결말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역사를 통한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도 함께 남겨둔다.
이제 영화의 내용으로 돌아가 재미있게 느껴졌던 몇가지 장면을 되새김하면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영화 초반 명성황후의 시해 장면에서는 일본 낭인들에 의해 짓밟히는 우리의 임금과 왕비을 보며 비장한 편집 능력에 힘입어 눈시울이 뜨꺼워졌다. 강수현의 짧고 강렬한 연기력이란!
일본 해상 자위대와의 전투를 눈앞에 둔 이씨 성을 가진 해군사령관은 이순신 장군의 대사를 인용하는 센스를 보여준다. 전투의 승리 가능성을 묻는 대통령에게 해상 자위대의 30%정도밖에 안되는 해군력으로는 질 수 밖에 없음을 시인하면서도 전쟁은 근성과 깡이라는 내용의 대사와 함께, 우리의 군이 있는한 일본 군은 우리 바다를 넘볼 수 없다는 대사를 천연덕스럽게 읇어댄다. 충무공의 후예답다.
"수군이 비록 외롭다 하나 이제 신에게 오히려 전선 열두 척이 있사온즉... 신의 몸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한에는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 충무공 -
일본 외무장관의 대통령 면담 장면은 고종황제에게 군사력을 앞세워 협박하는 일본 사신들과 이에 호응하는 고관들을 오버랩하는 센스를 보여준다. 일본 외부장관이 대통령을 면담할 때 그렇게 많은 수행인원이 함께 하는줄은 몰랐다.^^
고종황제의 독살 장면과 대통령의 독살 시도(총리를 보며 자작극이라는 걸 미리 눈치 챘지롱~^^)를 오버랩하는 장면은 어거지스러웠지만 어떻게 보면 '해방전후사의 인식'의 역사적 시각에 얽매인 현 정부를 비꼬는 듯해서 재미있는 장면으로 꼽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일본과 경의선 철도에 관한 협약을 앞둔 총리의 뒤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며 서있었던 을사오적, 아니 다섯명의 장관. 역시나 친일청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니까!
북한은 대포동 2호를 쏘아올려 전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으나 예상과 달리 실패한 것을 두고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감춘 의도적인 실패가 아닌가 하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 역시 성공작이라는 평보다는 실패작이 아닌가하는 평을 받고 있지만 의도한 면이 다분히 있지 않는냐는 평이 지배적인 것 같다. 어찌되었건 논란을 통한 관심은 집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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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온 플럭스'를 봤다. 최근에 극장에 갈 여유가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관람을 했는데, '트레버 굿차일드' 가문의 두 형제가 그들이 개발한 백신으로 살아남은 5백여명이 생존하고 있는 도시인 '브레그나'를 4백년간 지배하기 위해 7세대에 걸쳐 자신들을 복제하며 삶을 지속시킨다는 설정을 보면서 영화속의 몇 가지 설정이 오버랩되어 글로 남길까 한다.
복제된 육체와 기억의 전수로 인간의 영생은 가능한 것일까? 이러한 설정을 극명하게 들어내는 것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지사가 열연한 '6번째 날(2000)'이다. 영화에서는 애완동물을 복제함에 있어서 기억을 되살려 애완동물의 영속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결국은 주인공인 '아담 깁슨' 자신까지도 복제하여 복제된 '나'를 만나게 되기까지 한다.
또 명작의 반열에 오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서도 전뇌를 이용한 기억의 전송을 통해 인간의 육신에서 벗어나 기계속에 자리잡기까지 한다. 한발더 나아가 극장판의 경우 인간의 육신을 버린 마당에 물질에 의존할 이유가 없어져 기억으로 대변되는 정신만이 네트에 남게 된다는 극단으로 치달아버린다. 이러한 결론은 역시 애니메이션 '레인(Serial Experiments Lain 1998년 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약간의 미묘한 차이가 있으며 결말도 역시 조금씩 차이가 난다. '6번째 날'의 경우 기억은 학습되지 않고 육체와 마찬가지로 '복제'되며, 원본인 '나'와 복제본인 '나'에대한 자기 본질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공각기동대' 역시 기억은 '전뇌'속에 복제되며 '기억'으로 유지되는 '인간'과 '기억'을 저장하고 있는 기계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는 발칙한 질문을 던지며, '기억' = '정신'이라는 전제가 성립하면 결국 인간의 본질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레인'의 경우도 같은 맥락의 질문을 던지는데, 두 애니메이션과 '6번째 날'의 차이점은 '기억'을 담고 있는 주체의 복제 여부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기억'의 복제는 '존재'의 유지 수단이라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복제에 대해 거부감'보다는 '육신을 버림에 대한 거부감'이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6번째 날'의 경우 복제를 통한 자아의 대량 생산에 대한 공포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좀 다른 예를 든다면 영화 '아일랜드'의 경우 복제는 육체에 한정되고 복제된 장기를 통한 영생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 영화의 쟁점은 복제된 인간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다시 '이온 플럭스'로 돌아가보면 복제된 자신에게 자신의 기억을 '학습'시키므로써 자신의 본질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론을 펼쳐내고 있다. 하지만 복제 이전의 기억이 마치 본능처럼 이어지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며 복제를 통해 본질성이 본능처럼 복제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정신을 추구하는 동양에 반하는 물질 추구의 서구적인 발상이 아닐가. 이전의 작품들이 그나마 인간의 본질성을 정신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나마 육체의 본능으로 전락시켜 버리고 마는 것이 아닌가하여 씁쓸함만이 남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영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고 기억이나 본능만이 남은 인간에게 남은 존엄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런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생물들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역사를 이어가려는 것이야 말로 영혼을 버린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기적인 욕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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