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 마네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24
질 네레 지음, 엄미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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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앉아 무언가에 홀린듯 무관심한듯 바라보는 흰 드레스를 입은 소녀는 마네에게 유일하게 영감을 불러 일으켜준 여인인 베르트 모리조를 모델로 그린 그림이다. 검은 색 배경을 바탕으로 고고히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그녀를 처음 봤을 때는 못생겼구나하는 인상을 받았고 얼굴의 느낌이 왠지 억센 듯하여 내 타입은 아니군하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다시 바라보니 마네에게 단순히 유희의 대상이었던 다른 여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동등한 지성인으로서의 여인, 동지로서의 여인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여성적인 아름다움만을 바랐던 내 요구가 조금 부끄럽기까지 했다. 아름다움과 고혹적인 미는 다른 여인들의 초상화를 보면 됐고 베르트 모리조에게서만은 무언가 같은 것을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동지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려냈던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마네의 작품을 보면서 대가들도 당시의 대가들의 작품을 모작하거나 차용하여 자신을 발전시켜 나갔구나하는 단순한 진리를 놀라움으로 바라보게 된다. 특히나 마네의 작품중 유명한 '풀밭위의 점심'을 한낱 음화가 아닌 명화로 바라볼 수 있게 된게 이 책이 주는 참된 즐거움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몇 권씩 사서 대가들의 솜씨를 바라보고 싶고 명화를 바라보는 안목도 높여가고 싶은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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