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연애와 결혼 생활도 보였다.
나와 완전히 다른 면으로, 끌린 너와의 연애는 그저 즐겁고 환상적이고 두근대고 기다려지고 함께 하고 싶어 안달을 했다.
그러나, 결혼을 한 후 우리는 서로의 다른 면으로, 수도 없이 만나기만 하면 어떤 상황에 맞닥거리면 전투를 치렀다.
서로의 다른 면들은 낭만적 연애와 결혼의 일상을 땅과 하늘 만큼의 차이를 만들었다.
연애할 때의 반짝이던 호기심은 결혼과 동시에 사라져 그 부분을 찾으려고, 왜 왜를 반복한 적도 있었다.
수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적당히 눈을 감기도 하고, 못 들은 척도 하고, 한 박자 늦게 반응하기도 한다.
우리는 서로 아주 많이 다른 가족에서 왔고, 우리가 원초적으로 가진 안정, 불안, 회피 등의 심정에서, 사랑받기만을 알고 있던 상태에서, 한 인간을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과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게 아니다를 알게 되었고, 또한 사랑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참을 들을 수 있고, 그렇구나 정도까지 반응할 수 있게 되었고, 차이를 조금이나마 수용할 수 있으면서, "이제 '충분히 좋은' 게 충분히 좋다(267쪽)."까지 이르렀다.
어쩌면, "사실은 우리는 누가 날 돌봐주고 보호해줬으면 좋겠다(194쪽)."라는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그 정도는 알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의 사랑은 어떤 경우에도 계속 연결되어 같이 세월을 보내고 있다.
세월이 흘러 서로 무디어 지기도 했지만, 이렇게 싸우는 건 아니잖아에서 조율한 점도, 어쨌던 헤어지기는 싫어서일게다.
*결혼 생활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상황, 우리가 수없이 싸운 일들이 이와 같아서 웃었다.
(인생은 짧고 정말 해야 할 일이 무수히 많은데) 이케아 통로에 서서 어떤 잔을 구입할 지 같은 사소한 문제로 다투다 점점 더 언짢아하고 급기야 다른 쇼핑객들의 주의까지 끄는 건 완전히 시간낭비라는 걸 둘 다 똑같이 의식하면서도, 그들은 이케아 통로에 서서 어떤 잔을 구입할지 같은 사소한 문제로 다뚠다. 20분 후 두 사람은 서로를 바보 같다고 힐난한 뒤 구입할 뜻을 접고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돌아오는 내내 차 안에서 그들은 말없이 전면 유리만 멀뚱히 본다. (73쪽)
*결혼이라는 새장 안에서 집안 살림, 친인척, 청소 분담, 파티, 식료품 같은 사소한 일로 화를 내면 당연히 '까다롭게' 보인다. 하지만 그건 상대방의 허물이 아니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려는 삶의 속성일 뿐이다. 대개 난감한 것은 결혼이란 제도이지, 관련된 개인들이 아니다. (281쪽)
*사족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집어 든 책, 민혜련의 '한 번쯤, 파리지앵처럼'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살고 싶은 이유를 따져 봤다.
아침마다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61호 홈런은 언제 나오려나, '저지'가 타석에 들어서면 양키스 팬들은 기립한다. 판사니까..
화요일마다 '스맨파' 보기 위해 목 빠지게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