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있는 여름별장 매드 픽션 클럽
헤르만 코흐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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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예전에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는 했어요. 옷차림과 표정, 그리고 말투, 행동 등으로 사람들의 안을 살짝 볼 수 있었지요. 그러다가 사람들의 이기심과 위선, 욕망을 보기도 했구요. 네덜란드의 한 작가도 사람들의 안에서 저와 같은 걸 봤나 봐요. '풀이 있는 여름별장'이라는 책에서 사람들의 이기심과 위선, 욕망을 이야기하네요.   

 

 마르크라는 의사가 있어요. 그는 다른 의사들보다 진료 시간이 두 배쯤 길어 20분이에요. 게다가  환자들에게 관심이 담긴 듯한 질문들을 계속 던져 인기가 많구요. 그런데, 사실 그건 연기일 뿐이에요. 그의 안에는 환자들에 대한 혐오감과 경멸로 차 있어요. 그러다가 배우인 환자, 랄프의 수영장이 있는 별장에서 그들의 가족과 여름 휴가를 함께 보내지요. 마르크가 랄프의 아내 유디트에 대한 욕망 때문에 간 것이에요. 10대 소녀를 애인으로 둔 나이 많은 영화 감독인 스탠리를 만나기도 하구요. 랄프는 많은 여자들에게 다가가서 만나려는 사람이구요. 랄프의 아내 유디트도 많은 남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바라는 사람이에요. 랄프는 마르크의 아내 카롤리네에게 눈빛을 보내기도 하지요. 그런데 마르크의 딸 율리아에게 사건이 생기지요. 강간을 당한 것이에요. 이제 아버지인 마르크는 범인을 찾으려 하지요. 랄프, 랄프의 아들 알렉스, 영화 감독 스탠리 등을 쫓게 돼요.

 

 나쁜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거짓된 얼굴에 속아 모르는 사람들도 있구요. 그래서 이기심과 위선, 욕망을 숨기며 살아가구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거짓이 만연한 세상이 됐어요. 속이고 또 속여요. 그렇지만, 이제 거짓이 아닌 진실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았다고 하잖아요. 저는 희망을 가지려구요. 나쁜 가면을 벗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는 희망을요. 이제 가까이 오는 봄을 기다려 보려구요. 작가도 그걸 말하고 싶었을 거라 생각해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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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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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활짝 핀 꽃보다는 약속에 찬 봉오리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욕망을,

완성보다는 진보를,

 분별 있는 연령보다는 청소년 시절을 사랑한다.

앙드레 지드.

 

 

  약속의 찬 봉오리인 소녀가 지나가면, 부러웠어요. 소녀의 웃음 소리, 눈빛, 몸짓, 내음. 그리워서 부러웠어요. 그리고 소녀가 되고 싶었어요. 잠시나마 소녀가 되어 다시 느끼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그 시절로 가고 싶었어요.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그 시절로요. 그래서, 상상했어요. 소녀가 되는 상상을 했어요.

 '스타터스'의 후속작인 '엔더스'를 만났어요. 제 상상과 비슷한 설정이에요. '스타터스'와 '엔더스'에서 신체 대여에 대해 이야기해요. 미래에 생명이 연장되어 200세 정도까지 살 수 있는 시대예요. 그런데, 미국은 생물학 전쟁(포자 전쟁)으로 백신을 받은 미성년자와 노인들만 살아 남았어요. 미성년자는 스타터, 노인은 엔더구요. 생물학 전쟁(포자 전쟁), 정말 두렵지요. 태평양 전쟁 때, 일본 731부대에서 세균전을 연구했다고 하지요. 생물학 전쟁(포자 전쟁)으로 스타터와 엔더들만 남은 나라. 어두워요. 친척이 없는 스타터는 보호 시설에 가거나, 거리에 숨어서 살아요. 캘리는 약한 남동생 타일러, 친구인 마이클과 숨어서 살았어요. 캘리는 돈을 위해 바디 뱅크에 가서 신체를 렌트해 주게 되었구요. 부유한 엔더들이 스타터들의 신체를 대여했구요. 캘리도 머리에 칩을 넣고 엔더들에게 렌트해 주었어요. 그리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구요. 결국 캘리가 바디 뱅크인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을 없애지요. 그 이후의 이야기가 '엔더스'예요. 이제 엔더들에게 렌트해 주지 않아도 되었어요. 그런데, 바디 뱅크에서 뇌에 칩을 이식한 스타터들인 메탈을 뒤쫓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바디 뱅크의 올드맨이 캘리에게 경고해요. '프라임을 파괴했다는 것이 나를 파괴했다는 것은 아니야. 나는 여전히 어떤 칩이라도 접속할 수 있어. 게다가 무기로 바꿀 수 있지.'라는 경고예요. 캘리는 올드맨을 피하다가 하이든을 만나요. 하이든은 올드맨의 아들이지만, 캘리를 돕지요. 메탈들을 모아요. 그리고 칩을 제거하도록 노력하구요. 사실, 캘리의 칩은 특별해요. 살인이 허용된 칩이구요. 여러 명의 렌터들이 칩에 동시 접속할 수 있구요. 렌터들이 칩에 접속할 때, 캘리는 정신을 유지할 수 있어요. 이래저래 일을 겪구요. 결국, 올드맨의 정체도 밝혀져요.

 

 신체 대여. 미래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불로초를 찾는 진시황처럼, 젊음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꼭 있지요. 그렇기에, 이 이야기에 더 녹아들었어요. 물론, 여러 제약은 있어야겠지요. 사람의 신체가 아니라 로봇의 신체를 대여하는 것이 좋구요. 조금 다르지만, '죽은 자의 제국'이라는 책에서는 시체에 가짜 영혼을 인스톨하는 설정도 있었지요. 더 발전하면, 시체에 진짜 영혼을 인스톨하는 상상도 하게 되더라구요. '과학에서 모든 위대한 진전은 대담무쌍하고 새로운 상상력에서 나왔다'라고 존 듀이라는 미국 철학자가 말했다고 하잖아요. 우리의 상상이 실현될 수도 있지요.

 그리고 '젊은이는 판단보다는 창안, 조언보다는 실행, 자리잡은 사업보다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더 적합하다'라고 프랜시스 베이컨이 말했다고 해요. ​스타터인 캘리. 역시 젊은이답게, 창안과 실행, 새로움을 이루어내지요. 그리고 노인의 판단과 조언, 안정을 갖고 있는 엔더. 젊은 스타터의 조화와 소통으로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스타터와 엔더만 남은 나라에서 그들의 조화와 소통은 희망이거든요.

 '스타터스'에 이은 '엔더스'. '스타터스'라는 꽃에 이은 '엔더스'라는 꽉 찬 열매를 만났어요. 이 가을, 풍성한 수확이었어요. 이 풍성함을 나누고 싶네요. 나눌 수록 더 풍성해질 테니, 어서 '엔더스'를 만나시길 바랄게요. ​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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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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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가 물었다.

 “나는 친구를 찾고 있어. 그런데 길들인다는 말이 무슨 말이지?”

 “인연을 맺는다는 뜻이지.”

 “인연을 맺는다고?”

 “응, 바로 그거야.”

 여우가 말했다.

 “내가 보기에 지금 너는 아직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어린 소년에 불과해. 그래서 나는 네가 없어도 괜찮아. 너 또한 내가 없어도 괜찮고. 네가 보기에 나는 수많은 여우와 다른 게 없으니까. 그러나 만일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로 하게 돼. 너는 나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 단 하나의 유일한 존재가 될 것이고 너에게 있어 나 역시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될 거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중에서

 

 참매 메이블과 저자 헬렌 맥도널드. /민음사 제공

 

 ‘어린 왕자‘에서 길들인다는 건 인연을 맺는 거라고 했어요. ’메이블 이야기‘는 매를 길들이는 이야기예요. 다시 말해, 매와 인연을 맺는 이야기지요. 저는 강아지나 물고기와는 인연을 맺었었지만, 매와 인연을 맺는다는 건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지은이인 헬렌 맥도널드는 참매와 인연을 맺어요. 어느 날, 사진 저널리스트인 그녀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충격에 저자가 참매에 손을 내민 것이지요. 야생 매를 길들이는 매잡이가 그녀의 소녀 시절 꿈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요.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내 삶에 목적이 생겼다. 나는 다른 모든 게 시작될 수 있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매잡이를 시작하면서 떠올린 인물은 어린 시절 두고두고 읽었던 ‘참매’의 저자 T. H. 화이트(1904∼1964)였다고 해요. 사랑스럽거나 귀엽다는 뜻의 메이블(Mabel). 매와 인연을 맺으며, 그녀는 이제 이렇게 말해요.

 ‘매는 내가 되고 싶은 모든 것이었다. 혼자이고 냉정하며, 슬픔에서 자유롭고, 인생사의 아픔에 둔했다. 나는 매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아픔과 상처, 그리고 슬픔을 놓을 수 있게 돼요. 그런데 결국엔 이런 깨달음을 얻어요.

 ‘손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으라고 있는 것이다. 손은 매의 횃대 노릇만 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야생은 인간 영혼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나는 사색하는 기분에 젖는다. 나는 매를 내 세계에 데려왔고 그러다가 내가 매의 세계에 사는 체했다. 이제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는 분리된 채 행복하게 각각의 삶을 공유한다. 나는 손을 내려다본다. 손에 흉터들이 있다. 가늘고 하얀 줄들. (…) 다른 흉터들도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들은 메이블이 만든 게 아니라 아물도록 도와준 상처들이다.’

 그리고 ‘메이블 이야기’의 ‘감사의 말’에서 이렇게 말해요.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분은 내 아버지다. 그는 내게 움직이는 세계를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또 아버지가 떠난 후 이 세상에서 나는 법을 가르쳐 준 나의 아름다운 참매에게도 감사한다.’

 

 매잡이라고 하니, 이청준의 소설 ‘매잡이’가 처음에 생각난 이 책. 수많은 찬사를 받을 만했어요. 좋은 상을 받을 만도 했구요. 깊은 감동을 주네요. 헬렌 맥도널드의 참매 길들이기 회고록. 이 글은 인간과 자연, 생명과 죽음, 슬픔과 치유의 노래예요. 저자에게 유일한 존재였던 메이블. 그 인연으로 많은 걸 배우고, 또, 얻게 되었어요. 인연이 다하고, 지금은 메이블을 많이 그리워하는 지은이. 정말 ‘메이블 이야기’는 아름답고, 특별해요. 또, 소중하구요. 제가 ‘메이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인연이겠지요? 저도 메이블을 살짝 길들였다고 생각해요. 저도 참매 ‘메이블’에게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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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09-0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나중에 보려고 담아 두었어요.^^
참매를 무척 좋아하는데 책으로 읽어보고 싶네요.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사과나비🍎 2015-09-08 17:20   좋아요 0 | URL
^^* 후애님~^^* 댓글 감사해요~^^* 이 책 나중에 보시려고 담아 두셨군요~^^*
예~ 이 책 좋아요~^^* 후애님은 참매를 무척 좋아하시나 봐요~^^*
그럼, 후애님도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랄게요~^^* 요즘 일교차가 크니, 건강 유의하시구요~^^*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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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이라는 책을 만났어요. 노부인께서 스파이인가 봐요. 그런데, 원서도 연세가 많으시네요. 1966년에 태어나신 소설이에요. 자매도 많으세요. 열세 권의 책이 더 있으세요. 즉,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는 열네 권이에요. 1966년부터 2000년까지 저자인 도로시 길먼 할머니께서 쓰셨어요. 그분께서 마흔세 살 때부터 일흔일곱 살이 될 때까지 쓰신 거예요. 영화화도 두 번이나 됐다고 해요. 특히 1999년엔 추억의 미드인 <제시카의 추리극장, Murder She Wrote, 1984~1996년>으로 유명하신 안젤라 랜즈베리 (Angeia Ranbury)께서 주인공을 하셨네요. 스파이 마담 폴리(The Unexpected Mrs. Pollifax, 1999)라고 TV 영화에서요. 잘 어울리셨을 것 같아요. 미국 최대 서평사이트 굿리즈닷컴에서 ‘20세기 최고의 미스터리 시리즈’로 선정된 시리즈. ‘웃음을 원하건, 스릴을 원하건, 폴리팩스 부인이 정답이다!(뉴욕 타임스)’라는 찬사의 소설! 할머니의 무릎에서 듣는 느낌으로 다가가게 되네요.

 

 폴리팩스 부인은 60대로 작은 우울증이 있어요. 자녀들은 독립했구요. 남편은 8년 전에 사별했어요. 의사가 상담하면서 폴리팩스 부인에게 이런 말을 해요. ‘오래전부터 꼭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못 하신 일은 없습니까?’ 부인은 대답하지요. ‘어렸을 때는 스파이가 되는 게 꿈이었지.’ 스파이가 꿈이셨던 폴리팩스 부인. 저도 얼마 전 어릴 적 꿈에 대해 질문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저는 초능력을 지닌 영웅이나 무예의 고수인 협객이라고 대답했구요. 지금 생각하니, 훌륭한 추리를 하는 명탐정도 제 꿈이었네요. 어쨌든 제 꿈은 이루기 어렵지만, 폴리팩스 부인은 그 꿈을 이루기로 하지요. 늦은 나이에 새 인생을 사는 여성의 기사를 보고 자극이 온 것이지요. CIA로 간 폴리팩스 부인. CIA에서는 여행객처럼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비밀 요원이 필요했어요. 착오로 폴리팩스 부인이 임무를 받게 되었구요. 후에 착오를 알았지만, 폴리팩스 부인에게 임무를 주기로 하지요. 폴리팩스 부인에게 어울리고, 쉬운 임무라고 생각해서지요. 임무는 멕시코의 ‘앵무새 서점’에서 암호를 대고 어느 물건을 받아오는 것이었어요. 그 물건은 남아메리카에서 중국 공산당의 활동이 담긴 마이크로 필름이 감추어진 어느 것이었어요. 그리고 멕시코로 가신 폴리팩스 부인. 호기심에 ‘앵무새 서점’으로 며칠 먼저 들어갔구요. 그곳에서 서점 주인이자, 비밀 요원인 드가메즈를 만났어요. 그에게서 ‘솔리테어(혼자 하는 카드놀이의 총칭)’라는 카드놀이 책과 카드를 받게 되지요. 그리고 약속의 그날. ‘앵무새 서점’에 가지만, 드가메즈는 없고, 다른 사람이 있네요. 폴리팩스 부인은 그곳에서 정신을 잃구요. 깨어났을 때는 패럴이라는 또 다른 비밀 요원과 함께 있네요. 그도 ‘앵무새 서점’에서 함정에 빠져 잡힌 거예요. 그들은 잡은 사람은 악명 높은 페르디도 장군이었어요. 중국 공산당에 협력하는 멕시코인이었지요. 그는 그들을 알바니아의 요새 감옥에 데리고 가구요. 심문 당하기 전 패럴은 자결을 하려고 해요. 그렇지만, 다리 부상과 총상만 당하고 실패하지요. 폴리팩스 부인은 그를 치료하구요. 솔리테어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부인. 유쾌한 폴리팩스 부인은 그곳에서 간수들과 친분을 가져요. 룰라시 일병으로부터는 영어로 된 알바니아에 대한 책을 받구요. 바소빅 소령에게 마사지도 해주네요. 주변 산책도 허락 받아 주변 지리도 익히게 되구요. 폴리팩스 부인은 탈옥을 결심하게 된답니다. 사실, 롤라시 일병이 준 책에는 알바니아 지도가 있어서 감옥의 위치를 알 수 있었어요. 감옥 안에서 그들을 감시하는 팔자수염의 넥스뎃 대령도 있네요. 그에게는 비밀이 있었어요. 그들과 파티하면서 중국인 훙 대장의 권총을 숨기게 되구요. 탄창, 나침반은 미리 이래저래 구하게 됐었구요. 마지막으로 칼은 넥스뎃 대령이 잘 때, 슬쩍하게 되구요. 그 칼로는 패럴의 목발을 만들었답니다. 페르디도 장군이 베이징에 갔다가 돌아오기 전에 탈옥하려는 폴리팩스 부인과 패럴. 그때, 돌아온 페르디도 장군을 만나게 되지만, 우여곡절 속에 도망가게 돼요. 감옥 옆 방에 있던 램프의 요정 지니를 닮은 중국인과 함께요. 나귀를 타고 가다가 절벽으로 떨어지게 되고, 내려와서는 염소치기 남자와 그의 부인, 아들을 만나게 돼요. 그들의 도움으로 염소 속에서 네 발로 기어 다니기도 해요.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타고 빠른 속도로 달리기도 하구요. 호숫가에 숨어있기도 해요. 통나무에 의지해 호수를 떠다니다가, 강에서는 배에 타기도 하구요. 아드리아 해에 가서는 돛단배에 타기도 해요. 지니와 패럴은 경찰로부터 부상을 당하기도 하구요. 지니는 중상이었지만, 원양 예인선을 만나 구조를 받게 된답니다. 나중에 지니의 신원도 알게 되구요.

 

 스파이, 비밀 요원, 첩보원. 이 단어들과 할머니는 쉽게 어울리지 않지요.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본 시리즈에 나오는 스파이는 극한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작고 오동통한 체구, 복슬복슬한 흰 머리, 꽃 달린 모자의 폴리팩스 부인. 그 할머니께서 스파이예요. 엉뚱하고, 발랄하며, 순진하지만, 노련하며, 어리숙하지만, 용기 있고, 유쾌하며, 현명하신 할머니 스파이. ‘추구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우리의 모든 꿈은 이뤄질 수 있다’라고 월트 디즈니가 말했다고 해요. 용기 있는 폴리팩스 할머니께서 스파이라는 꿈을 이루었어요. 그리고 모험을 하지요. 그리고 그 모험은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멋지게 임무를 완수하지요. 물론 그때와 지금의 국제 정세는 달라요. 중국은 공산당이기는 하지만, 개혁 개방을 했고, 냉전 시대도 아니지요. 그나저나 이 책을 쓰신 도로시 길먼 할머니. 그분은 폴리팩스 부인과 닮으셨을 것 같아요. 2010년 미국추리소설가협회의 그랜드마스터로 선정되셨고, 2012년 알츠하이머 합병증으로 인해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신 작가 할머니. 이 소설은 그분께서 어려울 때 나오게 됐다고 해요. 이혼하고, 식료품 가게에서 일하실 때, 폴리팩스 부인을 생각해낸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에게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을 거예요. ‘애벌레가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비로 변했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잖아요. 폴리팩스 부인이 스파이가 된 것처럼, 도로시 길먼 할머니도 작가가 될 수 있었어요. 쓸모가 없다고 느낄 때, 용기로 뜻밖의 존재가 될 수 있었어요.

 

 ‘인생이란 원래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무엇을 선택하든 알 수 없는 것에 도박을 거는 일이지요. 그리고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우리가 인간인 거고요. 우리에겐 미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인생이란 지도와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방향도, 경로도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니까요.’ - 352쪽.

 

 소설 속, 지니의 말이에요. 우리에게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지요. 그리고 그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 하구요. 지도 같은 인생이니 미지의 길,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해요.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지요.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인 이 소설. 정말 아늑한 미스터리였어요. 할머니의 손길처럼 따뜻한 소설이었어요. 또 기지개 같은 소설이었어요.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용기와 위로로 일으키는 소설이었어요. 어서 다음 권이 나오기를 기대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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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9-04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이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군요..^^..007처럼 건장한 미남스타일이 아니었으니 ㅎ

사과나비🍎 2015-09-08 17:20   좋아요 0 | URL
예~ 정말 뜻밖의 스파이예요~^^* 할머니 스파이. 유쾌한 소설이었어요~^^* yureka01님 댓글 감사하구요~ 즐거운 토요일 되시길 바랄게요~^^*
 
#걸보스 Girlboss - 훔친 책을 팔던 소녀, 5년 만에 1000억대 CEO가 되다
소피아 아모루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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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피아 아모루소(SOPHIA AMORUSO). 1984년 미국 샌디에이고 출생. 1999년 샌드위치 가게 아르바이트. 2006년 이베이에 패션 샵 개설. 2008년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내스티 갤 창업. 2012년 연매출 1000억대 기업으로 성장. 2015년 개인 자산 3500억. 또 각종 매체에서 그녀를 이렇게 말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30세 이하 경영인 30명에 선정 -미국 경제전문매체 INC닷컴, 스타트업 기업의 신데렐라 -뉴욕타임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40세 이하 경영인 40명에 선정 -포춘, 세상을 바꿀 여성, 패션 업계의 새로운 현상 -포브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CEO 1위 -비즈니스 인사이더, 완벽하게 멋진 여자다! -허핑턴포스트 등. 그리고 그녀의 자서전 성격의 자기 계발서인 ‘#걸보스 Girlboss‘가 출판되지요. 이 책은 지난해 여름 미국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페이스북 최고운영자(COO)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의 ‘린인(Lean In)’을 앞질렀다고 해요. 성장 과정이나 학벌, 경력 등에서 모두 샌드버그에게 뒤지지만 사람들은 화려한 외모 뒤에 가려진 아모루소의 성공 이야기에 더 열광했다고 하네요.

 

 소피아 아모루소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해요.

 ‘나는 내스티 갤의 설립자이자 CE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7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그것도 서른 전에 내 사업을 여기까지 일으켰다. 나는 부잣집 딸도 아니고, 내세울 만한 학벌도 없고, 손잡고 이끌어준 멘토도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알아서 했다.’

 그리고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구요.

 ‘나는 고등학교 중퇴자였고, 방랑자였고, 절도범이었고, 꼴불견 학생이었고, 나태한 직원이었다. 불편, 불만과 의심을 숨길 줄 모르고 다 드러내는 사람, 자신을 도저히 감추지 못하는 사람, 지나치게 솔직해서 문제인 그런 사람 말이다.’

 아모루소는 고등학교를 중퇴했다고 해요. 그리고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뒤져 먹는 프리건 생활을 하며, 히치하이킹과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했다고 하구요. 자본주의를 거부하며 아나키스트로 살았다고 해요. 당연히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고 해요. 걸핏하면 잘렸고, 싫증나면 그만 두었다고 하구요. 거지같은 알바들 최다 섭렵 분야가 있다면, 2주 만에 그만둔 알바들 최다 섭렵 분야가 있다면 기록 보유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스스로를 평가할 정도예요. 어느날 탈장 진단을 받고 의료 보험을 보장해주는 직장을 구했대요. 미술 학교 로비에서 학생증을 확인하는 일을 구했다고 해요. 시간이 많아 SNS ‘마이스페이스(MySpace)’에 한창 빠져 지냈다고 하네요. 그녀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eBay)에서 자신들이 파는 빈티지 아이템들을 마이스페이스에 홍보하는 것을 보게 됐다고 하네요. 아모루소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이미 그녀는 어디에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옷을 살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고 하구요. 스스로 의류 판매에 감각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아모루소는 이베이에서 빈티지 옷들을 팔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름은 가수 베티 데이비스가 1975년 낸 앨범 이름을 본떠 ‘내스티 갤’로 지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이베이에 ‘내스티 갤 빈티지’라는 패션 샵을 오픈하며 창업에 첫 발을 내딛었어요. 스타일링부터 사진 촬영, 웹페이지 편집, 배송까지 혼자서 해냈다고 하구요. 그러나 내스티 갤 빈티지의 옷은 진짜 빈티지가 아니라는 험담, 실 비딩(셀러가 가짜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경매에 입찰해 가격을 올리는 행태)을 하고 있다는 의혹으로 ‘속임수와 거짓말로 이베이 스타가 된 사람’이라는 비난이 시작되었다고 해요. 이베이는 금지하고 있는 SNS 마케팅을 그녀가 했다는 것을 빌미삼아 그녀를 내보냈다고 하네요.

 ‘내스티 갤 빈티지를 하면서 나는 드디어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계속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사업에서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잠재력을 발견했고 이제 더 큰 세계로 나가야 했다.’

 그렇게 2008년 온라인 쇼핑몰 nastygalvintage.com을 개설했다고 해요. 그리고 오픈 첫날 모든 상품이 품절됐다고 하구요. 10대 소녀들은 트렌디하면서도 비싸지 않은 내스티 걸의 옷에 열광했던 것이라고 해요. 샌프란시스코 외곽 작은 집에서 소피아 아모루소라는 22살 여자가 혼자 시작한 내스티 갤은 2011년에 2400만 달러(282억)를, 2012년에는 4배 증가한 1억 달러(1200억)라는 연매출을 올렸다고 해요. 그렇게 2014년 LA에 1400평 규모의 본사와 350명의 직원을 둔 기업체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소피아 아모루소는 개인 자산 3500억의 CEO가 되었다고 하구요.

 

2014년 11월 오픈한 LA 오프라인 매장 모습. (출처: 헤럴드 경제)

 

 어떻게 그렇게 됐을까요?

 ‘내 페이지에 달리는 모든 댓글에 빠짐없이 답글을 달았다. 그저 그것이 사람을 대하는 기본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많은 회사들이 소셜 미디어를 장악하려고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었지만, 나는 그저 내 본능에 따라 내 고객들을 진짜 친구처럼 대할 뿐이었다.’

 소피아 아모루소는 이베이 셀러를 하며 쌓았던 고객 정보 하나 없이, 다시 맨땅에서 내스티 갤 쇼핑몰을 시작했었다고 해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마이스페이스 친구들이 6만 명이나 있었다고 해요. 소피아 아모루소는 이렇게 SNS를 가장 잘 활용했다고 해요.

 그리고 내스티 갤 철학이라고 있네요. 내스티 갤은 집착한다고 해요. 고객에게 집착한다고 해요. 또 내 것으로 만든다고 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해요. 그래도 재수 없는 인간은 No라고 해요. 계속 배운다고 해요. 그리고 재미를 찾고 계속 지금처럼 늘 엉뚱할 것이라고 해요.

 

 #걸보스에는 그녀의 실수를 통해 얻은 조언이 가득해요. 이 책의 수익금을 모두 #걸보스 재단에 기부한다고 해요. 그녀가 만든 #걸보스 재단은 젊은 여성들의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하구요. 그렇게 성공으로 가는 여러 길을 찾도록 도와주려고 해요. 그런데, 2015년 1월 12일엔 아모루소가 내스티 갤의 성장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해요. 지난해 내스티 갤은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직원수 10%를 줄이는 등 힘든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대신 리바이스와 요가복 업체 룰루레몬 등에서 최고제품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를 지낸 여성 경영인 셰리 워터슨(Sheree Waterson)에게 CEO직을 맡겼다고 해요. 소피아 역시 “내스티 갤의 초기 성공을 이어 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할 작정”이라며 “CEO직을 내려놓은 덕분에 정점에 오른 내 재능을 현장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혔다고 하네요. 역시 그녀네요. 소피아 아모루소는 CEO직에서 내려와 제품 개발과 브랜드 마케팅 등에서 재능을 마음껏 펼칠 것 같아요.

 

 ‘내 삶의 긍정적인 일들에만 집중해라. 긍정적인 일들이 얼마나 많이 벌어지는지 보면서 놀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기 전에, 그것이 마법이란 걸 기억하라. 남이 아닌 우리가 직접 부린 마법 말이다.’

 ‘당신이 지루하다 못해 그 일이 싫다면, 아마도 지금 엉뚱한 장소에 와 있다는 결정적인 신호다. 복수심에 불타오르거나 악에 받친 것이 아니라면, 진심으로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성공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진짜 CEO가 된다는 말은, 회사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한심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포함된다) 한다는 걸 의미한다. 당신이 지금 어떤 인생의 어느 길목에 서 있건 간에,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신경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초년에 이 이치를 빨리 배울수록 나머지 인생이 더 편하고 만만해질 거다. 당신은 그저 당신이다.’

 ‘일단 성공을 이루면 절대 멈추지 마라. 지칠 줄 모르는 탐욕을 부리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트로피들을 감상하며 앉아 있진 말라는 얘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미쳐 돌아가는 우주는 꽤 흥미진진한 곳이지만, 우리에게 약속된 시간은 길지 않다. #걸보스들은 이 기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이들이다. 위를 보고 주위를 둘러보라. 아직은 내게 특별한 영감을 주는 것이 안 보인다면 그만큼 열심히 찾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기억나시는지? 나는 중고매장에 있는 모든 옷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만져보았다. 당신도 당신 인생을 그렇게 대해야 한다.’

 소피아 아모루소가 말한 조언들 중에서 몇 가지를 적었네요. 그녀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해지네요. ‘인생은 당신을 찾는 일이 아니다. 당신 자신을 창조해나가는 일이다.’ - 조지 버나드 쇼. ‘당신 자신이 되라. 다른 사람은 이미 다 채갔다.’ - 오스카 와일드. 이 책에 인용된 글 중, 두 개예요. 소피아가 생각이 잘 드러나는 인용이에요. 이 책은 결국, 소피아의 이야기로 독자 자신을 창조하도록 하는 안내서예요. 자신을 창조하며, 새롭게 나아가도록 하는 책! 지루한 일에서 벗어나, 긍정적으로 말하도록 하는 책! 나는 나, 짧은 시간 가치 있게 만들라는 책! 소피아는 우리가 그런 삶을 살도록 도와주네요. 그녀는 마지막에 말해요. ‘#걸보스들이여. 여기에 당신들을 위한 기회가 있다. 자, 어서 잡아채라.’라고 해요. 그럼, 기회 잡으러 갈게요. 꼭 잡아서 놓치지 않을게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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