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 - 어느 내향인의 집 나간 외향성을 찾아서
제시카 팬 지음, 조경실 옮김 / 부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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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의 <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는 나 자신에 대해 한번 더 고찰해볼 수 있는,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준 책이다. 사실 나를 실제로 만나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나는 극 외향적인 사람이다. 평생을 100:0으로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나를 알아왔고 그만큼 사람을 만나는 게 좋고, 사람을 통해 에너지를 많이 얻는 편이다. 그래서 직업도 아이들을 많이 만나는 업으로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혼자 책 읽고 사색하는 게 그렇게 좋다. 혼자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 조용한 시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향적인 면이 나도 모르게 나오는가 보다 싶었다. 


이 책을 읽었더니 나의 기질에 대한 답이 나왔다. 칼 융이 그랬다, 외향/내향을 따질 때, 100:0은 없다고. 누구나 저마다 외향적/내향적인 면을 둘 다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 그렇다면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내향적인 면에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책에 의하면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콘서트를 집에서 편히 시청하는 게 좋은 사람과 그 에너지를 느끼고 싶어서 티켓팅부터 몇 시간의 줄 서는 것을 다 참아가며 콘서트를 즐기러 가는 게 좋은 사람. 생각해보니 나는 정말 후자가 맞긴 하는데, 전자도 꽤나 끌리는 선택지다. 실제로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콘서트를 몇 번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오빠 얼굴을 가까이서 보지 못하는 것 빼고는 (사실 그게 정말 크다) 온라인도 나쁘지 않았다는 게 나의 생각. 


이렇듯 사람에게는 내향적/외향적인 면이 둘 다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게 개인적으로 이 책의 최대 아웃풋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결혼식에 온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이 드는 것과 동시에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마주 보고 인사하는 것이 끔찍하게 두려웠다는 작가. 극 내향적인 성격의 작가가 겪은 일을 읽으면서,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렇게 까지 말하는 것을 어려워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면서, 내가 묻는 말에 답을 안 한다거나 눈을 못 마주칠 때면 살짝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그들에게는 나와 독대하는 시간이 그 어떤 시간보다 두렵고 힘든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알고 나니 조금은 그들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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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극 내향인이 1년 동안 집 나간 자신의 외향성을 찾아가는 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소설가 장강명이 말한 것처럼,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외향인은 내향인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내향인은 자신을 좀 더 안아줄 수 있게 하는 그런 책.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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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행복한 수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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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이런 날이. 

책이 너무 좋아서, 침대 옆에 두고 자기 전에 읽다가 리뷰 쓰는 것을 잊어버리는 날도 오다니.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행복한 수다>는 제목 그대로다. 사와무라 씨와 부모님이 한 지붕 밑에서 살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두장 남짓한 페이지에 실은 만화다. 매일 같이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사와무라 씨가 깨달은 것들, 사와무라 씨의 말과 삶을 통해 부모님이 깨달은 것들을 다룬 이 책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말 그대로 힐링 그 자체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일이나 내가 해야 하는 태스크에서 온전히 벗어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귀여운 그림체는 말할 것도 없다.) 책 속의 이야기에 푹 빠져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며, 웃으며 그렇게 몇 장을 넘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 같은 이 책. 


찾아보니 다양한 시리즈로 나와 있어서 시리즈를 다 구매해서 읽어 볼 예정이다. 


잠자기 전에 몇 장 읽으면 참 좋은 힐링 가득한 책.

등장인물들의 마음만큼이나 따뜻한 메시지를 선물해주는 고마운 책.

나를 위해서, 그리고 따뜻함이 필요한 주변 사람들에게 꼭 선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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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나답게 살자니 고전이 필요했다
김훈종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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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다양한 정보에 노출되어 살다 보면 -- 특히나 처럼 넷플릭스와 영화, SNS,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 현대 시대가 주는 정보에 파묻히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그럴 때면 잠시 컴퓨터를 끄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책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때 집히는 책들은 바로 고전이다. 왜 고전으로 돌아가는가? 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딱히 없었다. 그저 "고전"이라서. 말 그대로 클래식이니까. 내가 가진 물음에 우문현답을 내놓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클래식을 위한 공간은 반드시 비워뒀던 것 같다. 



왜 고전인가? 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고, 드디어 김훈종 작가의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를 읽고 왜 끝은 고전인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고전은, 내 마음을 다잡게 도와주고, 나를 세워주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나오는 좋은 이야기 중, 내게 가장 울림이 되었던 말은 "질 때 지더라도 내용 있게 져야 한다"라는 말이었다. 지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나는 늘 그놈의 승부욕 때문에 나의 한계를 시험하려 한다. 이것도 한두 번이어야 하는데, 해볼 때까지 해보자 마음으로 계속 도전하기 때문에 내가 지칠 때도 있다. 가끔은 포기하고 멈추고 싶기도 하지만, 그건 지는 것보다 싫어서. 


하지만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질 때 지더라도 내용 있게 져야 하고, 후유증 없이 져야 한다. 살아가는 데에는 이기는 법만 중요한 게 아니다. 잘 지는 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P.180


생각해보니 진짜 그렇다. 백전백승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신화 속 이야기 아닐까. 물론 100번 싸워서 100번 다 이기면 좋겠지만, 사실상 힘들다. 그렇다면 져도 내용 있게 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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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는 지는 것보단 이기는 게 더 좋다. 하지만, 맞서야 한다면, 내가 질 수 있다는 것쯤은 염두에 두고 덤벼보려 한다. 질 때 지더라도 내용 있게 지는 사람. 그게 내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의 리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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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 - 당당한 교양인으로 살기 위한
제바스티안 클루스만 지음, 이지윤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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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언어 교환을 목적으로 "헬로톡" 이라는 앱을 쓴다. 워낙 언어에 관심이 많아서 스페인어를 쓰는 친구와 함께 스페인어를 계속 쓰기 위해서 이 앱을 깔았는데, 생각보다 내가 너무 배우는 게 많아서 즐겨 쓰고 있다. 이 앱을 쓰려면 가입을 먼저 해야 하는데, 그때 내가 친구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언어와 내가 도움받아야 할 언어를 설정한다. 그리고 매칭이 되는 형식인데,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언어를 영어로, 그리고 도움받아야 할 언어로 스페인어로 설정했기에 현재 중남미나 스페인 등 Español을 쓰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사실 언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상식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이 되어 이 앱을 하게 되었기에 <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을 읽으면서 "헬로톡"을 통한 언어 교환의 장이 계속 생각이 났다. 실제로 책은 <지식을 재밌게 쌓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어떻게 하면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데, <언어의 서랍>이라는 챕터에서 언어 공부의 중요성을 다뤘고, 언어 배우기를 사랑하고 즐기는 나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뜻한다"로 시작한 이 챕터를 읽고 나서 깨달은 건, 사람은 역시 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을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를 뜻하는 만큼, 더더욱 새로운 것을 몸으로 느끼고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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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양한 상식을 쌓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린다. 우리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보면 휘발되는 정보를 담는 것이 아닌, 정말 중요한 세상의 이치와 지식을 머릿속에 의식적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하는 것이 삶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려준다. 각 섹션이 끝나자마자 눈에 바로 보이는 퀴즈들을 풀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실제로 나는 내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알고 있을 것 같았던 상식도 알고 있지 못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더더욱 상식을 쌓고 싶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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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숙제 -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학자의 제언
한지원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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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에 대한 나의 의견은 늘 한결같다. 미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기에 미국 정치는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한국 정치에 대해 "공부"를 한 적이 없고 피부로 느껴본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정치에 대해 무지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책을 통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서도 공부하고자 한다. 한지원 작가의 <대통령의 숙제>는 대한민국 경제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한 4대 제언에 대한 책이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나라들의 이야기부터,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는지 까지 알려주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리더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성실히 해내야 하는 몫이 무엇인지도 다룬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을 단연 데이비드 헬드가 뽑은 <민주주의의 모델들>에서 구체화시킨 민주주의 모델들이 공유하는 자유와 풍요의 열망에 대한 이야기다. 

1. 정치적 권위와 억압적 권력의 자의적 행사로부터 개인을 보호한다.

2. 자신이 속한 결사체의 조건을 결정하는 데 시민들이 참여한다. 

3. 모든 인류가 그들의 본성을 계발하고 다양한 특성을 발현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창출한다. 

4. 자원의 이용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경제적 기회를 확대한다. (P.202)


내가 이 부분을 굉장히 흥미롭게 봤던 이유는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좀 더 구체화시켜서 과연 민주주의적 사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Democracy라는 단어를 봤을 때 딱히 구체화되거나 정형되었다기보다는 liberty라는 단어가 생각났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녔기에. 그래서 위의 4가지가 충족되는 사회가 민주주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앞으로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할 때 이 책을, 그리고 이 글을 꺼내보기로 했다.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학자의 제언이 궁금하시다면, 꼭 이 책을 들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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