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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번역, 이럴 땐 이렇게 : 실전편 - 사례별, 상황별, 원칙별 영어 글쓰기 강의 ㅣ 한영 번역, 이럴 땐 이렇게
조원미 지음 / 이다새(부키) / 2022년 3월
평점 :
영어. 내가 아주 어릴 적에 미국으로 이민 가면서부터 자연스레 내가 습득하고 터득한 언어. 훗날 이 언어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것으로 내 삶을 영위할 거란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영어 공부만큼은 열심히 했다. 이 언어를 잘 구사하고 이해하는 것이 내게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지난 20년 이상을 모국어인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써오면서 영어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다. 나에게도 영어를 못했던 시절이 당연히 있었고, 어쭙잖은 영어 실력으로 나보다 영어를 더 못하는 분들을 돕겠다고 나선적도 있으며, 대학에 가서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며 내 인생 가장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던 시기도 겪었다. 그 모든 시기를 겪고 한국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고, 영어 강사로써 가장 많은 스킬이 요구되었던 건 단연 통번역 스킬이었다.
아이들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를 가장 큰 범주로 본다면 단 하나다. 영어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표현의 한계를 느끼고는 나에게 SOS를 요청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에세이를 쓰는 와중에 영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마다 나를 바라봤다. 그때부터 나는 느꼈다. 이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방법은 내가 통번역을 잘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가르치는 건 당연히 기본이고.)
또한, 대형 학원에서 일을 하면서 수많은 원어민 선생님들을 관리했을 적엔 통역 스킬은 필수였다. 선생님들과의 면담이 끝나면 이 부분에 대해 고스란히 원장님께 리포트를 해야 했었기 때문이다. 계약건부터 선생님들의 비행기 티켓, 학생들의 비자 신청까지 도맡아 했을 적엔 정말이지 영어와 한국어를 똑같이 잘 구사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했다.
그때부터 나 자신을 스스로 educator 이자 interpreter로 여기기로 했다. 한때는 티칭을 잠시 내려놓고 동시 통역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며 대학원을 알아봤을 정도로 통번역에 열정이었고 열심히 했다. 그래서일까, 평생 영어를 놓지 못할 내겐 조원미의 <한영 번역, 이럴 땐 이렇게>가 너무나 소중하다.
이 책은 <한영 번역 12 원칙>을 시작으로 구조, 표현, 그리고 부록으로 번역 가이드와 번역 교정 사례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책의 구조다. 마치 선생님이 나의 글을 첨삭해주시는 것처럼 한국어 문장이 있으면, 바로 밑에 영어 문장이 있다. 한눈에 두 언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어공부가 배로 재밌어진다. 또한, 중간중간에 배운 것을 써먹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퀴즈들이 주어져서 내가 배운 부분을 다시 복습해볼 수 있어 학습 효과도 배가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 책은 가장 우선적으로 프로페셔널 통번역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하고, 그다음으로는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다. 다양한 에디션이 있지만, 내가 읽은 것은 <실전 편>으로, 사례별, 상황별, 원칙별로 영어 글쓰기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실전 영어>를 준비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읽어보시면 좋을 책이다.
"I'm the master of my fate, the captain of my 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