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질문 -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 선물
김종원 지음 / 포르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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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삶이 있다면 죽음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다는 것은 몹시도 슬픈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끝은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사람은 죽음을 두 번 겪을 수 없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겪어 볼 때까지는 모른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나 역시도 마찬가지로 죽음이란 단어는 내 삶에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단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모른다. 그래서 죽음에 대해 읽고, 또 읽는다. 


김종원의 <마지막 질문>은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의 선물이 담긴 책이다. 삶 속에서의 목적, 방향, 사색, 균형, 실천, 그리고 경탄이라는 테마를 던져주고 이에 걸맞은 질문들을 한다. 예를 들면,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문장을 가슴에 품고 있는가?", "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혹은 "삶의 여유를 찾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는가?"와 같이 내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반드시 나에게 물어보면 좋을 그런 질문들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바쁜 나머지 나 자신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의식적으로라도 책을 가까이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니 내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삶의 의미에 대해 짧은 순간이나마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색을 하며, 글을 쓰게 되니 말이다. 


이 책은 작가가 릴케, 칸트, 니체, 톨스토이, 쇼펜하우어, 그리고 괴테와 20년 동안 대화를 나누며 죽음에 대해 통찰한 시간을 기록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오랫동안 질문을 품고 있었다면,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그 시간을 이 책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인생의 목적과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자기 삶에서 깨닫는 것이 바로 지혜이다.

진정한 사랑은 말에 있지 않고 행동에 있으며,

그런 사랑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지혜를 준다." - 톨스토이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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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조선 왕실의 신화 한빛비즈 교양툰 15
우용곡 지음, 전인혁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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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용곡의 <조선 왕실의 신화>는 조선 왕실이 모신 신의 세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양툰이다. 만화를 즐겨 읽진 않지만, 재미와 예쁜 그림체를 마음껏 구경하며 조선왕실이 믿었던 신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기에 딱 나를 위한 책이겠다 싶어 읽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조선왕실> 과 <신화>라는 단어가 바로 옆에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할 때 그 신화가 조선시대에도 존재했었다고? 그렇다면, 조선 왕실의 신화 역시 포세이돈처럼 바다에서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벌하는 그런 어마 무시한 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야기였을까? 사뭇 궁금해졌다. 제목을 아무리 읽어도 조선 왕실과 신화는 거리가 실로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펼쳐 들은 순간부터 내가 생각했던 그런 웅장함을 가진 신화는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이 책 속에는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책은 비단 신화 속 이야기들을 만화로 각색한 것뿐만 아니라 만화에 곁들일 수 있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실제로 전시되어있는 유물들의 실사까지 보여준다. 시각적인 매력과 활자가 주는 정보의 콜라보는 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 역사 속에 존재했던 신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했다.  


끝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주옥같은 대사들이다. 자칫하면 지루 할 수 있는 조선왕실의 신화 이야기를 정말 재밌게, 우용곡 작가 버전으로 각색했기 때문에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와 킬링 포인트가 분명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가볍지는 않은 그 만의 화법을 통해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재미와 웃음, 이 두 사이를 번갈아 가며 독서 시간을 틀림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왕실에 존재했던 신화를 배우는 것도 모자라서, <배운 사람의 드립 + 고증에 교양까지> 얹은 <조선 왕실의 신화>. 킬링 타임용으로도 좋고 학습용으로도 좋으니 조선시대의 신화가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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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번역, 이럴 땐 이렇게 : 실전편 - 사례별, 상황별, 원칙별 영어 글쓰기 강의 한영 번역, 이럴 땐 이렇게
조원미 지음 / 이다새(부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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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내가 아주 어릴 적에 미국으로 이민 가면서부터 자연스레 내가 습득하고 터득한 언어. 훗날 이 언어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것으로 내 삶을 영위할 거란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영어 공부만큼은 열심히 했다. 이 언어를 잘 구사하고 이해하는 것이 내게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지난 20년 이상을 모국어인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써오면서 영어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다. 나에게도 영어를 못했던 시절이 당연히 있었고, 어쭙잖은 영어 실력으로 나보다 영어를 더 못하는 분들을 돕겠다고 나선적도 있으며, 대학에 가서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며 내 인생 가장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던 시기도 겪었다. 그 모든 시기를 겪고 한국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고, 영어 강사로써 가장 많은 스킬이 요구되었던 건 단연 통번역 스킬이었다. 


아이들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를 가장 큰 범주로 본다면 단 하나다. 영어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표현의 한계를 느끼고는 나에게 SOS를 요청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에세이를 쓰는 와중에 영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마다 나를 바라봤다. 그때부터 나는 느꼈다. 이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방법은 내가 통번역을 잘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가르치는 건 당연히 기본이고.) 


또한, 대형 학원에서 일을 하면서 수많은 원어민 선생님들을 관리했을 적엔 통역 스킬은 필수였다. 선생님들과의 면담이 끝나면 이 부분에 대해 고스란히 원장님께 리포트를 해야 했었기 때문이다. 계약건부터 선생님들의 비행기 티켓, 학생들의 비자 신청까지 도맡아 했을 적엔 정말이지 영어와 한국어를 똑같이 잘 구사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했다. 


그때부터 나 자신을 스스로 educator 이자 interpreter로 여기기로 했다. 한때는 티칭을 잠시 내려놓고 동시 통역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며 대학원을 알아봤을 정도로 통번역에 열정이었고 열심히 했다. 그래서일까, 평생 영어를 놓지 못할 내겐 조원미의 <한영 번역, 이럴 땐 이렇게>가 너무나 소중하다.  


이 책은 <한영 번역 12 원칙>을 시작으로 구조, 표현, 그리고 부록으로 번역 가이드와 번역 교정 사례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책의 구조다. 마치 선생님이 나의 글을 첨삭해주시는 것처럼 한국어 문장이 있으면, 바로 밑에 영어 문장이 있다. 한눈에 두 언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어공부가 배로 재밌어진다. 또한, 중간중간에 배운 것을 써먹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퀴즈들이 주어져서 내가 배운 부분을 다시 복습해볼 수 있어 학습 효과도 배가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 책은 가장 우선적으로 프로페셔널 통번역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하고, 그다음으로는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다. 다양한 에디션이 있지만, 내가 읽은 것은  <실전 편>으로, 사례별, 상황별, 원칙별로 영어 글쓰기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실전 영어>를 준비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읽어보시면 좋을 책이다. 


"I'm the master of my fate, the captain of my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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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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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의 <라스트 킹덤>을 재밌게 보고 있다. 8세기, 아직 영국이라는 나라가 통일되기 전, 피는 앵글로 색슨이지만 데인으로 자란 우트레드가 자신의 땅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과정을 그린 대서사시다. 시즌 1부터 마지막인 시즌 5까지 차근차근 봐오면서 내가 제일 많이 생각한 것은 단연 죽음이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전쟁 혹은 질병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데, 왕과 왕비 역시 이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특히 바이러스성 감염이라도 내게 가까이 오는 날엔 바로 죽음이다. 이를 막아줄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질병과 감염 앞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보면서 나는 많은 것이 갖추어진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설사병이나 열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어야 했을 테니 말이다. 


더더군다나 요즘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계를 보면서 더더욱 느낀다. 제아무리 인간이라고 한들, 치료법이 없는 바이러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한빛비즈의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총 23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현대 의학 체계를 일구어낸 인류 구원의 역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이 중 내게 가장 강렬했던 이야기는 바로 제1장, <죽음의 손 - 이그나즈 제멜바이스, 손을 씻으라는 한마디로 전 세계 산모의 운명을 바꾸다>이다. 이름도 생소한 산욕열로 인해 수많은 산모들이 출산 후에 목숨을 잃었고, 그 이유를 파헤치고자 교회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산모들에게 해가 되는 것일까 싶어 이까지 막았다고 하는 의사 제멜바이스의 이야기 말이다. 산모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제멜바이스는 바이러스의 원인을 끈질기게 찾아 헤맨 끝에 비로소 환자들을 살리는 의사들이 죽음의 사신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들의 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산모들에게 옮겨간 것이다. 이후, 제멜바이스의 병원에서는 더 이상 산욕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산모는 없었다고 한다. 


코로나가 터지고 제일 먼저 들었던 말도 손을 깨끗이 하라는 말이었다. 어쩌면 굉장히 당연한 말을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제멜바이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손을 씻으라는 말 역시 하나의 위대한 발견으로 느껴진다. 손을 씻는 것만큼이나 단순한 행동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이런 위대한 사실을 발견한 제멜바이스라는 위인에게 무한 리스펙트를 보낸다. 


이 책엔 세상을 살린 23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질병의 역사뿐만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재미와 정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기에 이 책을 감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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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세계사 - 뺏고 싶은 자와 뺏기기 싫은 자의 잔머리 진화사
도미닉 프리스비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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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많이 하는 수업 중 하나는 AP U.S. History (미국사) 다. 미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남북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한빛비즈의 <세금의 세계사>를 읽고 남북전쟁의 이면에 있었던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읽자니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여태까지 미국의 거의 모든 교과서에서는 남북전쟁이 노예제도로 인해 발발되었다고 이야기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르다. 세금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읽다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면서 내가 평소에 미국사에 대해 공부하면서 갖고 있었던 의문이 싹 풀렸다.


첫째. 나는 섬터요새에서 남부가 먼저 공격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때 당시, 북부가 가진 자원이 월등하게 풍부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남부가 먼저 북부를 향해 발포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를 시작으로 남북전쟁이 시작되었는데, 바로 이 책에서 남부가 왜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해준다.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는 자들이 시작한 전쟁이라니. 더 알아볼 수밖에 없고 이해가 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었다.


둘째. 내가 생각하던 링컨과 이 책 속에서의 링컨은 다르다. 

나는 링컨이 그저 노예제도를 없애고자 노력한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링컨은 다르다. 세금 문제라면 전혀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던 고집불통의 리더였다. 


셋째. 남부의 마음이 조금은 헤아려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 따르면 그때 당시 미국이 통과시킨 관세 관련 조항들은 모두 북부를 위한 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부의 막강한 부는 담배, 사탕수수, 그리고 면화를 생산하는 농업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따라서, 관세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남부에게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나라를 위해서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 모두가 잘 사는 방법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까지 수그렸는데, 북부는 남부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지도 않고 무조건 노예제도 반대에 더 많은 세금법을 만들으려 했다니. 너무한 처사다. 


사실상 내가 읽은 <남북 전쟁의 진짜 이유>는 이 책의 1/2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벌써부터 너무 재밌지 않은가? 나는 이 책을 통해 배운 역사 이야기들을 역사 수업에 다 풀 예정이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내용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면 역사를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니. 


이 책은 평소에 세금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세금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분들은 더더욱 읽으시길. 역사를 기반으로 세금이 우리네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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