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간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3
루이스 캐롤 지음, 김양미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이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동화를 읽고 자란 아이와 읽지 않은 아이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동화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상상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동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렸을 적에 동화를 읽고 자란 아이가 커서도 읽었던 동화를 찾게 되므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다. 아이는 동화를 읽으며 상상력을 기르고, 어른은 동심과 추억을 읽는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책은 읽지 않았어도 대강의 스토리는 알고 있을 작품. 루이스 캐럴이 세 소녀들과 피크닉을 간 곳에서 들려준 이야기이다. 책의 앞부분에서도 나오는데, 어린 아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또다른 이야기를, 또 그 다음의 이야기를 원한다.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야기를 만들게 되고,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야기의 한 중간에 있는 양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사랑스러운 소녀 앨리스가 흰토끼를 따라가 모험을 한다는 이야기는 꽤 사랑스럽다. 동물들과 이야기를 하고 무얼 먹을 때마다 상황에 따라 키가 커지거나 적어지는 경우도 꽤 재미있다.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만, 삽화가 그 이미지를 더해주고 있다. 작은 병에 든 것을 마시다가 집안이 가득차도록 키가 자라서 팔을 창밖에 내놓고 있는 장면은 저절로 웃음짓게 만든다.

 

장갑과 부채를 가져오라는 토끼의 명령을 받으며, 자신의 고양이 다이너에게 명령을 받는 장면 또한 재미있다. 우리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이야기에서 배우곤 하는 것처럼, 앨리스 또한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다른 상황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키가 아주 많이 자랐을 때 너무 슬퍼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 웅덩이가 바다인줄로만 알았던 장면도 재미있다. 많은 동물들이 눈물 바다게 빠져 젖은 채로 있자 달리기 시합을 하며 몸을 말리는 장면은 아주 기발하다. 그것처럼 빨리 물이 마르는 경우도 없으므로. 누군가와 시합을 하니 자신이 젖었다는 것도 잊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카드로 된 사람들은 또 어떤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목을 쳐라'라고 명령을 내리는 카드의 여왕. 한낱 카드일 뿐이지만, 카드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즐겁기만 하다. 여왕이 목을 쳐라고 외쳐대는데도 사라져 버리는 이들. 또한 여왕이 빨간 장미를 심으라고 말했는데, 실수로 하얀 장미를 심어 열심히 빨간색을 칠하고 있는 파이브와 세븐, 투. 여왕에게 들켜 죽을 위험에 처하자 그들을 구하려는 앨리스는 용감하게 여왕에게 대들기도 했다.

 

 

언니가 읽었던 책이 그림도 없고 대화도 없어 재미없었지만, 이처럼 상상의 나라에서 앨리스는 누군가를 도울 줄도 알게 되었고, 누군가의 말을 경청할 줄도 알게 되었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는 사람이 많다. 비록 동물들의 말이지만 그들의 말하는 사연에 귀기울일 줄 아는 일들이 살아가는데 굉장히 필요한 일이잖는가. 배려와 경청, 무엇보다 중요한 '용기'를 배울 수 있게 했다. 나의 크기가 작더라도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으며, 나보다 작고 하찮은 것이라도 함부로 무시하지 않고 그들을 배려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용기가 아닐까.

 

출간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다시 나온 작품이라 지난 판본에 비해 책의 판형도 커졌을 뿐아니라 그림도 더 예뻐진 듯한 느낌이다. 소장가치를 높인 책으로 책 속으로 떠나는 상상의 나래, 앨리스라는 소녀와의 모험은 무척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