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탐 청소년 문학 11
강미 외 지음 / 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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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을 읽다보면,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의 이야기일텐데도 너무 동떨어진 청소년들을 만난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극단적인 아이를 만난다거나 실제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나 하는 놀라움이 생기곤 한다. 내 아이들이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좋은 아이들,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아이들만 있을거라는 내 마음을 사정없이 무너뜨리기도 하는게 요즘 아이들인것 같기도 하다. 사실 큰아이 반 아이들중 두명이 자살한 경우가 있었다. 그 사실을 안 순간 나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아이 부모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몹시도 가슴이 아팠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아이들은 별일없이 3년을 그렇게 보냈었다. 내 일이 아니어서 잊는 것일수도 있지만,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속은 도무지 알수가 없는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폭력적인 사건까지 생긴다는 걸 책으로 알면서부터는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겠다는 절박감이 생긴것 같았다. 그래서 자주 청소년 문학을 읽으려 하고,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부담없이 하려고 하는 중이다. 내가 아이들을 100% 알고, 이해한다고 단정짓지는 못하겠다. 그저 아무 일 없이, 별 일 없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

 

나의 이런 마음들을 아는지 일곱 명의 청소년 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단편이 나왔다. 『우리는 별 일 없이 산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이 책에서 만난 청소년 아이들은 그저 보통의 아이들이었다. 특별하게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아니었고, 특별하게 어긋난 아이도 아닌 보통의 아이들 말이다. 물론 보통의 인문계 고등학교 보다는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학교에서 어떠한 사건으로 큰 상처를 받게되면 그곳에 적응하기가 힘든 아이들에게 대안학교 라는게 생겼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것, 공부보다는 다른, 뭔가 아이들의 진정성을 만날 수 있는 학교라는게 대안학교라는 이미지이다.

 

주변의 아이 중 대안학교에 가려고 했지만, 부모의 바램으로 다시 일반학교로 갔던 아이도 실제로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든 잘 적응하기 바라는게 부모의 마음이요, 부모를 알고 있는 나의 바램이기도 했다. 비단 그 아이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그랬으면 하는게 나의 마음이기도 하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고, 사실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들도 꽤 있기 때문에 남의 아이들 같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강미의  「오시비엥침」은 대안학교에 다니는 선영의 이야기이다. 여행학교는 학기 단위로 세계 여러곳을 여행하는 학교로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여행은 폴란드로 정은, 찬과 함께 같은 조로 되어 있으며, 한국인 강마마가 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벽화를 그리기로 했다. 그곳에서 아우슈비츠, 폴란드어로는 오시비엥침으로 가 그곳에서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의 울림을 듣는 이야기였다. 선영의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혀있는 동주와의 일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아픈 사건이 있었던 곳에서 자신의 아픔을 들여다 보는 일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일이었음을 깨닫는 일이었다.   

 

 

또한 실업계 고등학교 관광학과에 다니는 지수의 이야기인 「유자마들렌」, 만화가가 되고 싶은 취업준비반의 이야기인 「팩트와 판타지」, 학교 공부와 학원에서 하는 공부보다는 드럼치는 일이 즐거운 현제의 이야기 「두드ing」과 한동안 아이들은 즐겁고, 어른들은 싫어했던 체벌금지와 두발자유에 대해 말하는 청소년인권활동가의 이야기인 「나우」, 스타를 향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내사랑은 A+」, 아빠가 다쳐 아빠가 하는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는 영재의 이야기인 「영재는 영재다」등 모두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모든 것을 공부로 귀결짓는 어른들에게 일침을 놓는 글이기도 하다.

부모들이 원하는 공부보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말하는 글들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리는데 끝이 없는 부모도 있긴 하다. 아이들이 숨쉴수 있는 공간을 주지않고 다그칠때 그로인해 폐해가 생기는 것을 우리는 주변에서 보아왔다. 그 매체가 책이건, 뉴스건. 그 사실들은 우리를 가슴아프게 한다. 이렇듯 그렇게만 생각할게 하니라 아이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별일 없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아이들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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