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디슨 애비뉴를 떠났다! - 광고, 그 따뜻함을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기
김세영 지음 / 베가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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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앞에 앉아 있을때면 보는 게 예능 프로그램 한두 개와 여행 프로그램이다. 특히 EBS에서 하는 세계테마여행에 채널을 멈춘다. 특히 내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더더욱 집중해서 보게 된다. 아마 이 프로그램에서 김세영 작가를 만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인상이 낯익은 걸 보면. 여행자들이 부럽다. 어딘가로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 일이든 여행이든 어딘가로 향한다는 자체가 부러운 것 같다.

 

여행하는 광고인 김세영의 에세이다. 여행 국가나 장소의 특이점, 그곳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자극하는 게 여행에세이인데, 김세영의 글에서는 그의 직업상 느낄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담았다. 광고인으로서 바라보는 세계, 그 나라의 특색, 편견으로 가득차있던 마음을 어느새 열 수 있는 글이었다고 해야겠다.

 

생각하기에 공산주의 국가도 광고를 하겠나, 제대로 이루어지겠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이것 또한 편견이라는 걸, 저자의 여행 기록에서 나타났다. 우리 삶에서 고민은 때로는 낯선 곳을 향하게 한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발상을 얻기도 한다. 생각지 못했던 경험이 우리를 다른 삶으로 이끌기도 하는 것이다.

 

 

광고라고 하면, 선진국 특히 자유주의 국가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 같다. 작가 또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인지, 책 속에 세 곳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슬람 세계 즉 터키와 공산주의로 대표되는 중국, 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의 광고를 탐색했다. 그 나라의 유명한 광고인을 직접 만나 광고 이야기를 듣고 편견을 깨는 시간들의 기록이었다.

 

15초의 시간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아야 하는 게 광고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유명한 카피가 있다. 순간의 기록일텐데 카피 한 줄이 사람들의 눈을 혹은 귀를 사로잡는다. 최근 몇년 동안 라디오의 광고를 듣다보니 외울 정도가 되는데 TV의 광고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의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광고가 참 재미있게 느껴져 일부러 챙겨보기까지 한다. 광고인의 발상이 신선해서다.   

 

 

저는 어느 순간 알게 되었어요. 그런 큰 이야기들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요. 오히려 세상을 바꾸고 삶을 바꾸는 것은 그런 크고 거창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정말 작은 이야기들 속에 담겨 있었어요. (252페이지)

 

크리에이티브는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길 위에서,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서,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는 거죠. 그리고 모든 사회 영역에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게 크리에이티브에요. 만일 단순히 멋진 TV광고를 만드는 일이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에요. (288페이지) 

 

 

 

작가는 책 중간중간에 '광고인의 노트'를 실어 광고인으로서의 경험이나 생각들을 담았다. 광고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마음가짐을 말하는 글이라고 해도 되겠다. 말미에 '광고인이 되는 길'이라는 글이 있다. 대학에서 인문학 전공을 추천했다. 예전에 어떤 가수 한 명도 이 말을 했던 것 같은데, 굳이 자기가 되고 싶은 걸 전공하는 것 보다는 뭔가 다른 걸 공부해 보라는 말이었다. 김세영 작가 또한 '지나치게 실용화된 전공보다는 인문학을 전공할 것을 꼭 권하고 싶다'라고 했다. '깊이 있는 고민과 사람에 대한 성찰이 튼튼한 토양처럼 역할을 해야 한다'라는 문장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인문학적인 교양이란, 교양서적의 제목을 달달 외우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적 교양이란, 바로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기술"을 말한다! (301페이지)

 

여행을 하면 시각이 열리는 것을 경험한다. 낯선 곳을 여행한다는 일은 분명 나의 삶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우리의 시야가 넓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결국 많은 것을 보고 겪는 다양한 경험이 삶의 질도 달라지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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