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했을 때
                                                                    주경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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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는 과연 예전에 어떤 모습으로 지내셨을까?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보았을때 가졌던 생각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어렸을적 지냈던 기억도 아이키우면서 가물가물 거리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사셨던 옛적의 모습을 생각하려니 머리가 하얗게 되더군요..
그런 저에게 이 책은 무리없이(?) 그 시대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갈수 있는 책이 되었더랬습니다.

예쁜 점토인형들이 정감있게 다가오는 표지를 넘기면 이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에 대한 재미있는 소개가 나옵니다.
땅꼬마 할아버지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데 이런 할아버지를 ‘중중 까까중 대패로 밀어중.“이라고 놀렸다는 이야기.

할아버지의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옛적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셨던 시대에는
놀림이라는 행위도 이렇듯 흥겨운 가락을 섞은 노래조로 놀렸었나 싶은게 우리 선조들은
그래서 해학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구나 싶더군요..

스물 네편의 이야기를 실어놓은 책에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끔 들어왔던 <두껍아 두껍아>, <참나무하고 뽕나무하고>, <어디까지 왔니>, <개똥벌레 똥똥>, <꼬부랑 할머니> 등의 대체로 귀에 익은 동요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인지 낯선 분야인 전래 동요임에도 불구하고 생경하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특히 <독사려>는 제가 하은이만 했을 무렵 아버지께서 많이 해주셨던 놀이노래인지라
옛기억에 가슴이 뭉클해 지더군요..

독 사려 독 사려/ 독 사세요
잘생긴 독 사세요/ 아주머니 독 사세요/
얼마예요/ 백원이오/
아이고 예뻐,/ 주세요



그러면 친정어머니는 독을 사는 아주머니가 되곤 하셨죠..
이 놀이는 요즘도 하은이에게 가끔 해주는데 그러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또..또요~“라는 반응이 금방 온답니다.

노랫말에 이야기를 꾸미고 시를 쓰고 화를 풀고 유머도 즐겼던 할아버지의 노래들..
그 속에 우리의 정서가 가득하니 들어있어서인지 분명 그 시대의 놀이를 알지 못할터인데도 아이는 전혀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노랫말이 길지 않은데다가 서양의 라임처럼 반복되는 어구들, 재미있는 노랫말, 그리고 자연의 이야기..
이런 점들이 노래에 가득히 배어있어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요소로 작용하는가 봅니다.
게다가 인형작가로 알려진 주경호님의 정성들인 점토인형의 삽화들은 이쁘기도 하지만
노랫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꽤 고심하신 듯한 느낌이 역력합니다.


이렇듯 단순한 놀이 하나에도 곡을 붙이고 흥겨워 하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비록 그 세대는 지날지라도 그분들의 놀이와 노래는 후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 하면서 읊조리게 되겠지요..

[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했을 때]..
이 한권의 동요그림책을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옛날로 거슬러 가는 여행을 떠나보시는건 어떨지요..


* 참고: 이 책에 나오는 전래동요는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에 많이 수록돼 있습니다.


* 책읽은 후의 아쉬움:
여러편의 노랫말을 박스안에 넣어 배치해 놓았는데 삽화의 배경을 가리워서 눈에 거슬리더군요..배경을 충분히 살려서 편집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 이곳으로 가시면 인형작가 주경호님이 작업하셨던 그림책에 대한 여러권의 책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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