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미스터리 1 : 파라오의 수수께끼 아가사 미스터리 1
스티브 스티븐슨 지음, 스테파노 투르코니 그림, 이승수 옮김 / 주니어발전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어서인지 등장인물들 간의 배경설명과 특징에 대해 전반부 많은 쪽수를 할애해서 설명해 놓았다.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 한데 좀 지루해지려할 무렵 사건이 전개된다.

목적은 이집트 왕들의 골짜기에서 도난당한 점토판을 찾아야 하는 것.

이 점토판에는 저주 받은 파라오의 무덤을 찾아낼 단서가 적혀 있다는 것이다.

사건을 수사하기 전에는 이집트인 일꾼에 의해 도난된줄 알았던 점토판이

4명의 이집트 사학자 가운데 한명으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해결된다.

초등 중학년 수준에서 읽을수 있을 탐정동화이지만

범인에 의한 사건 발단 동기가 뚜렷하고

범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한차례 반전을 주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점은 어른대상의 탐정물과 다르지 않다.

다만 아이들이 주인공인 만큼 치밀한 사건전개를 기대하는건 좀 무리일까?

2/3까지 큰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던 내용이 뒤로가면서 급정리되는 느낌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시대가 시대다보니 수사과정에서 문명의 이기(利器)를 십분 활용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인공위성 지도를 띄운다든지,

아이넷 열감지 기능을 활용하고 적외선램프로 가루가 된 점토 분자를 구별해 내는 일련의 수사과정은 과학적 지식은 차치하고(어째서 그럴수 있는지 원리는 전혀 모른다)

미드의 CSI에서 보던 것과 다르지 않게 어린이 동화에서 또한 그대로 쓰여질 수 있다는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기기에 점점 문외한이 되어가는 마당에 이러다가 조만간 어린이 탐정동화마저 이해하지 못하고 끙끙대는 시대가 도래하는게 아닌가 싶으다.

이집트 이야기에 많은 흥미를 보이는 딸아이를 위한 책인데 정작 아이는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사건의 주요 키워드가 되고 있는 점토판에 대해서 우선은 사전 지식이 좀 있어야지 사학자들이 왜 사건해결을 위해 안달이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으다. 어른인 나도 '점토판'이라해서 대충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가만 생각해보니 '부서지기 쉬운 재료'의 특성이 사건진행의 큰 요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사건해결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인디오니그로 페트리피쿠스 선인장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던 지식을 알려주고 탐정이 되기 위해서는 머리만 좋아서 되는게 아니라 평소에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갖고 주변을 잘 관찰하는 습관 또한 중요할수 있음을 알려준다.

1권이 이집트로부터 시작했지만 뒤이어 출간된 2권은 배경이 인도로 옮겨진다. 앞으로 여러권이 출간되어 나오면서 공간적 배경도 다양한 국가로 이어가며 과학적 수사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책의 주요 연령의 아이들에게는 문제를 해결해가는 흥미로운 과정의 수사이야기와 더불어 여러 나라의 특징에 대해서 또 소개될 다양한 소재에 대한 지식을 하나씩 알아가고 즐길수 있을 탐정추리물로 기대되는 시리즈가 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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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프다 - 김영미 세계 분쟁 전문 PD의 휴먼 다큐 에세이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앞에 설수 없고

그 어떤 이유로도 ‘사람’을 빼고는 명분이 있을수 없다.

그것이 비록 국익일지라도, 하물며 세계평화라 할지라도.

분쟁지역...나는 그동안 이것을 외면하며 살았다.

뉴스에서 다큐에서 그렇게도 자주 다루었건만 정치적으로 복잡미묘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자기편의 이익을 위해 분쟁을 불사한다고 생각하며 혀를 찼던 적도 여러번이다.

지금껏 내가 보아온 분쟁은 얼굴에 회칠을 하고 총을 높이들고 구호를 외치며 화염에 휩싸인 시가지를 누비던 시민군이나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정부군간의 반목, 그것이었다.

정작 그 속에서 신음하며 절망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을 겪을 때 민주진영과 공산진영간의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와중에 선량한 국민이 쓰려져갔듯 그럴듯한 명분따위가 무색하게 하루하루를 작은 행복에 의지하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신음이 거기에 있었다.

그 신음과 절망의 깊이가 어찌나 큰지 여지껏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음이 놀랍다. 이렇게까지 무관심에 철저했다니 한탄이 절로 나온다. 저자의 말이 딱 그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잘 모르면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 사정이 복잡하게 얽힌 분쟁 지역은 늘 무관심의 그늘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p.10

이 책은 그리멀지 않은 땅,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분쟁을 다루고 있다. 아니 그 분쟁의 끔찍함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초점을 두어 촬영한 이야기다.(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 나라에 태어났기에 겪어야만 하는 척박한 환경틈에서 의사나 선생님이 되려는 희망을 꿈꾸고 있는 구걸소녀 오마이라, 이면지 노트를 받아들고 ‘선물을 처음 받는다’고 좋아하는 이 아이에게는 세 가지 권리가 있다.

배고프지 않을 권리,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을 권리,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우리에게 부여된 권리라해서 누구든 누리고 있는 권리가 아니었다. 이곳 분쟁지역 아이들은 이 세가지 가운데 기본권리에 속하는 한가지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이순간에도 하루를 연명한다.

 

부르카를 벗어던지고 탈레반 정부가 물러난 소식을 아프간 국민에게 최초로 알린 여성 앵커 마리암은 여성이 교육받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키던 탈레반 시절, 집에서 독학으로 공부하며 비밀리에 동네 여자아이들에게 글자와 수학을 가르쳤다. 사형을 당할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쓸수 있는 용기는 순전히 배우고 싶은 열망이었다고 말한다.

 

“나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여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알고 싶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나도 그랬고 내가 가르친 아이들도 그랬습니다.” -p.70 

교육을 받을 권리 또한 누구나 누릴수 있는게 아니었다. 지금도 마리암은 많은 협박을 받으며 방송을 한다.

 

책에 소개되고 있는 각양각색의 가슴아픈 사연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아름다운 시를 지은 죄로 남편손에 맞아죽어야 했던 스물다섯 살의 여인 나디아,

미군이 낸 교통사고에 남편을 잃어 태어난지 갓 석 달된 딸을 작가에게 버리다시피 맡기며 갔던 열여덟살 여인,

쌍둥이를 낳았지만 이틀만에 추위에 둘을 잃어야만 했던 난민촌 새댁...이런 이야기가 그곳에선 놀랄일도 아닌 일상이라고 한다.

 

아프간 뒤에 들른 이라크에서의 취재는 전쟁전에 누리던 일상의 행복을 전쟁으로 빼앗긴 바그다드 사람들을 담았다. 작가는, 살아 있지만 언제 시체로 변할지 모르는 사형수 같은 바그다드 사람들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회의한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 속에 그녀가 있어야만 했던 이유는 서두에 밝혔듯이 “거기,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나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쟁은 잔인하고 무서운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작가가 한명, 한가족, 한부대 속에 들어가 만나본 개개의 ‘사람’은 우리와 같은 아주 평범한 행복을 찾는 이들이었다.

 

전쟁이 앗아 간 것은 바그다드 사람들의 행복이었다. 그것도 아주 평범한 행복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행복, 학교 가면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행복, 단골손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요리사의 행복, 맛집을 찾아 외식을 하는 가족의 행복... 이런 것들이었다. -p.174  

총을 맨 채 작전에 임하는 미국 군인들 또한 누군가의 아들이고 남편이다. 그저 직업군인으로 이라크에 있지만 가족과 떨어져 있고 싶지 않다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찾을거라고 말한다. 그들도 아내와 아이가 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인 것이다.

누가 씌운지 모르는 전쟁이나 분쟁의 굴레속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사람이다. 지옥과도 같은 처지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있는 이들의 다른 한손을 이제 외면하지 말고 잡아야한다. 에필로그에는 그 희망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감동적인 이야기의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어딘가에서 시작된 작은 정성이 얼마나 ‘사람’을 들뜨게하고 꿈꾸게 만드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내민 손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우리가 평소 하루에 마시는 커피 값이면 아프가니스탄의 평범한 일가족이 하루 식량을 해결할 수 있고, 한 달 커피 값이면 아프가니스탄의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몇 사람이 내는 큰돈보다 작지만 많은 사람의 정성으로 모인 후원금이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당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을 위로해 줄 차례이다.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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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만난 시와 백과사전 지식 보물창고 4
윤동주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손호경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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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내가 시를 제대로 감상하며 느꼈던게지.

끝표지를 덮으니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있어요’라는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온다.

그래, 내가 읽고 느꼈던게 바로 이거.

도시화가 되면서 자연은 멀리 떨어져 있다고만 여기는데 그렇게 생각하는건 순전히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일뿐

자연은 예전과 변함없이 우리곁에 머무르며 자기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책에 나오는 자연이라고 접하기 쉽지않은 것들을 소개해 놓은게 아니다.

나비, 담쟁이덩굴, 달팽이, 엉겅퀴꽃, 까치..

밖에서 한번씩은 봤음직한 친숙한 자연이다.

책에 수록되지 않은 자연은 비록 도시의 아파트 화단이지만 또 얼마나 많은 종들이

숨죽여 자기존재를 알아봐주기를 바라고 있나.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자연을 접하기 어렵다고 말하는건 내 마음에 그들과 눈맞춰줄 여유가 없었던게지.

 

우리의 눈길이 닿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자연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우리가 마음에 담지 않으면, 아주 멀리까지 가서 멋진 풍경을 보고 오고도 금세 잊어버리는 것처럼 말이에요. -머리글에서

 

한편의 시와 함께 수채그림이 실리고 이야기가 있다.

다음에 ‘시와 백과사전’이라는 제목에서 알수있듯 소재와 관련한 설명이 있어 이해를 돕고자 했다. 백과사전은 좀 과장된 말이고 이해를 돕기 위한 도움글 정도. 하지만 이 책의 주독자가 될 아이들에게는 그만큼의 설명도 아주 많은 알거리를 제공할 터이다.

 

여러편의 시가 다 좋지만 개인적으로 윤동주님의 <참새>를 으뜸으로 감상했다.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 읽고 두발로 글씨 연습을 하루종일 해도 짹 자 한 자밖에 못쓴다는.

참 기발하면서 유쾌하게 웃을수 있는 시다.

한상순님의 <서울 사는 까치네>도 참 좋았다.

서울에 숲이 우거졌을 때 나무에 집을 짓던 까치들이

숲이 아파트로 바뀌어 가면서 전봇대에 집을 짓지만 자기는 기쁜 소식 전하는 새라는 뿌듯함이 있어

비록 전봇대에 튼 둥지지만 견딜수 있었다는.

그런 까치에게 들리는 말이

“까치 때문에 정전사고가 많다지?”

“오죽하면 서울 새 까치를 다른 새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겠어?”라는.

마음이 쨘~하게 읽었다.

 

자연은 사람을 가르치기도 한다.

순리에 맞춰 나고 지는 모습,

아무리 척박한 지형에서도 자기 키를 키우는 억측,

밟히고 뽑혀도 끝까지 살아가려는 생명력을

사람은 자연에게서 배울 일이다.

 

봄이 오고 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한번쯤은 곁에 있는 자연을 감상하며 눈맞춰주어도 좋을 것 같지 아니한가?

그때 이 얇지만 자연의 숨결이 가득한 책 한권 손에 들고 야외로 나가보자.

 

 

 

 

 

서울 사는 까치네

                                                        한상순

 

 

오래전,

서울에 숲이 우거졌을 땐

까치는 나무에만 집 지을 줄 알았지.

 

숲이 아파트로 바뀌어 가면서

까치가 둥지를 틀 데는

잎도 피울 줄 모르는 전봇대였다.

 

반듯한 둥지는 아니어도

기쁜 소식 전한다는

뿌듯한 마음,

그 마음 하나로 견디었지.

 

가을 어느 날,

벤치에서 푸드덕 날아오르다

엿듣게 된 이야기,

 

"까치 때문에 정전사고가 많다지?"

"오죽하면 서울 새 까치를 다른 새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겠어."

 

'그래도 난,

이곳을 지켜야 돼......

절대로 떠나지 않아!'

까치는 두 날개에 불끈 힘을 준다.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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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
오지섭 지음 / 중앙위즈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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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와 함께하기 프로젝트인양 이 책에는 자녀와 함께 공유하며 가질수 있는 즐거움이 여럿 소개돼 있지만 뭉텅하게 뭉쳐보면 결국 ‘자녀와 함께’가 그 모토다.

가족임에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가 아닌 따로이기에 형성하지 못하는 공감대를 일상에서 찾아보자는 것이다. 새로울 것이 없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미 알고 있었고 무심결에 했던 것들 일수 있지만 정작 그 의미를 깊이있게 생각해 본 적은 없으니 책을 읽으며 투영해 보면서 흘러가는 가족의 일상을 음미해 보는 시간, 그것이 책의 집필의도이자 이 집필의도에 내가 응한 이유다.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해왔던 일들이 자녀와의 관계 혹은 가족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어쩌면 별 의미부여 없이 의무적으로 해왔을 수도 있는 일들이 내 자녀나 가족에게 얼마나 크고 중요한 의미가 있는 소중한 경험일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새삼 되새기는 것이 이 책의 참 의도입니다. -p.6

 

이래저래 많은 정보를 찾고 책을 읽으며 ‘위한다’는 명목으로, 교육 잘하고 있다는 일념으로 자녀의 장래를 준비하는 부모들을 본다. 그 열의가 어찌나 대단한지 본인이 그 열정으로 다시 인생을 산다면 정말 완벽한 삶을 구가하며 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자녀의 잘되고 못됨이 자신의 인생과 합일된양 자녀교육에 매진하는 부모들이 오히려 사회악으로 부상된지 오래고 속을 들여다보면 부모의 인생은 그곳에 없다. 반면 부모의 방치속에 시들어가는 아이들의 어두운 면을 공공연히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접할때면 또 그 무관심이 북극의 얼음마냥 냉혹해 부모의 허물을 뒤집어 쓴채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이 모든 사회문제를 어디서 해결해야 하나 답답증을 느낀적도 여러번이다. 무엇인가를 향해 분주하고 바쁘게 몰두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빠진채 길의 끝에서 대면하게 될 어둠의 그림자에 망연자실할 때 즈음에는 지나온 시간과 서로간의 비워버린 마음으로 인해 그 상처가 대단할 터인데 우리는 너무 늦기전에 중요한 그 무엇을 깨닫고 찾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터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우리가 기울여야 할 노력의 형태와 그 노력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일관성있게 기술하고 있다.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부모와 함께한 다양한 경험들이 고단한 삶의 위로가 되고 행복을 주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아이의 행복을 위해 그렇게 주고자 했던 그 어떤 스펙보다도 부모와 가졌던 경험이 자녀의 성숙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밑바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저자의 이런 집필의도를 새기며 한편 한편 읽다가 나는 문득 아이와 같이 놀고, 먹고, 이야기하고, 감상하는 일련의 일(책에 소개된 방법을 쉽게 표현하자면)이 ‘아주 특별한’ 즐거움이 돼버린 현사회구조에 서글퍼졌다. 작가가 소개하고 있는 여러 방법론은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한마디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기에의 주문이다. ‘가족해체’로 불리우기까지 하는 가정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우리가 진정으로 되찾아야 할 사항이 ‘함께하기’인데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이 이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조차 애써 해야 하는 어떤 것이 된 현실이 자못 서글픈 것이다.

 

EBS <세계의 아이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지난주 파키스탄의 어느 지역에 사는 아이가 소개되었다. 그때 참 인상적으로 봤던 장면이 말을 키우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 일을 9살 아들이 항상 돕고 동행하는 것이다. 일도 배우지만 아버지와 함께 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도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들의 장래문제를 함께 나누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집에서 키우던 말을 형편상 팔아야 할 때 아들이 팔기를 싫어하는 모양을 보고 구매자에게 터무니없는 말값을 불러 결국 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던 장면을 보면서 아이는 단순히 말을 얻은게 아니라 자신을 생각해주는 아버지의 사랑을 선물 받은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는 자신의 인생에서 그날의 일을 두고두고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함께 일하며 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삶의 이야기들은 이 아이를 얼마나 강하고 든든한 어른이 되도록 버팀목이 되어줄 것인가를 생각하면 아이에게 그 어떤 보화도 이보다 값지지 못하다.

 

우리가 처해 있는 사회는 이와 다르다고는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마음은 매한가지라 할 때

아이가 평생토록 가질 보석은 부모의 도움으로 열심히 쌓아올린 스펙이 아니라

긴 인생항로의 갈림길에서 지혜로운 판단을 하게끔 어릴적 함께했던 부모와의 경험과 추억에서 길어올린 가르침이 아닐까 싶으다.

이 책은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영역의 다양한 활동들을 참고하며 지향하고자 하는 바가 흐트러지려 할 때 마음을 추스르는 자녀교육서로 곁에 두기에 좋겠다.

 

흔히 용기와 도전 의식이라는 것을 마냥 겁 없이 부딪치고 밀어붙이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정한 용기와 도전이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일을 소신 있게 지켜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119

 

초판1쇄 2012년 2월 7일자 오자 p.179 8줄 요리하기 것을->요리하는 것을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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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 - 원시의 자유를 찾아 떠난 7년간의 기록
제이 그리피스 지음, 전소영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나만의 착각이었나보다. 이 책을 단순히 오지여행탐사 쯤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인 것이.

그리고 고백한다. 이 책은 여행과 관련한 단순한 호기심으로 덤빌 그런류의 책이 아니라는 것을.

지구 곳곳을 누볐다는 실증사진 한 장 실리지 않았지만 그 어떤 여행관련 서적보다 작가의 체험은 실제적이고 주장은 분명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생명력으로 꿈틀거린다.

그리고 원주민들과 나누었던 대화의 증언은 생생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풀어내는 어원의 분량은 너무도 방대해 매번 기술될 때마다 체증을 느낄 정도인데다 풍부한 어휘력으로 토하듯 구사하는 내밀한 사색은 짧은 기일에 읽고 감상하기를 감당하기에 솔직히 벅찼다고 밖에 말할수 없다.

작가의 생명을 담보한 7년에 걸친 여행기를 담은 이 책은 원시의 숲에서 시작하여 빙하, 심해, 사막, 벌거숭이 산 그리고 사원을 두루 찾아다닌다. 지구의 그 원시자연에서 삶을 살아내는 부족들과 때론 대면하고 그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기도 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땅’에 대한 생각들을 경청한 내용들을 통해 그들과 동떨어져 소위 ‘문명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원시성(또는 야생성)이 품고 있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한편의 서사시를 읊조리듯 들려준다.

작가는 어디를 가도 공통되게 던지는 물음이 있다. 바로 ‘땅’에 대해 생각하는 원주민들의 생각을 묻는 것.

우리가 보기에 오지와도 같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밟고 서있는 땅은 하루하루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곳일진대 지구의 어떤 동물보다 태생적으로 열등한 인간이 살아가기엔 너무도 척박한 지대가 아닌가. 하지만 그녀의 이 물음에 대한 그들의 대답은 먹고 살기에 편안한 의미에서의 땅의 개념을 넘어선다. 땅에서 얻은 풍요로움을 들려주고(숲) 땅을 영혼이자 고향이라 말하며 육체가 돌아가야 할 곳이라 여기고(사막) 자유를 느끼는 곳이자 사람들의 치유를 도와 주는 곳(빙하)으로 그들에게 있어서의 ‘땅’은 한결같이 경의로 가득차 있다.

이들과 대조적으로 책에는 인간이 그토록 정복하고자 했던, 그것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자 열망했던 숱한 ‘정복의 역사‘를 나열하고 있다.

 

이누이트는 북극에 도달하려는 백인들의 욕망을 약간 바보스러운 노력이라고 보았으며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모든 고생과 노력 그리고 그 모든 의미 없는 죽음에 대해서 , 이누이트는 매우 현실적이었기에 어떻게 추상적인 관념이 그러한 고통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p.246

그들은 말한다. 도시인들이 ‘문명화’를 내세워 그들의 땅에 들어온 이후로 잃어버린 것과 서글픔에 대해서. 개척의 정신은 어느 한편에서의 이론일 뿐 그 개척으로 인해 망가져 잃어버려야 했던 야생성과 그들의 풍요로움 그리고 생명, 갇힘.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해 봤느냐고.

 

선교사들과 접촉이 있기 전에는 “모든 것이, 우리한테도 식물과 동물과 물고기한테도 다 좋았어. 우리는 강하게 살았지. 옷도 입지 않고 깃털만 달았어. 몸에 색을 칠하고 노래도 불렀어.” 그때가 더 좋았나요? “질병도 없었고 걱정이나 문제도 없었지. 당연히 그때가 더 좋았지. 우리는 있는 그대로 풍요로웠거든.”-p.132

 돈과 에스파냐어와 일을 배웠다네. 전에는 필요도 없었던 성냥, 소금, 설탕 같은 것을 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는 거야. 우리는 왜 문명화되었나? 결국 무엇을 위해 문명화 되었을까? 우리는 설탕과 석유와 돈과 옷과 음식을 시장에서 더 많이 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뿐이야.” -p.133

 

그렇다면 원시를 문명화 시키겠다고 쳐들어온 그들의 세계는 행복한가? 우리는 현재 더워지는 대기의 온도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재앙으로 목숨을 잃고 급격히 높아지는 탄소 수치로 인해 온갖 질병에 시달리며 나날이 올라가는 해수면으로 인해 가라앉게 되는 나라의 이민을 걱정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내땅 네땅이라며 획을 나누어 소유를 주장하고 자본을 내세워 많은 것을 욕심내며 욕심에 눈멀어 전쟁까지 불사하는 이 행태는 우리가 문명화 되었기에 겪어야 하는 불행은 아닐는지.

 

 

"우리는 ‘환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브라질 야노마미족의 한 남자는 말했다. “그것은 당신네 백인들이 스스로 파괴하고 남은 것에 붙이는 당신들의 언어일 뿐입니다.” -p.146

    “내가 보기에는 콘크리트 정글인 도시가 황무지입니다.” -p.217

신은 태초에 이 모든 것을 창조했고 보기에 좋았다고 했다. 그것 자체로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발명’과 ‘발견’이라 일컫는 것은 삶에 편리성을 주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지구상의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 왔다고는 말할 수 없다. 작가가 둘러본, 지구의 원시성이 살아있으리라 기대했던 여러 곳들도 이미 정복되었고 원시성을 잃어가고 있음을 목격했다. 그곳의 부족민들은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 그곳 젊은이들은 너무 많은 것들을 문명에 침략당해 앞으로 그 극한 지대에서의 삶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을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곳에서 작가가 무심하게 던지는 도전적 물음은 이 책이 개인적 여행기가 아니라 지구의 얼마남지 않은 원시성, 결국은 그 속에 내재돼 있는 생명의 근원에 대한 성찰을 구하고 있음을 본다. 그리고 나는 이런 현실에서 우리 인간이 차지할 위치를 작가가 서술한 한자락의 글에서 가늠해 본다.

 

“야생의 숲을 헤쳐나감으로써가 아니라 바로 그 숲 안에 머무름으로써 길을 찾아내는 동시에 길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중략> 인간은 합창단의 어엿한 일원이다. 불협화음을 내는 존재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란처럼 필요하고도 아름다운 한 부분이다.”

짧은 기간이라 부분부분 충분히 머물지 못하고 페이지를 넘겨야 했던 것이 아쉬운 시간으로 남는다. ‘원시성’이란 단어에 무턱대고 들어서는 선입견을 가차없이 깨뜨리고 새로운 견지에서 원시에의 의미를 되찾고 성찰하도록 하는 작가의 깊이있는 서술에 숨이 헐떡거려진다. 일독을 했지만 겉핥기로 넘겨진 부분도 있고 작가의 언어적 해석이 버거워 따라잡지 못한 부분도 많다. 그리고 원시에의 여행은 절대 낭만적일수 없다는 진리같은 명제를 얻었다. 자신의 처지에 맞물렸건 어떤 이유에서건 생명의 용트림을 찾아나선 작가의 용기에 갈채를 보냄과 동시에 그녀가 겪었을 온갖 고초를 떠올리면 몸서리가 쳐진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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