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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
오지섭 지음 / 중앙위즈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와 함께하기 프로젝트인양 이 책에는 자녀와 함께 공유하며 가질수 있는 즐거움이 여럿 소개돼 있지만 뭉텅하게 뭉쳐보면 결국 ‘자녀와 함께’가 그 모토다.
가족임에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가 아닌 따로이기에 형성하지 못하는 공감대를 일상에서 찾아보자는 것이다. 새로울 것이 없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미 알고 있었고 무심결에 했던 것들 일수 있지만 정작 그 의미를 깊이있게 생각해 본 적은 없으니 책을 읽으며 투영해 보면서 흘러가는 가족의 일상을 음미해 보는 시간, 그것이 책의 집필의도이자 이 집필의도에 내가 응한 이유다.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해왔던 일들이 자녀와의 관계 혹은 가족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어쩌면 별 의미부여 없이 의무적으로 해왔을 수도 있는 일들이 내 자녀나 가족에게 얼마나 크고 중요한 의미가 있는 소중한 경험일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새삼 되새기는 것이 이 책의 참 의도입니다. -p.6
이래저래 많은 정보를 찾고 책을 읽으며 ‘위한다’는 명목으로, 교육 잘하고 있다는 일념으로 자녀의 장래를 준비하는 부모들을 본다. 그 열의가 어찌나 대단한지 본인이 그 열정으로 다시 인생을 산다면 정말 완벽한 삶을 구가하며 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자녀의 잘되고 못됨이 자신의 인생과 합일된양 자녀교육에 매진하는 부모들이 오히려 사회악으로 부상된지 오래고 속을 들여다보면 부모의 인생은 그곳에 없다. 반면 부모의 방치속에 시들어가는 아이들의 어두운 면을 공공연히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접할때면 또 그 무관심이 북극의 얼음마냥 냉혹해 부모의 허물을 뒤집어 쓴채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이 모든 사회문제를 어디서 해결해야 하나 답답증을 느낀적도 여러번이다. 무엇인가를 향해 분주하고 바쁘게 몰두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빠진채 길의 끝에서 대면하게 될 어둠의 그림자에 망연자실할 때 즈음에는 지나온 시간과 서로간의 비워버린 마음으로 인해 그 상처가 대단할 터인데 우리는 너무 늦기전에 중요한 그 무엇을 깨닫고 찾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터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우리가 기울여야 할 노력의 형태와 그 노력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일관성있게 기술하고 있다.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부모와 함께한 다양한 경험들이 고단한 삶의 위로가 되고 행복을 주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아이의 행복을 위해 그렇게 주고자 했던 그 어떤 스펙보다도 부모와 가졌던 경험이 자녀의 성숙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밑바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저자의 이런 집필의도를 새기며 한편 한편 읽다가 나는 문득 아이와 같이 놀고, 먹고, 이야기하고, 감상하는 일련의 일(책에 소개된 방법을 쉽게 표현하자면)이 ‘아주 특별한’ 즐거움이 돼버린 현사회구조에 서글퍼졌다. 작가가 소개하고 있는 여러 방법론은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한마디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기에의 주문이다. ‘가족해체’로 불리우기까지 하는 가정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우리가 진정으로 되찾아야 할 사항이 ‘함께하기’인데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이 이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조차 애써 해야 하는 어떤 것이 된 현실이 자못 서글픈 것이다.
EBS <세계의 아이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지난주 파키스탄의 어느 지역에 사는 아이가 소개되었다. 그때 참 인상적으로 봤던 장면이 말을 키우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 일을 9살 아들이 항상 돕고 동행하는 것이다. 일도 배우지만 아버지와 함께 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도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들의 장래문제를 함께 나누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집에서 키우던 말을 형편상 팔아야 할 때 아들이 팔기를 싫어하는 모양을 보고 구매자에게 터무니없는 말값을 불러 결국 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던 장면을 보면서 아이는 단순히 말을 얻은게 아니라 자신을 생각해주는 아버지의 사랑을 선물 받은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는 자신의 인생에서 그날의 일을 두고두고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함께 일하며 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삶의 이야기들은 이 아이를 얼마나 강하고 든든한 어른이 되도록 버팀목이 되어줄 것인가를 생각하면 아이에게 그 어떤 보화도 이보다 값지지 못하다.
우리가 처해 있는 사회는 이와 다르다고는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마음은 매한가지라 할 때
아이가 평생토록 가질 보석은 부모의 도움으로 열심히 쌓아올린 스펙이 아니라
긴 인생항로의 갈림길에서 지혜로운 판단을 하게끔 어릴적 함께했던 부모와의 경험과 추억에서 길어올린 가르침이 아닐까 싶으다.
이 책은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영역의 다양한 활동들을 참고하며 지향하고자 하는 바가 흐트러지려 할 때 마음을 추스르는 자녀교육서로 곁에 두기에 좋겠다.
흔히 용기와 도전 의식이라는 것을 마냥 겁 없이 부딪치고 밀어붙이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정한 용기와 도전이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일을 소신 있게 지켜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119
초판1쇄 2012년 2월 7일자 오자 p.179 8줄 요리하기 것을->요리하는 것을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