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시대의 처절한 이야기를 이렇게나 재미있게 담아낼 수 있다니 작가의 글구성이 돋보인다.

무거운 주제를 무겁게 담았더라면 차라리 덜 서글플 수 있었을까?

그랬더라면 “그래. 지금 시대가 살아가기 어려운줄 누가 몰라?”하며 식상해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굿바이 동물원」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감정이입할 만한 무거운 주제를 참을수 없을만큼의 가벼움으로 위트있게 담았기에

웃음 이면엔 웃음보다 더한 슬픔의 카펫이 깔린다.

 

실직 앞에 ‘남자’라는 자존심마저 버린채 하루하루의 밥벌이에 목을 매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인 30대 김영수.

실직후 집에서 온갖 종류의 부업을 섭렵하다가 세렝게티 동물원에 입사한다.

그는 인생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이제 괜찮을줄 알았다.

그러나 세렝게티 동물원은 사람노릇을 포기하고 동물이 되어야지 살아갈 수 있는 곳이자

철저히 성과급으로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현사회의 축소판.

그는 고릴라가 되어 킹콩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관람객이 던져주는 바나나를 먹고

12미터 높이의 정글짐을 올라 버튼을 누르며 회당 오천원의 성과급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고릴라로 살아가는 또다른 고릴라 조풍년씨는 유명기업의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의 탈을 버렸음에도 결국은 조직으로부터 토사구팽 당한다.

처자식이 있는 그의 몸부림은 가족을 위해 몸부림치는 여느 가장의 모습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동물원에 있으면 사람답게 살 수 있어. 사람이 아니니까 사람 구실 같은 건 안 해도 돼. 솔직히 이 나라에서 사람 구실 하면서 사람답게 사는 인간이 몇이나 되겠냐고. 난 거의 없다고 봐. 하지만 동물원은 달라. 사람 구실은 못하지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이 동물원이야. -p.214

사람구실을 포기하고 고릴라가 되어서야 오히려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조과장의 말이 애닮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은 같은 처지에 있는 자만이 알 수 있다고 그 자리(사람을 포기한)에 가서야

서로를 짓밟으며 나만 살아남겠노라는 경쟁심없이 서로를 보듬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천둥처럼 뇌리를 울린다.

이 사회는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없는 곳이라는듯 들린다.

 

앤은 낮에는 고릴라로 살면서 밤에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여자고릴라다.

취업이 어려운 20대의 고충을 대변한다.

자살충동도 여러번 느끼고 취업준비를 하는 동안 폐인과 같은 삶을 살다시피 준비해도 취업보장이 안되는 현시대의 불안한 청춘의 표상이다. 다행히 취업이 되어도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더많은 이들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앤은 그래도 취업이 되었으니 다행이다. 청춘을 그리 보내고 몸에 질병만 가득 떠안은 나이만 젊은이들이 또 얼마나 많겠는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왔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면서, 때가 되면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그러다 자기를 닮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늙어가는 게 앤의 작지만 소중한 꿈이었다. 그래서 인간으로 남고 싶었다. -p.183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 희망한다고 되는 것이 더 이상 아닌 세상이다.

사람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남들 부러워할 만한 스펙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걸까?

 

대장고릴라 만딩고는 남파간첩이다. 전향한 연락책의 배신에 치를 떨며 그에게 복수하려다 오히려 그를 피해 숨어 살아야 하는 신세로 동물원의 고릴라가 되었다. 남한에 홀로 떨어진 그는 남조선에서 열심히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가 다녀본 직장의 회사원들은 로봇이었다고 말한다. 남들처럼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 기계처럼 하루 종일 일만 하는 로봇. 그는 결국 제3국 콩고의 밀림행을 실행한다.

 

빈부의 차에 의한 계급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마치 약육강식의 먹이 피라미드 같았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경계가 뚜렷한 것처럼 자본가와 노동자의 계급 차이도 현저했다. 만딩고는 그 피라미드의 제일 밑바닥에서 살았다. 맞고 차이고 밟히면서 먹고살기 위해 몸부림쳤다. 남의 일을 하면서 몸을 팔았다. 모두 그렇게 살고 있었다. 돈 몇 푼을 벌기 위해 자기 인생을 뜯어먹고 있었다. 자기가 속한 계급의 밀실에 갇혀 아우성치고 있었다. 만딩고는 그런 남한에서도, 욕망과 배신, 착취와 억압으로 얼룩진 여기 밀실에서도 살 수 없었다. -p.286~278

만딩고의 뒤를 따라 자본시장에 지친 많은 이들이 제3국, 자본이 없는 세계로 떠난다.

그들은 그곳에서 행복할까. 아니 그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사람의 삶을 윤택하기 위해 등장한 ‘자본’이라는 것이

언젠가부터 사람을 옭아매기 시작했고 지금은 모두들 자본의 노예가 되어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부류의 다양한 계층들이 말하듯

이 사회에서는 더 이상 숨통이 막혀 살수 없다고,

사람으로 태어났는데도 사람노릇하며 살아갈수 없는 세상이라고 항변한다.

굳이 책이 아니어도 돈 때문에 부모자식간에 원수가 되고 형제자매가 다투고

친구가 배신을 하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군상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한다.

사람의 도리를 지키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은 손해보기를 감수해야 하고

때론 바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가 뒤바뀐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작가는 이런 세상을 참 처절하리만치 리얼하게 전하는 캐릭터들을 포진해 두고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 주류로 등장하지 않지만 부주류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하는 메시지도 매한가지다.

김영수의 아내, 송과장, 북한의 연락책..이들은 모두 자본주의에 희생된 누군가의 표상이다.

그렇다면 이 자본주의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그 대안을 작가는 자본이 없는 사회를 지향한다.

그 사회로 떠난 이들은 모두가 이런 곳이 없다고, 행복하다는 답신을 보내오지만

지금 이 현실에서 자본이 없는 사회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작가의 표현대로 사람으로서는 더 이상 자본 위에서 사람냄새 풍기며

사람노릇하며 살아갈 수 없는 것인지 참담하기만 하다.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으로 지난해 「표백」을 통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절망을 가슴 섬뜩하게 느꼈는데

이 「굿바이 동물원」은 알게모르게 사람을 잠식해버린 ‘자본’이라는 괴물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회칼은 무섭지 않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뭔 줄 아시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에 대해 만딩고는 잠깐 생각했다. 회칼보다 무섭고, 어쩌면 죽음보다 무서운 것. 연락책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 하는 것...

"돈이오. 나는 돈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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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부터 시작하는 서울대 공부병법 38계 - 서울대 출신 21인의 공부 제대로 하는 38가지 방법
윤경환 지음 / 마리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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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딸아이가 있으니 이 책이 아주 적기에 내손에 왔다.

처음 이 책을 접한 느낌은 우선은 ‘서울대’라는 말에 일단 거부감이 살짝 들었다.

지난번 ‘1박2일’ 타이틀을 내건 어떤 여행서적에서 느꼈던 상업성이라는 같은 이유로 선입견을 들게 만들었고

일류대학 근처에도 못가본 나의 열등감이 불편함을 자초하고 있었음일게다.

거부감의 두 번째 이유는 ‘병법’이라는 단어.

공부는 공부일 뿐이지 무슨 전쟁이라도 치루듯 표현한 그 단어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더라.

평소 같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텐데 참 모정은 이런 선입견을 넘는 선에 있는가보다.

중학 입학을 앞둔 딸아이에게 공부방법을 알려 줄 수도 있겠다는 딱 한가지 바램을 갖고 선뜻 이 책을 읽게 만든걸 보면.

 

서두가 길었는데 우선 책을 쓴 작가는 누가봐도 평범하지 않은 수재에 속하는 인물이다.

책날개에 소개된 그이의 이력은 ‘그래 너 잘났어~’ 란 말이 저절로 나올만큼 화려하고 거기에 더하여 인물사진마저도 딱 모범생 스타일.

그가 이렇게 잘난(?) 자신의 이력을 일일이 나열한 것은

이 책에 소개된 방법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즉 공부에는 ‘공부방법’이란게 있음을 솔깃할 정도로 어필하기 위해서다.

비법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온 어지간한 공부법 책들이 이미 식상하고

그래서 눈길조차 돌리지 않게 된 나조차도 그의 자신있는 어필에 혹~하며 내리 읽은걸 보면 제대로 낚은 셈.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들 이야기한다.

심지어는 의자에 오래 앉아있을수록 성적이 오른다고까지 말한다.

정말 그럴까?

나는 공부에 왕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과 공부성적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편이기도 하다.

미리 말하면 이 책은 이런 내 공부관과 어느정도 부합하고 있고

똑같지는 않아도 참고서로 공부하는 법을 제외한 대다수의 공부법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과 거의 비슷한 논지였다.

 

전 5부에 걸쳐 공부의 대략적인 것을 살피고

친절하게도 개별 교과의 내신은 어떻게 대비하고

시험준비와 공부는 어떻게 하라는 것까지,

논술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 결국은 일찍부터 독서를 통한 내공을 다져야 하고

독서는 어떤 책들을 읽고 대비하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적어놓았다.

특히 마지막 논술 부분은 예제를 들면서 어떻게 전개해야 하며

어떤 식의 전개는 잘못된 전형인지

출제자의 기준에서는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 등을 짚어주는데

읽고나니 헉~ 논술만 제대로 준비하는 것도 보통일 아니네 싶은 선입견이 되려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 내용으로 봤을 때 그의 주장에 대부분 공감하며

특히 시험을 앞둔 컨디션 조절부분에서 보약보다 운동을 강조하는 내용은 구구절절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학생을 위협하는 양대질병인 치질과 충치를 관리하며

짬짬이 운동을 열심히 할 것과

잠을 충분히 자라는 충고는 쉽다고 생각되지만 수험생과 그 부모들이 잘 지키지 못하며 교과목 시험준비에 밀려 등한시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학부형과 학생들이 정신차려 들어야 하는 충고 한가지,

‘경쟁자와 적을 혼돈하지 마라'는 것.

 

흔히 공부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공부는 절대로 ‘자신과의 싸움’이 아니다. 그렇다면 학생의 적은 누구인가? -p.21 <중략>

싸워야 할 적이 자신도 아니고, 경쟁자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라면 도대체 적은 무엇일까? 학생의 적은 바로 ‘시험 문제’ 그 자체이다. 그리고 시험 문제를 어떻게 격파할지 고민하는 것이 전술의 시작이다. -p.23

그렇다. 경쟁자는 그 누구도 아닌 무엇, 바로 ‘시험 문제’라는 거다.

그런데도 우리는 경쟁자를 마치 옆자리 짝꿍인냥, 옆집의 동급생인냥 여기며

서로 경쟁하려 들며 시험기간엔 분위기마저 삭막하지 않은가.

 

또한가지 충고는 ‘학원에 너무 의존하지 마라’는 것.

 

학원에 의존하는 습관은 훗날 대학에 가면 더욱 큰 문제점으로 드러난다. 대학에는 학원도 없고, 참고서도 없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서울대생들이 중고등학교 때 학원과 참고서에 의존해 온 탓에 C학점 이상을 받지 못하고 좌절하고 만다. 수동적인 공부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수업을 이수하지 못하고 낙오되어 뒤늦게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p.25

우선은 일류대학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서울대 정도만 들어가면 취업은 문제없고 출세도 열렸다고 생각하는지?

거기에 대해 작가는 C학점이 즐비한 서울대생에 대해 언급하며 이들은 유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대기업 취업도 턱걸이 하는게 현실(p.25)이라고, 그 뒤는 장담할수 없다고 말한다.

인생은 대학입학에서 끝나는게 아님에도 우리의 현실은 대학입학이 학생과 그 부모 인생의 전부를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을 살고 있다.

공부를 하는 방법들을 이야기 하지만 작가의 이런 공부에 대한 거시적 관점은 잘못되고 있는 방법들에의 일침을 가하는 말이라

마음에 콕 와박히고 나의 전적인 공감을 일으켰다.

(나의 평소 공부지론도 이와 한가지다)

 

38가지에 이르는 공부방법은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다.

궁굼한 이들은 책을 찾아 읽으면 될 것이고

말하고 싶은 것은 서두에 작가가 말한

저조한 성적에 시달린 이유를 근본적으로 공부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임을 지적하면서 자신과 지인들의 방법을 제시했는데

그가 비친 자신감이 기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각 공부법에 맞추어 자신의 방법을 설득력있게 세우기 위해 제시한

여러 전쟁 병법을 읽는 재미도 솔솔했다. ‘병법’이란 말에 가졌던 거부감이 일거에 말소되었다.

딸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전 한번 읽으라하고 싶은데 읽을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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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 어느 카피라이터의 여행 요령기
송세진 지음 / 서랍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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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어쩌면 대책없이는 무엇이든 성큼 저지르지 못하는 나같은 소심쟁이를 위해 쓰여진 안내서 같으다.

사십줄이 되도록 해외여행 한번 못갔으니

그리고 이 나이가 되니 ‘사는게 뭔가’하는 순간의 우울비슷한 것도 가끔 왔다갔다하고

소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일정하게 짜여진 이 생활의 패턴을 어느 한쪽에서 허물어 뜨리고 싶은 취기가 확~ 오르기도 하니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생활인은 숨막혀 죽기전 이 책을 읽고

무모할 지언정 한번 저질러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그러라고 책에서 연신 부채질을 해댄다.

지금에야 30여곳을 여행한 베테랑축에 속하는 여행자이지만

애초에 그녀 또한 길치에 언어장벽의 애로를 갖고 몸으로 부딪치며 때론 그 때문에 고생도 해가며 요령을 터득한다.

그 고생담과 요령을 part1에 고스란히 밝힌다.

그녀의 독특하고도 발랄한 글솜씨는 그 고생도 고생처럼 여기지 않게 에피소드쯤으로 치장되지만

당시 현장에서 당황했을 상황을 생각하면 참 대책없는 이구나 싶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

굴하지 않고 여행을 계속하고 즐기며 ‘여행 하나에 인생하나가 있다’고 외치는 일상탈출형 여행가가 되었다.

 

누구나 제목처럼 재미있게 사는 삶을 동경하고 방법을 얻고자 기웃기웃 거린다.

그러나 매번 시간이 없다고 돈이 없다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핑계할 뿐

당신이 그렇게 핑계로 일관하며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을 때

명품 구입보다 여행에 투자하며

시간을 토막내 더한 것을 얻고자 용기낸 어느 누군가는

실제로 동경해마지 않던 재미있는 삶을 누리며 살고 있으니

어쩌면 핑계의 모든 조건위에 ‘용기’란 것이 없어서는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이 책은 여느 여행서에서 볼 수 있는 지역별로 나눈 편집을 하지 않았다.

여행을 재미있고 요령있게 즐기기 위한 방법을 우선에 두었기에

저자가 다녔던 여러 여행지를 넘나들며 필요할 때 그때그때 언급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여행지가 중간에도 나오고 책말미에도 나오며 여러번 등장한다.

그런데 좀 의아했던게 앞쪽에서 재미있었다고 좋았다고 했던 여행지에서의 일정이 무조건 좋았더라가 아니다.

뒤쪽으로 갈수록 예기치 못하게 펼쳐지는 상황들로 치룬 곤욕들이 나오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했던 일, 일종의 해프닝들이 나오면서 이크~ 막무가내로 떠나는 여행의 병폐를 보는듯해

조금 생긴 일말의 용기가 다시 쪼그라지게 만들기도 했다.

차라리 좋았던 점과 그렇지 못했던 점을 함께 풀어놓았더라면 느낌상 좀 나았을것 같은 개인적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한창 여행지의 사진과 이야기를 펼쳐놓은뒤 part3에서는 나같은 초보여행자에게 유익할 정보도 안겨준다.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한보따리에 짐싸는 요령과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당장 떠나보쇼~하는 깔끔한 마무리.

여기까지 읽었으면 음...당장 티켓팅을 해야지하는 용기가 나야하는데

아이는 어떡하고...하는 핑계가 여전히 스멀댄다.

아~ 진정 구제불능인가...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

내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글로벌 배낭여행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좋았겠다 싶어더라.

젊은이들이 이 프로젝트를 잘 활용하면 글로벌하게 인맥을 쌓을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고 현지에서 즐기는 투어도 괜찮은 소개 같았다.

떠나기 전에 처음과 끝을 모두 정할려다보면 정작 출발부터가 스트레스인데 현장에서 괜찮은 투어 프로그램을 찾아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아보인다.

카피라이터의 글답게 읽는 내내 통통 튀는 글맛 또한 여행의 재미를 한껏 고취시켜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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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10cm 더 키우는 법
고시환 지음, 김영곤 그림 / 가치창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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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부쩍 외모에 관심이다.

언뜻 외모라면 잘생겼냐, 예쁘냐하는 미모에 관련된 사항같지만 요즘 아이들은 나 클때와 달라 외형전체를 두루 관심있어 한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시기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증상인데도 키는 말할 것도 없고 여드름에서부터 얼굴미백, 헤어스타일까지..

예전 나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그땐 2차 성징이니 하는 것도 모르고 시간흐르는대로 살았고

부모님도 아이성장을 자연의 순리에 맡긴양 지금의 부모들처럼 극성맞지 않았던 듯 하다.

그래도 큰 탈없이 잘 자랐는데 예전에 견주어보면 요즘 세대는 확실히 외모에 주력하는 비중이 큰 것만은 사실이다.

사실 영양이나 환경(키크는데 도움을 주는)적인 면은 훨씬 좋아졌는데 그러면 가만히 두어도 잘 자랄터인데

다들 왜 이리 부산을 떠는걸까?

그것은 우리사회가 외모를 중요시하는 풍조가 취업뿐만 아니라 결혼에 이르기까지 두루 영향을 미치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심지어 외모 때문에 어릴적에 얻게 되는 별명이나 서러움은 한 사람의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으니

그게 자식이 받을 스트레스에 생각이 미치면 ‘어떻게든 다른아이들에 견주어 모자라지는 않아야 할텐테...’하는 불안에 이른다.


외모를 중시여기는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키가 작은 신체적인 조건이 아이의 성격을 좌우하기도 한다. 우선 키가 작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놀림감이 되기 쉽다. 또래 아이들로부터 땅콩, 단추, 코딱지, 좁쌀 등의 별명으로 놀림 받고, 아이들이 얕잡아 보기 일쑤여서,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는 아이로 자라기 쉽기 때문에 엄마들의 걱정은 하늘을 찌른다. 특히 요즘은 학원 내 폭력이나 ‘왕따’ 문제로 엄마들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가슴앓이를 하는데 키 작은 아이는 왕따 되기 쉬운 아이 중 하나다. -p.30

이 책은 부제에도 명시해 놓았듯 ‘레시피와 체조를 통해 잠재된 키를 키운다’에 충실하다.

아이의 키가 작아 성장클리닉을 받고자 할때 작은 키의 정도가 어느만큼이고

클리닉이 어떠한 상황의 아이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먼저 짚어준다.

평균키에 못미치면 한번 해볼까하는 시술이 아니라 연령별 성장 발달 백분위수의 3%이하에 속한 아이,

그렇다해서 모두에게 적용되는게 아니라 영양, 유전, 운동, 생활환경 등의 다양한 요인을 검진해서

문제가 되는 아이들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주변에 키크는 비법을 내세우며 오는 아이들 모두에게 약을 처방해주는 곳들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백분위수 하위 3%에 해당하지 않는데 키가 크기를 바라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은 영양이나 체조, 생활속 습관을 통해서 충분히 키를 키울수 있다고 한다.

연령이 낮은 편식하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는 어떤식으로 키성장을 저해하는 음식을 줄이고 좋은 음식을 아이에게 섭취시킬 것인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물론 5대 영양소를 골고루 먹되 특히 키크는데 주효한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도 제시해 놓았다.

에를들면 칼슘과 철분이 든 음식을 먹되 흡수를 돕는 비타민류를 함께 섭취해야 하는 등.


엄마들이 집에서 멸치볶음, 우유 등 뼈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칼슘, 철분 음식을 많이 먹여도 아이들의 키가 여전한 것은 식품을 먹이는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은 무조건 칼슘과 철분이 많다고 하면 그 음식만을 식탁 한가득 차린다. <중략> 이 두 영양소를 잘 섭취하여 키 크는데 효과를 보려면 비타민류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p.66

편식을 바로 잡을수 있는 식단도 소개해 놓았다.

영양에 해당하는 부분은 솔직히 엄마들의 수고를 요한다.

그리고 아직 저연령아이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라 초등 고학년인 우리아이에게 눈을 반짝이며 적용하고자 하는 의욕은 그다지 일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편인 생활습관과 체조편에 소개된 것들은 하나씩 적용해서 실천할수 있는 사항들인지라 하나씩 붙여놓고 함께 해 볼 생각이다.

‘전문가와 함께’ 편에는 성장클리닉이 필요한 아이가 전문의를 찾았을 때 진단과 검사, 치료방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준다.

무작정 불안에 떨며 클리닉을 받을게 아니라 미리 예측하여 전문치료와 병행하여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챙기도록 유도해 준다.


사춘기를 앞두고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아진 아이의 변화를 보며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들은 없을까 알아보려 했는데

이 책은 우선 유치, 유년의 아이를 둔 엄마들이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우리아이처럼 어느정도 자란후 보다 미리 알아서 적용해주고 노력함으로써 얻게될 효과도 더 크기 때문에.

아울러 그만큼 엄마의 활약(?)을 많이 요구하기도 한다. 거의 99%는 엄마가 할 일이다.

내용에도 나와있지만 아이 키성장에 식단도 맞추고 생활습관도 맞추고 모든걸 올인해야 할 듯 느껴져 거부감도 없잖아 있었다.

책에도 그렇게 비칠수 있다고 얘기해 놓았다. 하지만 이 거부감을 완화시켜주는 주장은

아이키 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동참하다보면 가족의 건강이 챙겨진다는 점이다.

책내용대로 실천해서 생길 부작용은 하나도 없으니 하나씩 생활에 적용하기에도 좋을 것들이다.

결국 혹시나하는 ‘비법’은 없었고 역시나 인지와 노력, 실천이 그 비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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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촬영지 절대가이드 - 온 국민 애착 프로그램 <1박 2일>을 따라 떠나는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1박2일은 대한민국 생활인으로서 평소에 여행할 수 있는 단위로 딱 적합한 일정이 아닐까 싶다.

국토가 그리 크지 않으니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일상을 벗어난 공간에서 심호흡을 한번하고 복잡한 머리를 비우며 생각을 재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

그러면서도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오기에 힘겹지 않을 정도의 기간으로 보인다.

그런 견지에서 국민 프로그램이라 불렸던 ‘1박2일’은 애초에 컨셉과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던 셈이다.

2박3일만 되었더래도 그만큼의 시간을 할애하기에 벅찬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물건너 먼나라 이야기가 되었을테고 그만큼의 인기를 구가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터이다.

전국을 권역별로 수록한 편집은 아무래도 일목요연해 보이고 특정지역을 찾고자 할 때 한눈에 일정을 계획할수 있어 편리한 잇점으로 작용한다. 3년에 걸친 제작기간동안 다녔던 곳이 숱한데 재차, 3차 들른 곳은 한번에 묶어 다루어 놓았다. ‘1박2일’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덕분에 얻게 되는 반사이익도 있겠지만 이런 편집을 위해서 작가는 국민프로그램을 빠뜨리지 않고 일일이 챙겨보아야 했을테니 그 수고도 만만치 않았겠다 싶으다.

책은 전체적으로 1박2일 여행지를 충실히 답사하는 성격을 띤다.

촬영지 서두에 방송분량을 일부 도입부로 서술하고 있어 국민프로그램을 애청했던 시청자라면 대번에 ‘아~ 그곳(그 장면)’하며

그때의 배경화면이 차례로 오버랩되며 책속의 사진이 더이상 낯설지가 않을 것이다.

 

책을 받아들고 하루에 한권역씩 읽으며 나는 새삼 지난 1박2일 프로그램의(엄밀히 말하면 제작진) 탁월함과 대면할 수 있었다.

비록 예능으로 분류된 프로그램이지만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곳곳을,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눈에 담기에 거룩해 보이기까지 하는 장면을

안방에 전해주기 위해 그들이 많이 고심하였을 날들과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에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촬영하였던 일부 촬영지 장면이 새삼 떠올랐다. 촬영지 선정에 있어서도 하나 버릴게 없는 대한민국의 속살을 속속들이 찾아내어 우리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수 있도록 애쓴 족적에 뒤늦은 감사의 마음이 새록새록 번졌다고나 할까.

책은 그런 드라마틱한 장면을 담을 수 없으니 기술좋은 사진작가의 멋진 스톱장면만 군데군데 얹혀져 있어 휑뎅그레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으로 만나는 낯익은 우리국토의 면면을 또 이리 대할수 있으니 이것도 얼마나 좋은가!

 

전직기자였던 작가는 촬영지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며 이야기를 풀어주는데 꽤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들이다.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허점을 작가의 교양과 지식으로 채워주고 있어 눈도장 찍고 돌아오는 여행을 탈피할 수 있어 좋다.

강원도 영월편의 선돌에서는 영화촬영지와 얽힌 영화이야기를 풀어주는데 영화화된 촬영지를 다녀온 후 관련영화를 찾아 보는 것도 꽤 괜찮겠다 싶게 장면의 키포인트를 요약해 주는 솜씨가 훌륭하다. 얼마전 공동경비구역 JSA를 봤는데 대학생의 MT 메카인 강원도 강촌을 소개할 때도 영화의 한 장면 소개를 절묘하게 곁들인다.

전라도 벌교편에서는 조정래의 「태백산맥」 전체 이야기를 장소따라 들려주는데 마치 문학기행을 하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아주 오래전 읽어 기억이 퇴색된 이때 관련 장소를 따라 예전 읽었던 그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따라가는 가이드도 꽤 괜찮았다.

TV에 방영된 모든 곳을 수록하지 않았지만 정말 대한민국의 대표격 여행지를 꼼꼼히 챙겨서 필요한 정보를 그때그때 제공해 주고 있는 점은

굳이 ‘1박2일’이라는 타이틀을 벗고서도 얼마든지 여행가이드북으로 경쟁력이 있어보인다.

주말에 1박2일 일정으로 길나서기를 즐기는 우리가족에겐 더없이 유용한 가이드북이 될듯 싶으다.

유람전 이곳저곳 소재지 기관에 관광가이드북을 신청해서 계획하기를 번거로와 하던차에 달랑 이 한 권 들고 길나서기를 해도 이틀이 헛되지 않을 유람을 즐길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기관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북도 계속 주문할 생각이다. 이 가이드가 정말 꼼꼼하게 잘 되어 있다^^)

 

프로그램 방영이후 꼭꼭 숨겨져 있던 곳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그들이 훼손한 자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며

우리 여행객들이 그만큼 성숙된 여행자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는 일체의 행동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천혜의 비경을 품은 곳을 굳이 세상에 알려 자연을 훼손해야 하는가에 대한 일부의 비판론이 끊임없이 대두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훼손하지 않고 그 자연을 대할 수 있다면 그것을 알려주는 이를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간의 비상식적 소치를 개탄하며 어떻게든 그것을 계몽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찾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고

여행자들은 일상에서 억눌린 한풀이를 제발 자연에 돌리지 말아야겠다.

‘안 온 듯 가소서’ 이렇게 말하는 자연의 소리를 경청할 일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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