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겠습니다 (에세이 에디션) -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
황보름 지음 / 어떤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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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겠습니다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황보름 지음

 

[안녕하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를 읽고 읽게 됐다. 마치 내가 쓴 것 같았다. 초심자들이 어떻게 책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거치는지가 나와있다. 고로 글을 읽으며 맞아맞아 한다면 당신은 책 읽기 중급

 

책을 산다. 자격 미달인 책들도 버리지 않고 구석에 둔다. 그러고는 아이들 전집은 모조리 누구에게 주거나 고물상에 넘겨버린다. 책방 준비를 하면서 책을 하나둘 정리하다 박스에 하나둘 넣다가 어느새 아주 많은 분량을 넣었다. 그렇게 박스의 뚜껑을 닫고 나니, 이 많은 책들이 집에 있을만 한가? 내가 이것들을 다시 읽을까? 없어도 살아지는게 삶이라는 걸 책의 빈자리를 보고 여실히 알게된다. 집안에서 옷이나 책에 너무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비워내기에도 생각이 미친다.

 

[각자 집에서 본인은 쓰지 않지만 선물하기에는 그만인 물건 하나씩 준비해 오기

 

지금까지의 진보가 개별 생명체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았다면 앞으로의 진보는 어때야 하는가

 

하지만 우리가 세상의 고통의 총량을 줄였을까?

 

시가 내 안의 어떤 감정을 건드린다면 의심하지 말고 그 감정에 깊이 천착해 보는 것

 

위독할수록 삶이 더 절실하게:나는 지금 제주에 있다. 불현듯 위독한데 위독하지 않은 중이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든 작가가 생겼는데 그 작가가 쓴 책이 알고 보니 적어도 열 권은 넘는 거예요.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앨런 베넷.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기억과 망각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 때, 독서가는 이익을 얻는다.

 

자기 돈은 나눠 주려 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인생을 나눠 주고 있는가요? 사람들은 재산을 지킬 때에는 인색하면서도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는 너그럽지요. 시간에 관한 한 탐욕이 정당한데도 말이지요.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혀 죽고 싶은 정도의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내게 글을 쓰라고 시키지 않았고, 아무도 내 글에 기대 같은 걸 하지 않지만, 매일 글을 생각하며 산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일은 거의 없고, 해도 통장에 돈은 쌓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의 생활이 더 만족스럽다. : 아무도 내가 글을 올리지 않아도 뭐라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왜 이 고단한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가 의문이 들면 그저 좋아서 라고 밖에.

 

같이 서점에 들러 친구와 나의 공통 관심사가 담긴 책을 골라 보는 거다. 그리고 카페에 가서 언제까지 읽자고 커피 한잔 걸고 약속해 보는거다. 꼭 끝까지 다 읽고 수다를 떨 필요는 없다. 읽는 도중에 아무 때나 이야기를 꺼내면 된다. 이렇게.

 

시간의 밀도는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진실이 옷깃을 푼다.

 

감성적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읽거나 쓰지 못한다면 나는 끝난 것이라고 봐도 좋다.

당신의 독서목록은 그 자체로 당신의 자서전이고 영혼의 연대기이다.

 

미즈마루씨는 자신이 조아 하고 생각하는 그림을 좋네 하고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그려서 좋네라는 생각이 들 때 마무리했습니다.

 

불면의 나날이 이어지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타들어가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물부터 나는지

 

작은 공방을 꾸리고 싶고, 1인출판사를 차리고 싶고,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진 않은지

 

나라는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달아나기. 도착한 세상에서는 나를 잊고, 내 문제도 완전히 잊어보기: 나에겐 그곳이 해월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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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처음입니다
박래풍 지음 / 이웃집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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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처음입니다.

박래풍 지음

 

일본서적을 수입하는 서점에서 일하던 저자가 소개하고 싶었던 책과 처음 책방을 시작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소개하는 책이 일본서적은 아니다.

둘 중 하나만 하기에는 분량이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쉽다.

글은 무미건조하다.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것 같지만, 그건 중용이 아니라 글의 특색을 쇄하고 만다. 저자의 성격이 글 속에 드러난 것이리라. 무던히 지키고 있었을 어느 서점의 풍경이 그려진다. 그 모습이 싫지 않다.

 

처음 책방을 차리는 사람들은 읽지 말고, 책방이 뭘까? 궁금한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이미 책방을 차리려는 사람들의 고민은 이런 것이 아니니까.

 

[계단의 미끄럼 방지 스티커, 선물용 도서를 위한 메모 카드 비치, 비오는 날 우산 대여, 햇볕 차단을 위한 블라인드 관리

 

진열 내용에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책방 주인장의 생각도 담겨 있어야 하며, 작은 것이 모인 아름다움이 큰 것 하나의 아름다움보다 감동적인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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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윤진희 지음 / 밀림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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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길고양이와 함께한 7-다봉이와 새롬이, 까미와 얼룩이

지은이 윤진희

 

아파트 곳곳에 길고양이들이 있고, 고양이들에게 밥을 준 흔적도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길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대학교 때 살던 대학가의 새벽. 늘 고양이들이 범람하던 곳이었고, 그때의 나는 괭서 라는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였다. 더 어린 시절로 가면 열 살쯤, 집으로 가는 좁은 골목에서 정확히 내 얼굴의 10cm 이내로 날아든 똥고양이와 대면을 하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그것을 같은 학년 남자아이가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내게 고양이는 그 정도이다.

 

그런데 아이가 고양이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러는 사이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반가움은 아니지만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왠지 쉬이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 고양이들의 묘사가 안정적인 거리를 두어 나로 있게 한다. 실제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무법자에 가까웠지만.

 

표지부터 오묘한 눈동자를 한 다봉이를 내세운 이 책은 내가 있는 이 곳, 논산 해월서가의 지붕에서 연신 소리를 내고 있는 길고양이들과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 따스한 햇살에 고양이들의 두들김을 들으며 금방 식을지 모를 차 한잔을 호로록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아홉 살 아이의 독서속도보다 못한 감이 있다. 조용히 엎드려 다 읽고 2권도 사달라는 아이의 말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2권이 없다. 그러면 밀림북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정작 내가 읽지 않았기에 조금 민망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읽고 나서 저자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는데, 며칠 만에야 겨우 읽었다.

 

읽자마자 밀림북으로 전화를 했다. 의학전문서적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전화를 하니 향후 몇 년간은 2권이 나올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받은 목소리는 젊은 거 같으니, 일단 저자는 아닌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했던 아들인가? 그들은 나를 모르지만, 나 혼자 반갑다. 슬쩍 부산에 내려가 그 골목을 거닐며 서점에도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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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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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양옥 옮김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은 이 책에 없다. 그런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일수록 없다. 제목이 다 인 책들이 어디 한두 권인가. 애초에 쾌적한 생활을 원했으면 책이 아닌 집 밖에 나가 걷기라도 해야 한다.

 

[매일 조금씩 물건을 줄이고 있는데도 누군가 몰래 줄인 만큼 갖다놓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무지 줄어들지를 않는다.

 

뭔가를 창조하는 사람은 몸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무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우연히 어떤 다른 것과 만날 때 비로소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굳게 믿는 타입이었고, 그가 믿고 있는 생각이란 하나같이 인간관계에 불쾌함을 주는 내용뿐이었다.

 

그 자리에서 분명하게 그런 언행이 불쾌하다고 말해야 한다. 살다 보면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 문제를 한사코 물고 늘어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절도 있는 태도로 불쾌하다는 의사를 상대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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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리뉴얼판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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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지음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나는 소설을 쓰는 이도 아니고, 류를 따지자면 거짓에세이를 쓰는 사람이다. 존트레비키처럼, 소피의 세계처럼 가상의 주제를 정해놓고 거기에 들어가는 심리학적 이야기를 버무린다.

 

장은 묵혔다 먹어야 제맛이지만 책은 사자마자 읽어야 제 맛이다. 요즘은 책을 잘 읽고, 폰을 보는 시간이 아깝고, 책을 페이지를 정해서 꾸역꾸역 읽지 않는다. 이런 날들이 약 2주 정도 이어지고 있는데 얼마나 갈지는 몰라도 지금의 시간들이 좋다. 누군가를 폄하하고 나를 죽이면서 사는 시간들이 줄어들고 있다.

 

누군가 나보고 아파트에서 하는 댄스에 가입을 하러고 권유해서 들은 일이 있다. 비극은 거기에서 시작됐다. 권유해서 가입했더니, 단톡방에는 끼워주지 않았다. 그리고 변경 공지를 매주 해대는 통에 수업을 듣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어느 날엔 나만 가 있거나, 어느 날엔 가보니 이미 끝나고 있거나 하는 식이었다. 몇 번 당하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단톡방에 올렸다는 말이 돌아온다. 그제서야 나만 모르는 단톡방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됐다. 이런 상황을 강사가 지켜보다가 한 소리를 하자, 내가 차단했다며 나를 적으로 몰아갔다. 누구의 단톡방인지 알고 내가 차단을 한단 말인가. 그래서 이 상황을 모르는 회원에게 단톡방에 입장시켜줄 수 있냐고 했더니 바로 됐다. 그렇다. 이로써 나를 배제하고 가입시키지 않았던 나를 추천한 이와 방장의 나를 향한 모욕은 분명해졌다. 그런데 그들은 왜 그랬을까? 여러번 물어봤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돈을 버리고, 시간과 마음을 지키기로 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을 찾는 나는, 덕분에 운동갈 때마다 아이들이 따라 간다고, 안가면 안되냐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했다. 덕분에 더 오래 아이들과 있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다. 그리고 운동은 집에선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겼는데, 최근 르ooo이 한다는 운동 동영상이 인기라며 친구가 보내줬는데, 왠만한 운동을 다녀온 것보다 효과가 좋다. 3주 정도 하고 지금은 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집에선 절대 운동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깨졌다는데 만족을 느낀다.

 

나의 일상 이야기는 그만하고, 유혹하는 글쓰기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해본다. 마치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사야되는 책이 분명한 것 같아서 사지만 결국엔 13000원의 돈이 무색하게 쓸모가 없는 책이다. 그저 잘 쓴 글은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때가 있다. 그저 잘 쓴 글은 그저 잘난 글인 채로 있을 때가 있다. 자신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글이란 무엇인지, 연장통, 창작론, 인생론으로 마무리한다. 목차와 글의 구성은 잘 짜여져 있다. 아니 너무나도 완벽하다. 그러나 그 안의 글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고 낭비했던 청춘을 서너 시간 되살려본 다음 각자의 길로 흩어지려고 했다. 그녀는 지난 세월에 대하여 모든 것을 기억하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초점이 잘 맞지 않아 흐릿하다.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쉬운 낱말을 쓰면 어쩐지 좀 창피해서 굳이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이다.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라는 것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글을 쓸 시간도 없는 사람이다. 결론은 그렇게 간단하다. 자신에게서 어떤 재능을 발견한 사람은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고 눈이 빠질 정도로 몰두하게 마련이다. 창조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겠다는 엄숙한 서약을 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실천하려 한다. 일단 목표량을 정했으면 그 분량을 끝내기 전에는 절대로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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