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12 - 편집자가 알아야 할 편집의 모든 것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 열린책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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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니 문장의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 편집에 관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열린책들에서 기본적인 편집에 대한 내용들을 담은 책들을 매우 저가에 출판하고 나처럼 기본적인 편집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아무래도 직접 출판을 하는 곳이다 보니 표준적인 국어 맞춤법도 그렇지만 실제로 출판사에서 필요한 편집원칙 또한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기본적은 표준 맞춤법외에서 편집에 필요한 모든 사항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처음에는 출판이 목적이 아니라 열린책들 출판사 자체적으로 매뉴얼을 만들어 내부 교육용으로 사용하다가 사용자가 늘고 요청이 있어서 이렇게 직접 매뉴얼로 출판하였다고 한다. 매우 좋은 일이다. 출판사가 상업적으로 책을 파는 것 뿐 아니라 이렇게 새로운 출판문화와 필요한 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얼마전에 내가 일하는 곳에서 작은 책자를 발간할 일이 있어서 사람들로부터 원고를 받은 적이 있었다. 책자로 발간하기 전에 꼼꼼히 읽어보고 오탈자를 수정하려고 하나하나 꼼꼼히 읽은적이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글을 잘 쓰지 못했다. 기본적인 띄어쓰기나 단어선택이 적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기본적인 주어와 서술어의 상응관계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생각난 것이 바로 열린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이였다. 내가 작은 책자를 편집하려고 문장을 수정하면서 묘한 즐거움을 느꼈다. 어찌보면 아주 세밀하고 작은 분이지만 인간의 정신의 가장 좋은 표현인 문장을 다듬는 것이 왠지 모를 숭고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즐겁고 어떤 의식을 행하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보았을 때 문장과 단어들이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리되고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는 문장들이 보일 때 뭔가 작은 조각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 외관상으로 보면 문자가 가장 볼품없는 작은 예술품이라고 한다면 인간정신의 발전이나 위대함을 발현이라고 보면 문자야 말로 인류역사에 가장 위대한 작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문자를 다듬는 편집의 일이야 말로 가장 위대한 예술가중의 하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미국의 유명한 작가도 작품은 작가가 쓰지만, 편집은 신이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편집에 이 책은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글을 쓰거나 문장을 수정하면서 헷갈리는 것이 몇가지가 있었다. 먼저 띄어쓰기에 관한 것이였다. ‘것’, ‘수’와 같은 의존명사가 올때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붙여쓸때도 있고 띄어쓸때도 있는데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을 보면서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용문이나 대화문 같은 것은 어떠한 기호로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정리할 수 있었고 외래어를 어떻게 음역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책을 제작하는 방법과 과제 그리고 우리가 무심히 지나가는 책의 용어에 대해서도 알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표제지, 면지, 간기면 이러한 것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어서 또한 유익했다.

 

이 편집 매뉴얼을 보니 더욱 책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한문장, 한단어도 이렇게 편집자의 정성어린 돌봄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을 옆에 두고 문장을 다듬는 친구로 삼으면 글쓰기나 문장이 한층더 유려해 질것일 것이다.

 

열린출판사의 봉사에 가까운 이책의 출판을 환영하며 감사드린다. 항상 내 책상앞에 두고 야금야금 조금씩 먹는 마음으로 이책의 내용을 섭렵해야 겠다. 문장의 예술가, 문장의 조각가 아마도 그것은 위대한 인간정신을 다듬는 장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작가 스티븐 킹은 <저술은 인간이, 편집은 신이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저술은 때로는 모험과 도전일 수 있지만, 편집은 언제나 100퍼센트 완성도를 향한 끝없는 노력이기 때문입니다.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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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9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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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0 1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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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3 18: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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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3 2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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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혁명 - 지구와 평화롭게 지내기
존 벨라미 포스터 지음, 박종일 옮김 / 인간사랑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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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혁명 이해를 위한 키(Key)

환경 운동가들처럼 실천적인 관점에서 생태의 변화를 보고자 한다면 이 책은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생태와 인간의 상호의존 관계를 거대담론의 차원에서 보고자 한다면 이 책은 매우 넓은 시야의 이론적 렌즈를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저자 존 벨라미 포스터John Bellamy Foster의 약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존 벨라미 포스터John Bellamy Foster는 환경과 관련된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가 아니라 사회학을 가르치는 사회학 교수라는 점이다. 이것은 생태의 문제를 '우리가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기업은 환경정화 장치니 폐수 처리 장치를 사용하여 이 지구를 살리자' 라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인간사회의 구조와 연결시킨다. 즉 지구 생태의 문제를 한 개인이나 기업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체제인 자본주의 생산방식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렇게 생태문제와 사회학을 연결시키기 때문에 이 책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나 용어는 모두가 거대담론을 형성시키는 것들이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인 생태사회혁명, 생태산업혁명, 제본스의 역설, 마르크스의 신진대사 균열론, 생태제국주의 등과 같은 용어는 그 안에 담긴 구체적인 함의를 파악하는 것도 한권의 책이 필요할 정도의 거대담론을 형성시키는 개념들이다. 그리고 50페이지나 되는 각주에 포함되어 있는 참고자료는 하나같이 생소한 이름이거나 전문적으로 생태문제를 다룬 자료들이라서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가 녹록치 않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일반인을 상대로 한 책이라기 보다는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논문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든다.1)

 

생태혁명의 개괄적 이해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전 지구적 위기, 2부는 마르크스의 생태학, 3부는 생태와 혁명이다.

 

1부 전 지구적 위기

이미 생태학자들이나 환경운동가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것은 지구의 환경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다. 이러한 대부분 공감대를 형성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IPCC가 채택하는 “정상영업”이라 부르는 사회경제적 시나리오를 따르고 있다. “정상영업” 이라는 것은- 정상영업이라는 용어가 낯설고 생소하고 무슨 상업적인 단어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 용어가 의미하는 내용을 담기에 적절한 용어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원서에는 어떤 단어가 쓰였는지 궁금해졌다.-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생태변화 복원의 방식으로 이러한 방식은 최소한의 변화만을 시도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이윤추구와 자연을 착취하는 생산방식을 그대로 고수한 채 단지 배출기준치 강화, 수소 연료 차량의 도입, 자연보호제도 개선등과 같은 기술적인 방법만을 사용하므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이윤과 축적의 논리로 움직이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깔고 있기 때문에 결코 진정한 의미의 인간과 자연의 화해(생태혁명)를 이룰 수 없다고 말하다. 그리고 진정한 혁명적인 방법을 위해서 마르크스와 19세기 자본주의 정치경제 비판자들이 제시한 3가지 개념을 중요시 한다. 그 중에서 세 번째 신진대사의 균혈이라는 개념으로 생태혁명과 마르크스주의를 연결시켜 나간다. 먼저 신진대사라는 것은 생리학 용어로써 생물이나 인체의 원할한 생리작용을 말하는 것으로, 이 책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자연스러운 상호의존 과정을 말하는 용어로 확장되어 사용하고 있다.2) 자본주의식 생태변화는 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것은 인간과 자연의 신진대사의 균혈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즉 자연을 이윤과 개발의 대상으로 삼는 자본주의의 논리는 필연적으로 인간과 자연사이의 신진대사 균혈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그 모든 함의속에 생태 파괴의 DNA가 숨어 있어서 자본주의식의 “사회-신진대사적 재생산”, 다시 말해 이윤의 논리와 결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3) 그래서 이것을 극복한 유일한 대안으로 마르크스의 생태학을 제시하는 것이다.

 

2부 마르크스의 생태학

2부는 이 책의 핵심 내용으로 저자가 진정한 생태혁명을 이룰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는 마르크스 생태학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솔직히 난 마르크스와 생태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가 주창했던 사회주의가-엄밀히 말하면 마르크스주의-생태에 대해서 어떻게 인간사회와 연결시키는지 매우 궁금해 하면서 읽어 나갔다. 읽어나가면서 생각 이상으로 마르크스 사상의 폭의 매우 크고 미치는 파장 또한 거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생태문제에 관한 그의 사상은 생태혁명이 사회주의로의 이행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켜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우리 시대 위기의 핵심인 자본주의와 환경의 적대적 관계는 어떤 면에서는 오늘날의 녹색사상가들보다는 19세기와20세기 초의 사회주의자들이 더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주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생산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의 본질과 논리이다. 사회주의자들은 현대의 생태적 비판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모든 단계마다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 우리가 오늘날 당면하고 있는 환경재난을 분명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생태에 관한 유물주의적 분석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러자면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마르크스의 유산을 밝혀내는 작업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4)

 

그리고 생태혁명의 이론적 자양분을 크게 마르크스의 신진대사 균열론, 지속가능성, 그리고 공산당 선언에서 얻고 있다.

 

3부 생태와 혁명

3부 생태와 혁명은 결론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저자는 진정한 생태혁명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생태혁명은 반드시 사회혁명과 함께 근본적이고 철저하고 포괄적인 혁명이 필요하며 그러한 것을 레닌이 러시아를 전복했던 것과 같은 의미에서 사회주의적 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것의 실천조건으로 자본주의 질서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노동자와 그들의 단합으로 투쟁으로 쟁취해야 할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 대목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자본주의를 전복하고 새로운 사회주의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제시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다소 과격하게 이러한 글로벌한 시나리오는 칼 마르크스나 그의 추종자 윌리엄 모리스, 그리고 그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에피쿠로스에게로부터 영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로이 모이슨(Roy Morrison)의 말을 빌려 결론적으로 이렇게 주장한다.

 

모든 공동체 하나하나...모든 지역 하나하나가 아래로부터 민주적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새로운 체제는 어떤 수요와 욕구보다도 인간의 기본적인 수요-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물, 안전한 식품, 적절한 위생, 사회적인 교통, 보편적인 의료지원과 교육, 이런 것들은 토지와의 지속가능한 관계 위에서 가능하다-의 충족을 앞세워야 한다. 아울러 모리슨은 "생태적 변증법은 투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끝없는 산업적 살육을 부정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세상에서 이런 혁명적인 전환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류의 문명과 생명체의 연결망이 지속가능하려면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는 더 이상 유지되어서는 안된다.5)

 

결론

이 책은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읽는내내 머리가 아팠다. 그러나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회복의 관계를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내게 매우 유익했다. 그것도 자본주의라는 거대구조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그 파괴적인 영향력을 드러내고, 생태를 회복시키는 대안으로써 사회주의로 돌아간 간 것은 그야말로 혁명적으로 다가왔다. 반면 그러한 대안이 실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좌파 마르크스주의의 색깔이 너무나 분명한 책인 것 같아서 생태혁명에 대한 저자의 주장이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을지 깊은 의문도 들었다. 생태혁명을 위해서는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역사의 퇴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회가 되면 좀더 꼼꼼히 읽어보고 더욱 이해의 지평을 넓혀야 겠다.

 

ps. 내용적인 면에서 별 다섯 개를 충분히 줄만하지만 조금만 더 쉽게 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별 네 개를 주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

1) 존 벨라미 포스터, <생태혁명>, (인간사랑, 2010) pp. 9를 보라.

2) 같은 책, pp. 68~69

3) 같은 책, pp. 73

4) 같은 책, pp. 197

5) 같은 책, pp. 360~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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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3 1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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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3 23: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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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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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나에게 박.민.규. 라는 소설가 이름 석자를 각인하게 된 책이 있다. 그것이 바로 삼미 슈퍼스타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소설이다. 2004년인가 올해의 책 10권을 한꺼번에 샀었는데 그중에 가장 말랑말랑한 책이라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이거 완전 중독증이 있었다. 책을 읽다가 몇번이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지하철에서 백화점에서 혼자 키득키득...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와~ 이렇게 경쾌하고 빠르게 흡입되는 문장도 있구나"라고 감탄하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가벼고 편하게 웃으면서 화장실에서도 읽을 수 있는 경쾌한 책이였다. 몆장을 넘길때 마다 책을 덮고 웃을 수 있도록 해준 유머러스한 친구 같은 책이었다. 가볍고 경쾌하게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이래뵈도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이란다.^^

만연 꼴찌를 면치못해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통해서 평균이하의 인생의 삶을 말하는, 성공이 아니라 삶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탁월한 인생론이 들어 있는 유쾌한 책이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책, 오히려 이 소설의 가벼움이 엘리트 중심의 무겁고 진지한 우리사회의 가치관을 전복하고, 가벼움 자체가 문학적 전략인 매우 재밌고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였다.

 

이 소설 이후 난 박민규 라는 이름 석자를 깊이 기억하게 되었다.
 
머리에 바람을 넣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p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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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양장)
유진 피터슨 지음, 이종태 옮김 / IVP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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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피터슨..대학시절에 이 분의 책을 읽었다.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이책을 읽고 얼마나 신선한 충격에 빠졌는지 모른다..한 인물을 이렇게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니..그리고 이렇게 다윗의 이야기를 가지고 깊은 묵상에서 길어올린 참된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지..그리고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로 진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지..나는 이 책을 대학때 읽고 유진 피터슨의 팬이 되버렸다. 그때부터 이분의 책을 전부 사기 시작하고 이분의 글을 스크랩하기 시작했다. 월간지나 잡지에 나온 작은 쪽글이라 할지라도 유진 피터슨의 글은 깊은 영성과 묵상에서 퍼올린 영혼을 맑히는 글이였다. 짧은 글이라 할지라고 그것이 주는 임팩티는 가희 매머드 급이였다. 개신교 신학자중에서 영성신학자로 그 명성이 높은 유진 피터슨은 기독교 영성이 어떠해야 하는지 가장 건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유진 피터슨이 길어올린 다윗 이야기..다윗은 성경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람들이 사랑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는 성경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다. 지혜롭고, 노래잘하고, 군인으로 용감하고, 의리를 지킬줄 알며, 한여자를 깊이 사랑할 줄 아는 깊은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그리고 시편으로 알려진 다윗의 노래책은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라 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고 있는 시편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알고있는 다윗은 바로 위의 정도이다. 참 그리고 골리앗을 드라마틱하게 물리친 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용감한 무용담으로 널리 알려지 이야기이다.

 

그러나 유진 피터슨은 다윗의 이야기를 다른 각도로 조망하고 깊은 영성에서 길어올린 다윗이 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다윗의 이야기가 아니라 성경에 나와있는 감추어진 모든 다윗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다윗과 예수님, 다윗과 이야기, 다윗과 사울, 다윗과 요나단, 다윗과 도엑, 다윗과 사무엘, 다윗과 아비가일, 다윗과 밧세바...등 다윗과 관련된 모든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그는 우리에게 참된 영성과 참으로 하나님을 신앙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다윗은 성경에서 유일하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다. 그는 다른 유명한 성경의 인물과는 달리 한번도 특별한 기적을 일으킨 적이 없다. 모세나 엘리야, 그리고 이사야와 다니엘과 같은 경우는 특별한 기적이 그들의 삶안에 있다. 그러나 다윗의 이야기 안에는 초자연적인 어떤 일들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살아가면서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을 만나고, 자신을 목숨과 같이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며, 미친척하고, 아내 미갈이 다른 남자에게 시집보내지는 것을 보면서 아파하고, 아들 압살롬이 아버지인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것에 충격받고, 밧세바를 범하는등 온통 자연적이고 현실적인 삶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다윗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보통 성경의 인물들에서 볼수 있는 초자연적인 기적은 하나도 없고 자연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일들로 가득한 그의 삶속에서 그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다투고 용서하고 아파하고 극복하고 이해하면서 늘 하나님을 가장 현실적인 삶 가운데 모시고 가장 인간답게 지혜롭게 살아갔다는 점에서 그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될수 있었다. 그에게는 모든 일상적이며 현실적인 삶속에서 모든 것을 하나님을 향한 예배와 기도의 재료로 삼았고 다른 사람들이 현실만을 볼때에 다윗은 현실을 넘어 하나님을 보았고 또 그분으로부터 오는 힘으로 인해 적군을 달리며 담을 넘는 진정한 인간이였다. 유진 피터슨을 바로 다윗의 이러한 점을 한마디로 ‘영성’이라고 말한다. ‘영성’은 위험하다.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며 거칠다. 그래서 보통 영성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지극히 위험하고 균형이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윗은 현실의 정중앙과 가장자리 모두에서 살면서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그렇지만 하나님과 언제나 연결되어있는 삶을 살았다. 이것이 바로 제목과 같이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다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것은 곧 ‘영성’이다. 이 영성은 무엇가 특별하고 현실을 벗어나는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에 뿌리박혀 살면서도 하나님으로 부터오는 생동감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고대의 고부 이레니우스는 참으로 살아있고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다윗은 죽음과 아픔과 상처라는 현실이 주는 가장 깊은 고통속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현실 가운데 인간으로써의 자격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인하여 생생하게 살아움직이는 최고의 인간이 되었던 것이다. 이것아 바로 영성있는 이야기꾼 유진 피터슨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다윗 이야기의 최고의 교훈인 것이다.

 

내가 하나님을 의자하여 적군을 향해 달리며, 담을 뛰어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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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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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우리는 너무나 쉽게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잘 잊어버리게 된다. 특히 젊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젊었을 때는 사랑, 우정, 가족, 헌신 이러한 단어보다 성공, 경쟁, 실력, 학벌, 직위, 속도 이런 것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나도 내가 20대였을 때는 오직 꿈과 미래를 위해서 달려왔고 남들처럼 적당히 직장을 잡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별 어려움 없이 평범하게 사는 것은 젊음에 대한 죄라고 여기면서 스스로 평범함을 거부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도 자아의 좁은 골방에 갇히는 행위이며 원대한 포부를 품으며 사는 것이 멋진 인생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내가 원하던 것을 얻게되고 삶을 뒤돌아보는 여유가 생기면서 진짜 인생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에게 진정한 행복과 내 영혼에 만족을 주는 것은 내가 젊었을때 추구해왔던 높은 이상이나 꿈, 비전, 성공, 성취 이런 것이 아니였다. 오히려 꿈을 위해 달려오면서 무시하거나 소홀히 했던 것들, 나의 성취를 위해 일정기간 내가 담보로 잡아놓았던 것들이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쪽으로 끊임없이 달려오면서 소홀히 했던 것들, 친구, 우정, 가족, 사랑, 여유 이런것들에서부터 진정한 만족이 온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20대였을 때는 그것을 몰랐을까? 나는 몰랐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20대에 지혜로운 멘토가 있어서 인생의 참된 가치와 영혼의 만족, 그리고 참된 인생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부모처럼 돌아봐주면서 지도해주는 선생이 있었으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지금보다 덜 바쁘고 진짜 중요한 일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나와 같이 자신의 성공과 꿈을 좇다가 과거 대학교때 은사였던 모리 선생님과 다시 재회하면서 그분으로부터 인생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참된 만족을 위해서 무엇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면 가꾸어야 하는지 배우게 되는 이야기이다. 젊었을때 그렇게 자신에게 자상하게 대하고 인상적인 선생님이였던 모리 교수님을 졸업과 동시에 잊어버리고 스포츠 기자로 부와 명성을 모두 얻었던 미치는 어느날 우연히 방송에서 모리 선생님과 유명한 방송인 테드 코펠과의 인터뷰 장면을 보게 된다. 모리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자 마자 그는 자신이 젊었을때 모리 선생님이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사랑과 편안함을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모리 선생님이 죽어간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그리고 모리 선생님을 찾아 뵙던 순간 자신이 세속에 찌들려 모리 선생님이 보여주었던 영혼을 살찌우는 인간의 모습에서 멀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모리 선생님과 매주 화요일에 만나 한가지씩 주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면서 차츰 참된 삶이 무엇이고 진짜로 중요하고 평생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미치는 모리 선생님과 만나면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자신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이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였다는 것이다. 모리 선생님은 미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일들-자네가 하는 모든 작업-이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테니까. 영혼과 관계된 것이 파고들 공간이 더 많이 마련해야 될지도 모르지"

 

모리 선생님의 이 말씀 가운데 미치가 그동안 잃어버렸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미치는 성공에 대한 일에는 열심히 투자를 했지만 자신의 영혼과 관계된 일에는 전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지 않았다. 영혼에 관한 것이라면 감상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참된 행복을 가져다 주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미치는 모리와의 매주 화요일 열네번의 만남을 통해서 '영혼에 관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한다.

 

나는 모리 선생님의 이 말에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성공에 관한 것이 아니라 영혼에 관한 것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젊은 사람들이 듣기에는 지극히 감상적이고 실제적이지 않게 느끼기 때문에 그 만큼 소홀히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영혼이야 말로 가장 깊은 인간존재의 핵심이며, 세상이 주는 성공의 법칙과 부가 주는 만족과는 동떨어진 다른 법칙이 작용하는 실체이다. 따라서 사람은 외적인 성공 법칙을 따라서는 영혼의 만족을 느끼지 못하면 내적인 다른 법칙을 따라야지 참된 영혼의 만족과 행복감을 느낄수 있는 것이다.

 

모리 선생님을 미치와의 첫 번째 화요일 만남에서 영혼에 관한 것, 즉 영혼에 만족을 주는 첫 번째 법칙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야"

 

우리는 사랑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해서 나약한 자들의 행위라고 생각한다. 내가 남들보다 강하고 권력과 지위가 있으면 항상 무엇을 주어야 하지 무엇을 받는 행위는 약자의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을 주고 그것을 잘 받는 것이야 말로 인간영혼의 만족을 위한 가장 큰 대전제인 것이다. 그래서 모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이야 말로 유일하게 이성적인 행동이야"라고.

 

사랑은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랑을 잘 받을때 그 영혼은 건강하게 유지되고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는 능력과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의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 건강한 자아상과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거래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순수한 사랑의 주고 받음에 대해서는 낯설어 하고 어색해 한다. 참된 행복과 영혼의 만족을 위해서는 사랑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해서 익숙해져야 한다. 이것이 모리 선생님이 가르쳐준 대전제이다.

 

그리고 모리 선생님은 우리 영혼의 만족과 건강을 위해서 두 번째 법칙을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감정을 풀어놓으라는 것이다. 이것을 '감정이 우리를 꿰뚫고 지나가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모리 선생님은 사람들 안에 찾아오는 두려움, 외로움, 분노, 억울함 이러한 감정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에 온전히 자신을 던지면 그래서 스스로 그 안에 빠져들도록 내버려두면, 그래서 온 몸이 쑥 빠져들어가 버리면, 그때는 온전하게 그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네. 고통이 뭔지 알게 되지. 사랑이 뭔지 알게 되네. 슬픔이 뭔지 알게 되네. 그럼 그때서야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좋아. 난 지금껏 그 감정을 충분히 경험했어. 이젠 그 감정을 너무도 잘 알아. 그럼 이젠 잠시 그 감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겠군'이라고 말이야"

 

참된 영혼의 만족을 위한 대전제를 위해서 모리 선생님은 자신안에 찾아오는 부정적인 감정을들 극복하려하거나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그 감정이 자기를 온전히 꿰뚫고 지나가도록 허락하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그것을 벗어날 여유가 생긴다고 말이다.

 

사람은 이성보다 감성에 더 자극을 받고 더 큰 영향을 받게 되어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에게 더욱 위축되고 소심해 지는 것이다. 상처나 우울, 분노나 억압 같은 감정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품는 것을 배운다면 반드시 지나가게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온몸으로 삶이 우리에게 주는 감정의 폭풍들을 껴안을때 역설적으로 그것을 극복할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모리 선생님이 가르쳐준 영혼의 만족과 행복을 위한 세 번째 법칙은 죽음을 분명히 의식하라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우리가 죽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접근하면 삶에 대해서 더욱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살게된다는 것이다. 모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래, 하지만 죽음에 대해 좀더 긍정적으로 접근해보자구. 죽으리란 걸 안다면, 언제든 죽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둘 수 있네. 그게 더 나아. 그렇게 되면, 사는 동안 자기 삶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살 수 있거든."

 

죽음은 인생의 종말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주는 참의미의 생산자이다. 죽음을 분명히 의식하면 두려움이나 절망이 아니라 이 땅에서의 삶에 더욱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다. 죽음은 삶을 더욱 의미 있게하고 헛된것이 아니라 참된 것에 시간을 투자하게 하는 촉매제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참된 인생의 행복이란 영혼에 관한 것에 투자하는 것임을 배웠다. 그것은 세가지 인데 첫째는 사랑을 주고 받는 것. 둘째는 감정이 온전히 꿰뚫고 지나가게 하는 것. 그리고 셋째는 순간 순간 죽음을 의식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 교훈을 통해서 참으로 짧은 인생 가운데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게 되고 그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지혜가 생긴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참으로 지혜로운 멘토의 조언을 얻은 것 같다. 어떻게 무엇을 위해서 나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할지 배울 수 있었다. 이후로는 좀더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게 되리라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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