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편집자 전소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의 추천글입니다.


"지금까지 여행한 곳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어딘가요?"
"당연히 남극이죠."
"정말요?"
“그럼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소피처럼 어쩔 줄 모르는 바다(온갖 방향에서 파도가 치는 남극 바다를 가리키는 말이란다) 위에서, 복실복실 고양이(주인공 소피가 빙산에게 붙여준 이름)를 봤다고 사람들에게 시시콜롤 신 나게 자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는 아홉 살 소녀 소피가 쇄빙선 오로라 오스트랄리스 호의 선장인 아빠를 따라 남극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물론, 남극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보여 주는 지식 그림책이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 좀 독특하다.


이 책의 전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한 달 남짓 소피가 남극 여행을 하며 쓴 일기 형식인데, 그 속에는 단순한 감상만이 아닌 남극 여행을 통해 소피가 보고 느꼈던 생생한 감정이나 엉뚱한 생각, 섬세한 관찰과 끝없는 호기심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소피의 호기심 가득 찬 일기를 읽다 보면 소피가 남극에서 겪은 소소한 경험부터 위험천만한 모험까지 그 가슴 뛰는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배가 몹시 흔들릴 때마다 식당의 창구멍은 물 아래로 들어갔다 나왔다 했지. 마치 세탁기 안에서 음식을 먹는 것 같았어.”
“남극대륙을 향해 가는 건, 마치 빙산이 지키는 얼음 왕국에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져.”
“물범 이름이 ‘게먹이물범’이라고 조지 아줌마가 알려 주었어. 그런데 사실은 게가 아니라 크릴 새우를 먹는대. ‘크릴새우먹이물범’이라고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본문 중에서-

 

또한, 이 책에서 소피의 일기를 풍성하게 해 주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바로 사진이다.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강렬한 빨간색의 쇄빙선 오로라 오스트랄리스 호, 남극의 다양한 하늘빛과 바다의 모습, 남극 곳곳에 자리 잡은 여러 나라의 기지들의 모습이나 특이한 장비들까지 이 책의 사진들은 정말 꼭 필요한 곳에 잘 편집되어 있다. 마치 그 이야기를 듣고 실물을 보고 싶었는데, 바로 짠~하고 나타나는 센스랄까? 이런 모든 것들이 소피의 특별한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사실, 이 책은 앨리슨 레스터(작가)가 예술가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가해 실제로 6주 동안 남극을 여행한 뒤 쓴 책이라고 한다. 작가는 날마다 전 세계의 많은 학교와 가족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고, 아이들이 답장 대신 보내온 남극 그림들로 '어린이들의 남극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때 전시되었던 아이들 그림들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자연스럽게 펼쳐진 아이들의 기발하고 상상력이 빛나는 그림들은 소피의 일기와 사진과 함께 어우러지며 남극의 신비로움을 더욱 고조시킨다.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를 만나서 멀기만 했던 남극과 한결 가까워진 기분이다. 덕분에 아주 꽤 괜찮은 여행을 한 듯싶다. 누구에게라도 분명 즐거운 남극 체험을 선물할 것이다. - 전소현(어린이책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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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초코 2014-02-0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이 많아서.. 행복한 고민이네요.
이것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울산 삼산초등학교 교사 하지영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왜 숙제를 못 했냐면요>의 추천글입니다.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책임감과 성취감을 알려주기 위해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 주는 교사의 입장에서도, <왜 숙제를 못 했냐면요……>는 추천할 수 있는 책입니다. 책 속 꼬마는 온갖 핑계를 지어내면서 숙제를 하지 못한 이유를 댑니다. 기상천외하고 엉뚱한 핑계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벌어지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확장되는 경이로운 세계, 놀라운 이야기의 힘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지요. <나는 기다립니다>의 다비드 칼리와 <알몸으로 학교 간 날>의 벵자멩 쇼라는 굉장한 작가들이 빚어낸 탁월한 그림책 <왜 숙제를 못 했냐면요……>. 우리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 하지영(울산 삼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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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초코 2014-02-0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초등학교에 입학 할 우리 첫째가 보면 좋겠어요~
 

아동 청소년문학 평론가 및 번역가 김경연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그림 자매 세트 - 전9권>의 추천글입니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장르 문학적 요소로 엮은 옛이야기의 향연
옛이야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더러 있어 왔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류는 옛이야기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점검하려는 의도에서 쓰인, 이른바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나 이 부류의 이야기는 옛이야기의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만 추출하여 이야기를 단순화시킴으로써 재미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그에 반해 '그림 자매' 시리즈는 서구 옛이야기에 나오는, 그러나 우리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은 온갖 옛이야기들의 주인공을 살아 있는 존재, 즉 ‘에버애프터’들로 되살려낸다.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그림 자매' 시리즈는 부모의 실종과 이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미스터리와 판타지, 모험 이야기, 로맨스 등 흥미로운 장르 문학적 요소들을 통해 이야기를 종횡무진 엮어 감으로써 재미를 확보한다. 게다가 기존 옛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의 특성과 작가가 제시하는 새로운 성격을 비교하면서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을 맛보는 것도 즐겁다. - 김경연(아동 청소년문학 평론가 및 번역가/KBBY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상 실행위원장/동아신춘문예 심사위원/비룡소블루픽션, 황금도깨비상 심사위원/살림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창비신인평론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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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유타루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빨간 꽃>의 추천글입니다.

 
수많은 학원과 각종 과외, 인터넷 강의, 해외 조기 유학.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조성한 교육 환경이 아이들에게는 때로 어떻게 다가올까?

 

《빨간 꽃》에서 주인공 지우는 캐나다에서 영어 조기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재입학한 6학년생이다. 지우는 조기 유학 후유증을 앓는다. 2년 만에 돌아온 학교가, 친구들이 몹시 낯설고 두렵기조차 하다. 시험 시간에는 한 문제도 풀지 못한 채 잠들어버린다. 지우는 당황해한다. 지우를 데리고 캐나다에 다녀온, 억척스런 엄마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잘못인지 도무지 몰라서이다.

 

작가는 줄곧 시공간을 속도감 있게 넘나든다. 지우가 한국과 캐나다에서 겪은 사건들을 지우의 심리를 통해 세심하게 입체적으로 서술한다. 그 과정에서 지우가 앓는 후유증의 원인을 드러내고, 치유의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마침내 작가는 지우로 하여금 용기와 희망을 갖게 한다. 시험지 번호마다 죽죽 그어진 빨간 빗금. 그 빗금 머리에 지우 스스로 빨간 동그라미들을 그려 꽃을 피우게끔 한 것이다.

 

《빨간 꽃》은 조기 유학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다루고 있다. 어쩌면 조기 유학 가족 상당수의 자화상일 수도 있겠다. 그러므로 《빨간 꽃》은 단순히 동화로만 읽혀서는 안 될 것이다. 조기 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유학 중이거나, 혹은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에게 《빨간 꽃》은 조기 유학의 목적과 의미를 살필 수 있는 계기라 할 만하다.


또한 조기 유학과 관계된 가족이나 단체뿐만 아니라 경쟁 위주의 교육 환경에 처한 우리 모두가 읽어 보면 좋을 동화이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보고 대화해 볼 것을 진심으로 권한다. - 유타루(동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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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 박정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명령하는 왕관>의 추천글입니다. 
 
최근에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다. <겨울왕국>이다. 겨울을 배경으로 눈과 얼음의 차가움과 아름다움을 멋지게 그려낸 것도 좋지만, 진정한 사랑이 주는 위대한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따뜻함이 더 좋은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두 자매인데, 그중에서 언니 엘사 여왕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진정한 여왕으로 거듭나는 결말은 눈시울을 붉힐 만하다. 세상을 온통 결빙시키는 엘사의 저주스러운 능력은 따뜻한 날에 얼음판을 만들어 백성들이 스케이트를 재미있게 탈 수 있게 해 주는 축복받은 능력으로 바뀐다. 같은 능력이지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백성들에게는 전혀 다른 리더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다.

 

엘사의 ‘마법 같은 능력’ 은 어쩌면 이 책에서는 ‘명령하는 왕관’ 과 같을 것이다. 평범한 동물도 왕관을 쓰면 그것을 썼다는 이유로 다른 동물들이 복종하고 따른다. 물론 현실에서는 왕관만 썼다고 왕이 되지는 않지만 왕관이 상징하는 것은 바로 권력이며, 그 권력은 리더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엘사의 결빙 능력이 사랑과 배려의 마음 없이 쓰일 때는 모든 것을 얼려 버리고 세상을 차갑게 만들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너무나 고맙고 소중하게 쓰인다. 권력 또한 그렇다. 무릇 권력이란 한 집단의 리더가 갖는 대표적인 능력이다. 그 리더가 권력을 자신이 이끄는 집단의 공동 목적을 달성하고 구성원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사용하면 더없이 고귀하게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처참한 결과를 가져온다.

 

어린 사자 레오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공약)을 하여 왕이 되고,‘명령하는 왕관’을 쓰자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권위와 독재와 잔인함으로 무장해 버린다. 기분이 내키는 대로 법을 바꾸고, 선량한 새들의 날갯죽지를 꺾게 만들었으며, 백성들의 불만이 폭발할 지경에 이르자 다른 나라와의 전쟁으로 시선을 돌려 버린다. 한마디로 비뚤어진 우리 세상사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아기 새 길리가 레오의 왕관을 빼앗아 다른 동물들에게 씌워 주지만 그 동물들도 하나같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을 명령한다. 결국 길리는 왕관을 바다 속에 빠뜨리고 다시 어린 물고기 네로가 그 왕관을 쓰고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다. 열린 결말이지만 우리는 이 동화를 통해 권력을 갖게 된 인간이 어떻게 변하고, 자질이 부족한 리더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Anne L. Barstow는“리더십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위치에 있음으로 해서 생겨나며, 지배와 통제를 위해 사용되기보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한 능력을 얻고 사람들 간의 협력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책에서 엿볼 수 있는 리더도 백성을 신하나 아랫사람이 아닌 자신과 동등한 인격으로 받들고, 그들이 진정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다. 사실 21세기가 요구하는 리더의 자질은 수없이 많다. 존경, 유머, 따뜻한 감성, 강력한 카리스마, 화합, 전략과 비전 제시 등 수많은 덕목을 갖춘 리더를 원하고 있지만 세상에 완벽한 리더는 없다. 그러나 분명 존경받는 리더, 누구나 인정하는 진정한 리더가 우리에겐 필요하고 존재해야만 한다. 따라서 나 자신이 리더가 될 수 있고 리더를 뽑을 수도 있는 우리는 진정한 리더에 대한 안목과 함께 자격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처음 읽고 나면‘이런 나쁜 왕이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이런 왕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이 가진 진짜 묘미는‘이런 리더가 좋다’라고 결론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도‘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무엇이었을까? 레오와 네로는 왜 어렸을까? 왕관을 쓴 동물들은 왜 모두 그런 명령을 내렸을까? 등 끊임없이 의구심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의문점들을 풀어가면서 우리는‘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이제 아이들에게 리더에 대한 해법을 주지 말고 함께 책을 읽은 후 물어 보자.“넌,‘명령하는 왕관’을 쓰게 되면 어떻게 하고 싶니?”라고. - 박정아(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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