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장폴 뒤부아 지음, 김민정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어이쿠야, 나는 애시당초 집지을 일 같은건 생각도 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될만큼
고군분투 집 수리기.

프랑스 사람들의 농담은 아무래도 좀 특별한 데가 있다. 내가 만난 첫번째 프랑스 사람 토마스가 특별했던 만큼. 유쾌한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책이라고 소개돼있었는데 해학과 위트보다는 걱정이 앞서며 실소를 머금게 되는 책이랄까. 정말 대책없는 사람들 모음집 같다.

얇고 가벼워서 금방 읽어내려갈 수 있으며 휴대하기도 좋고 시간이 잘 안가는 이동수단안에서 읽기 아주 좋은 책. 에피소드 모음이라 긴 집중력도 필요없다. 짧게 짧게 그를 동정하며, 나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며 이 사람이 미치지 않았다는 것에 존경심을 표하며 세상은 대체 얼마만큼 유드리 있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를 고민하며. 읽게 됐다.

뭐, 나야 누군가가 거대한 저택을 물려줄 일도 없겠지만은, 그래도 나였다면 하고 상상해보니 참 막막하기 이를데 없다. 내 상상속의 이 집은 유령 캐스퍼가 사는 집 같은 모냥새. 재미있다.

음, 다시 생각해보니 참 재미있구나. 지붕위에서 난리치는 이인조 엉터리들과 다른 지붕위에서 그들을 관찰하고 있는 타네씨. 그 타는 속을 상상이나 할까.

오만가지 프랑스 인들에 대해 조금은 궁금하게 만든 책이다. 언젠가, 또 다른 프랑스 인을 만나게 될때를 대비해서 작가 이름과 영문 이름을 외워둬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의 유산 대교북스캔 클래식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오현수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광명시 하안 도서관의 도서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책 교환을 하는 때가 있다. 무겁게 책을 들고 가서 무겁게 책을 바꿔오는 아주 좋은 날. 그 행사에서 무언가의 책을 들고 가서 이 책으로 바꿔왔다. 정말 새것같은 그런 책이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 같은 깨끗한 책.

빨강머리 앤의 작가 루시 M. 몽고메리. 삐삐롱 스타킹과 함께 책장에 꽂혀있는 이 책은 몽고메리씨가 얼마나 상상을 즐겼는지, 사람들 관찰을 즐겼는지, 사람들의 각각 다른 성격을 얼마나 살폈는지, 얼마나 능한 분석가인지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정말이지, 유쾌,통쾌,상큼하다.

사랑의 유산이라는 마치 할리퀸 같은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유산으로 남겨진 단지 하나로 책 한권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단지 하나에 얽힌 일대 대 가족,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집착과 사랑, 연애, 감정, 질투, 인생사, 습관들을 한자리에 보여주며 때로는 비웃고 때로는 비꼬고 때로는 칭찬하며 때로는 질투하고 때로는 비난한다. 완벽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는 턱에 누가 누군지 구분하지도 못하면서 그냥 읽어 내려갔다. 정말 재밌다. 수다쟁이 몽고메리.

빨강머리 앤의 고향, 그 작은 마을에서 몇권의 책을 발전시켰는지를 보면 몽고메리가 얼마나 이야기 꾼인지 알 수 있다. 빨강머리 앤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상상을 했을까. 그 많지도 않은 작은 사회 안에서 서로를 얼마나 꿰뚫게 되는지 조금은 느껴볼 수 있었다. 지금,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지언정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안단 말인가. 이렇게 다양한 인물을 한데 모아놓을 수 있을까.

나를 비춰보고, 당신을 비춰보고, 건너편 사람을 비춰봤다. 우리는 여기 나온 등장인물들을 조금씩 섞어서 나를 구성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베키 아주머니가 내려준 유산이란 건 결국 깨져버린 단지가 아니라 각자의 삶에 변화의 계기, turning point가 아니었을까. 내가 원하는 것 그러나 내가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하게 해 준, 그런 계기가 아니었을까.

뭐 하나 숨길 수 없었던 그만큼 솔직했던 입담의 베키 아주머니였던 만큼 모두가 원하는 것들을 꿰뚫어 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거친 입담만큼 모두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title is 사랑의 유산이었을지도. 후훗.

내년에 또 가서 바꿔야겠다. 좋은 책은 돌려 읽어야 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어떤 영화 보셨어요?
연을 쫓는 아이
칼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전히 서양 작가들의 이름은 외워지지도 않고.
더구나 아프가니스탄 작가였다. 몰라 ;  

연을 쫒는 아이.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침대벽에 베개로 등을 기대고 한숨에 읽어내려갔다. 아주 오랜만에 꽤 두꺼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영어로 씌여져 번역된 책을 보았다. 

서양 소설들은 스케일이 크고, 다루려는 메세지도 참 크다.

전쟁이, 세계가, 힘이, 권력이 힘없는 자들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그 안에서 어떻게 희생되었는가. 를 읽다가.

작은것에만 둘러싸여 살고있는 나머지 참 작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랑은 상관없잖아,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쨌든, 한 사람의 유년기부터 중년기까지를 다루며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우즈베키스탄과 미국, 팔레스타인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스케일 큰 이야기. 
 

별로 기억이 날 것 같진 않다.

아마존에서 권장하는 청소년이 처음 읽는 성인소설. 이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쌘드 2007-08-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즈벡이 아니라 아프카니스탄입니다.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전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한때 페이퍼에서는 서평이 나갔었다. 현직 북 에디터 세명이 각 호의 주제에 따라 세권의 책을 추천한다. 페이퍼의 '개인적인' 특성에 맞춰서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적혀지는 이 칼럼을 꼭 빼놓지 않고 보았다. 기본 에디터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글에 비해 오히려 이 칼럼이 나의 독서 계획에 더 도움을 주었다. 확실히 잡학다식한 그들은 각 개인의 성격에 대해 추측하고 상상하면서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을 고르게 했었다.  

그 중의 하나로, 페이퍼의 주제가 '요리' 비슷한 것이었던 것 같은데, 누군가가 추천한 책이 바로 로날드 달의 맛이었다. 초코렛 공장을 지은 로날드 달은 살짝 엽기적인 데가 있다. (난 처음에 초콜릿 공장이라는 제목만 듣고 매우 로맨틱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영화는 교훈적이면서도 엽기적이었다. 아이들을 처벌하는 그 과정을 보라! 이 영화가 과연 아동용인가 싶을 정도였다) 이 책 역시도 '맛' 이라는 제목으로 묶여서 몇가지 단편들로 묶여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카엘 엔데가 생각났다. 그의 단편 모음집 '자유의 감옥'. 모모를 지은 미카엘 엔데의 '모모' 역시도 반전과 사색으로 이뤄져 있다는 아련한 느낌. (정작 내용은 전혀 생각이 나질 않는) '맛'의 서평에 보면 그런 내용이 있다. 결말만 던져주면 얼마든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사람.  

이야기의 겉과 흐름만 훑는 것 같으면서도 그 환경을 이야기하며 각 인물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들뜬 분위기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모든 이야기가 참 특별한 느낌. 사막에서 이뤄지는 섹시한 이야기나 노숙자의 등에 그려진 '수틴'의 문신을 갖고 싶어하는 욕심많은 이들의 이야기, 돈을 따기 위해 목숨을 건 이의 이야기 등등... 매력적이다.  

단순한 짧은 이야기 속에 담겨진 풍자와 비유, 반전이 인상적인 책_유쾌하다.


Thanx. 망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라틴여성문학소설선집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AHn의 콜렉션 중 하나.

일본을 제외한 다른나라의 작품들은 누구의 번역이든 간에 참 느낌이 색다르다. 만연체를 자랑하거나, 수식이 너무 많고 어수선해 내용파악이 힘들어지거나. 내 짧은 독서경력에도 죄다 이상한 책들만 읽어서 그런 것은 아닐텐데. 아무튼 왠지 피하게 된다.  

이 책은 또 굉장한 단문들이다. 짧게 짧게 끊어지는 호흡들이 이 것은 요약본인가, 싶은 느낌을 주어서 독특했다. 과연 이 책의 원문도 이러한 느낌을 주는가, 싶었다.  

문학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여성작가들의 단편 모음, 이니만큼 주제는 동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리라. 서사적인 얘기들도 있고, 일상의 한 단면을 통해 삶과 의식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독특한 시선처리, 우리나라만큼이나 사연많은 중남미국가들의 삶이 느껴진다.  

책을 읽은 시기가 아이를 낳은 언니들은 한참 만난 후라서 그런지, 맨 마지막 작품인 아나 마리아 슈아의 훌륭한 어머니처럼 이 인상깊었다. 아이들이 어머니에게 저지르는 일들을, 그냥, 단순히 '아이니까'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가야들의 천진한 얼굴이 얼마나 악마스러운지를 조금이나마 안다. 나는 정말로 아이를 죽이는 어머니들을 이해할 수 있다. 이성을 잃도록 할 수 있는 것이 천진한 얼굴이다. 그래도 이 작품의 어머니는 갓난 아이를 안고 화장실로 숨어든다. 장하다!!!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 공감도 많이 한다. 쌩유, 안여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