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7월에 읽은 책 목록을 살펴보니 오로지! 오로지!! 세금으로 연명할 수 있었네요. 다시 말해, 도서관에서 빌려 본 걸로 가득 찼다는 것. 게다가, 심지어, 기존에 사놓은 책이 아니라 제가 신간 희망도서 신청까지 해서 새책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읽었다는 것.
뭐 희망도서신청 서비스는 꾸준히 이용해 왔습니다만 이번 7월은 도대체 나는 다른 책은 왜 샀나 싶을 정도로 ;; 알차게 도서관을 이용했군여.. 허헣... 뭐 더 많이 읽게 되면 1주일에 2권 신청한 걸로는 택도 없겠지;; 라며 훗날을 기약합니다.
어쨌든 7월의 양식. 아마 시립도서관이니까 지방세겠죠? 지방세로 즐겁게 연명했습니다.
27. 모즈가 울부짖는 밤 _ 오사카 고 _ 문학동네 _ 364쪽
가독성 흡입력 분위기 적절한 시대 배경의 반영(실제로 그 시절 일본에 대해 모르긴 하지만 대충 맞겠죠 뭐;;) 등 하드보일드로서의 매력을 한껏 갖추고 있는 소설. 재미있어요. 근데 표지가 구림..-_-;; 캘리그라피는 멋있는데 말입니다. 껄껄. 후속작 나오면 읽어볼 의향 있음.
28. 말레이 철도의 비밀 _ 아리스가와 아리스 _ 북홀릭 _ 464쪽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국명 시리즈'입니다. 말레이 철도 수수께끼, 말레이 철도 미스터리, 였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말레이 철도'는 비중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엘러리 퀸의 국명 미스터리도 그런걸 뭐.
저는 왜인지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이 참 주는 것 없이 좋더라고요. 사실 주는 게 있긴 하죠. 히무라 히데오! 어쨌든 이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동안 정취도 흐뭇하고, 뭐 좋았어요.
29. 탐정 매뉴얼 _ 제더다이어 베리 _ 엘릭시르 _ 500쪽
재미없습니다... 무려 저는 추리소설과 환상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인데 말입니다! 이건 도대체 뭐지?
30. 이런 이야기 _ 알레산드로 바리코 _ 비채 _ 472쪽
뭐라 설명하기 힘들지만, 정말정말정말정말 좋다! 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바로 그런 책. 제목부터 [이런 이야기]래요. 어쩜!
31. 붉은 눈 _ 미쓰다 신조 _ 레드박스 _ 323쪽
자칭타칭 겁보 甲인 저인데... 그닥 무섭진 않았어요. 여태 미쓰다 신조 소설 읽으면서 벌벌 떨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붉은 눈]은 안 무서웠어요. 뭐여.
그래도 나름 미쓰다 신조가 구축해놓은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단편들이라 그 재미로 보았습니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단편도 있고요. 뭐 어떤 작품을 읽고 나서 그 다음에... 이런식으로. 그래서 미쓰다 신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권쯤 소장해 두기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꼭 무서울 필요는 없다... 난 겁보니까.. 뭐 이러면서요. 어쨌든 얼른 작가 시리즈를 읽어야겠어요. [기관] 도대체 언제 읽냐며;;ㅋㅋㅋㅋ
32. 몽위 _ 온다 리쿠 _ 노블마인 _ 504쪽
온다 리쿠 소설은 참 신기한게, 느릿느릿 읽는 듯 하면서도 페이지가 휙휙 넘어가 있어요. [몽위] 역시 으스스한 기분에서 시작해서 술술 즐겁게 읽었던 작품. 누군가의 꿈을 추출하여 볼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과학 sf 보다는 그로 인한 유령의 존재 등등 호러적인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으스스한 무언가도 있었고요. 근데 막판 결말이 너무 급하게 마무리되었다는 게 아쉬워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기 보단 읭? 이렇게 끝나? 하는 결말 + 구린 표지 2222 도 한 몫.. 뙇..
그보다 뇌로부터 뇌가 본 영상을 재생할 수 있어 이를 수사에 이용한다는 소재인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이 생각나요. 실제로도 소재가 상당히 흡사하고, 마취를 하면 속엣말을 내뱉을까 두려워 수술을 마취 없이 하겠다는 귀부인의 이야기를 그린 이즈미 쿄카의 [외과실]이라는 작품이 작품속에 언급되는 것까지 공통적이라 하면, 이런 소재가 일본에는 상당히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33. 그림자 밟기 _ 루이스 어드리크 _ 비채 _ 320쪽
아아, 전 모르겠어요. 이들의 사랑도, 증오도. 그냥, 둘을 모르겠어요. 생각나는 것이라곤 상담가를 찾아간 부부가 '당신들 북한, 남한 같음' / '그럼 내가 또*이 같은 독재자 김정일이 있는 북한같단 소리임? ㄴㄴ 난 여성 자본가와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한 남한이고 싶음' 이라는 대화요................. 허허....
언젠가 다시 읽으면, 무언가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길 기대해 봅니다.
34. 오솔길 끝 바다 _ 닐 게이먼 _ 시공사 _ 308쪽
우울한 환상소설. 하지만 닐 게이먼이 주조한 환상은 우리의 어린시절 무언가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오솔길 끝 바다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혹은, 당신은요?
아직 연명할 책이 한 권 더 남아있습니다만. 8월은 집에 있는 책을 좀 읽어보는걸로요. 더운 여름, 8월에도 좋은 책을 만나길 함께 기대해보아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