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터는 리뷰는 안 써도 무조건!! 읽은 책에 모든 감상을 짧게나마 쓰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잊기 전에, 또 새로운 책을 다시 펼치기 전에 잠깐 정리해 두려한다. 제발 꾸준히 할 수 있기를...;;

 

 

 

  로알드 달의 단편집을 오랜만에 읽었다. 로알드 달의 작가로서의 계기 등이 담겨 있는 작품집이라는 게 흥미롭다.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나봉가.

  그런데 정작 나는, 그가 소설가로 데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식은 죽 먹기」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히치하이커」, 「밀덴홀의 보물」은 흥미롭고, 표제작인 「백만장자의 눈」은 뭔가 로알드 달스럽다. 역시 표제작.

 

 


 

 

 

 

  간만에 읽은 <오즈의 마법사>! 허수아비는 뇌를, 양철나뭇꾼은 심장을, 사자는 용기를... 그렇다면 도로시는? ㅋㅋㅋㅋ 표지가 귀엽고, 양귀비 밭에서 쓰러지는 장면은 정말 생각이 전혀 안 나서 재미있었다.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필요한 것은 자그마한 계기일 뿐. 그리고 도로시는 그 계기를 주는 소중한 존재다. 나는 도로시를 만났을까? 아니면 아직 만나지 못했을까.

 

 


 

 

 

  미치오 슈스케의 연애소설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읽고 보는 미치오 슈스케이지만, 그래서 책을 미리 사 두고 묵혀둔 책도 많지만, 이 책은 홀린듯이 도서관에서 대출해왔다. 그냥 그 정도... 애초에 연애소설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연애소설을 잘 쓰지도 않는 사람의 연애소설을 읽어봤자 무슨 감흥이 있으리. 다만 드라마와 다른 결말이래서 드라마는 무슨 결말이 나왔나 조금 궁금.

 

 


 

 

 

  요즘 알에이치코리아에 무슨 일 있나?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 중 품절이 왜이렇게 많지 ;; (도서정가를 낮춰서 재출간하는 것이길 바란다.) <시인>은 도정제 전에 싸게 풀었던 건 알고 있지만 어쨌든 중고로 읽게 되었다. 드디어 만난, 은 아니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그냥저냥하게 읽었는데 <시인>은 일단 스토리의 중심이 되어주는 컨셉(이라 말하니 이상한데, 딱히 다른 단어를 못 찾겠다)부터 상당히 훌륭하다. 잭 매커보이가 아름다운 여성에 헬렐레 할 땐 으이그 이 어리석은 자여... 했으나;; 그런데 사실 이런 패턴은 지겹다. 근데 미국 스릴러에는 절대로 빠지질 않는단 말이지.

  1996년 작품임을 감안했을 때, 핸드폰이 없어서 공중전화를 쓰고 추적하는 장면과 디지털 카메라를 보고 놀라는 장면이 재미있다. 그 밖에는 대부분의 패턴을 따라가는 듯하지만, 그럼에도 앞서 중심이 되는 '컨셉'이 아주 훌륭해 재밌게 읽었다.

 

 


 

 

 

 

  딱, 한동안의 유행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힐링 + 일상 미스터리..라 하기도 민망하고 수수께끼 정도. 그래도 '시간'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작가의 통찰이 좋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매체는 당연히 시간인데 저런 식으로 써 놓으니 웃긴데, 추억이 전반적으로 스며든 느낌...? 나도 내가 뭔 소릴 하는지 모르겠군..;;

 

 


 

 

  올해는 한 달에 한 권씩 무조건 비문학을 읽겠다는 결심의 일환에서 첫 타자로 펼친 움베르토 에코의 <가재걸음>. 그래서 새해 첫날부터 펼쳤으나 읽기를 끝낸 순서는 한참 뒤로 밀렸다. ㅋㅋㅋ 그래도 다 읽은 나에게 셀프칭찬을!

  냉전에서 열전으로, 부활하는 파시즘과 네오나치즘, 사라지지 않는 인종차별 등등... 이탈리아 언론에 기고했던 칼럼을 엮어둔 책인데, 특히 이탈리아 정치 상황을 비판하는 칼럼 보니 소오름....!!

 

 


 

 

 

  드디어 꽂아만 두던 미미 여사의 에도 시리즈를 펼쳤다. 시대상으로 가장 앞선 작품이 [말하는 검]이고, 이 작품이 여사님의 초기작이기도 하다길래 먼저 펼쳐보았읍니다. 영험한 기질을 가진 소녀 오하쓰의 이야기 두 편과 기타 이야기 두 편. 「가마이타치」가 재미있었다. 일본 원서의 표제작인 이유이기도 한 듯. 그냥저냥.. 일단은 무난하게 시리즈를 시작한 느낌.

 

 


 

 

 

  놀라운 데뷔작! 이라는데, 일단 나는 재미있었다. 그런데 평을 검색해보니 호불호가 갈린다. 나는 영미 스릴러에 대한 내 취향에,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늘 따로 검색을 해 보게 됨..ㅋㅋㅋ큐ㅠ

  나는 탐정이 숙명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대결 구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 게 어딨어 세상에... 차라리 이리저리 얽힌 일에 끄트머리에 있던 누군가가 당했는데 얽힌 중심을 찾을 수 없으니 가벼~운(이라고 쓰니 좀 이상하긴 한데) 마음으로 진상이나 알아볼랬더니 알고보니 좀 복잡하네.. 라는 패턴이 더 그럴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밤 안녕을>은 내가 좋아하는 흐름 그 자체! 한 명의 동업자와 함께하는 클리블랜드의 분위기도 좋다...고 말하기엔 클리블랜드의 느낌을 내가 모르지만, 어쨌든 꽤 마음에 드는 데뷔작이라, 조금 더 이 작가를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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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달도 망했네요... 이번에는 그냥이 아니라 박스세트라는 어마어마한 녀석들이 절 공격하고 있습니다! 박스세트는 하나만 사도 타격이 크다! 으헝...





  그런데!! 요네자와 호노부의!!! 빙!!!! 과!!!!!!!!!!!!!!!!!!!!!!! 고전부 시리즈는 국내에 출간 안 되나요...? 하고 있었는데 엘릭시르에서 내주네요ㅠㅠㅠ 으허헣허헐ㅇㄴ마ㅣ허ㅣ;망러히ㅏ;ㅓㄴㅇ마ㅣㅓㅏㅓㅁㅇㄴ;ㅣㅏ허마ㅣ;얼;ㅣ나어ㅏㅣ 빙과라니... [빙과]라니! 고전부 시리즈라니! 스릉흡느드 증믈....^^^






  고전부 시리즈가 두 권이나 연달아 나옵니돠.. 으헣...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마그리트의 그림과 함께하는 [밀란 쿤데라 전집]이 완간이 되었다네요? 으흠.... 박스세트도 나왔네요. 그러나 쿤데라는 제대로 읽어본 게 없어서 그냥 일단 패스하고,





  대신 이번에 한정판매한다는 [밀란 쿤데라 읽기]로 차라리 워밍업을...?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껄껄...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도 박스셋으로 나왔습니다... 10월달은 이녀석때문에 거덜날듯...^^ 예판 언제까지죠? 북펀드 들어놓은 거 다시 돌려받으면 사고싶은데.ㅠㅠㅠ






  사실 그냥 꽂아놓아도 좋지만 굳이 박스 세트가 나오면 박스에 꽂아서 모아두고 싶은 게 덕후의 마음이지요. 그리고 박스세트를 완간되어서 뙇 내버리는 대신 그 이전의 구입한 소비자, 팬들까지 챙겨주는 아주 바람직한 마케팅이 바로 이런 겁니다. 완간된 책 한 권, 그리고 박스를 함께 팔아선 너네 가지고 있는 책 마저 꽂아..^^ 라는 이 친절함. 게다가 이러면 없는 사람도 일단 이것부터 사고 앞부분을 채워볼까? 이런 생각까지 한다구열... 껄껄...^^(사실 이게 제일 큼) 재밌다는 [미생] 그래서 혹하네요...^^;;;;;;








  그 김에 박스 완성품도 한 번 보고 갑시다.








  성석제씨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데 실은, 이건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심지어 제목도 마음에 듬. [이 인간이 정말]!ㅋㅋㅋㅋ








  그냥.. 생각난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박스세트...








  그냥.. 생각난 2222 [은하영웅전설] 박스세트.... 하아....







  그냥.. 생각난 33333 [트루먼 카포티 선집] 박스세트.


 

 

 

  그래도 일단은, 빙과는 뭐 계속 나올거고 한정 박스라는 파운데이션..이긴 한데, 이번달에 운동화도 하나 사고 가을옷도 좀 살 계획이었는데.. 하아.. 이를 어쩐담.ㅋㅋㅋ 9월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책도 안 살 것처럼 했는데... 이를 어쩔까요..^^ 캬캬... 망했다 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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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읽고 있는 일본 미스터리 중에서 '유괴'를 소재로 다룬 작품이 여러모로 기억에 꽤 많이 남는다.

 

  그것은 아마 최근 연달아 두 편의 '유괴 미스터리'를 읽었기에 작년에 읽었던 렌조 미키히코의 <조화의 꿀>의 잔상이 서서히 떠오른 것도 있을 테다. 그리고 연달아 읽은 건 아니지만 제목과는 반대로 여름이 시작될 즈음에 펼쳤던 아카이 미히로의 <저물어 가는 여름>도 있었다.

 

  요코야마 히데오가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작품 <64> 역시 유괴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있단다. 이쯤에서 다른 작품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는 누쿠이 도쿠로의 작품 중 떡하니 '유괴'를 달고 있어 <유괴 증후군>도 도서관에서 한 번 빌려와봤다. 음, 그러고 보니 젊은 작가 축에 속하는 누쿠이 도쿠로를 제외한 세 명의 작가들은 나이도 지긋하신 것이 각자의 개성과 연륜을 작품 속에 담아낸 것도 같다.

 

  그 중에서도 재미있게 읽었고 또 함께 읽기에 뚜렷한 매력이 있는 두 작품을 소개해 본다. (그렇습니다. 사실은 따로 리뷰 쓰자니 뭔가 막막해서....-_-;;)

 

 

 

 

조용히 가라앉아있던 사건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때 : 64 & 저물어 가는 여름




# 요코야마 히데오, 64


 


  삼촌에게 세뱃돈을 받으러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선 어린 소녀 아마미야 쇼코는 곧 유괴범의 인질이 되었다 끝내 목숨을 잃었다. 1989년 1월, 단 7일간이었던 쇼와 64년의 일이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수사관들은 그 해를 헤이세이의 시작이 아닌 쇼와가 남겨둔 과제로 기억하고 있다. '육사'라는 이름으로.

 

  '육사'의 공소시효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D현경은 경찰청장의 방문을 앞두고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홍보담당관으로서 역할이 막중한 미카미는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중에 형사부와 경무부의 일상적인 대립 속에서도 미심쩍은 움직임을 감지한다. 경찰청장의 의도는 무엇인가? 새삼스럽게 '고다 메모'와 함께 '육사'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딸을 찾기 위해, 미카미는 철저히 홍보담당관으로서의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의 몸 속에는 형사로서의 피가 흐르고 있었고… 경찰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고뇌와, 일반적인 형사가 아닌 '홍보담당관'의 입장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금까지와 다른 경찰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폐쇄된 세계가 아닌, 바깥 세상으로서의 창은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 아카이 미히로, 저물어 가는 여름


 


  20년 전 범인의 죽음으로 유괴된 영아를 발견할 수 없었지만 더 이상의 수사 없이 막을 내렸던 유괴 사건.

 

  그러나 20년 뒤, 범인의 딸이 유명 신문사의 기자로 내정되었다는 소식이 경쟁 잡지에서 폭로되면서 신문사에서는 자체적으로 20년 전의 유괴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한다. 신문사에서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기자 가지는 20년 전 봉인되었던 사건의 원점에 점점 다가가기 시작한다.

 

  거기서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어째서 그들이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가에 대한 당혹감과 슬픔이다. 범죄라는 비극이 가져온 일상의 균열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그 순간의 감정은, 여름을 싫어하는 나조차도 저물어 가는 여름에 대한 반가움이 아닌 쓸쓸함이었다.


# 공통점 : 유괴, 경찰, 기자, 보도협정, 부녀(父女)관계, 재수사(?)

 

- 유괴 : 유괴사건이 중심이니까.

- 경찰 : 경찰이 등장한다.

- 기자 : 기자도 등장한다.

- 보도협정 : 유괴 수사에 있어 보도협정은 필수.

- 부녀관계 : 두 작품 모두 안타까운 부녀관계가 녹아 있다.

- 재수사 : 재수사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오래 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다.

 

 

# 차이점 : 경찰, 기자, 부녀관계, 조직 내 위치, 작품 특색, 작가

 

- 경찰 : 64의 주인공은 '경찰'이다. 그리고 그는 기자들을 상대해야만 한다.

- 기자 : 저물어 가는 여름의 '탐정역'은 기자인 가지가 맡았다. 과거에 묻혀있던 사건을 재조사하기 위해서라도 경찰을 만나야 한다.

- 부녀관계 : 안타까운 부녀관계. 딸이 아버지를 너무 닮아버리면 아버지가 고생하는구나. 물론, 두 작품 모두 딸도 고생을 많이 했고 또 할 것 같다.(진담이 섞인 농담입니다;;)

- 조직 내 위치 : 상사와 부하가 있다는 것은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거기에서 시작된 갈등이 <64>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다. 사회생활하기 참 힘들다. 이로 인해 <64>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지위를 획득했다. <저물어 가는 여름>은 조직이 눌러오는 중압감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64>에 비해 마음이 조금 편하다면 편하달까. 대신 그는 20년 전 사건의 퍼즐을 하나하나 끼워맞춰나가면서 '본격 미스터리'의 매력을 지니게 된다.

- 작품 특색 : <64>는 상당히 남성적이고, 격정적이다. 그들에게 '육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직으로 밀려난 기자가 새삼스럽게 끝난 사건을 다시 조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경찰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지만, 경찰 청장 방문은 다르다. 반면 <저물어 가는 여름>은 마치 호수 위의 백조 같다. 수면 위의 백조는 우아하고 고요하지만, 그는 쉼없이 물 아래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이다.

- 작가 : 작가가 다르다...는 건 당연한 소리고. 두 작가 모두 기자 생활을 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 쪽은 신문 기자 생활을, 다른 한 쪽은 방송 쪽에서 일을 해 왔다. 한 쪽은 오랜 공백기를 깨고 10년동안 집필한 작품을 내놓았고, 다른 한 쪽은 그의 처녀작이다. 그렇다고 두 작품의 무게가 달라지는 건 없지만. (물론 책 자체의 무게는 다릅니다.)



  명절 연휴에는 늘 어디 갈 데도 없고 쭈구리돋는지라 책을 펼치곤 하는데, 그 때는 정말 책 읽는 것 말고는 할 게 없기 때문에 지난 설 연휴에는 <7년의 밤>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 이것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책에 매달려 있었던 셈이지만, 이 <64>는 그야말로 타의로, 순전히 작품 그 자체로 책에 매달려 있어야만 했다. 올해 들어 읽은 책 중 유일하다. 카페가서 공부하기 전에 피곤하니까(는 무슨, 사실 당장 공부를 하기는 싫었다.) 책 좀 읽어야지 하고 펼쳤는데 4시간 동안 약 400페이지를 넘기고 있다니, 이게 무슨 일이람.

  딸의 실종과 흔들리는 부부관계, 경찰청장의 방문, 형사부와 경무부 사이에서 이도 저도 못한 채 기자들에게 질질 끌려갈 위기에 놓인 자신의 위치. <64>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카미다. 그리고 독자는 그의 외로움과 좌절을 생생하게 전해받는다. 그것이 <64>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저물어 가는 여름>을 저물어 가는 여름에 읽어볼까 생각했지만, '부산은 이제 덥죠?'라는 메모는 좀 더 더워지기전에 이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리뷰는 너무 더울 때. 이런!) 그리고 여름의 길목에서, 앞으로 다가올 여름의 습기와 더위가 저물어가는 여름을 상상하니 뭔가 흐뭇하기도 했다. 그것은 아마 아사쿠라 히로코의 미래를 함께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지는 20년 전의 유괴사건을 재조사하면서 '유괴'에 휘말려 비틀린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피해자들을 만난다. <저물어 가는 여름>은 다름아닌 '유괴'가 불러오는 비극을 무엇보다도 생생하게 전해준다.

 

 

 

 

  '묻지마 범죄'라는 것도 있지만, 유괴야말로 무고한 사람들을 갑자기 사건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세워두고 그 소용돌이가 점점 커져 자신의 일상을 깨뜨리는 것을 빠짐없이 지켜보게 만드는 잔인함을 가진 범죄다. '보이스피싱'의 수법에 자주 쓰이는 것 역시 사람을 순간적으로 가장 괴롭고 슬픔으로 빠뜨리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테다. 그러면서도 몸값을 받아내는 범인의 입장에서, 혹은 범인의 지시를 따르면서도 범인을 검거해야하는 경찰의 입장에서 극적인 묘사를 하기에 아주 적합한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니 '유괴'를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 역시 꾸준히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측면에서 <64>와 <저물어 가는 여름>은 상당히 차이가 있으면서도 비슷한 작품이다. 작품 내 요소도 그렇지만, '유괴'가 가져온 비극을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유괴 사건의 본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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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또 한바탕 나오고, 읽고 싶은 책은 많습니다.





  드디어! [역사e]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지식채널 e의 스타일을 가져와서 역사를 재구성해서 보여주는 역사채널 e는 사실 지식채널보다 더 즐겨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지식e]처럼 역사채널도 책으로 나오지 않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나왔네요. 예약판매중인데, 예약구매하시면 DVD를 준답니다. 그래서 혹했으나 다시보기 서비스는 ebs 아이디만 있으면 무료랍니다.^^;; (심지어 DVD-ROM은 고장나서 컴퓨터도 인식을 못 한답니다.. 쩝..) 전 아직 토요일에 도착한 택배 두 박스를 잊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좀 더 참아봅니다. 그러나 분명 이건 사고 말 것이 틀림없어보이네요....ㅋㅋㅋㅋㅋ

 






  작년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이 영화 개봉과 맞추어져서 많이 출간이 되었었죠. 저작권 소멸이 되던 해이기도 했고요. 한동안의 열풍이 잠잠했다 싶었는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이 추가되었습니다. 단편집을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RHK의 [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와 다른 작품들도 몇 개 있더라고요. RHK판이 에드거 앨런 포에 얽힌 작가들의 에세이와 함께 수록되었고, 스릴러를 전문적으로 번역하시는 박산호 역자님의 번역으로 소개가 되었다면 민음사판은 [오만과 편견]을 번역했던(다른 건 뭘 하셨는지 잘 모르겠..어요..쿨럭..) 전승희 역자님의 번역으로 소개가 되었네요. 어떻게 달라졌는지, 같은 작품이라도 느낌이 어떻게 다를지 비교해 보고 싶기도 하고, 미처 읽어보지 못한 단편도 만나보고 싶네요.^^






  '일본에서도 느닷없이 나온' 미야베 미유키 간만에 현대물! [눈의 아이] 입니다. ㅋㅋㅋㅋ 저도 뜬금없어서 오잉? 놀랐네요. 미미 여사님의 작품은 저는 지금까지 현대물만 읽어봤는데, 에도 시리즈를 차차 읽어보려 또 조심스럽게 사 들이고(...) 있습니다. 거기에 덩달아 리스트가 하나 더 추가될 것 같네요.






  요시다 슈이치의 여행 에세이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가 나왔습니다. 구성이 좀 특이하더라고요. 에세이, 소설이 섞인 느낌도 들고. 뙇. 정확하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음둥. 여행을 주제로 쓴 소설 [도시여행자]는 저한테 무지 안 맞았던-_-; 기억이 있고, 토실여왕님께서 보내주신 [하늘모험]은 또 다른 여행 에세이인데 아직 읽어보질 못했네요. 그래서 [하늘모험]을 얼른 읽어보고 요시다 슈이치의 여행 에세이가 저한테 어떨지 알아본 다음 이 책도 만나고 싶네요. 무엇보다 표지가 마음에 들어요.






  요즘 알라딘에서 50% 할인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네요. 판형도 원서 크기와 같이 큼직하고, 1,2권 합본에 일러스트까지 모두 추가된! [꿈꾸는 책들의 도시]입니다. 이건 결국 동생이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에 힘입어 구매하는걸로. 책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즐거운 법이니까요.



  와, 그래도 한동안 사고 싶은 책이 으마으마하게 쏟아지더니 이번주는 좀 괜찮은 편이네요?! 물론 다음주엔 긴다이치 코스케의 신간이 나오겠죠. 곧 요 네스뵈의 [레드브레스트]도 나오겠죠. 3월이 되면 설록수가 나오겠죠. 뭐 우째 되겠죠. 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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