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중에서 가장 오지게 이야기를 잘하는 작가, 이야기꾼이라 칭하는 성석제가 신간을 내었다. 요근래 그의 책들을 보면서 `좀... 이야기가 약해진 것 같다. 싱겁다.` 라고 생각했던 나인데, 그래서 투명인간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한 인간의 비극적인 삶을 60-70년대의 슬픈 한국 현대사와 80-90년대의 북적거리는 분위기에 너무나 잘 녹아내었다. 수많은 화자가 등장하여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도 새롭다. 그러면서도 정작 주인공은 한 마디 말이 없는, 주인공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낸 작가의 붓에 더욱 감탄하게 된다. 감히, 성석제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만 하겠다. 그리고 성석제가 아니라면 상반기 창비 대표작은 누가 하겠는가. 라고 혼자 생각하고 이렇게 글을 쓴다. 푸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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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갖는 이유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이다, 라고 인문학적으로 생각해본다. 일만 하면 그게 사람이겠는가. 그리고 그게 삶이겠는가. 강신주의 감정 수업은 철학에 인간미를 덧붙인 그런 책이다. 딱딱하고 메마른 인문학이 아니라, 실제로 숨을 쉬는 사람을 위한 인문학이다. 스피노자의 철학이 이렇게나 인간 중심적이었는지, 그리고 그의 철학과 강신주의 해석으로 위로받는 나자신을 발견하였다. 인문학으로 위로받는 휴가, 아, 생각만 해도 달콤하다. 게다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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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 놓은 창문 너머로 달이 밝다. 어제는 도톰한 송편 모양이더니 어느새 살이 올라 언뜻 보기에 둥근 보름달 같다. 뜬금없이 달 이야기를 하는 건, 저 달을 나에게 허락한 창문이 고마워서이다. 그리고 창문처럼, 투명인간을 허락한 성석제 작가가 고마워서이다. 한국 소설가 중에서 가장 오지게 이야기를 잘하는 작가, 이야기꾼이라 칭하는 성석제가 신간을 내었다. 요근래 그의 책들을 보면서 `좀... 이야기가 약해진 것 같다. 싱겁다.` 라고 생각했던 나인데, 그래서 투명인간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한 인간의 비극적인 삶을 60-70년대의 슬픈 한국 현대사와 80-90년대의 북적거리는 분위기에 너무나 잘 녹아내었다. 수많은 화자가 등장하여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도 새롭다. 그러면서도 정작 주인공은 한 마디 말이 없는, 주인공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낸 작가의 붓에 더욱 감탄하게 된다. 감히, 성석제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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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그가 잊혀지지 않는다. 홍천에 독특한 칼국수집이 있다. 한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건데 번 돈을 쓰는 방법이 자못 새롭다. 칼국수를 팔아 번 돈으로 산불을 내고 돌아가신 남편을 대신해서 벌금을 내셨단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20여년, 드디어 빚을 갚으셨다고, 내가 찾아가서 여쭈어 보던 해에 비로소 웃음을 보이셨다. 그 할머니의 웃음과 김만수의 표정이 언뜻 겹치는 것은 왜일까. 20여년을 빚을 지고 살아가는 그 마음은, 그리고 그 빚을 갚기위해 허름한 천막을 뒤집어 씌운 칼국수집을 매일같이 열며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다리 위에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김만수의 힘듦과 같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다. 생각할 수록 김만수가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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