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그가 잊혀지지 않는다. 홍천에 독특한 칼국수집이 있다. 한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건데 번 돈을 쓰는 방법이 자못 새롭다. 칼국수를 팔아 번 돈으로 산불을 내고 돌아가신 남편을 대신해서 벌금을 내셨단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20여년, 드디어 빚을 갚으셨다고, 내가 찾아가서 여쭈어 보던 해에 비로소 웃음을 보이셨다. 그 할머니의 웃음과 김만수의 표정이 언뜻 겹치는 것은 왜일까. 20여년을 빚을 지고 살아가는 그 마음은, 그리고 그 빚을 갚기위해 허름한 천막을 뒤집어 씌운 칼국수집을 매일같이 열며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다리 위에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김만수의 힘듦과 같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다. 생각할 수록 김만수가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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