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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소파
제니퍼 와이너 지음, 장원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브리짓존스의 일기가 그랬듯이,
이 책 역시 ,
1. 여자들 - 특히 자신감 결여인 여성들 - 가려운데 팍팍 긁어주기.
2. 위트있는 대사 날려주기, 물론 자잘한 일상 묘사와 더불어.
3. 모든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남성 역할 모델 보여주기.
4. 위 3가지만 가지고 소설을 쓸 때 쏟아질 비평들을 미리 계산한 게 역력한, 인생과 인간에 대한 심리적 & 철학적 고찰이 엿보이는 성숙한 모습 간간이 보여주기.
5. 뻔한 결말 구도로 가지 않는 듯 하나 결국 해피엔딩과 희망찬 미래로 마무리 하기.
등등의 장점으로 다소 진부한 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읽는 이의 구미를 당긴다.
군데 군데 안해도 좋을만한 늘여쓰기가 보여 거슬리기도 했지만, 그만한 늘여쓰기는 작가의 욕심으로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로 사람을 관대하게 만드는데에도 이 작가는 능숙한 듯 하다.
한 마디로 책 속 주인공 캐니처럼, 결국엔 미워하지 않게 되는 인간형이랄까.
맷집도 좋고, 달변이고, 잘난척도 꽤 하는데 사실은 여린 속도 가지고 있고 수없는 고민 끝에 쌓은 내공도 있는 그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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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쯤에서 책 이야기 그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보자면,
평생 뚱뚱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 나라서, 솔직히 뚱뚱한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괴로움인지 다 안다고 할 수 없다는 고백을 해야겠다.
다만, 예전에는 무심코 '뚱뚱하면 어때, 먹고 싶은 것도 못먹고 사느니 뚱뚱한게 낫다'고 말하곤 했지만, 안 뚱뚱한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말하는 이기적이고 무식한 언행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는 정도.
사실, 나는 외모를 안 따지는 편이 아니다.
누구나 멋있다고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식의 일반론에 비추면 꼭 따지는게 아닐 수도 있으나, 내 나름의 몇 몇 기준이 있기 때문에, 역시 외모를 따지긴 한다고 봐야 한다.
일단 전혀 모르는 누군가를 처음 본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뚱뚱한 사람보다는 마른 사람이 좋다. 꽉 조이지 않고 할랑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로 사람의 눈을 집중적으로 보는 편인데, 눈이 너무 탁하거나 이야기 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눈에 독기가 많은 사람은 거부감이 먼저 든다.
그리고 옷이나 다른 장신구를 내가 너무 싫어하는 타입으로 치장하고 있어도 일단 별로라는 편견이 앞선다.
이 모든 것들은 그나마 생각이라는 걸 하고 외모를 따지는 기준들이고,
실은 그냥 너무 이쁜 사람을 보면 - 여자건 남자건 - 무조건 매우 기분이 좋다 !
외모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우매하고도 나쁜지 말 안해도 다 알고,
반대로 외모가 불리하다면 현실적으로는 그런 이론적인 정석이 하나도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도 다 안다.
그래서 외모를 가꾼다는 것은 필요악이 된다.
뭐,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외모 가꾸기에 누구 못지 않게 소홀해 온 나, 각성하자. -_-; 타고난 미인도 아닌데 뭘 믿고 이리 산단 말이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