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녹음이 우거진 숲을 보면 (너무 좋아서) 약간 이성을 잃는 경향이 있다. 이 경향은 그림책을 보면서도 여지없이 나타나서, 초록이 근사한 그림책을 보면 꼭 장만하고야 만다.(그림책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이라면, 더더욱 망설임 없이! ^^;  

언젠가 숲, 나무 이야기 책을 정리해 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은지가 꽤 되었는데,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우선 숲 이야기 책 두 권만 ....    

 

<<숲 속에서>>.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온 아이 샘이의 쭈뼛거림, 엄마를 기다리며 마당에 끄적이는 낙서, 용기를 내어 시골 아이들과 친해지려는 모습, 낯선 숲에서 발견하는 신기한 모양들... 아이의 느낌이 그림을 통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그림책.  

온갖 초록색과 갈색이 근사하게 어우러진 숲 그림 속에는 호랑이도 숨어있고, 곰도 숨어있고, 매미, 토끼, 잠자리, 새들도 숨어있다.  

예닐곱 살때 이 책을 읽은 ㅅ양. 처음 읽을 때에는 샘이의 쭈뼛거림과 무서움과 안도감을 같이 느끼더니, 다시 읽으면서 구석구석 숨은 그림찾기에 푹~ 빠져들었다.   

 

안노 미쯔마사의 <<숲 이야기>>는 숲 속에서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멀리서 바라본 숲의 원경으로 시작해서 숲 속을 걷다가 숲 밖으로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책. 오솔길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는 두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책장을 펼쳤는데 어느새 아이들과 함께 숲으로, 숲으로~  

숲 속에서 보다는 약간 가라앉은 초록빛, 더 짙은 갈색(왠지 숲 속에서의 숲보다 이 숲이 좀더 습할 것 같은 느낌! ^^). 온갖 형상으로 보이는 숲의 나무들, 그 속에 기린, 도요새, 호랑이, 앵무새, 학, 개미, 악어, ... 온갖 동물들의 모습이 숨어있다.  

다른 줄거리가 없으니 숲 속에서보다 숲 자체에 좀더 집중하게 된다. 동물 그림이 더 정교하게 숨어있어 동물을 찾는 데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고~  

예닐곱 살에 이 책을 처음 보여주었을 때에는 별 반응이 없던 ㅅ양, 초등학교 1학년인 지금은 신나게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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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28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숲이야기도 숨은 그림이 들어 있군요.
아직 못 본 책이라서 궁금하네요~~~검색 들어갑니다.ㅋㅋ

bookJourney 2011-09-28 12:57   좋아요 0 | URL
'숲속에서'보다 숨은 그림 찾기가 조~금 어려워요. 느낌도 많이 다르고요. ^^
 

둘째 아이 학교의 1학년 권장도서 <<그림 그리는 아이 김홍도 >>.  

엄마의 입장에서는 김홍도의 그림 이야기는 거의 없고, 김홍도의 어린시절 이야기만 있는 것이 조금 아쉬웠던 책. 그러나, 책을 읽어야 하는 당사자인 우리 아이는 즐겁게 읽은 책. ^^  

하긴, 엄마는 "옛날에 이런 멋진 화가 선생님이 살았는데, 어떤 그림을 그렸냐 하면 ... "을 기대하지만, 아이에게는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볼 때는 "옛날에 이런 어린이가 살았는데,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땅바닥에도 그리고, 벽에도 그리고, ... 너무너무 열심히 그림을 그렸대.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돼서... " 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 이 책처럼.  (또래 위인전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김홍도 이야기에서 그림 이야기가 빠질 수는 없으니, 책에 설명없이 소개된 그림 중 몇 가지만을 뽑아 '내맘대로 이야기'를 만들어보았다.  

ㅅ양이 고른 그림은 '무동(춤추는 아이)', '자리짜기',  '씨름',  '서당' 네 가지.    

  

△ 네 가지 그림 제목을 쓴 들춰보기 책을 만들고, 

 

  

△ 제목을 들추면 나타나는 면에 그림을 붙이고, 그림의 옆에는 ㅅ양 나름대로의 해석을 붙였다.   

 

  

△ 미술책에서의 해석과 다른 해석이 있지만, 뭐 어떠랴. 말 그래도 '내맘대로' 해석하고 즐기면 되는 걸~.
(그래도, 실 잣는 것은 나중에 설명해줘야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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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1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독후활동 좋은데요!
아이의 눈높이 설명은 훌륭하고요!!
나중에 어린이독서교실 프로그램 짤때 따라해도 되겠죠?^^

bookJourney 2011-09-14 13:00   좋아요 0 | URL
저희 모녀 둘다 재미있었던 활동이에요.
독서교실 프로그램에 넣어주시면 영광이지요~ ^^*

무스탕 2011-09-1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학년 아이의 독후활동 수준으론 정말 보통이 훨씬 넘고 있어요!
같이 활동해 주는 엄마의 관심이 아이는 더욱 즐거운 시간이지요 ^^

bookJourney 2011-09-19 08:33   좋아요 0 | URL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아이의 관심을 끌어내기만 하면 근사한(?) 걸 만들어내더라구요. 모든 아이들이 다~

신지 2011-09-2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아이의 관심을 끌어내기만 하면 근사한(?) 걸 만들어내더라구요. 모든 아이들이 다~ ㅡ 무척 동감합니다 ㅠ


2011-09-22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가친척이 많은 것도 아닌데,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게 좀처럼 쉽지 않다.  

<<가족 나무 만들기>>는 평상 시에 잘 만나지 못해도 가족이라는 것, 가족의 모습은 우리 가족과는 달리 다양한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가족 간의 관계나 호칭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가족 나무를 사이에 두고.

 

 

  

 

▽ 둘째 아이가 책을 읽은 후에 만든 우리 가족 나무  

초록색 종이로 가족의 수만큼 나뭇잎을 만들어 붙이고,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고모, 고모부, 사촌언니, ... 가족의 호칭과 이름을 쓰고,
나무둥치, 나뭇가지, 나뭇잎 윤곽을 그려 꾸몄다.  

 

만나는 일이 적어 호칭이나  이름을 익히지 못하는 일이 생길까 걱정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호칭을 잘 알고, 이름도 제법 기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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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1-08-29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사진 찍는 법은 좀 배워야겠다. 조명을 조절해보거나 ;;

순오기 2011-08-29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나도 이 책 중고샵에서 건졌어요.독후활동 하기에 좋은 책이라서.^^
슬이는 호칭과 친척들 이름까지 잘 알고 있군요, 우리 애들은 자주 만나지 않으면 잘 모르더라고요.

bookJourney 2011-09-01 17:33   좋아요 0 | URL
이 책, 여러 모로 쓸모가 많지요~
호칭이랑 사촌형제들의 이름까지는 알더라구요. 어른들의 성함은 알려줘야했어요. ^^;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역사를 설명하기는 어려운 일.  

솔거나라의 '고구려 나들이'는 "옛날 옛날에 고구려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라며 옛날 이야기인듯, 아닌듯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다.  

외우고 기억하는 역사 공부는 아니더라도, "고구려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곳 사람들은 벽화에 해신도 그리고, 달신도 그리고, 사냥하는 모습도 그렸다"며 부담없이 관심을 끌고~ 

해신이 멋있느니, 달신이 예쁘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벽화를 감상하고, 수렵도를 보며 고구려 사람들이 이렇게 살았다는 이야기도 하고~   

수렵도를 재구성하며 진짜 사냥터는 어땠을까 상상도 해보고~.

 

△ 무용총의 수렵도(이 책에 나와있는 수렵도와는 좀 다르지만;)를 적당히 오리고, 도화지에 붙인 후, 하늘이랑, 숲(나무)이랑, 구름을 더 그려넣으면서 사냥터를 만들었다. 토끼인지 여우인지 모를 동물도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말도 말풍선에 넣어보면서.  

진짜 역사 이야기는 좀더 천천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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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2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걸요, 방학숙제로 했을까요?

bookJourney 2011-09-01 17:33   좋아요 0 | URL
방학 동안 매주 두 번씩 써야하는 독서활동 중 하나였어요. ^^
 

둘째 아이가 좋아할 거라며 후배가 추천해 준 책, <<도자기>>. 

우리 도자기를 소재로 이런 이야기를 엮을 수도 있구나 감탄하고, 아~ 도자기 이름은 이렇게 붙이는 거구나 끄덕거리고, 이 도자기 다시 보니 정말 멋지구나 찬탄하면서 ...  

초등 1학년인 둘째 아이에게는 좀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우리 딸, 너무 열심히 본다.  

내 옆에서 책을 들여다보며, "와, 예쁘다!!"를 연발하고, 책에 나온 이야기들을 내게 다시 들려주면서~.   

  

 

처음 책을 펼쳐들었을 때 청화백자를 보면서 하는 말, "엄마, 이게 쪽빛이지?!"  

어, 쪽빛? 푸른 색이긴 한데, 이걸 쪽빛이라고 부르나? ^^a  
맞다! 청화백자의 청색을 '쪽빛'이라고, 우리 딸애가 본 바로 그 백자를 자주 예로 들면서 설명하는구나.
(아, 무식한 엄마, 난 왜 쪽빛과 청색을 연결시키지 못한 걸까, 부끄럽고 민망 --*)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아이의 말, "'쪽빛을 찾아서'에서 '쪽빛'이 나왔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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