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빨간머리 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의 빨간머리 앤
샤론 제닝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소년한길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빨간머리 앤'은 내가 어린 시절부터 무척 좋아했던 작품이다. 고아라는 가정환경에서도 밝은 심성을 잃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하는 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앤과 비슷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읽어도 고전의 가치는 결코 변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 외에도 빨간머리 앤을 좋아하는 독자는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도 빨간머리 앤을 너무나도 좋아한 나머지 고아에게 굉장한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앞뒤 생각없이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한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는 행동들이지만, 그 시절의 순수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착한 심성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분명한 현대물이다. 충분히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약간은 엉뚱발랄한 주인공의 행동 덕분에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오리새끼같은 행동들을 보여준다.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리나는 어느날 이웃집으로 이사온 카산드라라는 아이와 친해지게 된다.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리나의 천진난만함 때문에 카산드라와 리나가 과연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지만,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둘은 친한 친구사이가 된다. 그냥 동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모아놓았는데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의외로 단순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순진함은 내가 어린 시절에는 어떠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세상은 무척 작았고,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만 존재했다. 여러 곳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커졌는데, 리나는 아직 그러한 경험을 하지 못한 아이로 여러 곳을 전전한 카산드라에 비해서 세상의 때가 덜 묻었다.

 

그러나 이 책의 말미에서는 리나가 한층 성숙해진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을 그녀의 글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리 수식어가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솔직담백한 그녀의 시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제목은 '빨간머리 앤'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옆집에 이사온 카산드라가 고아라는 사실 외에는 이 책에 빨간머리 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다만 거기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라고 보면 되겠다. 세상의 모든 고아들이 다 불행하지는 않지만, 사는 곳이 안정적이지 않은 아이는 힘들다. 카산드라도 그런 환경에 놓여있는 아이라 조금은 까칠했지만, 순수한 리나를 만나면서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누구나 하나쯤은 마음 깊숙이 고전으로 꼽고 있는 책이 있을터이다. 각자 생활 속에서 나만의 주인공을 찾아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