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부터 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실용서를 더 많이 읽게 된 것 같다. 특별히 골라서 읽은 것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요즘에는 약간 몽상적인 소설보다는 실제 생활에 직접 써먹을 수 있는 책을 더 자주 찾게 된다. 한창 소설에 빠져 지낼 때는 내가 마치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물론 지금도 정말 재미있는 소설책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하늘이 무너져도 모를 만큼 책 속에 흠뻑 빠져들곤 한다. 실용서를 주로 읽었던 이유는 실생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소설보다는 실용서가 앞으로의 생활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십권의 책을 읽어본 결과, 생각보다 실용서의 내용은 다양하지가 않았다.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면 자기계발이나 경영서적 같은 경우에는 저자들이 비슷하면서도 같은 목적을 위해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보다는 소설이 보다 풍부한 감성을 지니고 있어서 다양한 인물상을 만날 수 있지 않나 싶다. 위즈덤하우스에서 나온 이번 책은 우리가 상상으로 꾸며낸 이야기로만 취급을 했던 소설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소설들이 서점에 쏟아져아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빛을 발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감동을 주는 고전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이런 고전들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삶의 자세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책들 중에서 내가 이미 읽어본 책도 있고 아직 못 읽어본 책도 있는데, 읽어본 책보다 못 읽어본 책이 더 많은 것으로 보아서는 아직까지도 나의 책에 대한 식견이 많이 부족한 듯 싶다. 책의 각 내용에 대해서 그리 길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간략하게나마 책의 줄거리를 설명해주기 때문에 아예 그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이미 읽어봤던 책이라도 그 책을 읽을 당시에는 이런 식으로 나의 사고 방식에 접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해보았기 때문에 반가우면서도 새로운 발견에 마치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 읽어본 책에 대해서 읽을 때는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같고, 새로운 책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는 나중에라도 꼭 해당 책을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마구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소설에 대해서 조금은 폄하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별로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유희거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소설의 신세계를 맛보고 나니 다시금 소설을 신나게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아난다. 물론 경영학 서적도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이론만 나열한 책은 좀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소설이라면 줄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줄거리를 따라서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생에 대한 진리를 깨우치는 것이 바로 오래도록 읽히는 고전을 읽는 재미이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읽었던 소설에 해설이 따라 붙으니 이것도 색다른 맛이 있다. 그래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나보다. 사실은 해설서라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그건 기우였다. 오랜 시간동안 대학에서 강의를 한 저자의 책이다보니 바로 옆에서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굉장히 친절한 문체로 쓰여있고 한 단락이 그리 길지 않아서 지루할 틈이 없다. 소설을 그저 흥미거리로만 생각했던 독자라면 이번 책을 통해서 소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앞으로는 실용서와 함께 좋은 소설도 많이 읽어 볼 생각이다. 일단 이 책에 나와있는 책 중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에 도전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소설을 무척 좋아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막막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