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를 전달하러 본부에 오후 5시까지 가야하는데

 

나 : 나는 가고 싶지 않은데...

 

담당: (혼자말 수준으로) 지난 금요일에 오늘 가주신다고 해서 다른 서류를 보내지 않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보낼걸.

 

나: 원래 가져다주어야  할 게 오지는 않았잖아. 그럼 팀장님이 일찍 퇴근하면서 가면 되겠네.

 

팀장: 차를 가져오지 않았는데요.

 

나: 버스 타고 가면 되잖아요.

 

팀장: ....

 

나: 그러면 김팀장이 가든지.

 

팀장: 나 퇴근할 떼 데려다주어야 하는데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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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께달았다. 도대체 왜 내가 화가 났는지. 팀장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이 이런 이유로 서류를 전달하러 가야되는거야? 다들 바쁘고 나는 일이 없으니까? 그동안 내가 직원들 버릇을 아주 잘못 들였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일이고, 나는 일이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더 기분나쁜 일은 팀장2가 아무 소리도 안했다는거였다. 팀장 집에 데려다주어야 하니까 관장이 당신이 가는 게 어떠냐 했는데 대답을 안했다는 말이지.

묵은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는구나. 내가 쿨하지 않다는거. 그리고 경쟁심을 버리지 못하는거. 둘이 친해 보이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하는거. 아마 무엇보다도 이들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를 존중하지 않는구나 하는 내 마음이 괴롭다.

어찌되었든 문제를 알아서 다행이다. 화는 나는데 이유를 모르는 것도 무척 짜증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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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실 이날 팀장 2는 자리에 없었다네.

화난 절반은 해결되었다. 역시 대화가 중요하다.

이야기하면서 팀장2가 나한테 그동안 화가 난 듯 보였던 이유를 알았다. 

아마 물어보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누가 늘 나한테 물어보았으면 하거든. 분명히 이상한데 왜 물어보지 않는지 이상해. 

지금 생각하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미처 떠오르지 않았다. 

늘 모든 일은 자기 중심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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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하기 전에 감사하러 나온 시 담당자가 오늘 오전에 또 나와야 한다고 했다. 담당자가 차가 없다고 했었기 때문에 담당 직원한테 "내일 나오면 시청까지 데려다 주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금방 "내일 직원 휴가가 많아서 점심 교대도 어려운데요."라고 대답을 하더라. 순간 드는 생각이 '저이는 왜 매번 저렇게 기분 나쁘게 말을 하는거야?'였다. 자주 그 친구가 무슨 대답이나 말을 할 때 기분이 상한다. 말투가 내 마음에 안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내용도 상사한테 대놓고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기분이 상한데다가 말투까지 거슬려서 더 싫은가? 내가 권위적이라서 그런 식의 반응을 싫어하는 것인가하는 자책도 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사든 아니든 간에 무슨 말을 했을 때 즉각적으로 싫은 반응을 보이는 것보다는 "노력해 보겠습니다."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고려해 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 친구가 왜 그런 식으로 반응하나 집에 가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머리가 너무 좋아서였다. 남들보다 생각하는 속도가 빠르니까 어떤 일에 대햔 예상되는 결과가 바로 출력이 되는거다. 하지만 자기 입장이나 상대를 고려한다면 그렇게 반응하면 좋지 않다. 감정이 무척 상하니까. 가끔 그 친구한테 반응하는 내 감정을 보면 거울을 보는 느낌이어서 그렇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어쪄면 남들이 나한테서 보는 모습일거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의식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무의식에서 그런 것 같다.

직원들이 도시락 싸와서 도시락 파를 만드는 것 때문에 식당에서 도시락을 먹는게 어떠냐고 했었다. 정말 일년동안 마음에 안들어하다가 팀장한테 말한 거였는데, 이 친구가 어느날 물어보더라. "밥 먹는 것까지 간섭하는 것은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사실 말은 내가 꺼냈다. 팀장한테 말하고 며칠 뒤였던가? 아니면 바로 다음날이었던가? 보존서고에서 먹지 않고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관장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는데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질문이 간섭이라는 말이었다. "그대가 생각하기에는 밥 먹는 시간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온전히 한시간동안이 매일이라면 그 사이에 공유되는 정보의 양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이야기했다. 사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그거다. 은연중에 직원들 사이에 정보 격차가 생기는 상황이다. 이해했을까? 그 친구가 내 의도를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무정하게 말하는 습관도 고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권력욕구도 가졌으면 좋겠다. 자기가 가진 능력이 선물임을 알고 나누는 것이 책임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온통 내 주위에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만 있는 것 같은 착각을 계속하면 병이 커질 것 같기는 하다. 작은 거라도 나를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다. 자존감이 땅바닥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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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2시 쯤 도서관으로 오는 차 안에서 본 하늘은 정말 멋있었다. 운전하는 중이 아니라면 사진을 찍어두고 싶은 하늘이었다. 글이나 말로 본 그대로를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슬펐다.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만 곰곰히 생각하니 어차피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운전하면서 보는 풍경은 걸으면서 또는 다른 차를 타고 가면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 들었던 거다.

 

커다란 하얀 뭉게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참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 퇴근할 때 본 하늘도 아침 못지 않게 멋있었다.  조금 있으면 보름달이 될 달이 동쪽 하늘에 하얗게 떠 있었다. 물론 아침에 본 것 같은 뭉게구름이 옆에 있었다. 동쪽 끝에 보이는 커다란 구름이 내 머리 위에는 왜 없을까 하며 운전 하는 도중에 머리 위를 쳐다보고 싶었다.

 

집에 가서는 내내 테드를 보았다. 19분 안에 어쩌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있었지하는 감탄과 함께 열심히 보았다. 이자벨 아옌데, 댄 애리얼리, 리처드 도킨스 등 그동안 책으로만 알고 있던 저자를 보니 참 좋았다.

 

아침에는 막 화가 났다. 집이 어질러져 있는 것도 화가 났고, 아이를 깨우는데 신경질을 내는 것도 화가 났다. 출근하면서 생각해 보니 토요일, 일요일에 자원봉사 학생들을 만나러 도서관에 와야 했던 상황에 화가 많이 났던 모양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그 아이들을 맡게 되는 상황을 만든 사람들한테 화가 났다. 직접적으로는 에이팀장이 나한테 먼저 상의한 것, 그리고 비팀장도 내가 맡겠다고 했을 때 아무 생각하지 않고 그러려니 한 것이 속상했다. 왜 나한테 책임을 돌리는 거지. 그리고 왜 나는 그 책임을 떠 맡은 거지? 물론 내가 여기 장이면서 우리 규정상 안됩니다.라고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으로는 부탁하는 사람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 일이 얼마나 받는 쪽에서는 부담이 되는지에 무감각한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아이들 부모에게도 화가 났다. 자원봉사를 하러 왔으면 시간을 기관에 맞추어야 하는데 자기들 일정에 우리가 맞추어 주어야 하는건가? 어찌 되었든 중학생쯤 되었으면 자원봉사는 부모가 알아서 만들어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한테 은연 중에 어떻게 사는지를 알려주는 일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상급기관 또는 어찌 되었든 거절하면 같이 일하기가 신경 쓰이는 쪽에게 부탁을 하면 안된다. 불의가 달리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하면서도 별 것 아닌 일에서부터 시작하더라. 어제 본 테드에서 댄 애리얼리가 한 내용이다. 지금 검색해 보니 그 강연 내용이 최근에 나온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 나올 것 같다.

사실 내가 그 아이들더러 우리 도서관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이러이러하니 너희들이 선택해야겠구나라고 말을 하지 못해서 더 화가 난다. 원칙도 있어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만들어두어야겠다. 그리고 내가 왜 직원들이 업무가 과중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거지?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일까지 대신 해서 결정하는 나쁜 버릇을 어이 하나?

어찌 되었든 결국 전체 상황을 깔끔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못했다는 점에서  나 스스로한테 화가 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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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말하는 협상법을 복습한 느낌이다. 특히 불만 샌드위치 만드는 법에서 그렇다. 이 책 전에 읽었던 책과 비슷한 내용을 다룬 책이라니! 어쩌면 제목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겠다.

불평도 제대로 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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