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이 한두 줄을 끼적여놓았을 뿐인 그 시기의일기를 읽어보면 당시 선자 이모는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하고 밥을먹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운 나날을 보낸 듯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괴로워했던 걸까? 일기장에서 생략된 날짜들은 짤막한 일기마저 쓸 수 없었을 선자 이모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나는 일기가 쓰인 날부터 그다음 일기까지의 비어 있는날들을 헤아려보았고, 그 간격이 유독 길어진 시기엔 깊은 우울에빠져 있었을 선자 이모를 상상하며 마음이 아팠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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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좋아서, 자전거를 타고 시외로 한참을 달렸다.
이 나라에선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건물들이 하나도 없는망망한 들판이 나온다. 가도 가도 계속되는 밀밭과 호밀밭, 그끝에 펼쳐져 있는 새파란 하늘. 땅덩이가 작은 나라의 도회인이던 나로서는 말로만 들어본 지평선을 향해 그렇게 계속 달리다 지쳐서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아무데나 드러누워 숨을 골랐다. 신록의 들판 위로 보랏빛 수레국화와 메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갓 베어낸 밀밭에선 싱그러운 풀냄새가 났다.
한국에 두고 온 가족이 그립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 때도 많지만, 그렇게 누워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진 하늘을 보며 감미한기분에 젖어 있다보니 이 모든 걸 모르던 시절로는 돌아갈 수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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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서울에서 열니는 경조사를 다 챙길 거면 그냥 서울에 사는 게 낫지 않았겠니?‘‘
막걸리에 조금 취한 나는 우재를 놀렸다.
"다음주에도 경조사가 있을 예정이야?" 헤어지기 전, 내가 묻자 우재가 되물었다. "그럴 예정인데, 안 될까?" 그날 밤, 나는 지하철역 앞 보도블록에 작은 화분들을 늘어놓고 파는 청년에게서 수국 화분 하나를 충동적으로샀다. 연보랏빛의 자잘한 꽃잎들은 다행히 지금도 아직 시들지 않고 있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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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 지지대 옥수수
토양의 질소 함량 높여주는 콩
땅에 붙어 자라 잡초 막아주고 흙 촉촉하게 유지하는 호박

세 자매 텃밭

인류 공동체

서로를 보호하고 서로에걱 이익을 주기 위해 여기에 있다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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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을 큰 것 옆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둘은 서로 좋은 동반자가 되어준다. 작은 노력은 우리의 행복을 지켜주고 큰 것에 먹히지 않도록 해준다. 무엇보다 기분이 편안해져야 무력감도 줄어든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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