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은 때로 자신이 보고 싶은 내 모습만 보려 하는 것 같았다. 한 번이라도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해줄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조지아도 발을 탁자에 올렸다. 그러고는 몸을 뒤로 기댄 채 눈을 감고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잘됐네, 이제 네 걱정은 덜었다."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좋았다. "내 인생을 살 거야. 나랑 베로랑 아이들이랑. 우리끼리 잘 살아야지."
아이를 꼭 안으며 가벼운 몸집과 내 피부에 와 닿는 보드라운 살결을 감각에 새겼다. 해리스의 시체가 닉에게 발견되면 딜리아를 몇 살 때나 다시 볼 수 있을지 막막했다.
우리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너무 고요해서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아이들이 아빠한테 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불안한 정적이었다. TV가 꺼져 있었다. 조명도 모두 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