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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집 보는 날 책 읽는 우리 집 12
모리 요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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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다는 생각이 들면,

혼자 집을 보게 하거나, 가게에 물건을 사러 보내거나, 버스를 혼자 타 보게 한다.

아이에게는 엄청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엄마가 나를 집에 혼자 두고 나가고 나면,

조용한 집안이 점차 공포스러워진다.

그러한 아이들의 심리를 잘 그려낸 그림책이다.

 

 

그런데, 그림책의 배경이 되는 그림을 잘 보면

지금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좀 오래 전의 일처럼 보인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는 작가 자신일까?

다이얼을 돌리는 전화기, 110v 전기콘센트 (물론 일본은 요즘도 110v를 쓰지만),

부엌에 자리잡은 단지, 발로 페달을 밟아야 하는 재봉틀.

아마도 어릴 적 기억을 환기하며 그린 그림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커버를 씌워놓은 저것은 재봉틀이다.

어렸을 때 보았고, 중학교 때는 저걸로 가정실습(재봉틀)을 했었다.

그 위에는 마트로시카 인형과 곰인형이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다.

 

엄마가 나가고 없는 집 안에서 아이는 제법 의젓하다.

고타츠 아래에 발을 넣고 앉아 간식을 먹고,

블록쌓기도 하고, 인형을 갖고 놀기도 하고 책도 읽는다.

창 밖으로 해가 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의젓하게 집을 보던 아이는 어두워지자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어둠이 내려오자 부엌에서는 물건들이 하나 둘 눈을 뜨기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는 유리 슐레비츠의 '자장 자장 잠자는 집'이 떠올랐다.

한솔이가 어렸을 때 그 책을 워낙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책이다.

밤에 물건들이 깨어나 움직이는 장면에서 두 그림책은 같으면서도 다른 분위기이다.

푸른 색으로 가득한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은 차가운 밤의 느낌이었다면,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가득한 모리 요코의 그림책은 따뜻하다.

아짱과 엄마의 옷만 빼고 흑백이던 배경이 컬러로 바뀌면서

물건들은 살아난다.

아짱이 바깥의 상황을 알지 못한 채 고타츠 속에 있을 때

아짱의 마트로시카 가족들이 살아나고 곰돌이도 살아난다.

아짱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존재들이 살아움직이는 것을 시작으로

흑백의 공간을 색으로 물들이며 살아움직이는 물건들 때문에

아짱이 가졌던 공포는 사라진다.

신나게 한바탕 놀고 있을 때 엄마가 돌아온다.

아짱은 이제, 엄마가 없어도 혼자 집을 보고 있어도, 어두운 밤이 와도

무섭지 않을 것이다.

한뼘 또 자란 것이다.

 

엄마들은 아이가 입학통지서를 받아오면 감격스러워진다고 한다.

이제 이 아이가 학교를 갈 만큼 자랐구나 하고.

나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가게에 가서 혼자 과자를 사 오는 것을 봤을 때이고,

학교를 마치고, 혼자 버스를 타고 내가 일하는 곳까지 찾아오는 것을 보았을 때이다.

이제 초등 3학년이 되는 한솔이와 이 그림책을 읽으며,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를 기억해보았다.

아짱에게 감정이입을 하여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처음 뭔가를 시작하는 때의 느낌을 되살릴 수 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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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05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아이가 혼자 집에 있을 땐 무색이 많은데 쓸쓸한 아이의 감정을 잘 나타낸 것 같아요. 아이가 부엌에 있을 때 기분 좋아지니까 색이 많아지고요. 그림책이 장면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

하양물감 2015-02-07 09:08   좋아요 0 | URL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는 아이가 무서움과 공포를 이겨내었기 때문에 화려한 색채로 변하였다고 보았어요^^

2015-02-15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