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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 소년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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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드러나는 차별에 대해서는 우리가 쉽사리 흥분을 하고 공감을 표시하곤 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차별당하는 자와 차별을 하는 자, 당신은 그 중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늘 자신을 피해자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알고보면 당신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경우가 많다. 나보다 힘 센 자 앞에서는 약해지고 나보다 약한 자 앞에서는 강해지는 이상한 심리를 우리는 모두들 갖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책으로 돌아가 보자. 백만후디스운동을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좋은 키워드가 될 것이고 더불어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법'을 알아본다면 이 이야기를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것에 대해 모른다고 하여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 이야기는 이야기로서 힘을 갖고 있고, 실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므로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나는 이야기 속에서 죽음을 맞은 '마틴'도 중요하지만,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제이'에게도 눈길을 주었으면 한다. 백만 후디 운동의 중심에 있는 마틴의 이야기가 누구나 쉽게 알아차리는 흑백차별이라면, 제이와 같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도 있다. 그렇다고 백인만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 유색인종들 간에도 차별은 존재하며, 피부색 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제력으로 개인을 평가하며 그들을 차별한다.

 

미국에 입양되어 유색인종으로서 살아가면서 겪는 자아정체성에 대한 혼란, 차별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사라진 제이에게 마틴은 용기와 희망을 준다. 그러나 그러한 마틴도 차별이라는 엄청난 벽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단지 흑인이면서, 밤 늦은 시간에 후드티를 입고 편의점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편의점 주인의 불안한 눈길을 받아야 했던 마틴, 그러한 마틴이 길거리를 걸어가는 모습만으로도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고 여기며 총을 쏘았던 짐머만, 그러한 짐머만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조작한 경찰, 그때의 정황을 잘 알고 있지만 진실을 말할 수 없는 목격자할머니, 그리고 받은대로 갚아주고자 했던 니콜과 이유도 모른 채 흑인을 미워하고 싫어했던 하비, 그들 모두에게는 각자의 이유가 있다. 당신은 저들 중 어디에 속할까?

 

나는 제이가 느끼는 차별과 자아정체성에 대한 불안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있는 다문화가정(특히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의 아이들을 생각했고, 마틴을 보면서 외국인근로자들을 생각했다. 그뿐일까? 이유도 없이 단지 내 아버지가, 내 할아버지가 그들을 싫어했으므로 나도 싫어한다는 하비와 그 아버지를 보면서는 정치인과 그들의 추종자들을 떠올렸으며, 짐머만의 잘못을 덮어주는 경찰을 보면서는 우리나라의 권력자들을 생각했다.

 

한권의 이야기지만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더불어, 인간이 인간을 차별할 권리 같은 것이 있을까에 대해 한번더 생각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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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7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