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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을 먹지말고 역사를 먹어라?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의 음식을 먹지 않고 제대로 된 여행이었다고 말할 수 없을만큼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누구를 만나든 음식을 빼놓고 대접을 제대로 했다고도 할 수 없는 것처럼, 기본적인 의식주를 떠나서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음식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음식이야기를 풀어냈다는 <EBS 천년의 밥상> 이 읽고싶어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야기가 있는 음식은, 먹는 이의 마음을 음식 그 자체의 맛과 풍미외에도 감성적으로 젖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사소하고 흔해빠진 음식이라도 그 음식에 담긴 우리 민족의 염원과 생활을 알고 나면 귀하게 여겨진다.

 

한국사를 살펴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음식을 통해 조명해보는 한국사는 더 흥미롭다. 나는 음식에 한국고유의 맛과 이야기만 담겨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 땅에서만 나고 자라는 식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들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 속에 담긴 역사는 분명 우리 것이 최고라는 편협한 생각보다는 더불어살아가는 세계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식재료가 대중적으로 섭취하는 음식이 되어가는 과정,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듣노라면 우리 역사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될 듯하다.

 

 솔직히, 나는 제대로 장봐서 식탁을 차려본 적이 없다. 몰라서 그렇기도 하고, 오랜 자취생활로 제대로 밥을 챙겨먹기보다 식당에 가서 얼른 먹고 나오는 습관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 맛집순례를 하기도 하고, 건강식단을 위해 건강한 식재료를 구입하려 애쓴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 사는 게 고만고만한 우리들에게는 맛있고 좋은 음식보다는 아직도 싸고 간단한 음식을 찾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류의 책이 읽고싶은 건, 지금의 내가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식재료를 가지고도 제대로 된 밥상에 가깝게 차리고싶은 마음은 있기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식재료가 지나치게 풍부한 요즘, 무얼 골라야하는가 하는 것은 고민거리이다. 제대로 알고 고르는 안목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는 책 소개글을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키는대로 따라할 수도 없는 처지지만, 그래도 알고 못하는 것과 모르고 안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일등 하려면 뭐든지 다 잘 해야 한다고?
랠프니까 랠프답게, 진짜 내 모습을 보여 주면 돼!”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딸을 생각하며 골라본 책. 이 책과 동일한 제목의 한국그림책도 있는 것 같은데..음.. 어쨌든, 제목이 마음에 든다. 지금 우리집 아이는 몇 개의 문제를 풀어보는 숙제같은 걸 할 때 1개라도 틀리면 마음이 팍 상해서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상당히 못마땅해한다. 내가 넌 아직 이런 걸 안배웠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당연해라고 말해도 그 분(?)을 삭히지 못해 얼굴이 벌게지기까지 한다. 이런 녀석이 학교에 가서 겪게 될 일을 생각하니 여러가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일등이 아니라도, 100점이 아니어도 너는 충분히 가치있고 아름다운 사람이야 라고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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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2-12-06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보고 갑니다.

하양물감 2012-12-06 06: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너무 늦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