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 (1.29일자) 집필노동자 이라영씨의 기고를 보았다.
˝표현도 일종의 자원이다. 목소리의 분배를 고민하지 않고 목소리의 자유를 외친다? 누구의 목소리? 이번 테러는 펜과 총의 격돌이 아니었다. 펜 뒤에는 더 많은 총이 지켜주고 있다. 이 총들의 지지를 받아 펜은 우아하게 문명이 되어 있을 뿐이다. 펜의 자유는 총이 가진 힘에 따라 그 범위가 결정된다. `말`의 자유를 수호하고 싶다면 그 말 뒤에 있는 힘의 불균형을 모른 척 하면 안된다.˝
샤를이 에브도의 테러 사건을 얘기한 글이다. 테러 자체는 말할 것도 없이 나쁘지만 표현의 자유와 테러의 원인을 단순 비교하여 선악을 판단하기는 힘들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면서도 나는 왜 미군들이 남의 나라에 탱크를 앞세워서 들어가 초토화 하고 있는지, 그러면서 정의를 외치고, 아군이 죽기라도 하면 죽기살기로 복수를 다짐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어떤 것이 표현의 자유이고 어떤 것이 테러인지를 정하는 기준도 이 기사에서처럼 `총들의 지지를 받아 우아하게 문명이 된` 사회가 정하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자서전이 출판 되었다. 물론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니 자기 입장을 분명히 밝힐 수는 있다. 그러나 800쪽에 달하는 비싼 책을 사서 보라고 하지 말고 당당히 청문회에 나와서 할 말을 하셨음 좋겠다. 그리고 힘의 논리에 의한 표현의 자유가 아닌 진정성 있고 건강한 의견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는데 한 몫 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