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러스 - 1% 부의 시크릿을 더하는 17가지 법칙
조성희 지음 / 유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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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어린 시절, 한 사건으로 인해 가슴 속 야망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이루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고 그 해답을 A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A의 말처럼 2% 부족했던 야망이었다. 그 부족한 2%가 바로 욕심이었다.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의사', '외교관', '피아니스트'라고 적었었다.

예전 같으면 정말 '꿈' 많은 시대였는데 중학생의 나이가 되자마자 현실을 깨우쳤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그 깨우침이 매우 빠르다. 대부분 적어내는 것이 '건물주', '공무원'이니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가르쳐서 어린 아이들을 가르칠 일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어린 학생이 한 명 있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이었는데 C는 또래보다 영어를 꽤 잘해 방학 동안만 잠깐 영어를 가르쳤었다.

매번 영어공부의 일환으로 팝송 하나를 꼭 듣고선 마무리했는데 그 날은 R.Kelly의 I believe I can fly를 들었었다.

그 날, C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선생님, 제 꿈이 뭔 줄 알아요?"

"응, 뭔데?"

"전 안정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꿈이에요."

"오, 정말? 현실적이네."

"이게 현실적이니깐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교사라던지, 누군가를 치료하는 의사라던지, 누군가를 변호하는 변호사라던지, 뭐, 그런 것들 다 포함해서?"

"뭐가 될진 추후에 결정하면 되는 거고, 일단은 무조건 안정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게 제 꿈이에요. 그게 뭐가 되든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아요. 일단 돈이 있어야 평생을 여유롭게, 안정적이게 보낼 수 있으니깐요. 저 학교에도 그렇게 써서 냈다니깐요?"

그렇다. 돈이 최고다. '부'를 가지는 것이 삶에 있어서 최고의 가치있는 것 중 하나니깐.


열심히 공부를 하고, 열심히 일을 하는 것 또한 결국은 부를 얻기 위한 행위가 아니겠는가.

경영학을 전공한 이유도 있어서 경영/경제서를 많이 보기도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부의 길은 과연 무엇인지 그 해답 혹은 비결을 알고자 하는 것이 또 다른 이유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보이는 '부자'들의 모습 때문에 은연중에라도 우리는 대체적으로 부자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단, 1%의 인구만이 세상의 모든 돈에서 약 95% 이상을 벌고 있다고 한다. 그럼 그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현실적으로 답하자면, 세습도 이유일 수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현재 눈에 보이는 결과에 돈, 운, 삶을 통제하도록 두지 말라고 조언한다.

눈앞에 터닝포인트가 다가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 그것을 모르고 지나치거나 알고도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당신은 정말 부자가 되고 싶나요?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은연중에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또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은 꺼내지만 사실 대부분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의 잠재 의식에는 머니 파일이 들어있는데, 이 머니 파일에 부자가 되면 좋은 점과 더불어 부자가 되면 안 좋은 점까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부자 되기를 망설이는 것이다.

바라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기에 바라는 것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즉, 부자들은 부자가 되고 싶은 갈망이 매우 명확하다.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선에서, 부자가 되는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하는 것이 부자들인 것이다.

우리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이며, 우리는 부자로 태어났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보이지 않는 힘을 믿으시나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힘은 매우 강하다. 이는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저자는 열매가 달라지길 바란다면 우선 뿌리가 달라져야 한다며 내가 현재 돈이 없다는 것이 보이는 결과라면 그 원인이 되는 뿌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외적인 것을 바꾸는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바로 내부에서 돌아가는 내적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즉, 생각이 감정을 낳고, 감정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결과를 낳듯이 마인드의 중요성을 한 번 더 강조하는 것이다.

나도 마인드파워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기에 매번 되뇌이며 나 자신을 앞으로 이끌고 있다.


심플하지만 확실한, 행복한 부자로 가는 17가지의 법칙


Law 1 원하는 돈의 액수를 명확하게 정한다

Law 2 눈앞에 있는 현실처럼 생생하게 상상하라

Law 3 감사할수록 감사한 일이 더 많아진다

Law 4 나에게 힘을 주는 어메이징 선언문을 만들자

Law 5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드는 기적의 ‘1,000번 ㅅㅂㄹㄱ’

Law 6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시작하라

Law 7 매일 조금씩 찍은 점이 결국 걸작이 된다

Law 8 돈이 편해질수록 더 많은 돈을 끌어당긴다

Law 9 돈은 부르면 온다

Law 10 ‘얻는 것’에서 ‘주는 것’으로 전환하라

Law 11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

Law 12 No! 가난한 정보를 거부하라!

Law 13 저축하는 습관이 곧 자제력이다

Law 14 열심히 한 당신, 최고를 즐겨라

Law 15 마스터마인드 그룹의 파워-함께 더 멀리

Law 16 행복한 부자들은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Law 17 보상에 상관없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라


저자의 책을 읽은 것이 몇 년 전이었다.

밥 프록터의 한국 유일의 제자로 알고 있다.

읽고나서 17가지의 법칙은 바로 글쓰기 노트에 옮겨놨는데, 전에 『뜨겁게 나를 응원한다』를 읽으면서 마인드파워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배웠다면 이번에는 체계적인 부에 대한 자세 등을 얻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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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 느긋하고 경쾌하게, 방구석 인문학 여행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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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금 뭐해요?' _라고 묻는다면 당신의 대답은?


진부하게 들릴 지도, '어우, 뭐야.'라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나는 '책을 보고 있어요.'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휴일일 때면, 피아노나 가야금을 만지거나 좋아하는 미드나 영화를 보는 것도 그저 일부분일 뿐, 대부분의 시간은 독서와 공부에 할애하니 '책을 보고 있어요.'라는 답변이 맞다.

그런데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기가 참 어려웠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에 그런 답변을 내놓고보면 참 재수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경험에 의거하여, 정말 그랬다.)

예전에 아는 오빠가 통화하면서 문득 그런 말을 했었다.

'또 책 읽고 있었어?'

앞뒤 문맥을 자르고 보니 말이 좀 이상한데 살짝 부연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통화할 때면 몇 번이고 '응, 나 책 읽고 있었어.'라고 말했었는데 약간 못미더운 눈치였나보다.

그러다 좀 지나고나서 그런 말을 했었다.

'하나는 정말 책을 좋아하는구나.' · '아, 정말로 독서량이 많은 편이네.'

그 때뿐만이 아니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 중에 몇몇은 독서하는 것을 이해하질 못했었다.

본의아니게 재수없어 보이나해서 뭐하냐고 물을 때면 노트북 켰다고 얼버무린 적도 많았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 읽어봐서 쭉 안 읽는 경우 혹은 어쩌다 집어든 책에서 흥미나 재미를 못 느낀 경우 등 이런 경험때문에 그런가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래서 그 때부터 자연스레 책선물을 하기 시작했다.

공부는 그렇게 잘하면서 전공책 외에는 책도 안 보던 오빠였는데 매일 저녁 내용을 쪼개 동화책 들려주듯 책 속 이야기를 해줬었다.

그리곤 마지막 부분을 앞두고선 그 책을 선물해줬는데 1년에 한 두권 볼까말까 하던 오빠가 한달에 서너권은 챙겨 읽었으니 정말이지 장족의 발전이었다.

방의 벽면 한 곳이 전부 책장인데 이 외에도 세 개의 책장이 더 있다. 일년에 200권 이상은 읽으니 당연할 수밖에 없다.

두고두고 읽을 책들은 메모도 하고 포스트잇도 덕지덕지 붙이며 읽는 반면에 재독한 책들 중에서 (읽고난 뒤 남긴) 감상문만 봐도 충분하다 싶은 책들은 선물을 한다.

(몇 백권의 책을 읽어도 그만큼 선물을 하기에 지금의 내 책장이 버틸 수 있는 것이지. 이사가면 내 방은 '미녀와 야수'에서 나온 서재처럼 책만 가득한 방으로 꾸며보고 싶은 꿈같은 소망이 있다.)

'지난번에 선물해준 책 너무 재미있었어.' · '벌써 다 읽었어.'

그래서일까. 책선물을 하고난 뒤, 이 말을 들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는 것들 중 하나가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난 활자의 힘을 믿고 있고 분명 그 힘은 어디선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쓰다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책 또한 이런 소망을 품고 있다.

'이 책이 당신에게 재미있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성은 느끼지만 흥미나 재미를 느끼지 못해 독서를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교사인 저자가 독서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분의 전작이 고전 독서법을 소개했었다고 하는데 다음 달에 읽어볼까 한다.)

인문학에 빠지면 헤어나올 길이 없다.

빠지지 못해서 못 들어가는 것일 뿐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인문학'이다.

총 3부로 이루어진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에서는 가볍게,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문학 도서 소개를 시작으로 고전과 일상 속 인문학 도서들을 소개로 끝을 맺는다.

여기서 나온 인문학 도서들은 아직 접해보지 못한 도서들이 있어 읽는 내내 꽤 흥미로웠는데 특히나 학생들에게 건네주고 싶었다.

대학생 때, 과외 알바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문학 도서들을 선물하곤 했었는데 '아! 그 당시에 이거 선물해주면 재미있게 읽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으로 막을 열었던 고3 수험생들에게 혹은 곧 있을 여름 휴가에 편하게 그리고 알차게 읽고 싶은 이들에게 선물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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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0-07-29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족한 제 책을 이토록 과찬하시니 너무 고맙네요. 실은 직장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참 상했는데 이 글을 읽고 행복해졌습니다. 거듭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0-07-29 22:34   좋아요 2 | URL
제목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아요! 이전에 쓰셨던 작품도 읽어보려고요^^ 오늘 힘든 일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 힘내시라는 말도 조심스럽네요. 오늘밤 푹 주무시고 내일은 모든 일 잘 풀리시길 바랄게요♡

박균호 2020-07-29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네 직장인 생활이 다 그렇죠 뭐. 덕분에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셨다니 정말 감사해요.
 

이삼 주가 훌쩍 지나간 느낌인데 아마 동생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특별한 일 하나가 있다면 동생이 드디어 휴가를 나왔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계속 미뤄지고 미뤄졌다 이제야 겨우 나온 것이라 더 반가웠다.

약 5개월 만에 나오는데다 지난 휴가가 너무 짧아아쉬운 마음에 이번에는 더 신경 쓰고 챙겨주고 싶었다.

5개월 만에 본 동생은 몸이 더 좋아졌다특히팔 근육이 장난 아닌지라 이제 나는 맥없이 던져져서 장난쳐도 무조건 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원래 어깨도 넓은 아이인데 꾸준히 운동도 했다고 하니 한편으론 나야말로 열심히 운동해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엄마도 바쁜 와중에 이것저것 먹이고 싶어 먹고 싶은 게 있다하면 뚝딱이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휴가 마치고 부대 들어가는 날에 비가 억수로 쏟아졌지만 무사히 도착했다는 말에 그저 다행이란 생각밖에 안 들었다.

상사병장 때쯤 되면 휴가가 잦아진다고 하던데 코로나 때문에 휴가가 손에 꼽힐 정도니 다음 휴가는 기약이 없어 더 아쉽기만 하다.


그렇게 비가 하염없이 내렸지만 다행히도 심어놓은 방울토마토는 이상 였다.

이렇게 쑥쑥 자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초록빛의 아기 방울토마토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니 점점 커져 이내 다홍빛으로 변한 과정을 하루하루 지켜보는데 참 신기하기만 했다.


심지어 몇 개만 자라겠지 했는데 이렇게나 많이 수확할 줄이야.

지금 이렇게 다홍빛의 방울토마토만 골라서 땄지만아직도 대롱대롱 달려있는 방울토마토가 이 양보다 조금 더 많다.

심지어 방울토마토 한 입 깨물었을 때 토마토 과즙이 입안에 쫙 퍼지면서 단맛이 진하게 느껴지니 아마 내년에도그 후년에도 방울토마토는 계속 키울 것 같은 느낌이다.


일하고공부하고.

틈틈이 독서하고피아노 연주하고가야금 연주하고꽃 만지고.

그렇게 7월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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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밥상
박중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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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단적으로 폐렴이 발병하면서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작년 12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게 된다. 현재로서 중국 우한시 내 수산시장에서 야생동물을 도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지금도 확산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또한 누그러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덧붙여, 몇 주 전부터 중국에서 흑사병 소식까지 들리니 참 암담하기만 하다.

결국 식(食)으로 인해 야생을 파괴함으로써 유해한 바이러스들이 출몰하게 된 것인데, 앞으로도 (생소하고) 유해한 바이러스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순 없다.

특히, 중국은 가릴 것 없이 먹는 나라로도 유명한데 이번 사태를 보면 강력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


책에서는 현재 우리의 밥상을 지적하는 내용과 함께 새로 제안하고 싶은 밥상을 제안하고 있다.

총 5장으로, 1장 [선악과를 따는 사람들]에서는 농업 생산 현장의 현 실태를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제 2장 [생명 안테나 부러지다]에서는 산업동물 생산 현장의 비윤리적이고도 무모한 사육 실태를 엿보게 된다.

제 3장 ['혼돈의 밥상'과 질병]에서는 현재 만연하고 있는 식탁 관련 전염성질환과 비전염성질환을 다루고 있으며 제 4장 [식탁의 불편한 진실들]에서는 밥상 위의 부정적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 5장 ['질서의 밥상' 제안]에서는 앞으로 '혼돈의 밥상'을 거두고 '질서의 밥상'을 차릴 수 있는 5가지 대안책을 제시함으로써 책은 마무리된다.


계절에 맞게 나오던 제철과일과 같은 식품들이 요즘은 마트에 가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학농법의 발달도 한몫을 하고있지만 온난화로 인해 이전과 같지 않게 따뜻해지면서 국내에서 열대 과일을 심고 수확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한 철에만 볼 수 있던 농산물이 사시사철 출하되는 덕에 이제는 '제철'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전부터 느꼈지만 과일이 점점 달아지고 있다.

외할머니댁에 가면 큰 자두나무가 있었다. 여름방학을 고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내 키의 두배인 장대를 들고선 나무를 톡 톡 치면 자두가 톡 톡 떨어지는데 마당에 있는 개수대에 쪼르르 달려가 깨끗하게 씻어 한 입 베어물면 자두의 과육이 입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신맛이 진하게 퍼진다.

시고 새콤한 맛이 첫 맛이었다면 마지막은 달콤함이 입 안을 맴도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제는 나무를 베어버려 볼 수 없는 자두이다.

단맛보다 신맛을 좋아해 매번 자두 철이 되면 꼭 먹곤 하는데 어느서부턴가 단맛으로 시작해 단맛으로 끝나는, 신맛은 옅게 느껴지는 자두의 맛에 이전만큼 먹지는 않는다.

건강한 식단을 추천해주며 트레이너가 덧붙인 말이 있다. 과일은 당도가 높아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언제부터 지나치게 당도가 높아진 것일까?

저자는 말한다. 당도가 지나친 과일은 현대판 '선악과'라 할 수 있다고.


한 달 전, 우리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였다.

한 어린이집에서 집단 식중독 증상이 나타났는데 소위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린 아이들까지 나타나 투석을 받을 정도로 치명적인 위협을 받았던 것이다.

퇴원한 아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후유증으로 밥도 잘 못 먹는다고 한다.

심지어 아직도 투석을 받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고하니 마음이 아프다.

이전에 고기를 먹고선 장염에 걸려 크게 아픈 적이 있었다. 얼마나 고생했는지 물만 먹어도 뱉어내는 통에 탈수 증상으로 며칠을 수액으로 버텼었다.

장이 약한 편이라 그런 것일지 몰라도 음식을 잘못 먹으면 장염에 걸리기에 덜 조리된 음식은 꼭 걸러내며 무조건 조리된 음식으로 먹는다.

(샐러드 제외하고) 채소도 가급적 조리해서 먹곤 한다.

이렇듯, 육류부터 어류까지, 육지에서 바다에서 오는 고기들이 우리의 밥상에 오르기까지 이제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다섯가지의 제안을 하게 되는데, 그 제안은 바로 이렇다.

1. 본모습을 되찾자

2. 얼굴 있는 농수산물과 시민지원농업

3. 신(新)자연주의 밥상

4. 신체면역보험 들기

5. 식품안전지수의 개발 및 실용화

신(新)자연주의 밥상은 생소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新)자연주의란 도시인을 위한 새로운 자연주의를 의미한다.

제철 농수산물을 천연 그대로 먹고 단맛이 가득한 밥상이 아닌 일곱 가지의 색을 맞춘 쓴맛, 신맛 등을 조화롭게 밥상을 갖추고 생산 과정에서 안전하게 인증된 먹거리로 선택하고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우수 농수산물을 먹는 것, 마지막으로 전체식품 밥상을 먹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신(新)자연주의 밥상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기에 식(食)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근래 사태들을 보며 느낀 것은 하루 한끼 먹는 밥이라도 제대로 선택하고 갖추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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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0-07-27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말씀하신대로 ˝신자연주의 밥상˝이 무척생소하네요.. 꼭 ˝신˝이 아니어도, 늘 그렇게 주장되어온 밥상인데 지키기 어려웠던 밥상같아요

하나의책장 2020-07-29 22:38   좋아요 0 | URL
저도 생소한 단어였어요^^ 모두가 학교에서, 직장에서 생활하며 남녀노소 간단히 혹은 바깥음식 먹는 횟수가 늘다보니 어쩌면 알고 있음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던 밥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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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칼 라르손의 행복은 무엇인지 궁금하여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몇 달에 한 번씩은 꼭 하던 문화생활이 올해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아니, 거의 없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음악과 미술 관련 책들을 꽤 보았다.

(재독한 책도 물론 있지만) 음악은 『클래식 음악 연표』부터 『 이지 클래식』, 『1일 1클래식 1기쁨』,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클래식, 비밀과 거짓말』 등을 읽었고 미술은 근래 읽은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더 터치』 외에 『방구석 미술관』,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을 읽었으며 추가적으로 잡지와 원서들도 포함하면 말그대로 올해는 예술 분야를 특히 다독했다.

책 읽은 속도가 서평 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언제 쓸지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천천히 써보기로 하며 그 첫번째 서평이 바로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이다.


카린과 함께 꾸민 집, 내 가족에 대한 추억,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림들이 내 인생 최대의 작품이다. _칼 라르손 자서전 <<나>> 중에서


스톡홀름의 한 빈민가에서 남자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바로 칼이다.

부모님은 작은 여관을 시작으로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였는데, 특히 어머니는 칼을 안전하게 키우고 싶어 당시 술을 파는 여관의 특성은 저버리고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여관을 꾸리게 된다.

그러나 칼의 아버지는 허영심으로 가득 차 고급 모피를 사 입으며 남들에게 허세 부리기를 좋아하였는데 이 때 근처 여관 주인들에게 처음 술을 배우게 된다.

결국 술에 쩌든 아버지는 사촌에게 돈을 빌린 뒤 사라졌고 거기에 외상값을 갚지 않던 청년들이 늘면서 칼과 어머니는 모든 재산을 빚을 갚는 데 사용하고선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노숙자가 되어버린 신세도 한탄스러운데 당시 지역에는 전염병이 돌았으며 도둑과 살인자들의 증가로 싸움이 난무하였고 마을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칼의 어머니는 칼과 동생을 키우기 위해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11년만에 겨우 작은 방을 구할 수 있었으나 칼이 열네 살이 되던 해에 동생이 죽게 된다.

빛이라곤 보이지 않는 현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이 긍정적인 마음의 씨앗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외할머니와 어머니 덕분이었다.

외할머니는 항상 칼에게 동화를 들려주며 긍정의 힘을 놓치지 않게 하였고 어머니 또한 지옥같은 이 모든 것을 꿋꿋하게 버티는 것을 칼이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열살때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던 칼, 그는 결국 어머니의 끊임없는 노력과 후원으로 스웨덴 왕립예술아카데미 기초 과정에 입학하게 된다.


칼의 그림을 보면 참 따뜻하다.

이후 칼의 아버지가 가족의 곁에 돌아왔으나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풍차 하나를 빌려 일하다 부상을 입었는데 이 때 칼과 어머니인 요한나가 아버지의 병원비를 대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버지는 심술섞인 목소리로 "네가 태어난 날이 가장 거지 같은 날이야."라고 외쳤다고 한다.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근처에 살며 왕래했다는 칼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칼에게 진심어린 사과는 했을까? 마음에 양심이 있었다면 했지 않았을까?

그 답은 알 수 없지만, 칼의 그림에서 본 아버지의 모습과 현실에서 본 아버지의 모습은 살짝 다름이 느껴지는 것 같다.

굳이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을 뿐더러 남은 여생은 편하게, 조용하게 보내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바람은 칼의 그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불우한 가정생활을 겪으며 칼은 다짐한 것이 있었다. 훗날 배우자와 아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겪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스웨덴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에 두번간 머무른 칼은 그 시기에 평생의 배우자이자 소울메이트인 카린을 만나게 된다.

당시 스물 넷의 칼의 삶에서 중요한 유화 작품들이 탄생하게 되는데 덧붙이자면 그의 유화 작품들은 이 시기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 칼과 카린의 이야기를 빠뜨릴 순 없을 것 같다.

카린은 같은 학교 출신의 후배로 프랑스로 유학온 여성 화가였다.

내성적이었던 카린은 부잣집 딸로 교양있게 자랐는데 가난했지만 호탕하고 인기 있는 칼과는 처음에 잘 맞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칼의 특유한 친화력과 그의 재능에 푹 빠진 카린은 그와 점점 친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나간 칼과 카린.

칼은 다리 한가운데 서서 카린에게 사랑한다며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 청혼하게 된다. (꺄아!)

물론, 카린의 부모님은 반대했었지만 칼과 카린이 서로에 대한 굳건하고도 믿음직한 사랑을 보고선 허락하게 된다.


대개 외국 사이트에서 혹은 원서를 구입해 그림을 감상하곤 하는데 칼 라르손 또한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그의 따뜻하고도 생동감넘치는 그림들을 보고있자면 붓을 들고 싶을 정도이니깐.

평범하고도 단순한 매일매일의 일상을 그림으로 남긴 것을 보고있자면 칼의 행복은 바로 이런 데서 오는 게 아닌가싶다.

난 지극히도 평범한 것이 좋다. 그리고 단순하게,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앞으로도 나의 바람 중 하나이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에 눈을 뜨고, 따뜻한 물에 온몸을 감싸며 잠을 깨우고, 진하게 내려진 아메리카노로 시작하는 하루.

일상의 반복에 때로는 지루하기도, 지치기도, 힘들기도 하겠지만 평범한 일상 속 중간중간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미술을 감상하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을 만나고…, 그거면 충분하다.

잔잔한 물결 속 돌덩이 하나 풍덩 던져지면 얼마나 크게 일렁이는지 이미 충분히 겪었기에 그거면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일상이 담긴 칼의 그림은 참 따뜻하고 예뻐서 좋다.

평범해도 예쁜 일상의 매일매일을 담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하나의 그림은 하나의 소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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