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 순간 두더지는 친구이자 조력자인 사나이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뒤로는 구부러진 뿔이 마치 물처럼 부드럽게 흐르고 있었고, 익살스럽게 아래를 내려다보는 다정한 눈 사이에는 매부리 모양의 근엄한 코가 자리해 있었다. 초리가 살짝올라간 수염 달린 입에는 미소가 어렸다. 또 넓은 가슴과 잔물결 모양의 근육이 있는 팔이 보였다. 방금까지 입에 대고 불었던 피리를 든 길고 유연한 손, 잔디밭에 편하게 쭉 뻗고 앉아 있는 텁수룩한 팔다리가 보였다. 그리고 그의 발굽 사이에는 작고 동그랗고 통통한 아기 포틀리가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두더지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새벽하늘 아래 모든 것이 강렬하고 생생하고 고요했다. 살아 있는 게 분명했다. 살아 있기에 그것이 더욱 궁금해졌다. 두더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물쥐야, 두렵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12
케네스 그레이엄 지음, 정지현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동화 속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항상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나만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떠한 특정한 책을 읽고 있을 때, 어떠한 특정한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그 공간과 그 분위기가 뇌리에 박혀 지금 그 때의 책을 읽거나 그 때의 음악을 들으면 그 공간과 그 분위기에 취한다.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한 달 정도 외가집에 가서 머물렀었다.

대부분 겨울 방학을 기다린다고 하지만 나와 내 동생은 외할머니집에 머무를 수 있는 한 달, 바로 여름방학을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었다.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외할머니집은 여름에 가도 좋았고 겨울에 가도 좋았다. 봄과 가을을 못 느껴봤지만 여름과 겨울은 서울과 달리 그 계절을 충분히 눈으로 느껴질만큼 매력적이었다.

큰 마당으로 나가면 백구와 황구가 있고 그 안쪽으로 외양간이 있고 옆으로는 밭이 있었다. 집 뒤쪽으로는 닭장과 옥수수밭 그리고 호박과 고추밭이 있었다.

앞쪽으로 쭉 나가면 개울가가 있고 뒤쪽으로 가면 산이 있다.

앞서 동화 속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말했는데 외가집에 갈 때면 꼭 챙기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책이었다.

그 날은 여름이었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어 참 고요했다.

마루에는 큰 창문이 있어 집 앞 마당이 훤히 보였는데 앞 마당 바로 앞에 꽃밭이 있었다.

마루 중간에는 삼촌 방이 있었는데 그 창문으로 바로 울창한 나무들이 한가득 즐비해있는 뒷산이 보였다.

삼촌방에 들어가 방문을 열어놓고 뒷산을 등지며 벽에 기댄 뒤, 내 옆에 책탑을 쌓아 예쁜 꽃들이 한가득 핀 꽃밭 가득한 앞 마당 보며 독서를 했었는데 당시의 공간과 분위기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그 때, 읽었던 책들이 동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였는데 이후 동물들이 나오는 동화책을 볼 때면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두더지, 물쥐, 두꺼비 그리고 오소리 아저씨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두더지는 꿈으 꾸는 것 같았다. 계속 바쁘게 초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산울타리를 빙 돌고 나서 잡목림도 지나고, 새들이 짓고 있는 둥지도 보고, 피어나는 꽃봉오리도 보고,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었다. 모든 것이 행복하고, 변해가고, 바쁘게 움직였다. 마음속에서는 '페인트칠해야 하잖아!' 하고 소리쳤지만, 온통 바삐 움직이는 것들 틈에서 혼자 여유를 부리고 있노라니 즐겁기만 했다. 휴일이 좋은 이유는 단지 쉴 수 있어서가 아니라 남들이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두더지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는 없다고 생각하며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넘실대는 강 앞에서 갑자기 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물쥐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노를 저으며 대답했다.

"대단하냐고? 당연히 최고지! 내 말을 믿어, 친구야. 배에 타고 있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세상에 없어. 다른 건 그 절반만큼도 재미있지 않아. 배에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돼."


두꺼비가 다리를 벌리고 가슴을 활짝 편 채로 소리쳤다.

"바로 이거야! 이 작은 마차 안에 진짜 인생이 있어. 탁 트인 길, 먼지 나는 도로, 히스 꽃, 공원, 산울타리, 내리막길! 캠프장, 마을, 읍내, 도시! 오늘은 여기로, 내일은 저기로! 여행, 변화, 호기심, 흥분! 온 세상이 너희들 눈앞에 놓여 있어. 언제나 변화무쌍한 지평선도! 이 마차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에 최고의 마차야. 그 어떤 마차도 비교할 수 없어. 들어가서 봐봐. 내가 직접 꾸몄다고."


마음씨 좋은 오소리는 두 친구를 불가에 앉히고는 젖은 코트와 장화를 벗으라고 했다. 깨끗한 가운과 슬리퍼를 가져다주고 나서, 두더지의 무릎을 따뜻한 물로 씻기고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 말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눈보라에 쫓기던 때와 달리 밝고 아늑한 곳에서 몸을 말리고 지친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식탁에 접시들이 놓이는 소리를 듣노라니 갑자기 안전한 항구에 다다른 기분이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우거진 숲에서 매서운 추위와 싸우던 기억은 꿈처럼 몽롱하게 느껴졌다.


이렇게만 봐도 두더지, 물쥐, 두꺼비 그리고 오소리 아저씨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읽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두더지의 마음 한 켠에는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두더지는 뭔가를 해보고 싶어한다.

그런 두더지가 모험을 시작한다. 물쥐, 두꺼비 그리고 오소리 아저씨와 함께.

사람에 빗대어 보자면 누구는 두더지 같을 것이고 누구는 물쥐 같을 것이고 누구는 두꺼비 같을 것이고 누구는 오소리 아저씨같을 것이다.

두더지가 착하다면 두꺼비는 나쁘기 보다는 살짝 영악하다고 할까. 물쥐는 영리하고 오소리 아저씨는 참 지혜롭다.

몸도, 마음도 아플 때면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지는데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동심에 빠지는 이 순간, 그나마 머리가 덜 아픈 것 같아 참 좋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0-07-19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사진 참 예뻐요.
하나의책장님 편안한 밤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0-07-20 07: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예쁜 하루 보내세요🌸
 
프란츠 리스트 피아니스트의 탄생
우라히사 도시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성안뮤직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예술의 사명은 고뇌로 가득 찬 현실을 드높은 하늘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피아노를 전공하거나 피아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를 꼽으라하면 분명 그 중 '리스트'의 이름이 나올 것이다.

주전공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피아노를 사랑하고 연주한 사람으로서 쇼팽과 더불어 좋아하는 작곡가인 리스트, 그의 이야기를 놓칠 수 없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12살, 13살 즈음에 우연히 한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리스트의 타란텔라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들었던 그 연주는 내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있으며 아직도 그 음들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들린다.

(타란텔라를 들으면 따단 하는 동시에 옥구슬 굴러가듯 연주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 때, 리스트라는 작곡가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던 것 같다.

대부분 집에 있을 때면 자연스레 음악을 틀어놓고 활동을 할 것이다. 그 때, 틀어놓는 음악은 자연스레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가 될 터인데 나같은 경우는 클래식이 주이다.

이상하게 클래식 곡은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래서 평소 잔잔한 클래식을 틀어놓거나 조용한 공간에서 서평을 쓰곤 하는데 오늘은 리스트와 관련된 서평인만큼 라 캄파넬라를 들으며 썼다.


단순히 피아노를 사랑하고 피아노 연주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이기에 한 작곡가에 대해 이렇게나 심층적으로 알아본 적은 없다.

클래식과 관련된 책을 원서로도 꾸준히 접하고 있기에 무슨 시대에 어떤 작곡가들이 있으며 그 곡의 탄생 배경은 어떠한지,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내용인 딱 그 정도만 알 뿐이다.

그 작곡가가 쓴 곡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연주하고 듣는 게 전부인 내가 책을 통해 리스트라는 인물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참 유익했다.


프란츠 리스트, 그는 지금까지 현존하는 피아니스트들 중에서 인류 역사상 최강의 피아니스트라 할 정도로 명성이 드높다. 말그대로 '피아노의 신'이다.

리스트가 장갑을 벗어 던지면 여자들이 앞다투어 잡으려 했고 무대 위에 꽃다발 대신 보석을 던지거나 꽃다발을 전달하기 위해 마을 곳곳의 꽃이란 꽃은 모조리 꺾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의 탄생부터 단 한명의 스승인 체르니와의 첫 만남 그리고 그가 이류 피아니스트라는 낙인이 찍혀야만 했던 사건과 영원한 그의 첫사랑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1886년, 그가 서거하기 몇 개월 전 사진가 나다르가 파리에서 찍어준 초상 사진이 있다.

깊게 파인 주름, 이가 빠져 움픅 들어간 턱, 사마귀 몇 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의 얼굴.

그러나 눈빛만큼은 맑은 그였다.

그가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며 우리가 느껴보지 못했을 정도의 수많은 영광과 좌절, 칭찬과 굴욕을 한 생에 느끼고 살았으니 그가 왜 성직자를 바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난 '리스트'의 곡들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연주했다.

그가 천재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의 곡들은 치면 칠수록 범접할 수 없는 기분마저 들었다.

딱 그 뿐이었다.

그러나 책 한 권을 통해 '리스트'라는 인물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그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나는 음악을 하면서 내가 던진 창이 미래라는 까마득한 하늘로 날아가기를 바랐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 창이 매우 훌륭해서 땅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더 바랄 것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오류들 - 고장 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것들
에릭 R.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전형적인 문과인 내게 있어서 과학은 참 친해지기 어려운 과목이었다.

허나 과학이 다 싫은 것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생물과 화학 분야라 할 수 있겠다.

그 중에서 관심있는 분야는 지금까지도 책을 통해 접하고 있는데 바로 지구과학과 뇌과학이다.

단순히, 매일같이 쳐다보는 밤하늘이 좋아 그 관심도가 지구과학까지 이어져 지구과학 관련된 책은 읽고 또 읽어도 그 재미가 배가 된다.

뇌과학은 조금 뜬금없을 수도 있는데 단순히 CSI를 보다가 흥미가 생겨 지금까지 괜찮은 책들이 출간되면 심리학과 더불어 함께 읽고 있다.


정말 신기하지 않는가!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신호에 의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과거서부터 여러 철학자들은 자아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앞서 말했듯이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신호들이 어떤 과정을 어치며 어떻게 사랑, 언어, 예술을 낳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무엇보다 그렇게도 복잡하고 복잡한데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은 발전, 성장하는 동시에 일정하게 자아를 유지시킬 수 있는 것일까.

우리가 이를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문제의 틀을 바꾼다면 말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정상적인 행동들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에 고장난 뇌를 살펴보는 것이다.

고장났을 때, 그 기능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원리로 이해하면 된다.

즉, 뇌 장애는 전형적이고 건강한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창인 셈이다.

여러 세대들에 걸쳐 뇌 장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낼수록, 뇌 회로들이 제 기능을 수행할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 깊이 이해할수록,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우울증과 양극성장애, 조현병, 치매, 뇌 질환, 파킨슨병과 헌팅턴병, 불안, 외상후 스트레스, 중독, 젠더 정체성, 의식과 같은 주제로 뇌 장애에 대해 분석하며 뇌 과학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예로서, 치매를 살펴보자.

갈수록 치매 환자가 급증한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었다.

치매를 살펴보면 기억, 자아의 저장소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지식을 얻는 과정인 학습과 지식을 계속 보유하는 과정인 기억이 점점 떨어지며 생겨날 수 있는 병이 바로 치매이다.

지각부터 행동에 이르는 모든 뇌 기능의 일부인 기억, 우리는 이를 끊임없이 이용하며 만들고 저장하고 수정한다.

그렇기에 기억이 교란되면 핵심적인 정신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즉, 기억은 우리 정신생활을 하나로 엮는 접착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책에는 실험 과정이 자세히 나와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노화 관련 기억 감퇴는 알츠하이머병과 뚜렷이 구별되는 장애이다.

노화로 인한 기억 감퇴를 알츠하이머병과 착각해선 안 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다른 영역에서 다른 과정들에 작용한다.


이렇듯 뇌 과학의 범위는 광대하고도 복잡하면서 참 신비로운 분야이다.

특히, 몇 십년동안 빠르게 발전하였고 지금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뇌 과학이다.

읽는 내내 밑줄을 치며 '재미있게'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다음 달에 재독한 뒤에 좀 더 체계적이고 자세하게 또 한번 써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 혼자 일하지만 행복한 1인 출판사의 하루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1인 출판사라, 나만의 출판사가 생긴다는 것은 무척이나 뿌듯하고 뜻깊은 일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나만의 출판사를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물론, 그 생각은 변함없지만 책을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스스로도 1인 출판사에 대해 관심은 높아진 듯하다.


책은 총 5장으로, 1장에서는 [1인 출판사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1인 출판사를 하게 된 계기부터 준비 과정 그리고 1인 출판사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장인 정신으로 무장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쓰여 있고 2장, [출판과 글쓰기]에서는 1인 출판사와 작가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볼 수 있다.

3장과 4장은 [1인 출판사 일상], [인쇄, 유통과 친해지자]를 주제로 1인 출판사를 이끄는 저자의 일상과 책 출간에 있어서 어떻게 인쇄하고 물류창고는 어떻게 이용하며 유통과정은 어떠한 지에 대해 나와 있다.

마지막으로 5장, [어떻게 책을 팔 것인가?]에서는 출간 기념회, 독자와의 만남 이벤트와 같은 출판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나만 해도 누구보다 책을 많이 내고 있다. 스마트폰을 누구보다 오래 들여다본다. 줄곧 책에 관해 생각하고 자나 깨나 홍보 방법을 고민한다. 그러하기에 지금 편집과 인터넷을 조합하는 것으로는 일본에서 미노와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미노와 고스케, 『미치지 않고서야』


책 제목처럼 미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생한 증언이다.

출판 일이 너무 좋거나, 너무 재미있거나, 반쯤은 미쳐있어야 홀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자꾸 자꾸 마음 속에 물어봐도 '출판의 길'만 오롯이 들리니 할 수 있는 것이다.

1인 출판사를 떠나 마음에게 자꾸 자꾸 물어보아도 답은 한 가지이면 그 길을 따라야 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른다.

그러다 결국 알게 되지 않을까? 이 길이 나의 길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서 어떤 대답이 들려오는 그 순간, 우리는 그 목소리에 따라야 한다.


직접 유통하며 관리하는 책은 19권이니 하루에 주문이 19권 이상만 들어오면 행복해야 한다. 아니 행복하다. 작년에 갑자기 매출이 많이 떨어져서 5권도 주문이 안 들어온 날도 있었기에,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


모든 주문이 들어오는 시간이 10시 30분이니 저자는 그 시간 이전까지 외출도 미룬다고 한다.

그 날의 기분을 아침 주문이 좌우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만 같다.

그날의 주문건수에 따라 하루가 무지개빛으로 변하느냐, 하루가 흙빛으로 변하느냐는 1인 출판사를 이끌어가는 저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근래, 그래도 이 정도는 읽는구나 생각했던 것이 온라인 대형서점에서 1년에 1번씩 통계를 내서 주는데 나의 평균 독서량이 상위 0.6%인 것을 보고 평소 적지 않게 읽고있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독서량과 구매량이 비례할 수밖에 없다.

나같은 경우는 출판사에서 받는 것 외에 온라인 대형서점을 애용한다. 다섯군데 모두 이용하고 있는데, 그 중 두군데는 등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모아놓고 한꺼번에 사다보니 제일 쉽게 사고 받을 수 있는 온라인을 애용할 수밖에 없는데 1인 출판사부터 동네 책방에 관심을 두어 책 한 권이라도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 출판사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처음 접해보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에 대해 세세하게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쉬운 것은 결코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홀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발로 뛰고 계시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덧붙여, 마지막으로, '세나북스'를 꼭 기억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