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일지 7월 8일 - 하루종일 비 오락가락

 

2주 전 연수생 한 명이 나가면서 일이 더 힘들어졌다. 더군다나 장마가 오기 전 날씨가 후덥지근하다보니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아토피가 더욱 심해졌다. 몸은 기진맥진한데 일은 산더미이다 보니 기운마저 빠진다. 밤늦게 들어와 밥 먹고 씻다보면 잠이 밀려온다. 열흘동안 귀농일지도 쓰지 못했다. 오늘도 자꾸 감기는 눈을 겨우 이겨가며 글을 쓴다.

 

지난주부터 방울토마토 수확이 시작됐다. 첫 수확 때 230킬로그램, 두번째엔 190킬로그램, 세번째인 오늘 350킬로그램 정도를 땄다.

점점 수확이 늘어나야 할텐데 여건상 그럴 확률은 떨어진다. 배꼽썩음병에 걸린 것이 많기도 하지만, 이 병 탓에 칼슘과 양분을 많이 주면서 물을 듬뿍 준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장마와 겹치면서 수분이 과다하게 공급돼 열매가 모두 터져버린 것이다. 소위 열과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껍질이 두꺼운 스페셜 얼룩과 핑크체리는 열과 현상이 덜했다. 하지만 핑크 대추는 절반 이상이 터져나가 상품성을 잃었다. 수확이 주는 기쁨보다도 이렇게 수확하는 과정에서 잃게된 것들이 주는 슬픔이 더 크게 다가온다.

 

내일부턴 비가 그치고 다시 무더위가 찾아온다고 한다. 그러면 열과 현상은 다소 줄어들지 모르겠다. 또한 장마로 인한 습한 기후 탓에 번진 곰팡이와 병균에 대한 방제작업도 가능해지리라. 하지만 무더위로 인한 아토피도 심해져 갈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 진짜 나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작물이 환경에 영향을 받아 변화하고 그것에 사람이 대응을 하듯, 아토피의 변화에 잘 대처해 건강한 몸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정말로 정말로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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