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오전 3도 오후 19도 맑음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다 뜯고 새로 씌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폐비닐을 재활용하기 위해 정리하는 것도 상당한 노동이다.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다루기도 힘들고 무게도 만만치않다. 막상 깨끗하게 정리해놓고 나면 별것 아닌것 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나머지 시간에는 다음주 심을 고추모종을 위해 두둑을 만들고 멀칭을 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하우스 3동 4동 두 동에 모두 10두둑을 만들었다. 다리는 천근만근이고 입에서는 헉헉 대는 숨소리가 거칠다. 쉬엄쉬엄 하면 좋으련만... 내 농사는 꼭 '어슬렁' 해야지. ^^;

 

아참, 귀농연수 첫주에 심었던 상추가 드디어 싹이 났다. 자연농법이 성공할지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겨우 서너포기 정도가 고개를 빠끔 내밀었다. 관리소홀도 있겠지만 이정도라면 완전 실패라고 해야 할 듯싶다. 그래도 이 서너포기가 어느 정도나 잘 자라줄지 무척 기대된다. 자연농법이 성공할 수 있다면 어슬렁 농부가 되는건 그리 어렵지 않을것 같은데 ㅋㅋ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세탁기에 빨래를 하고 나서 잔디밭 가장자리에 가지런히 널었다. 내가 시골 생활을 꿈꾸면서 가졌던 소박한 그림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부서지는 햇살아래, 살랑사랑 부는 바람 곁에, 흔들흔들 나부끼며 일광욕을 즐기는 빨래들. 어릴 적 한옥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주말의 한가롭던 기억들 때문일련지도 모르겠다. 마당에서 나부끼는 빨래들은 왠지모를 평안함으로 다가온다.

 

토요일이지만 일이 밀리다 보니 퇴근이 늦어졌다. 겨우 막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녹초가 되다보니 사랑스런 딸의 얼굴을 잠깐 보고 그냥 잠들어버렸다. 내일은 하루종일 동물원에서 딸아이와 함께 놀아야겠다. 몸이 녹아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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